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최대 규모의 원예 전시회 - 모자이크 캐나다 150
2017년 올해 건국 150주년을 맞이하는 캐나다에서는 전국 곳곳에 대규모 축하 행사가 연중 내내 열리고 있는데요. 특히, 수도 오타와에서는 거의 쉴 새 없이 수많은 축하 이벤트와 축제가 열려 그 어느 해보다도 볼거리가 가장 풍성한 해로 손꼽히고 있어요. 오늘은 건국 150주년 축하 행사 중 하나인 캐나다 최대 규모의 원예 전시회 '모자이크 캐나다 150(MOSAICANADA 150)'의 놀라운 광경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자이언트 식물 구조물로 가득 찬 현장으로 함께 가볼까요?
북미 최대 눈(snow) 놀이터에서 열리는 식물 대잔치
모자이크 캐나다 150은 캐나다 수도권 퀘벡 주 가티노(Gatineau, Quebec)에 있는 자크-까르띠에 공원 (Jacques-Cartier Park)에서 열렸어요.
자크-카르띠에 공원은 캐나다 10대 겨울 축제 중 하나인 윈터루드(Winterlude) 축제 현장 중 하나로, 북미에서 제일 큰 눈 놀이터 눈꽃 왕국(Snowflak Kingdom)이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진은 작년 윈터루드의 국제 눈 조각 대회의 모습이에요. 불과 5개월 전에 전 세계 조각가들의 눈조각품과 놀이기구로 꽉 찼던 곳이 거대한 식물원으로 변신하여 무척 놀라웠어요.
모자이크 캐나다 150(MOSAICANDA 150)
'모자이크 캐나다 150'은 약 1km 길이의 코스를 따라 32개의 테마를 가진 식물 모자이크 전시회, 조각의 주제는 150년 동안의 캐나다의 역사, 가치, 문화 및 예술입니다. 캐나다 정부와 스폰서의 지원을 받아 1,000만 달러(89억 5천만 원)의 비용이 들었으며, 금속 프레임을 전체 구조를 잡은 후 안을 토양으로 채워 식물을 심었어요. 80 종류의 식물을 사용하여 300만 그루를 설치했으며, 식물이 죽지 않도록 내부 관개 시스템을 통해 물을 줍니다.
작품은 화려한 꽃밭에 설치됐지만, 작품 자체에는 1년생 화초는 사용되지 않고 주로 잎으로 된 식물만 사용했어요. 작품의 대부분은 107일 동안의 전시회가 끝나면 없애지 않고 관련된 지역으로 반환할 예정이기 때문이에요. 사진은 캐나다 왕립 조폐국(Royal Canadian Mint)에서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이해 제작한 순은 99.99%의 5달러 기념 동전을 식물 조각품으로 완성시킨 것입니다. 캐나다 동전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19-20세기 캐나다 기차역과 빨간머리 앤
본격적인 행사 입구에 도착하니 큰 건물이 하나 서 있었는데요.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건물 지붕부터 사방의 벽이 모두 식물로 빼곡히 뒤덮여 있었어요. 건물은 1910~20년대의 캐나다 기차역을 재현한 것으로 캐나다 동부 온타리오 주에서부터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까지 350개 이상 지어진 기차역입니다. 기차역은 역장과 그의 가족이 머무는 주거 구역도 포함돼 있어요.
기차역에 놀라자마자 이번에는 철로에 서 있는 식물로 뒤덮인 기차에 연달아 놀랬어요. 캐나다 태평양 철도 엔진 번호 374번으로, 1887년 5월 23일에 캐나다 동부 몬트리올에서 출발하여 서부 밴쿠버에서 도착한 최초의 대륙 횡단 여객 열차인데요. 130년이 지난 현재도 기차로 몬트리올에서 밴쿠버까지 가려면 4일하고도 17시간이 더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캐나다 철도 역사상 의미가 매우 깊은 열차입니다.
기차역 플랫폼에는 빨간머리 앤이 앉아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소설책과 애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빨간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은 1908년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의 소설입니다. 출판 이후 6천만 권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40개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이 되었지요. 고아로 태어나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의 애번리 마을로 입양된 앤은 '그린 게이블즈(Green gables)'라고 불리는 집에서 살게 되는데요.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는 작가의 고향이며, 앤이 살았던 그린 게이블즈는 작가의 6촌 할아버지가 소유했던 집으로 현재 캐나다 국립 사적지로 지정되어 매년 12만 5천 명 이상의 방문객이 방문하고 있어요.
캐나다 150주년 상징 단풍잎
공원 메인 입구에서 직선으로 보이는 곳에는 캐나다 국기 중앙에 있는 빨간 단풍잎(maple leaf) 조각품이 서 있었어요. 빨간 단풍잎을 중심으로 양쪽에는 150 숫자가 화초로 꾸며진 꽃밭이 있었어요.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이해 캐나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식 로고 디자인 경연 대회를 열었는데요. 대회에서 우승을 한 온타리오 주 토론토 Ariana Cuvin 학생의 디자인으로, 캐나다의 상징이자 국기에도 그려진 단풍잎을 캐나다 주와 준주와 개수가 같은 13개의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완성했어요.
캐나다 원주민의 전설과 민간 신앙
모자이크 캐나다 150의 하이라이트예요. 한 손에는 물이 흐르고, 다른 한 손에는 가축을 올려져 있는 파챠마마를 표현한 작품이에요. 파챠마마(Pachamama)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의 원주민이 믿는 여신으로, 지구의 어머니 또는 시간의 어머니로도 알려져 있어요.
15세기부터 16세기 초 고대 제국 잉카의 신화에서 파챠마마는 농작물의 재배 및 수확, 가축의 풍요를 관장하고 산을 형성하며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등 지구상에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힘으로써 숭배되었으며, 1년 주기의 일정 시기에 공물을 받았다고 해요. 성모 마리아와 동일시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파챠마마의 신앙은 북아메리카의 원주민 문화로 이어졌습니다. 위 작품은 2013년 퀘벡 몬트리올에서 개최한 모자이크컬쳐 국제 대회에서 전시된 작품이에요. 모자이크 캐나다 150도 몬트리올 모자이크컬쳐 국제 대회 주최 측에서 맡았습니다.
독특한 캐릭터들이 카누를 타고 있었어요. 원주민의 전설에는 인간과 동물의 특성을 결합한 인물들로 가득 차 있는데요. 지구가 창조된 당시 희망과 꿈으로 가득 찬 새로운 세계(카누)에서 아버지(새)는 천체와 영적 우주에 찬사를 보내고, 어머니(곰)은 지구의 미래라는 씨앗을 뿌린다는 전설을 자녀들에게 전하여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고 모든 친족과의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어요.
캐나다 원주민의 자연과 문화
사람 모양의 조각품은 캐나다에서 정말 많이 보게 되는 상징으로, 북아메리카의 극지방에 사는 원주민들이 쌓은 돌무더기인 이눅슈크(Inukshuk)예요. 이정표나 사냥터의 표시 또는 음식 저장소로 쓰여 왔어요. 이눅슈크 옆의 늑대는 극지방의 오로라와도 상관이 있는데요. 오로라가 맑고 선명한 밤하늘에서 잘 보이듯이, 늑대의 울음소리도 맑고 선명한 공기에서 증폭되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캐나다 북극 지방의 원주민은 맑은 겨울밤에 멀리 울려 퍼지는 늑대 울음소리를 들으며 북극의 빛 오로라(Aurora)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캐나다 오로라의 실제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카누를 만들고 있는 캐나다 원주민 가족의 모습이에요. 카누를 만들 때 온 가족이 모여 함께 만들었는데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기술을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기 위함이에요. 자작나무 시트로 구조를 만들고 전나무 뿌리로 부분을 연결했으며 방수가 되도록 송진을 발라 만들었어요. 이 방법으로 만든 카누는 무게도 가볍고 방향 조정도 쉬우며 수송력도 좋아 인기가 많았다고 해요.
캐나다 건국 이전의 식민지 역사
17~19세기에 프랑스와 영국의 식민지 하에 있다가 1876년에 독립하였습니다. 캐나다를 처음으로 탐험한 유럽인이자 프랑스의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Jacques Cartier)의 캐나다 항해를 위해 만든 배 3척이에요. 1534년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로부터 아시아로 가는 항로를 찾으라는 명령을 받아 첫 출항을 하여 캐나다 동부 연안을 발견했으며, 1535~36년 2번째 항해에서 크루 110명과 함께 현재의 퀘벡 시티(당시에는 당시 Stadacona)를 발견하여 퀘벡 시티와 그 주변의 일대를 '캐나다'라고 명명했어요.
1541~42년 3번째 항해에서 프랑스 식민지 건설을 모색했지만, 질병, 현지 이로쿼이 족의 오해, 귀금속의 미발견 등의 이유로 프랑스로 되돌아갔어요. 식민지 건설은 실패했지만, 북아메리카에 프랑스의 영향력을 확장하여 현재까지 New France(북미 내 프랑스 식민지)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이후 프랑스 왕 앙리 4세의 의향에 따라 1608년 프랑스 탐험가 사무엘 드 샹플랭(Samuel de Champlain)이 퀘벡시티에 프랑스 식민지의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tvN '도깨비' 해외 로케이션 촬영지인 퀘벡 시의 구시가지의 핵심 볼거리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캐나다 전사 군인의 희생을 상징하는 양귀비
캐나다는 1차 및 2차 세계대전, 6.25전쟁(516명 전사),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등에 파군했는데요. 11월이 되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캐나다 재향군인 협회에서 판매하는 양귀비 브로치를 사서 달고 다니다가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같은 11월 11일 Remembrance Day가 되면 도시 내 전쟁기념비에 헌화합니다. 빨간 양귀비(poppy)는 전사한 군인들의 희생된 피를 상징하는데요. 제1차 세계대전 중 사망한 군인의 무덤 주위에 빨간 양귀비꽃이 만발한 것을 보고 존 맥크레(John McCrae) 군의관이 그를 기리는 시 'In Flanders Fields'를 지었는데요. 그 시에서 양귀비가 언급되면서 전사 군인의 희생을 상징하는 꽃으로 유래되었어요. 한국전쟁의 기록이 있는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와 위병 교대식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초기 정착자(영국 및 아일랜드계와 프랑스계) 사이의 갈등 해결사
도끼와 함께 있는 남자는 1.94m 키를 가진 프랑스계 캐나다인으로, 몬트리올에서 열린 캐나다 권투 챔피언 시합을 관람하는 도중 조직위원회가 군중에서 챔피언에게 도전하고 싶은 사람을 찾자 16살의 어린 나이에 과감히 링 안으로 들어가 한 번의 펀치로 챔피언을 쓰러뜨려 전설적인 영웅이 되었어요. 21살에 허드슨 베이 회사에 항해자로 취직하여 겨우내 오타와 강 상류에서 나무를 베어 퀘벡시티로 이동하는 업무와 별도의 목재 무역을 했다고 해요. 영국계와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갈등 사이에서 동포들을 위해 보복을 일삼기도 했으며, 아일랜드계 갱들을 대항하여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노동자들을 변호하기도 했다고 해요.
캐나다 대표 스포츠 하키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72년 캐나다 대도시와 모스크바를 오가며 '서미트 시리즈(Summit Series)'라 불린 친선 경기에서 캐나다와 러시아가 경기를 치렀는데요. 캐나다는 3승 1무 3패 후 마지막 8차전에서 러시아와 5:5로 맞서다가 마지막 3피리어드 종료 34초를 남기고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려 감격스러운 승리를 따냈어요. 사진은 마지막 골을 넣고 기뻐하는 당시 선수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한 작품이에요. 캐나다 No.1 스포츠인 하키 문화 및 100주년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 National Hockey League)의 경기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나다 피아니스트 허버트 굴드
20세기 세계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유명한 캐나다 피아니스트 글렌 허버트 굴드(Glenn Herbert Gould, 1932-1982)에 관한 작품입니다. 허버트 굴드는 G선상의 아리아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일 작곡가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키보드 음악 통역사로 명성을 얻었어요. 또한, 지휘자 및 라디오와 TV 다큐멘터리 제작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그는 기존의 피아노 의자를 거부했다고 해요.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사자춤과 용춤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시에서 캐나다와의 우호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캐나다 건국 150주년 기념행사에 거대한 작품 2점을 선보였는데요. 중국은 예로부터 사자와 용을 길하고 용맹스러운 동물이라고 여겨 기쁜 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사자와 용춤을 추며 재난을 막고 축복을 기원하는 간절한 소망을 표현했는데요. 중국의 대명절인 음력설 춘제(春節)의 축제 기간에서도 빠지지 않는 춤이지요. 사진은 베이징 시에서 제공한 용춤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중국 상하이 시에서 제공한 9마리의 사자춤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그 외 다양한 액티비티와 볼거리
전시회는 약 1km 길이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도는 형태로 한 바퀴를 다 둘러보는데 약 90분이 걸렸어요. 중간마다 벤치가 있어 쉬엄쉬엄 둘러볼 수 있었어요. 특히, 오타와 강과 다운타운의 랜드마크가 한눈에 보이는 지역에 위치해 있어 식물 모자이크 조각품이 더 멋스럽게 보였어요.
잠망경을 통해 식물 모자이크 조각품을 감상할 수도 있었어요.
캐나다 공영 방송사 CBC에서 방문객 기념사진 촬영, 제작 과정 홍보 영상 감상, 인스타그램 홍보 태그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었어요.
출구 옆에 기념품 가게도 있었어요. 식물 모자이크 작품이 워낙 많아 오늘은 절반 정도만 소개했어요. 캐나다 10개 주와 3개의 준주를 소개하는 조각품들은 별도로 소개하겠습니다. '모자이크 캐나다 150'은 2017년 6월 30일부터 10월 15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7일 진행됩니다. 입장은 무료이고, 가이드 투어는 사전 예약을 통해 10달러의 요금(13세 이상)으로 제공됩니다. 하루 평균 2~3만 명이 찾고 있다고 해요. 캐나다 건국 150주년 자이언트 식물 모자이크 전시회를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며,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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