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인기 스포츠, 아이스하키
아이스하키(Ice hockey)는 19세기 후반부터 보급된 이래로 캐나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오랫동안 손꼽히고 있는데요. MLB(프로야구), NFL(프로미식축구), NBA(프로농구), NHL(아이스하키)로 구성된 북미 4대 프로스포츠 리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는 매년 9월부터 30개 팀이 경쟁을 시작하여 4월 말에 우승팀을 가리는데요. 4월 말이 되어야 눈이 녹는 캐나다에서 하키는 긴 겨울을 이기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캐나다에서의 일 년은 4계절이 아닌, 건설(공사) 시즌과 하키 시즌 2계절로 나눈다는 말까지 있어요. 그만큼 캐나다에서 워낙 대중적인 스포츠이기에 저희 가족도 매년 2~3회 정도 경기를 관람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오타와에서 열렸던 온타리오 주 하키 리그 시즌 중 하나인 Ottawa 67 vs. Oshawa Generals 경기를 통해 캐나다인의 유쾌하면서도 각별한 하키 사랑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이스 하키 링크
하키 경기는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있는 TD Place 스타디움에서 열렸어요. 오늘 경기의 주인공인 Ottawa 67의 홈구장이기도 합니다.
2만 4천 개의 좌석을 가지고 있는 야외 스타디움은 주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콘서트, 이벤트 등)로 활용되고 있는데, 겨울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측면에서 바라본 아이스 링크의 모습입니다. 경기 시작하기 전에 양쪽 선수들이 링크에 나와 몸을 풀고 있었어요.
스포츠 문화이자 가족 문화
칼날 같은 바람을 헤치고 스타디움 안으로 들어가니 어린이 에어 바운스 놀이터가 있었어요. 매번 이벤트가 있는 것은 아닌데, 아마도 겨울 방학 시즌이라서 준비한 것 같아요. 하키 관람도 좋은데 놀이터까지 있으니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어요.
에어 암벽타기, 미끄럼틀, 바운스뿐만 아니라, 테니스공으로 하는 미니 하키와 농구 게임도 있었어요. 농구 게임을 마치면, 모자, 저금통, 요요 등 작은 선물도 받을 수 있었어요.
다양한 먹거리는 관람의 또다른 즐거움
일단 스타디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소지품 검사를 해야 합니다. 외부 음식물 반입은 금지합니다. 경기장 주변으로 다양한 먹거리가 판매 중이에요.
캐나다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중 하나인 퀘벡 전통 감자요리 푸틴(poutine)는 저희가 하키 경기를 관람할 때마다 먹는 음식이에요. 경기장 밖보다 살짝 비싼 가격이지만, 경기를 보면서 먹는 그 맛은 밖에서 누릴 수 없는 특별한 즐거움이지요.
Ottawa 67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모두 기립하여 캐나다 국가 Oh, Canada를 부릅니다.
Oshawa Generals이 들어올 때는 관객들이 박자를 딱딱 맞춘 형식적인 박수만 쳤지만, 그 뒤를 이어 Ottawa 67 선수들이 들어올 때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무대 스모그까지 나왔고 관객들의 환호성도 매우 뜨거웠어요. 약간 유치한 응원 문화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홈구장에서 홈팀이 누릴 수 있는 특혜이기도 합니다.
Ottawa 67(사진에서 흰색 유니폼)은 온타리오 주의 오타와에 본사를 둔 주니어 아이스 하키 팀입니다. 팀명에 67 숫자가 들어간 이후는 1967년부터 온타리오 하키 리그(OHL)에서 뛰었기 때문이에요. 온타리오 하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이틀을 획득한 우수한 팀입니다.
아이스 하키 경기 방식 및 규칙
심판이 하키 퍽(puck)을 센터라인 중앙에서 양팀의 센터가 마주선 가운데 떨어뜨림으로써 게임이 시작합니다. 하키 스틱으로 퍽을 빼앗아 골에 넣으면 득점이 되고, 득점수가 많은 쪽이 승리팀이 됩니다. 팀당 5명의 선수(공격수 3명과 수비수 2명)와 골키퍼 1명이 뜁니다. 경기는 20분 씩 총 3차전으로 이뤄져 있어요. 3차전 이후에도 동점일 경우 5분 연장전으로 들어가고 골을 먼저 넣는 팀이 이깁니다. 연장전이 끝난 후에도 동점일 경우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결정합니다.
경기 도중 몸이 심하게 부딪힌 경우는 셀 수도 없이 많았는데요. 링크를 둘러싸고 있는 유리벽이 시도때도 없이 굉장한 소음을 내며 심하게 흔들려 관중석에서도 탄식이 저절로 나올 정도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경기 도중 두 선수가 하키 스틱을 집어 던지고 장갑을 벗더니 몸싸움을 하기 시작했어요. 보호장구가 없는 얼굴을 서로 가격해서 입에서 피까지 나왔어요. 1분 정도 몸싸움을 하는데 너무 과격해서인지 심판이 말리지 않다가, 그 이후에 격리시킨 후 링크에서 퇴장시켰습니다.
총 4명(주심 2명, 선심 2명)의 심판이 경기를 함께 합니다. 4명의 심판이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할 시에 영상 판독(빨간 화살표)을 하게 됩니다. 부정행위를 하거나 어깨나 엉덩이가 아닌 손, 팔꿈치, 발, 스틱 등으로 상대방을 방해할 시 패널티를 받게 되는데요. 기본적인 벌칙은 선수 1명을 제외시킨 상태에서 2분 동안 경기를 해야 합니다. 이로 인하여 상대 팀보다 수적인 이점을 갖게 된 상대 팀은 패널티 박스에서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파워 플레이(power play)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유쾌한 응원 문화
골이 들어가면, 요란한 음악과 함께 에어 댄서가 나타나 춤을 추는데요. 홈구장에서 뛰는 Ottawa 67이 골을 넣었을 때만 이렇게 합니다. 유쾌한 유치함이네요.ㅎㅎㅎ
경기 내내 치어리더들이 끊임없이 응원의 열기를 북돋아 주고 있는데요. 골이 들어가려다가 놓쳤을 때마다 음악과 함께 춤을 춰 응원의 함성을 이끌어내어 선수들이 힘을 얻고 다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경기 중간에 퀴즈를 내어 상품을 전달하기도 했고, 기념 티셔츠를 응원석을 향해 던져 나누기도 했습니다.
경기 도중에 유리막을 넘어 하키 퍽(puck)이 관중석을 향해 날아오기도 하는데요. 홈런을 맞은 야구공처럼 퍽을 잡은 사람이 갖을 수 있어요.
왼쪽은 하키에 관한 기념품과 유니폼 등을 파는 전문 스토어 중 하나인 오타와 세너터스 스토어입니다. Ottawa Senators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오타와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 아이스하키 팀이에요. 경기장에 오면 남녀노소 구분없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하키 유니폼을 입고 옵니다. 각종 응원 도구, 플래그를 흔들고, 음악이 나오는 중간마다 춤을 추면서 뜨거운 팬심을 발휘해요.
오타와 67(Ottawa 67)이 1점을 먼저 내주다가 연속 3골을 넣어 오샤와 제너럴스(Oshawa Generals)을 3-1로 물리쳤습니다. 경기 도중 짧은 동영상을2번 찍었는데, 찍는 동안 역전골을 넣은 장면(<-클릭)을 우연히 담게 되어 더 짜릿했어요. 지난 번 경기에는 졌는데, 응원하는 팀이 이기니까 더 즐거웠어요. 경기가 끝나고 우승 발표가 나자, 옆의 있던 아이가 부부젤라를 불며 기쁨의 소리를 내더라고요. 경기 규칙도 매우 단순한 데다가 선수들의 움직임 속도가 매우 빨라서 더욱 흥미진진했어요. 게다가 온몸을 다해 응원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까지 더해 꽤 재미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저희 가족도 이렇게 하키의 매력에 빠져가나 봅니다.
스포츠 문화이자 가족 문화
캐나다에서는 만 3~4세부터 아이스 스케이팅 또는 하키를 매우 일찍 가르칩니다. 온 가족이 함께 겨울마다 즐기는 스포츠이자 가족 문화이기 때문이에요. 저희 아이도 4살 때부터 4년째 스케이팅을 배우고 있어요. 문화센터의 실내 아이스 링크뿐만 아니라, 매년 겨울마다 운하, 공원, 놀이터, 관공서 등에 무료 아이스링크가 세워져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축구하듯이, 캐나다 아이들은 하키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답니다.
각종 하키 마이너리그 및 메이저리그 가릴 것 없이 모두 인기가 꽤 많습니다. 실제 경기뿐만 아니라, 집이나 스포츠 바(bar)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모여 케이블 TV로 아이스하키 경기를 관람하는 스포츠 팬들이 굉장히 많아요. 위 사진은 전국 체인 레스토랑 보스턴 피자(Boston Pizza)로, 지역 또는 국가 대표 하키 유니폼과 기념 사진 등으로 꾸며진 스포츠 바에서 대형 TV를 통해 하키 경기를 볼 수 있어 인기가 많습니다. '뼈속까지 아이스하키'라는 캐나다인의 하키 사랑을 캐나다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 거주하거나 여행하시는 분이라면, 아이스하키 경기 관람을 꼭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캐나다 겨울과 스포츠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북미 정보&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뜨면 눈이 사라지는 캐나다 제설작업 (32) | 2017.01.15 |
---|---|
캐나다 영화관 우리나라와 다른 12가지 (34) | 2017.01.14 |
캐나다 박싱데이 모습과 득템한 물건들 (51) | 2016.12.27 |
우리나라와 다른 캐나다 흥미로운 법 7가지 (24) | 2016.12.24 |
현지인이 말하는 미국 캐나다 여행 시 챙겨야 할 7가지 (53) | 2016.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