캐나다에서 느껴보는 유럽풍 펍(Pub)의 운치

[캐나다 펍 체인] 비어마켓 (Bier Market) 후기

오랜만에 오타와 다운타운에 나와 연례 이벤트 <Doors Open>을 즐기는 동안 배가 고파졌어요. 오타와에 있는 130여 개의 관공서, 박물관, 대사관, 종교 기관 등이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되는 날이라 가볼 곳은 많은데 배가 고파지니 오직 먹는 생각만 나더라구요ㅎㅎ 그래서 두 곳만 빠르게 둘러본 후 다운타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로 했어요. 제일 가깝고 평점 좋은 곳을 검색하고 있는데 남푠이 예전에 회사에서 회식했던 곳이 좋았다며 함께 가자고 해 따라가기로 했네요.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꼭 걸어봐야 할 '차 없는 거리' Sparks Street

오타와입니다

레스토랑은 캐나다 수도 오타와 다운타운에 있는 '차 없는 거리' 스팍스 스트리트(Sparks Street)에 있어요. 우리나라 명동의 '차 없는 거리'와 비슷한 곳으로 번화한 상업 중심지이자 등갈비 페스티벌(Rib Fest), 국제 버스커 축제(International Buskerfest), 캐나다 석재 조각 축제(Canadian Stone Carving Festival) 등이 열리는 연례 시민 축제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거리에 20세기 초 프랑스풍 보자르(beaux arts) 양식의 건물이 많으며 다양한 레스토랑과 스토어, 캐나다 기념품 가게, 관공서, 캐나다 CBC 방송국 등이 있어요. 또한, 시민과 관광객을 위해 해먹, 흔들의자, 자이언트 젠가 및 커넥트 4 등 보드게임, 기념촬영 장소가 마련돼 있어요.

캐나다 펍 체인, 비어 마켓 (Bier Market)

맥주입니다

빨간 파라솔이 인상적인 이곳이 저희가 들린 비어마켓이에요. 바로 옆에 캐나다 CBC 방송국이 있어 찾기 쉽습니다. 저는 빨리 허기진 배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남푠을 졸졸 따라가 도착했더니 '응? 비어마켓?' 저희 부부는 술을 아예 안 마시거든요ㅎㅎ 저 못지않게 당황해하는 10살 딸은 자기는 어린이인데 왜 비어마켓을 들어가야 하냐며 입구에서 쭈뼛쭈뼛했네요. 비어마켓이니 안주빨을 믿어보기로ㅎㅎ

테라스입니다

여름이 되면 테라스를 예쁘게 꾸며놓는데 아직은 삭막하기도 했고 6월 초순이었지만 여전히 찬바람도 불어서 실내로 들어가고 싶은데 남푠이 어느새 직원의 안내를 따라 테라스에서 자리잡고 있.....

비어 마켓입니다

비어 마켓(Bier Markt)은 북유럽에 영감을 얻은 펍(Pub)으로, 30개국의 150가지 이상의 맥주를 유럽풍 요리와 함께 제공하고 있어요. 또한, 라이브음악으로도 유명한 펍 중의 하나입니다. 비어마켓은 East Side Mario's, Kelseys Original Roadhouse, Montana's BBQ & Bar, St-Hubert, Swiss Chalet 등 캐나다 대표 레스토랑 체인 다수를 소유하고 있는 Recipe Unlimited에 속하는 펍으로 토론토, 몬트리올, 오타와, 세인트존 등 주요 도시에 분포돼 있어요. 하지만 체인점 수는 7곳으로 다른 체인에 비해 매장 수가 매우 적은 편이에요.

[Bier Markt] 비어마켓 철자가 왜 이래?

비어입니다

이곳 상호는 'Bier Markt'인데요. 영어 'Beer Market'를 네덜란드어로 적은 상호입니다. Bier는 라틴어에서 음료를 뜻하는 Biber에서 파생되었어요.

비어마켓의 상징, 오줌싸개 소년 동상

마네컨 피스입니다

비어마켓의 상징은 바로 '오줌싸개 소년(Manneken Pis)'이라고 해요.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동상이 있었어요. 10살 된 딸이 마네컨 피스를 보고 흠칫 놀라길래 유명한 동상의 모조품이라고 알려줬더니 애써서 예술로 받아들이려는 것 같았어요ㅋㅋㅋ

바(Bar) vs. 펍(Pub) 차이점

펍입니다

근래에 들어 바와 펍이 점점 비슷해져 가는 분위기이지만, 원래는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펍(Pub)은 'Public House'의 약어로, 영국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전통적인 선술집에서 유래되었어요. 최근에 들어서는 라이브음악, 당구, 다트, 전자오락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 공간으로 변하고 있어요. 바(Bar)는 단어 그대로 '가로장'을 의미하는데요. 옛날 유럽 술집에서 손님의 말을 매어두기 위해 가게 옆에 말뚝을 박고 가로장을 달아 놓은 데서 연유가 되었어요. 바(bar)는 칵테일, 와인, 맥주, 비알콜 음료 등 여러 종류의 술을 애피타이저, 피자, 치킨윙 등 가벼운 음식과 함께 판다면, 펍은 맥주가 주를 이루고 바(bar)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판매합니다. 현재는 바와 펍의 특징을 공유하는 장소가 많은 듯해요.

바(bar)의 다양한 술

바입니다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지만, 양해를 구하고 내부도 둘러봤어요. 들어서자마자 바(bar) 부분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크래프트(수제) 맥주부터 다양한 국내 및 수입 맥주, 와인 등 다양한 알코올이 가득했어요.

800년 역사의 벨기에 수도원 맥주, 레페(Leffe)

레페입니다

바 벽면에 스테인드글라스가 있어 눈길이 갔는데요. 레페(Leffe)라고 적혀 있어 찾아보니 중세 유럽의 양조 기술을 계승해 80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정통 벨기에 수도원 맥주 브랜드이더라구요.

북미 스포츠 바(Sports Bar)

스포츠 바입니다

벽면에는 스포츠 바(Sports Bar) 컨셉으로 농구, 야구, 테니스 등 서로 다른 스포츠를 방영하는 대형 스크린도 꽤 많았어요. 북미아이스하키 경기가 있는 날이면 우리나라 2002 월드컵 때처럼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 열렬히 응원하는 장소로 변모되기도 해요. 북미 스포츠바 문화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직관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라이브 뮤직 (Live Music)

라이브 뮤직입니다

비어마켓의 주요 매력 중 하나는 라이브 뮤직인 듯해요. 다양한 가수와 DJ의 무대를 라이브로 즐길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홈페이지에서 각 지점의 공연 스케쥴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피테르 브뢰헬 작품들

피테르 브뢰헬입니다

벽면에는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대 피테르 브뢰헬(Pieter Bruegel, the Elder)가 네덜란드 소작농의 모습을 그린 농부의 결혼식(Peasant Wedding), 봄(Spring) 등 작품들이 걸려 있었어요. 물론 모조품이지만, 펍에서 피테르 브뢰헬 작품을 보다니!ㅎㅎ

예술입니다

가장 안쪽 벽면에도 대 피테르 브뢰헬의 농부들의 춤(The Peasant Dance) 그림이 크게 그려져 있었어요. 진품에서는 춤추는 사람들의 발 동작이 생동감을 담당하는데 밑부분 그림은 잘라먹...

19~20세기 스타일의 상업 포스터

포스터입니다

반대쪽 벽면에는 19~20세기 길거리에서 붙어 있을 법한 상업 포스터들로 채워져 있었어요. 상호를 빈티지 포스터로 홍보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인 듯해요. 외부에서 봤을 때에는 모던한 펍인줄 알았는데 들어와보니 근대 유럽풍 느낌이 나서 신기했네요.

샤퀴트리 (Charcuterie)

샤퀴트리입니다

Charcuterie라고 적힌 넓디넓은 조리대에서 소시지 2개를 신중하게 굽고 있는 모습이에요^^ 고대 로마시대부터 유래된 샤퀴트리(Charcuterie)는 돼지, 양, 소, 가금류 등의 고기, 부속, 내장 등을 이용해 만드는 햄, 소시지, 판체타, 베이컨 등 가공식품을 가리킵니다.

맥주 천국, 비어마켓

맥주 종류입니다

2개의 메뉴판을 받았는데 1개는 100가지가 넘는 음료 종류만 적힌 메뉴판이었어요. 맥주 종류가 이렇게 많다니!! 샘플처럼 여러 맥주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메뉴도 있었어요. 저희는 술을 마시지 않기에 알코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 구경만 하고 덮었네요. 맥주 즐겨 마시는 분이라면 다양한 옵션에 꽤 설렐 순간일 듯해요. 나중에 둘러보니 음식 없이 맥주만 먹은 사람은 있어도 맥주 없이 음식만 먹은 사람은 저희 뿐이더라구요ㅋㅋ

비어마켓 음식들

피자입니다

Spicy Smoked Sausage($18)이에요. 손으로 직접 반죽한 도우에 훈제 고다(gouda) 치즈, 바나나 페퍼(banana pepper), 할라피뇨(jalapeno), 치즈 소시지가 토핑된 피자예요. 바나나 페퍼와 할라피뇨 둘 다 매콤한 고추라서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피자였네요. 손으로 직접 반죽했다는 도우는 쫄깃해서 맛있었어요. 양은 1.5~2인분 정도였네요.

치킨윙입니다

Markt Frenched Wings($20)예요. 손가락만 한 치킨윙 10개에 약 2만 원이니, 1개당 2천 원꼴인 셈이네요ㅎㅎ 레스토랑 어딜 가나 비슷한 가격입니다. '프렌치트 윙(Frenched Wings)'은 사진에서처럼 아랫부분의 살과 껍질을 벗겨내 손에 양념을 묻히지 않고 먹기 쉽게 만든 치킨윙을 말해요. 소스는 몇 가지 중 고를 수 있었는데 'Gold BBQ'는 처음 봐서 주문해봤는데요. 정말 처럼 노랗게 나와서 신기해 맛을 보니 비비큐 소스에 겨자 소스를 섞은거더라구요. 색다른 맛이라 맛있게 먹긴 햇는데, 왠지 금광 노리다 놋쇠 만난 기분이 들었어요ㅎㅎㅎ

푸틴입니다

캐나다 전통 감자튀김 요리 푸틴($9)이에요. 푸틴(poutine)은 프렌치프라이에 그레이비소스(gravy sauce)와 치즈 커드(cheese curd)를 뿌려 먹는 퀘벡 전통음식으로 그 외 고기, 채소 등을 토핑해 먹을 수 있어요. 비어마켓 푸틴은 기대 이하여서 살짝 아쉬웠네요. 캐나다 푸틴 축제캐나다에서 꼭 먹어야 할 먹거리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한국보다 외식비가 1.6배 비싼 캐나다

가격입니다

정식 디너가 아닌 간단한 점심 메뉴 3가지의 총 가격은 42,000원(C$47)이에요. 여기에 세금 13%와 팁 15~20% 추가로 붙어 56,000원(C$ 63)이 나왔어요. 식후 바로 스벅 가려고 음료도 주문하지 않은 가격이네요. 비싼 곳이 아닌 중급 레스토랑 기준입니다. 세계 도시 물가 비교 사이트 Numbeo에서 2019년 6월 현재 대도시 1위 기준 한국 서울보다 캐나다 토론토가 외식비가 60.16%가 더 높다고 나옵니다. 게다가 한국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무료 반찬과 제휴사 카드 할인등과 비교하면 캐나다에서 외식을 못 하게 되네요^^;; 그래서 이민 초기에는 자꾸 비교돼 외식을 거의 안 했는데, 살다보니 점차 적응이 되더라구요. 지금은 너무 자주 먹어 건강과 가계부를 위해 줄이는 중이에요- -;

방탄소년단의 파워

방탄소년단입니다

식후 펍 바로 옆에 있는 위너스(Winners)에서 쇼핑했는데요. 딸이 갑자기 내 눈앞에 내민 노트북에 방탄소년단 얼굴이!!!!ㅎㅎㅎㅎ 미국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와 나란히 있었네요. 캐나다에서도 곳곳에서 BTS의 파워를 느낄 수 있는 요즘입니다.

기묘하다 기묘해!

자동차입니다

쇼핑몰로 이동할 때 발견한 기묘한 차!ㅎㅎㅎ 농구공, 럭비공, 보드, 야구 방망이, 트럼펫 등 모든 잡동사니를 총동원에 튜닝한 차를 만났어요. 창문이 내려져 있길래 엄지 척!을 보냈더니 고맙다며 환하게 웃어주더라구요.

세계 최대 규모, 오타와 튤립 축제

튤립입니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는 매년 5월에 세계 최대 규모의 오타와 튤립 축제가 열리는데요. 컨퍼런스에 참여도 해야 했고 감기몸살까지 와서 오타와 거주 10년 만에 처음으로 축제를 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 날씨가 서늘해서인지 튤립이 여태 피어 있어 무척 반가웠어요. 사진에서 보이는 타워는 캐나다 국회의사당(Parliament of Canada)이에요. 오늘 소개한 펍과 도보로 5분 이내에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아요. 다만, 작년부터 내부 공사가 시작돼 앞으로 10년 동안 외부만 투어 가능합니다.

캐나다 연례 이벤트 <Doors Open>을 통해 캐나다 수돗물 정수장오타와 창업지원 혁신센터를 둘러본 후 펍에서 맛있는 한 끼를 먹고 쇼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네요. 캐나다에 있는 유럽풍 펍을 흥미롭게 보셨길 바라며 오늘도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요.

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