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다른 북미 크리스마스 문화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을 설과 추석으로 손꼽을 수 있듯이, 북미 최대 명절은 크리스마스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24일과 25일 전후를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보지만, 북미에서는 12월 한 달을 시즌으로 보는 편이기 때문에 12월 첫째 주가 크리스마스 시즌이 처음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바로 지금! '북미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리는 5가지 신호탄'을 통해 우리나라와 다른 북미 크리스마스 문화를 나눔 하고자 합니다.
1. 기부 문화 (11월 중순~12월 중순)
크리스마스 산타클로스 퍼레이드
크리스마스 시즌을 가장 먼저 알리는 첫 번째 신호탄은 '산타클로스 퍼레이드(Santa Calus Parade)'입니다. 보통 11월 중순부터 시작해 12월 중순에 끝이 나는데요. 각 지역의 공공기관, 비영리단체, 기업, 자영업체, 시민 등이 자원봉사를 통해 퍼레이드 행렬을 구성하고 이를 구경하는 지역 주민들이 퍼레이드를 따라가는 소방관(주최자)들에게 새 장난감 또는 현금을 기부하는 '기부 퍼레이드'입니다. 기부된 장난감과 현금은 지역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에게 전달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크리스마스 기부 이벤트도 비슷한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오타와 소방관 협회에서 주최하는 캐나다 산타클로스 퍼레이드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캐나다 미니어처 크리스마스 빌리지
1917년부터 이어 내려온 세계 최대의 자원봉사단체 국제라이온스협회(Lions Clubs) 오타와 지점에서 매년 주최하는 크리스마스 미니어처 빌리지(Miniature Christmas Village)예요. 19세기 캐나다 마을 곳곳을 재현한 미니어처 빌리지를 구경한 후 원하는 사람에 한해 자유롭게 기부하는 이벤트입니다. 저희는 매년 참여하고 있어요. 국제라이온스협회가 주최한 캐나다 미니어처 크리스마스 빌리지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2. 장식 문화 (12월 첫째 주~1월 첫째 주)
크리스마스트리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리는 두 번째 신호탄은 크리스마스트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상업시설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보고 시즌의 변화를 체감하지만, 북미에서는 상업시설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서 한다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데요.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은 보통 12월 첫째 주 주말에 시작하고 1월 첫째 주 주말에 정리를 합니다. 북미에서 크리스마스트리가 주는 의미 및 인기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와 김고은이 다녀온 캐나다 퀘벡시티 크리스마스 장식 전문점 La Boutique de Noël 모습이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크리스마스 외부 장식
북미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만 하는 게 아니라, 집 안팎을 가득 채우는 다양한 시즌 장식을 시작합니다. 특히, 집 현관문, 정원, 건물 외벽에 다양한 장식으로 채우는데요. 시에서 개인주택 '크리스마스 장식 콘테스트'가 열기도 하고 한 집씩 힘을 모아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형성하기도 해 지역 내 크리스마스 라이트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해지기도 해요. 크리스마스 동화 같은 캐나다 동네 모습 및 아이와 함께 만들 수 있는 크리스마스 홈메이드 모음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크리스마스 카운트다운 강림절 달력
11월부터 각종 스토어에서는 1부터 24까지 적힌 숫자의 상품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기독교에서 그리스도 예수의 강림을 기다리는 크리스마스 전 4주간의 절기를 가리키는 강림절의 유래로 만들어진 '강림절 달력(Advent Calendar)'입니다. 크리스마스 양말에 담긴 커다란 선물을 고대하며 카운트다운하기 시작하는데요. 12월 1일부터 하루에 하나씩 해당되는 날짜의 문을 열고 작은 장난감, 초콜릿 등을 선물로 받으며 12월 24일까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조급함을 소소한 즐거움으로 달래는 문화예요. 북미 강림절 달력 문화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3. 카드 문화(12월 초~12월 25일)
카드가 주, 선물은 옵션!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리는 세 번째 신호탄은 바로 크리스마스카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물에 정성을 더하기 위해 카드가 따라가는 형태이지만, 북미에서는 카드가 주를 이루고 선물은 옵션입니다.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는 대상의 폭도 매우 넓은데요. 떨어져 지내는 가족부터 시작해 이웃, 친구, 친지, 동료, 스쿨버스 기사, 집배원 등 자신이 알고 지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다 보냅니다. 그러다 보니 추석 택배 대란처럼 크리스마스 우편 대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11월 말부터 12월 초순에 수 십장의 크리스마스카드를 작성해 우편 발송을 시작합니다.
카드에 꼭 들어가는 패밀리 포토
가정인 경우 크리스마스카드에 가족사진을 동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희 가족이 작년에 받은 크리스마스카드 중에서 가족사진을 보낸 사람들의 사진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드는 따로 보관하되 사진은 냉장고에 붙여두거나 액자 등에 보관해요. 저희는 거실 커피 테이블 안에 고스란히 넣어둬 일 년 동안 소중한 인연들을 기억하네요. 그래서 연말이 되면, 쇼핑몰마다 산타 마을에서 산타와 함께 가족사진을 찍는 유료 이벤트가 매년 실시되기도 합니다.
카드에 글귀는 생략해도 된다?
북미에서는 주제가 없는 일반 카드의 종류는 많지 않고 생일, 결혼, 장례, 이사, 진급, 입학, 졸업, 장례 등 다양한 주제로 분류된 카드가 판매돼요. 심지어 1살(나이) 짜리 손녀(관계)에게 보내는 소주제별 생일카드를 쉽게 살 수 있을 정도예요. 또한, 카드마다 그 주제에 해당하는 글귀가 적혀 있는데요. 카드 안의 글귀가 보내는 사람의 마음을 대체한다고 보기 때문에 카드 안에 받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의 이름, 사인만 적어 넣어도 무례하지 않습니다. 적더라도 대부분 3줄 이하의 짧은 글로 이뤄지는 카드가 많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정성이 없거나 상대방을 하대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문화의 차이 같아 보여요.
4. 선물 문화 (11월 말~12월 25일)
북미에서 블랙프라이데이가 가장 핫한 이유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리는 네 번째 신호탄은 바로 11월 넷째 주 금요일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입니다. 연간 매출 30% 이상이 나오는 블프의 위력은 파격적인 할인율로 다수의 고객을 사로잡으려는 기업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상호 이익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에요. 통계에 따르면 북미인은 연례 이벤트 중 크리스마스를 위해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베스트 프렌드 및 연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면 북미에서는 가족, 친지, 이웃, 동료 등 대상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이에요. 12월 25일이 되면 가족과 친지가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모여 자신에게 주어진 선물을 뜯는 문화가 있다 보니 모쏠이어도 자발적 싱글이어도 선물을 사야 할 이유가 생기는 거지요. 2017년 미국 소비자 1인당 크리스마스 선물 지출액이 $862(96만 원)이라는 통계 사실을 보면, 크리스마스가 북미에서 얼마나 큰 연례 이벤트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캐나다 블랙프라이데이 세일률과 쇼핑 후기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의외로 소소한 선물 문화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선물 대상의 범위가 넓지만, 선물의 평균 금액은 낮은 편입니다. 보통 대중적인 브랜드의 초콜릿 선물이 가장 많고, 군것질거리, 비싸지 않은 와인, 잠옷, 수면양말, 보드게임, 퍼즐, 무릎담요 등 10~30달러의 선물이 주를 이룹니다. 상품권(gift card)의 인기도 매우 높아요. 크리스마스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서로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의 선물이 오가는 편이에요. 트리 밑에 둘 가족 및 친지의 선물을 제외하고 대부분 그전에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5. 이벤트 및 회식 문화(11월 말~12월 22일)
가족 중심 문화를 모른다면 낭패!
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리는 다섯 번째 신호탄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끝나는 각종 이벤트와 모임입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무료 및 중저가 이벤트는 모두 12월 초순과 중순이 절정입니다. 12월 말에는 고가 티켓 공연이 주를 이룹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대부분의 이벤트와 모임이 형성된다면, 북미는 정반대예요. 12월 초부터 각종 공연, 이벤트, 회식, 모임 등이 주를 이루고 12월 23일 오후부터는 가족 중심의 분위기로 돌변해요. 좁게는 12월 24일부터 25일까지, 넓게는 12월 23일 오후부터 새해 첫날까지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합니다. 이 시즌에 특별한 초대를 받지 않았는데 가족이 있는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하거나 방문을 요청하는 것은 상대방이나 그의 가족을 난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북미 크리스마스 가족 전통문화 연말 공연 관람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연말 회식은 12월 중순 이전에!
직업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부분 회사의 연말 회식도 근무 중에 이뤄지며 저녁 시간대일 경우 날짜에 대한 동의를 최소 2주 전에 구한 후 23일 이전에 이뤄집니다. 만약 날짜가 서로 맞지 않는다면 1월 초순 이후로 넘기기도 해요. 캐나다 가정의 크리스마스 디너 파티 및 우리나라와 다른 캐나다 회식 문화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기독교 또는 공휴일에 한하는 성향이 있는 반면, 북미에서는 종교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함께 누리는 명절 연휴 기간이자 대중적인 문화라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양상도 다른 것 같아요. 문화는 달라도 주변을 밝히는 화사한 크리스마스 라이트와 신나는 캐럴 리듬에 들떠하는 모습은 비슷한 것 같네요^^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올 한 해를 보내기 전에 '메리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맞이하시길 바래봅니다. 저도 미리 이웃님들께 '메리~크리스마스!' 인사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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