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볼거리] 캐나다 은행 박물관, 신나는 경제 놀이터

캐나다 중앙은행 박물관(The Bank of Canada Museum)

제가 사는 오타와(Ottawa)에는 캐나다 수도인만큼 국립 및 지역 박물관이 매우 많은데요. 북미 어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박물관 입장료가 평균 1만 원 이상이 될 정도로 높은 편이에요. 하지만, 오늘 소개할 캐나다 은행 박물관은 오타와에서 유일하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박물관이에요. 더군다나 오타와 명소 1위에 해당하는 캐나다 국회의사당 바로 맞은편에 있어 다운타운 방문 시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들리기에 딱 좋아요. 그럼, 경제를 놀이로 배울 수 있는 캐나다 중앙은행 박물관을 함께 둘러볼까요?

신나는 경제 놀이터로 새롭게 태어나다

캐나다 은행(The Bank of Canada)은 우리나라 한국은행(The Bank of Korea)과 마찬가지로 캐나다의 중앙은행입니다. 1980년에 캐나다 은행 건물 내에 화폐 박물관(Currency Museum)으로 설립하였다가 2013년에 개축을 위해 일시적으로 폐쇄되었어요. 이전에도 종종 다녔던 곳이라 재오픈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는데요. 2017년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이하여 건국 기념일 캐나다 데이(Canada Day)에 재개관되면서 캐나다 은행 박물관(The Bank of Canada Museum)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어요.

1. 메인 로비

엘리베이터 또는 계단으로 한 층을 내려가면 프론트가 나옵니다.

프론트 맞은편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예전에 기념품 가게에서 캐나다 기념 지폐를 사기도 했었는데 이날은 시간이 많지 않아 유심히 둘러보지 못해 다음을 기약했네요. 맞은편에는 화장실 및 의류 보관소가 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어린이 액티비티

프론트 옆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액티비티 공간에서 종이 지폐와 플라스틱 지폐를 염색하기, 물에 담그기, 구기기, 찢기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재질의 특성을 직접 비교할 수 있었어요. 2011년부터 캐나다 중앙은행은 종이 대신 플라스틱으로 지폐를 만들고 있어요. 폴리머(polymer)라는 고분자화합물로 만든 플라스틱 지폐는 종이 화폐보다 수명이 2.5배나 길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위조를 방지할 수 있어 좋습니다. 또한, 지폐를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어요.

1존 전시관-첨단 기술의 적극 수용

비디오월(Video wall) 대형 스크린이 있어 화폐에 관한 영상을 편안하게 볼 수 있었어요.

프론트에서 스마트 밴드와 같은 블루 팔찌를 주는데요. 전시관에 있는 기기의 파란 원에 팔찌를 갖다 대면 작동이 됩니다. 몬트리올 과학 센터(Montreal Science Centre)에서 처음 봤던 시스템인데 캐나다 박물관의 새로운 변화가 되려나 봅니다. 본격적인 전시관에 들어가기에 앞서 다양한 기기를 사용할 때마다 프로필처럼 뜨는 아바타를 직접 만들 수 있어 아이가 가족 아이콘을 대신 만들어 줬어요.ㅎㅎ

개축 전에는 화폐 관련 유물 및 가공품의 전시가 주를 이뤘는데요. 개축 후에는 현실세계를 가장 근접하고 생생하게 재현하는 실감 미디어(Immersive Media)에 중점을 둔 듯했어요. 로비와 이어진 1존 전시관에서 2존으로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조명이 수시로 바뀌어 환상적인 기분이 더해졌어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1존 전시관-가상화폐의 위력

중앙은행의 핵심 기능과 함께 암호화 화폐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됐어요. 현금, 직불카드, 신용카드, 가상화폐 등 결제 지불 수단에 따라 소비자에서 판매자에게 돈이 전해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비트코인 채굴을 게임을 통해 경험해보고 가상화폐를 포함한 경제 지식에 관한 지식을 퀴즈를 통해 풀어보기도 했어요.

주차권 판매기, 전자 지급 단말기 등 지불을 돕는 다양한 전자 기기를 살필 수 있었어요. 그중에서 대표적인 가상화폐 채굴기 앤트마이너(AntMiner)와 비트코인 지갑(Bitcoin wallet)도 보여 신기했네요. 기사로만 접하다가 박물관 전시관에서 실제로 보니 가상화폐의 위력이 실감나더라구요.

전시관 2존-경제 원리에 대한 이해

제2전시관에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 개인과 캐나다 및 캐나다와 세계 경제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상호작용 멀티미디어 기기가 있었어요. 여러 명이 개인별 또는 그룹별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치가 마련되어 차례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 좋았어요.

전시관 3존-캐나다 중앙은행의 역할

화폐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화폐를 연대순으로 나열된 전시도 있었어요. 17~19세기 일본 에도시대의 관영통보(寬永通寶)와 우리나라 만원권도 보여 눈길이 갔네요. 또한, 인플레이션(Inflation), 디플레이션(Deflation), 경제 대공황(Great Depression) 등 세계 경제의 변화 속에서의 캐나다 중앙은행의 역할도 함께 살펴볼 수 있었어요.

스마트밴드로 스크린을 작동시킨 후 전시 중인 개별 아이템 밑에 적힌 숫자를 입력하면 해당 아이템의 상세 정보를 볼 수 있었어요. 기본 설명과 함께 이미지의 앞면과 뒷면을 페이지 오버 및 확대 기능을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 좋았어요. 요즘 캐나다 박물관의 전시 형태가 물품과 설명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더라구요.

캐나다 중앙은행의 역할을 기존에는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놀만한 것들이 거의 없어 가족 위주의 방문은 많지 않았는데요. 개축 후에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미디어 장치를 대폭 도입하여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들이 많이 보였어요.

전시관 4존-세계 및 캐나다 화폐

세계 화폐를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대륙을 기준으로 구분해 전시했어요.

전시관 5존

그동안 캐나다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캐나다 지폐에 관한 전시를 볼 수 있었어요. 화폐에 담긴 역사성, 예술성, 기술 등을 다양한 장치로 학습할 수 있었어요. 지폐로 알아보는 캐나다 역사와 문화 및 캐나다 동전 이야기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전시관 6존-멀티미디어 프레젠테이션 룸

멀티미디어 프레젠테이션으로 캐나다 중앙은행과 경제에 대한 영상을 볼 수 있었어요. 프로젝트의 빔이 3면의 대형 스크린과 입체 모형의 스크린에 동시에 쏘여져 멋있었어요. 비슷한 시스템을 몬트리올 환경 박물관(Biosphere, Environment Museum)에서 처음 봤는데 이곳에 도입되었더라구요.

전시관 7존-세계 경제의 밀접성 및 팔찌 반납

프론트에서 받은 팔찌를 반납하는 공간이에요. 스크린에 팔찌를 대고 자신의 아바타와 마지막 인사를 나눈 후 팔찌를 반납합니다. 반납하는 공간 앞 입체 거울에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 화학 분자 패턴을 통해 세계 경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캐나다 중앙은행 건물 및 광장

박물관 바로 옆에 캐나다 중앙은행이 있어요. 반듯한 건물인데 크기가 워낙 커서 파노라마로 찍으니 입체적으로 보이네요.ㅎㅎ 기존에는 캐나다 중앙은행 내에 박물관이 있어 건물 내의 큰 실내 정원도 함께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별도로 분리되어 있어 관계자 외에는 진입이 불가해 그 점이 살짝 아쉬웠어요.

대신 박물관 외관과 동일한 삼각형 모형으로 3개의 계단을 만들어 광장을 만들었더라구요. 당일에는 20cm의 폭설이 내렸던 날이어서 사람들이 없었지만, 여름철에는 다운타운을 오가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광장이에요.

기존에 눈으로만 봤던 전시 스타일을 탈피하고 첨단 기술을 도입한 상호작용 멀티미디어 시스템이라서 볼거리와 놀거리가 꽤 많고 놀이를 통해 경제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 좋았어요. 이외에도 캐나다 은행 Top5(빅5) 및 오타와 박물관 리스트 및 무료 이용 시간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오타와 다운타운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한 번쯤은 꼭 들러보면 좋을 것 같아 나눔 해보았습니다. 오르지 않은 월급과 늘어나는 지출 속에 쉽지 않은 나날이지만, 똑똑한 경제생활을 통해 함께 힘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