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타와 겨울 대축제 윈터루드(Winterlude)
캐나다 겨울 대축제 Top 10에 속하는 오타와 윈터루드는 매년 2월에 약 3주 동안 3곳의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립니다. 그중의 하나인 Jacques-Cartier 공원에는 북미에서 제일 큰 눈 놀이터 '눈꽃 왕국(Snowflak Kingdom)'이 세워지는데요. 개 썰매, 집라인, 눈으로 만든 미끄럼틀과 미로 등 다양한 겨울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주(province)에서 온 아티스트들이 만든 눈 조각품들도 만나볼 수 있어요. 오늘은 눈꽃 왕국에 세워진 하얀 예술 '눈 조각품(snow sculptures)'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국내 눈 조각가의 작품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3명의 조각가들이 만든 'Powder Hunter'입니다. 눈이 덮인 언덕을 스노 모바일(snowmobile)을 타고 올라가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했어요. 눈(snow)을 하얀 파우더(powder)로 비유한 것 같아요. 스노 모바일은 앞바퀴 대신에 눈썰매를, 뒷바퀴 대신에 무한궤도를 장비하여 눈이나 얼음 위를 달리는 자동차로, 캐나다 겨울 레포츠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레포츠뿐만 아니라, 눈사태 등으로 접근이 불가한 지역에도 생존 장비를 전달할 수 있는 긴급 구조 차량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유콘 준주의 3명의 조각가들이 만든 'Fur Traders in the North'입니다. 파도와 싸우며 노를 젓는 사람의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한 작품이네요. 참고로, 유콘 준주는 전체 인구의 25%가 원주민이에요.
17세기 초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왕성했던 모피 무역은 캐나다의 넓은 땅을 탐험하는 동기가 되었을뿐 아니라, 1870년경까지 캐나다 서부의 경제 기반을 유지하는 등 캐나다의 발전에 하나의 큰 역할을 수행한 상업이었습니다. 모피 무역의 시작은 캐나다 동부 연안까지 물고기를 잡으러 온 유럽의 어부들이 캐나다의 원주민들에게 자신들이 잡은 물고기와 유럽에서 가져온 생필품 주고 모피를 가져가 유럽에서 비싼 값에 팔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그 뒤 영국과 프랑스가 캐나다에서 식민지를 세우고 모피 무역의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대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지요.
매니토바 주의 3명의 조각가들이 만든 'White Wind'입니다. 눈이 덮인 나무들 사이로 하얀 바람이 통과하는 모습이네요. 바람은 캐나다의 광대한 대초원의 다양한 호수, 식물군, 동물군, 사람들 사이에서 공통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요소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에요.
퀘벡 주의 3명의 조각가들이 만든 'Maple Snow Globe'인데요. 보자마자 거대한 규모부터 디테일한 묘사에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작품이었어요. 구 형태나 돔 형태의 투명 용기 안에 물이나 글리세린 등의 투명한 액체를 채우고 다양한 미니어처를 넣어 만든 스노 글로브(Snow Globe)를 눈으로 표현했다니 참 놀랍습니다.
스노 글로브 안에는 메이플 시럽을 만들기 위해서 단풍나무에서 수액을 모으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어요. 단풍나무 수액의 당도는 3월부터 4월 초순이 가장 높기 때문에 지금이 생산 적기입니다. 참고로, 캐나다는 전 세계 메이플 시럽 총 생산량 75%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퀘벡 주에서 대부분 생산합니다. 퀘벡 주 출신 조각가들의 자부심과 창의성이 느껴지는 작품이네요.
뉴 브런즈윅 주의 3명의 조각가들이 만든 'Catch of the Day'입니다. 캐나다에서 얼음낚시는 매우 유명한 겨울 액티비티예요. 위 작품은 가족과 함께 다녔던 작가의 얼음낚시 추억을 유희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물고기가 자동차가 달리는 다리 밑에서 사람을 낚고 있는 모습이에요. 행위 주체와 객체를 서로 맞바꾸기만 해도, 재미있는 예술적 표현이 나오는군요.^^
축제 기념 조각품들
6개의 작가 작품들 이외에도 눈을 쌓아 올려 만든 벽 곳곳에 눈 조각품들이 많았어요. 올해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이하여, 'Canada 150' 글씨도 보이네요.
3m가 족히 넘어 보이는 축제 공식 마스코트 'The Ice Hog'를 새긴 작품도 보입니다. Groundhog, 또는 Woodchuck이라고 부르는 다람쥐과 포유동물로, 우리나라에서는 마멋(marmot)이라는 부르기도 합니다. 얼굴은 다람쥐같이 생겼지만, 몸집이 개나 고양이만큼 큰데요. 우리나라에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꿈틀거린다는 경칩과 마찬가지로, 북미에서 봄의 신호탄을 알리는 그라운드호그 데이(2월 2일)의 주인공입니다. 그라운드호그가 출몰하는 시기에 따라 겨울의 길고 짧음을 예측한다고 해요.
오타와 윈터루드(Winterlude)의 공식 마크도 보이네요. 한강을 기준으로 강북과 강남으로 나누듯이, 오타와 강을 기준으로 불어권 지역인 퀘벡 주와 영어권 지역인 온타리오 주가 나누는데요. 오타와는 다리 하나를 두고 서로 다른 언어권을 경험할 수 있어 캐나다 내 유일한 지역입니다. 이곳은 퀘벡 주에 속한 공원이다 보니, 윈터루드 공식 마크도 불어가 먼저 쓰이고 아래에 영어가 쓰였네요. 온타리오 주로 넘어오면, 공식 마크뿐만 아니라 모든 게시판의 순서가 반대로 바뀝니다.ㅎㅎㅎ
이전의 눈 조각품들
2013년도 작품이에요. 공식 마스코트 아이스 호그와 함께 눈 미끄럼틀을 타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2014년 작품이에요. 당해 1월에 오타와에서 캐나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의 모습을 재현한 작품입니다. 토론토에서 이모님 가족이 놀러와 함께 찾아갔는데요. 이제는 사진 속의 조카가 어엿한 토론토대 학생이 되었네요.
2015년 작품이에요. 캐나다 대표 스포츠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2016년 작품이에요. 처음에는 이게 대체 뭘까 호기심이 생긴 작품이었는데요. 19세기 말 '클론다이크 골드러시' 사건 당시, 유콘 준주의 Laberge 호수 근처에서 죽은 미국 테네시 주 출신 광부가 나오는 Robert W. Service(1874–1958) 시인의 'The Cremation of Sam McGee' 작품을 표현한 조각품입니다. 클론다이크 골드러시(Klondike Gold Rush)는 1896년 8월 16일에 유콘 주준의 글론다이크 지역에서 금광이 발견되어 1899년까지 약 10만 명의 광부들이 이주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수백 톤의 금이 채굴되었지만 혜택을 본 사람은 소수이고 상당수는 빈털터리로 되돌아가게 된 일이었지요. 황금을 찾기 위해 매우 추운 캐나다 북쪽의 땅을 찾다 증기선의 선실에서 얼어붙은 광부의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했네요.
윈터루드의 또 다른 장소인 크리스탈 가든에서 열린 국제 얼음조각 대회와 퀘벡 윈터 카니발 축제에서 열린 국제 눈 조각 대회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 글을 참고하길 바라요. 한국은 영상 10도 이상을 넘는 온화한 봄 날씨이지만, 캐나다는 아직도 영하권에 머물고 있는 겨울 왕국 시즌입니다. 캐나다 오타와 겨울 대축제 윈터루드의 눈 조각품을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며,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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