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크로스 다운힐 월드 챔피언십(Red Bull Crashed Ice world championship)
레드불 크래쉬드 아이스(Red Bull Crashed Ice)는 스케이트에서 가장 빠른 스포츠로, 도심 속에 설치된 트랙에서 급커브와 수직 낙하를 하며 80km/h의 속력으로 질주하는 겨울철 극한 스포츠 이벤트의 월드 투어입니다. 에너지 음료 회사 레드불에서 개발하여 관리하기에 이름이 덧붙여졌네요. 2017년 월드 챔피언십은 오스트리아, 프랑스, 핀란드, 러시아, 미국에 이어 캐나다 3개 지역에서 열렸는데, 제일 마지막 경기는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수도 오타와에서 열렸습니다. 짜릿함의 극한을 선보였던 크래쉬드 아이스의 매력을 보러 함께 가볼까요?
세계문화유산 리도운하
경기가 열린 리도 운하(Rideau Canal)는 2007년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본래 미국과의 전쟁시 군사물자 수송을 위해 완공되었지만, 전쟁에 사용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현재는 유람선 관광업, 공원(조깅, 하이킹, 카누잉 등)으로 사용되며, 겨울철에는 세계 최대 스케이팅 링크로 활용되고 있어요. 사진은 총 202km 길이의 리도 운하 중 시작점으로, 8개의 수문이 있습니다. 왼쪽은 오타와 다운타운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페어몬트 샤토로리에 호텔(Fairmont Chateau Laurier Hotel)입니다. 오른쪽 건물은 오타와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석조건물인 바이타운 박물관(Bytown Museum)으로, 리도 운하의 역사와 그 당시의 시대상황을 엿볼 수 있어요.
위의 사진에서 정반대 방향의 모습이에요. 오른쪽에는 캐나다의 상징이자 오타와 여행의 중심인 캐나다 국회의사당(Parliament of Canada)이 있고, 운하가 내려다 보이는 다리 건너편에는 6.25전쟁의 기록이 있는 캐나다 전쟁 기념비가 있습니다.
크래쉬드 아이스 경주 코스
리도 운하에 크래쉬드 아이스 경기를 할 트랙이 세워졌습니다. 총 길이는 375미터이고, 지면으로부터 35미터 높이 위에 설치됐는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어요.
경주 코스를 그린 도면인데요. 눈에 띄지 않아 노란 점선을 넣어봤어요. 총 375m에 4개의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있습니다. 스키장의 스키 또는 스노보드의 트랙과 비슷하나 도심 속에서 인공적으로 만든 얼음 트랙에서 경기한다는 점에서 특이해요.
트랙의 출발점인데, 시작부터 경사면이 장난이 아니네요. 트랙은 목재로 전체 구조를 만든 후, 물을 뿌리고 얼리기를 수차례 반복하여 12cm 두께의 1,500 평방미터 얼음 트랙을 만들었어요. 기상 변화로 인하여 얼음이 녹을 것을 대비해 냉각기도 별도로 설치하였어요. 트랙을 만들기 위해 27만 kg의 목재, 150명의 인력, 10,000 시간의 노동력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캐나다 정부에서 약 9억 원을 지원하고, 레드불에서 수십억 원을 더 투자하여 완성했어요. 당일 곳곳에서 레드불을 무료로 나눠주더라구요.
캐나다 건국 150주년
이미 이전에 캐나다 여러 지역에서 열린 바 있지만, 건국 150주년을 맞이하여 수도 오타와에서 처음으로 열렸어요.
©Balazs Gardi/Red Bull Content Pool
캐나다 행정부의 수반인 저스틴 트루도(Justin Trudeau) 총리도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Joerg Mitter/Red Bull Content Pool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모였어요.
Red Bull 방송을 통해서도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시청했는데요. 리도 운하까지 갔지만, 수많은 인파로 경기 장면을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은 대형 스크린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어요.
크래쉬드 아이스 선수들
한 경기에 4명의 선수들이 진출하고, 이중 2명이 다음 경기에 진출할 기회를 갖습니다.
©Joerg Mitter/Red Bull Content Pool
출발점부터 바로 수직낙하하면서 경주가 시작되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했어요.
©Joerg Mitter/Red Bull Content Pool
5대륙 22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모인 경쟁자들은 이날을 위해 연중 내내 훈련합니다. 스키, 산악자전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포츠 배경을 가진 선수들이 얼음으로 만든 내리막 크로스 경기에 참가합니다.
©Joerg Mitter/Red Bull Content Pool
대부분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출전을 하며, 스틱 없이 아이스하키 복장을 입고 스케이팅합니다.
크래쉬드 아이스 경기 모습
©Joerg Mitter/Red Bull Content Pool
지면으로부터 35미터 높이의 출발점에서 선수들이 출발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Joerg Mitter/Red Bull Content Pool
코스 중간에 상당한 경사도를 가진 오르막길도 만나게 되는데요. 속도를 잃은 몇몇 선수들은 얼음을 짚고 기어서 올라가기도 했어요.
경기 도중에 가벽에 부딪히고, 얼음에 미끄러져 슬라이딩하며, 선수들끼리 충돌하는 순간이 정말 많았어요. 왜 경기명이 Crashed Ice(<-클릭 시 경기 동영상으로 이동)인지 알겠더라구요. 최대 80km/h 속도로 총 350m를 질주하는데 40초도 안 걸릴 정도로 매우 빨랐어요.
©Joerg Mitter/Red Bull Content Pool
경기 카테고리는 남성, 여성, 주니어(16~21세), 프리스타일이었는데요. 프리스타일은 오르막길에서 점프하면서 다양한 포즈로 점프와 회전을 하는 경기였어요.
일종의 스키 플라잉(ski flying)과 피켜 스케이팅(figure skating)이 접목된 모습 같더군요. 빠르게 질주하는 크래쉬드 아이스와 또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레드불 크래쉬드 아이스 월드 챔피언십
2001년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하여, 오스트리아, 핀란드, 러시아, 미국, 캐나다에서 개별 이벤트로 개최되었는데요. 2010년부터는 공식적인 세계 챔피언십으로 포인트 시스템이 도입되어 포인트를 받은 상위 100명 중 가장 많은 포인트를 기록한 스케이터가 세계 챔피언으로 선정됩니다.
©Joerg Mitter/Red Bull Content Pool
남자 결승전 우승은 미국 Cameron Naasz 선수가 차지했어요.
©Balazs Gardi/Red Bull Content Pool
여자 결승전 우승은 캐나다 Jacqueline Legere가 차지했어요.
3월 4일 당일 기온이 영하 20도에 체감온도 영하 38도를 기록하는 혹한이어서, 정말 추웠습니다. 경기 2시간 전에 갔는데도 이미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라인은 이미 인파로 둘러싸여 접근할 수조차 없었어요. 캐나다 사람들 추위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은 알았지만, 아이까지 데리고 온 사람들도 정말 많아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안나오더라구요. 같은 날 있었던 메이플 시럽 축제에서 이미 에너지를 소비한지라 과감히 포기하고 근처 쇼핑몰에서 저녁을 먹고 쇼핑을 한 후, 경기 시간에 맞춰 나와서 운하 앞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봤는데도 엄청 짜릿했어요. 첫 시도였지만 굉장히 성공적으로 치러진 경기라서 3년 안에 오타와에서 다시 월드 챔피언십 경기를 열 계획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때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레드불 크래쉬드 아이스(Red Bull Crashed Ice)를 즐겁게 보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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