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골 농장 마켓 구경해볼까?

미국 뉴욕주 시골 마을의 농장 마켓(Burnap's Farm Market and Garden Café)

한국에는 지역마다 대표 재래시장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어 있는 반면, 북미에서는 월마트, 코스트코 등 글로벌 대형마트의 독점으로 중소상인의 루트가 매우 협소한 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곳곳에 있는 농부 마켓(Famers' Market) 또는 농장 마켓(Farm Market)은 현재까지도 꽤 활성화되어 있어요. 산지 직송 택배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농장을 직접 방문하여 물품을 직접 보고 구입하거나 농장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액티비티와 이벤트(농장 놀이터, 미로, 부활절 에그헌팅, 과일 및 채소 따기, 할로윈 공포체험, 생일파티, 결혼식 등)를 즐기기도 해요. 오늘은 미국 뉴욕주 여행 시 들린 어느 시골의 농장 마켓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과 과수원 길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Rochester) 2박 3일 여행 후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루한 고속도로 대신 시골길을 달리기로 했는데요. 8천 명 인구가 사는 소더스(Sodus) 시골길을 달리다 길 양쪽으로 사과 과수원이 수십 킬로미터 넘게 이어져 놀라웠어요.

큼직한 나무 사과 박스를 겹겹이 쌓아둔 농장이 많았어요. 가족과 함께 농장을 찾아가 사과 따는 체험(appel picking)은 북미 전통 가족문화 중 하나인데요. 저희는 이미 캐나다 사과 농장을 다녀온 데다가 비도 추적추적 내려서 눈으로만 구경했네요.

다양한 규모의 농장 마켓 (Farm Market)

대부분의 농장마다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데 저마다 규모가 다 달라요. 조그마한 임시 창고부터 농산물을 식품으로 제조하는 공장 겸 마켓까지 다양한 형태로 운영합니다.

Burnap's Farm Market

저희는 구글 검색을 통해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곳을 찾아갔어요. Burnap's Farm Market은 1973년부터 Burnap 가족이 2세대를 거쳐 운영하고 있는 농장 마켓으로, 관광객이 추천하는 농장 마켓 1위더라구요. 주소는 7277 Maple Ave, Sodus, NY 14551 입니다. 5월 마지막 주 월요일(Memorial Day)부터 10월 31일(Halloween Day)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니 참고하시길요.

가족이 직접 키운 과일, 채소, 꽃뿐만 아니라, 수공예품과 간식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 찬 곳이에요. 입구부터 화려한 국화가 가득 채워져 있어 아름다웠지만,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허겁지겁 안으로 뛰어 들어가기 바빴네요ㅎㅎ

안을 보자마자 "이쁘다아~!!"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네요. 농장 곳간을 개조한 듯한 마켓으로, 규모는 아주 큰 편은 아니었지만 아기자기한 느낌이 가득했어요.

테라스와 어린이 놀이터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 다시 밖을 내다보니 건물 옆으로 꽤 넓은 테라스가 있었어요. 테라스 너머로 트랙터와 기차가 있는 어린이 놀이터와 커다란 호박 조형물이 있는 호박 논밭도 보였네요. 북미에서는 추수감사절 전에 노란 호박을 사서 현관 앞에 둔 후 할로윈 전날 칼로 파내어 잭-오-랜턴(Jack-O'-lantern)을 만들기 때문에 지금이 호박 판매 성수기 시즌이에요.날씨가 좋았다면 신나게 놀았을 텐데 아쉬움ㅎㅎ

신선한 농산물들

사과, 호박, 고추, 양파, 마늘, 감자, 땅콩, 토마토 등 다양한 과일과 채소가 최고 등급의 신선도를 자랑하고 있었어요.

사과와 사과 딥 소스들

3단 진열대 2개에는 사과가 품종별로 종이봉투에 담겨 있었어요. 미국 뉴욕 주에만 22개 품종의 사과가 생산된다고 해요. 북미 사과는 한국보다 단맛이 적고 신맛이 나는 품종이 많아 딥 소스에 사과 조각을 찍어 먹기도 해요. 주로 캐러멜 딥 소스가 가장 인기 많고, 초콜릿 딥 소스도 인기 많아요.

홈메이드 가공식품들

살사 소스, 피클, 잼, 젤리, 올리브오일 등 각종 홈메이드 식품 종류도 많았어요. 과일잼 만드는법 및 비트 양파 피클 만드는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시즌 홈데코 (가을 & 할로윈)

가을과 할로윈 데코도 판매 중이었는데 마치 IKEA 쇼룸처럼 데코인지 판매 상품인지 헷갈릴 정도로 멋스럽게 진열했더라구요.

가을의 풍성함과 할로윈의 서늘한 공포감이 느껴지는 데코들이 많았네요ㅎㅎ 가을 홈데코 물에 동동 뜨는 사과 양초 만들기 및 할로윈 주택가를 휩쓰는 귀여운 협박범들의 Trick or Treating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빈티지 데코 및 상품들

마켓 곳곳에는 농기구, 빈티지 전화기, 우유병, 램프, 타자기, 사과 껍질 깎기 등 다양한 빈티지한 옛 물품들이 있어서 농장 마켓의 운치를 더욱 더해준 기분이었어요. 빈티지 물품이 가득한 캐나다 오타와 벼룩 시장 및 캐나다 골동품 문화재 보관 창고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핸드메이드 홈데코 장식품들

유리공예부터 정원 장식품까지 다양한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많았어요. 캐나다 핸드메이드 마켓 및 캐나다인 친구가 알려준 북미 최고 핸드메이드 시장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음식 & 디저트 천국! (Burnap's Garden Cafe)

가게 한쪽에는 각종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농장 분위기에 맞게 카페 분위기를 연출해 이뻐 보이더라구요^^

한쪽에는 미국 커피 머신 판매 1위 큐리그(Keurig)와 홈메이드 레모네이드가 있었어요. 저는 커피와 와플 한 조각을, 남푠과 딸은 수제 아이스크림을 선택했어요. 커피 소비율 높은 나라 TOP 20 및 캐나다 네스프레소 부티크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북미에서 인기 있는 애플 캔디도 보였어요. 사과에 시럽을 입힌 후 각종 초콜릿, 견과류 등을 뿌려 코딩한 리얼 사과 사탕이에요. 아마도 사과 자체가 당도가 적고 신맛이 강해 디저트로 고안한 아이디어 같은데 몇 번 사 먹어봐도 비싸기만 하지 참맛을 모르겠...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홈메이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는 데다가 가격마저도 착해서 놀라웠어요. 왜 정식 명칭이 Burnap's Farm Market and Garden Café인지 알겠더라구요.

저희는 마감 직전에 가서 몰랐는데 점심 및 저녁 시간에는 나초, 샌드위치, 샐러드, 수프, 랩, 프렌치프라이, 감자칩, 피자, 파스타 등 식사 메뉴가 제공된다고 해요. 온라인 선주문 및 케터링 서비스도 가능했어요. 제가 방문한 농장 마켓 중 가장 많은 먹거리를 제공한 곳이었네요.

방문자들이 많은 농장 마켓 중에서 왜 이곳을 유독 추천했는지 이곳을 보니 알겠되더라구요! 이제까지 방문한 농장 마켓 중에서 판매 물품 종류가 가장 다양했고 안팎 데코가 가장 예뻤으며 가장 많은 먹거리를 제공한 곳이었네요. 이곳에서 가까이에 위치한 소더스 포인트 공원(Sodus Point Park)의 아름다운 등대 및 소더스 베이 등대 박물관(Sodus Bay Lighthouse Museum)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앞으로도 눈과 입이 즐거운 농장 마켓 나들이는 쭉 이어질 것 같네요^^ 풍성한 가을 제철 음식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 이뤄가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