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자부심, 연방 경찰
캐나다 경찰은 크게 연방(Federal)/주(Province)/시(Municipal) 경찰로 나뉩니다. 연방(Federal) 경찰은 창립 당시 말을 타고 다녔기 때문에 Royal Canadian Mounted Police(RCMP)로 불리며, 캐나다 사회 질서의 근간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경찰입니다. 참고로, 주(Province) 경찰은 온타리오 주와 퀘벡 주에만 있습니다. 지난주에 오타와에서 연방 경찰의 뮤지컬 기마대의 오픈 하우스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는데요.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기에, 즐겁게 나눔 해봅니다.
연방 경찰의 뮤지컬 라이드 쇼
1887년부터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단(RCMP) 중 36명(대기 4명 포함)의 기수들이 뮤지컬 라이드 쇼를 시작해, 캐나다 전역과 세계를 순회하며 해마다 40~50회의 공연을 펼칩니다.
창을 들고 말은 탄 채로 음악에 맞춰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다양한 행렬을 선보이는데 정말 장관입니다. 수도 오타와에서는 매년 6월 말에 3~5일 동안 연방 경찰의 뮤지컬 라이드 쇼를 볼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오타와에서 열리는 축제는 거의 참여하는 편인데, 왕립 기마경찰단의 뮤지컬 라이드 쇼는 세계 최대 규모 튤립 축제와 캐나다 건국 기념일 Canada Day와 함께 Top 3 안에 드는 이벤트 같아요.
왕립 기마경찰단의 뮤지컬 라이드 센터
왕립 기마경찰단의 뮤지컬 라이드 센터(RCMP Musical Ride Centre)에는 연방 경찰의 역사, 하는 업무, 근무 환경 등에 관한 전시관이 있었어요. 전시관 천장에 기수들의 깃발 달린 창 32개가 전시돼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1890년대에 호주 첫 번째 총독 Lord hopetoun를 위해 만든 마차로, 이후 캐나다 9번째 총독 Earl Grey가 샀습니다. 현재는 정부 소속이며, RCMP가 관리합니다. 4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로, 2명의 RCMP가 마차 앞에서 말을 몰고 다른 2명의 RCMP가 마차 뒤에서 문을 여닫거나 핸드브레이크를 작동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국가 원수나 대사만 탈 수 있는 마차로, 영국의 국왕이자 캐나다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가 캐나다에 방문할 시 이 마차를 탔습니다.
기마 경찰이 사용하는 안장도 전시돼 있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무겁고 단단했어요.
전시관 옆으로는 기념품 가게도 있었어요. 기마경찰의 상징인 빨간 유니폼과 갈색 스테트슨(Stetson) 모자가 곳곳에서 보였네요.
기마 경찰의 마구간
뮤지컬 라이드 쇼를 하는 말을 관리하는 마구간이에요. 이날 비도 오고 날씨도 꽤 쌀쌀했는데 신문을 보니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고 하더라구요. 일 년에 한 번 있는 특별 이벤트이다 보니, 사람들이 정말 많기는 많았어요.
마구간에는 뮤지컬 라이드 쇼를 하는 기마경찰들이 나와 있어, 사람들의 질문에 정말 열성적으로 답해줬어요.
왼쪽은 연방 경찰 중 기마경찰의 유니폼이에요. 빨간 서지 상의와 카우보이모자와 같은 갈색 스테트슨을 착용합니다. 가운데와 오른쪽은 일반 연방 경찰이 입는 유니폼으로, 노란색 줄무늬가 들어간 바지를 입고 근무 중에 방탄조끼, 총, 수갑, 무선기를 항시 착용해요. 유니폼에서도 경찰의 권위가 제법 느껴집니다.
기수가 말에게 볼에 뽀뽀해주라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가리키자, 말이 뽀뽀하더라구요.ㅎㅎㅎ 인간관계와 똑같이 기수와 말의 호흡이 무척 중요하다고 하던데, 그들만의 끈끈한 호흡이 느껴졌어요.
7개월 된 수컷 망아지 2마리도 만날 수 있었어요. 털이 어찌나 부드럽던지 깜짝 놀랐네요.
기수들의 창과 안장을 보관하는 곳이에요.
마구간에는 청소 도구와 말발굽의 편자를 만드는 곳이 있었어요. 청소 도구 위에는 우리는 "캐나다의 전통과 지역 커뮤니티들을 위해 달린다"라고 쓰인 문구가 있었어요. 아이가 편자를 보고 말 발에 못을 박는 거라면서 근심 어린 표정을 짓길래, 관리하는 분께 편자에 대해서 딸에게 설명해달라고 부탁했어요. 말이 속도를 내고 달릴 때 한 다리에 체중을 싣고 달리는데, 그때 그 다리에 자기 체중의 10배 정도의 무게가 실린다고 해요. 그래서 못으로 박지 않으면 편자를 고정하지 않으면 이탈된다고 합니다. 못이 제법 길지만, 말발굽의 두껍고 단단한 부위에 박기 때문에 아프지 않다고 설명해줬어요.
마구간 한 쪽에는 말을 위한 건초더미가 쌓여 있었어요.
왕립 기마경찰단의 뮤지컬 라이드
뮤지컬 라이드 할 때의 기마 모습입니다. 안전을 위해서 창은 가지고 있지 않네요. 오픈 하우스에 모인 시민들을 위해 말을 가까이서 보고 만질 수 있도록 공개되었어요. 오타와에서 매년 6월이 되면, 32명의 기수와 32마리의 말, 총사령관, 군악대들이 모인 RCMP 뮤지컬 라이드 쇼(Musical Ride Show)(<-클릭 시 이동)를 볼 수 있습니다.
RCMP 군악대와 댄스팀(<-클릭 시 동영상)이 나와서 행진과 무대를 선보였어요.
연방 경찰이 하는 일
경찰이 어떤 제복을 입고, 어떤 무기를 들며, 어떤 장치를 사용하는지 살펴보면서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인터폴 연방 경찰입니다. 지난 1월에 정유라가 덴마크에서 체포되어 인터폴이 정유라의 적색 수배 발부를 보류했었는데, 그때가 생각나더라구요.
데모를 막는 시위 경찰의 모습입니다. 투명하고 두꺼운 방패막, 나무로 만든 곤봉, 가스총, 방독면, 보호 장비 등을 볼 수 있었어요. 분명 시민의 안전을 위한 경찰인데, 시위 경찰을 보면 왜 5.18 민주화 운동이 생각나서 그런지 보호받는 기분이라기보다는 씁슬한 느낌이 나는지 모르겠네요.ㅠㅠ 그래도 높은 시민의식과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 불의를 평화로 맞서 싸우는 촛불 집회의 모습을 기사로 보면서 눈물이 찔금 날 정도로 감동을 받았네요.
소방 경찰과 RCMP 연방 경찰의 차량을 볼 수 있었어요. 소방 경찰은 주택에서 어떤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하고, 화재경보기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설명해줬어요. 연방 경찰 차량에는 무선기, 노트북, 총이 있었어요.
캐나다 정치체제에 따라 국가 원수의 권한은 영국 국왕이, 행정부의 수반으로서의 권한은 총리가, 국군통수권은 총독이 갖습니다. 위 사진은 캐나다의 총리(Prime Minister of Canada)의 방탄 차량이었는데요. 문의 두께가 한 손에 들어오기 힘들 정도로 두꺼워서 놀라웠어요.
국가 비상사태시 활동하는 특수 경찰로, 테러가 발생할 시 진압을 받거나 외교사절이 국제회의 등에 참여하기 위해 출국할 시 경호를 위해 동행한다고 해요.
연방 경찰은 위조지폐를 구분하는 일도 맡는다고 합니다. 진짜와 위조를 구분해보는 액티비티가 있었어요. 참고로, 캐나다 지폐는 2011년 6월부터 기존의 종이에서 플라스틱으로 재질을 바꿔 만들고 있으며, 화폐 위조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홀로그램을 넣고 있습니다.
용의자를 잡기 위해 자석 가루를 가지고 지문 채취를 어떻게 하는지 체험해보는 액티비티도 있었어요.
기부를 위한 행사
매년 오타와에서 2월 말에 열리는 오픈 하우스와 6월 말에 열리는 뮤지컬 라이드는 모두 무료 행사입니다. 하지만, 주목적은 시민과의 나눔을 통해 기부를 받기 위함인데요. 이날 오픈 하우스를 통해서 $5,096(440만 원)과 2,160kg 상당의 음식을 방문자의 기부를 통해 모아졌다고 해요. 저희도 통조림과 파스타를 가지고 갔어요. 모아진 돈과 음식은 오타와 푸드 뱅크(Ottawa Food Bank)로 전달됩니다.
캐나다 경찰은 우리나라 경찰보다 권위가 높은 편이고, 그에 상응하는 보수와 존경을 받고 있기에 선망하는 직업군에 속하기도 합니다. 범죄율이 낮은 안전한 나라를 위해 강한 공권력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높은 시민의식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캐나다의 상징이자 자부심인 연방경찰(RCMP)의 모습을 흥미롭게 보셨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평온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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