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홈파티 크리스마스 디너
캐나다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은 우리나라의 설날과 추석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연중 가장 큰 명절인데요. 크리스마스 당일은 주유소와 몇몇 레스토랑을 제외한 모든 스토어가 문을 닫고 온 가족 및 친지가 크리스마스트리에 모여 선물을 뜯고 보드 게임 및 영화를 함께 즐기며 집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날이에요. 캐나다 지인께서 매년 저희 가족의 겨울 여행 일정을 미리 물어보시고 저희가 집에 머물 경우 늘 초대해주시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디너파티에 초대받아 오늘 다녀왔어요. 단란한 세 가족의 크리스마스를 더욱 풍성하게 해줬던 캐나다 가정에서의 디너파티 모습을 살짝 나눔 하고자 합니다.
캐나다에서 누리는 이웃의 따스한 정
초대받은 지인은 저희 가족뿐만 아니라 거의 매주 손님을 가정에 초대하는 '초대의 달인'이에요. 매년 여름마다 일주일에 1~2회씩 지인들을 백야드 수영장에 초대해 풀 파티(pool party)를 열기도 해요. 수 년째 봐 왔으면서도 한결같은 모습에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북미 크리스마스 전통 디너 메뉴
북미 가정에서의 전통적인 디너 메뉴는 '고기 1종류, 사이드 3종류(주로 채소찜 및 샐러드), 빵, 음료'로 이뤄집니다. 캐나다에 11년 넘게 지내면서 캐나다 여러 가정을 100번 넘게 초대받았는데요. 이는 가정에서 손님을 격식 있게 대접할 때 차리는 구성이며 점심 메뉴인 경우 가짓수가 더 적은 경우도 있어요. 이번에 갔더니 칠면조 고기 외에 사이드 메뉴를 7가지나 하셔서 함께 초대받은 손님들마다 너무 풍성하게 차렸다며 놀라워하셨지요.
추수감사절(Thanksgiving)과 크리스마스(Christmas) 전통 디너에 꼭 들어가는 메뉴는 칠면조 고기(Turkey), 그레이비(gravy) 소스, 스터핑(stuffing), 크랜베리 소스(cranberry sauce), 매쉬드 포테이토(mashed potatoes)이에요. 거기에 감자, 호박, 옥수수, 브로콜리/컬리플라워/당근으로 4가지 요리가 더해져 조금씩 담았는데도 그릇에 가득 채워졌어요.
북미에서는 디저트까지 한 끼에 포함되기 때문에 식후 디저트 타임이 바로 이어져요. 디저트를 고려해 식사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보통 캐나다 가정에서는 디저트로 홈메이드 케이크를 제공해요. 디저트는 대부분 1종류이지만, 초대한 지인은 항상 2~3가지를 준비하셔서 매번 행복한 고민에 빠집니다. 한 가지만 고를 수 없어 모카 케이크와 치즈 케이크를 조금씩 담았어요ㅎㅎ 커피 또한 크리스마스 시즌에 자주 마시는 진저브레드 향의 커피였어요.
메이플 시럽(maple syrup)과 아몬드를 더한 홈메이드 치즈케이크예요.
북미 크리스마스 파티 문화
식후 대부분 담소를 나누는 편이지만, 크리스마스 파티의 경우 악기 연주, 보드게임, 영화 관람 등 특별한 액티비티를 함께 즐기기도 해요. 손님 중 한 분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해주셔서 더욱 감미로웠지요. 통계청 프로그래머이신데 취미로 경비행기 조종도 하시고 악기도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베이스 기타, 클래식 기타, 피아노까지 두루 섭렵하시는 분이시네요^^
부끄럽다며 마냥 빼던 저희 딸도 손님의 성화에 못 이겨 한 곡을 연주했어요.
담소를 나누는 사이 저희 딸과 호스트는 흔들거리는 젠가 (wobbling wall zenga) 보드게임을 한창 즐겼어요. 저희 딸이 초대 손님 중 가장 어렸는데 호스트께서 1시간 넘게 젠가로 즐겁게 놀아주셔서 저희 딸이 너무 좋아했지요. 쉴 새 없이 떠드는 딸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며 보드게임을 즐기시는 모습에 엄마인 저보다 인내심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기도 했어요ㅎㅎㅎ
캐나다 전통 게임 중 하나인 크로키놀(Crokinole) 게임도 즐겼어요. 우리나라에서 자주 하는 바둑알까기 플레이 방법에 컬링 규칙이 가미된 게임으로, 1870년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게르만 민족의 가정에서 유래되어 전통 게임이 되었어요. 1시간 정도 팀을 나눠 했는데 시종일관 깔깔대면서 진짜 신나게 놀았네요.
2명 또는 4명이 2팀이 되어 서로 마주 앉은 후 정해진 구역에서 1팀당 12개의 둥글납작한 나무 디스크를 순번대로 손가락으로 쳐서 상대방의 디스크를 원 밖으로 밀어내는 방법이에요. 만약 상대방의 디스크를 원 밖으로 떨어트리지 않거나 원 안에서 움직이게 하지 않았다면 자살골이 됩니다. 맨 마지막에 남은 디스크가 놓인 구역의 점수를 득점하는 게임이에요. 이외에도 캐나다 전통 놀이부터 현대 게임까지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딸이 인형의 장난감인 손가락만한 동화책을 가져갔는데 호스트께서 그 책을 펼쳐 스토리텔링을 해주셨어요ㅎㅎㅎ 대부분 모임을 갖다 보면 어른 위주로 흘러가기 쉬운데 호스트께서는 항상 어린 게스트까지 즐겁게 있다 갈 수 있도록 살뜰하게 챙기시는 모습에 늘 배우게 되네요.
북미 크리스마스 장식 문화
벽난로에서 나오는 훈훈한 온기와 장작 타는 냄새에 크리스마스의 따스한 분위기가 더욱 업그레이드해졌어요^^ 저희 집은 가스 벽난로만 있기에 언제나 저의 드림 하우스!!^^
북미 크리스마스에서 빠질 수 없는 크리스마스트리도 벽난로에 옆에 자리 잡고 있었어요. 인조 트리가 아닌 생나무로 만든 트리여서 은은한 소나무의 향이 나서 좋았어요^^ 저희가 작년 크리스마스에 선물했던 오너먼트를 달았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또 받았네요ㅎㅎㅎ 북미에서 크리스마스트리가 주는 의미 및 크리스마스 핸드메이드 장식품 만들기 모음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북미에서는 크리스마스카드 문화가 매우 발달했는데요. 그동안 알고 지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연말을 맞이해 카드를 보냅니다. 받은 크리스마스카드를 모아 천장에 달아두니 근사한 데코가 되는 듯해요. 저희가 우편으로 미리 보낸 카드도 걸려 있었네요^^ 엄마표 미술놀이 핸드메이드 크리스마스카드 만들기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가족이 있는 경우 크리스마스카드 안에 패밀리 포토를 함께 동봉하여 보내는데요. 지인은 집게를 사용해 난간에 지인들의 패밀리 포토를 걸어둬 인상적이었어요^^
매년 장식을 업그레이드하시기에 집안 곳곳을 채운 장식을 구경하는 재미도 제법 있지요. 캐나다 크리스마스 장식 전문점 및 공유와 김고은 주연의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한 퀘벡시티 크리스마스 가게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항상 저희 가족을 알뜰살뜰 챙겨주시는 지인 덕분에 올해 크리스마스도 즐겁고 따뜻하게 보냈네요. 돌아오는 길에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쥐어주셔서 죄송했지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딸이 최고의 크리스마스였다며 행복해 하는 모습에 저희 부부도 냉큼 동의했지요^^ 저희는 크리스마스 다음날 박싱데이(Boxing Day) 쇼핑을 마친 후 편도 10시간 달려 겨울 여행을 떠나네요. 남은 연말 동안 즐겁고 따스한 추억 만들며 잘 마무리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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