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아이스 드래곤 보트 축제(Ottawa Ice Dragon Boat Festival)
매년 오타와에서는 드래곤 보트 축제가 열리는데요. 2017년에 북미 최초로 아이스 드래곤 보트 축제가 지난 주말에 오타와 겨울 대축제 윈터루드(Winterlude)의 일환으로 시행되었습니다. 꽁꽁 언 리도 운하(Rideau Canal) 위를 달렸던 드래곤 보트를 보러 함께 가볼까요?
드래곤 보트(Dragon Boat)
20여 명의 선수가 용을 형상화한 긴 보트를 타고 북재비의 북소리에 맞춰 한 동작으로 노를 젓어 수면 위를 질주하는 수상 레저 스포츠입니다. 영국에서 시작한 조정과 달리, 드래곤 보트는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성행했다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었습니다. 캐나다 오타와에는 매년 6월 말이 되면 <드래곤 보트 축제>가 열립니다.
축제 현장, 세계 최대 스케이팅 링크 리도 운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리도 운하(Rideau Canal)은 매년 겨울마다 세계 최대 스케이팅 링크로 변신하여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리도 운하의 총 길이 202km 중 7.8km가 스케이팅 링크입니다. 아이스 드래곤 보트 축제가 스케이팅 링크의 일부분에서 열렸습니다.
아이스 드래곤 보트 축제가 열렸던 곳의 여름 모습이에요. 여름에는 페달보트와 카누를 탈 수 있습니다. 리도 운하 길이가 워낙 길다 보니, 여러 강과 호수를 거치는데요. 이곳은 Dow's Lake으로, 매년 5월이 되면 세계 최대 튤립축제가 열립니다.
아이스 드래곤 보트
아이스 드래곤 보트 모습이에요. 기본 구조는 드래곤 보트와 거의 똑같은 대신, 얼음 위를 달릴 수 있도록 보트 밑에는 대형 스케이트 날이 앞뒤로 달려 있었어요.
보트 앞부분은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의 형상으로 되어 있어요. 보트와 패들을 참가팀에서 직접 준비하는 드래곤 보트 축제와 달리, 축제 주최 측에서 보트와 패들을 제공하여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없어 아쉬웠어요.
내부 구조는 물 위에서 경주하는 드래곤 보트와 똑같았어요. 맨 앞에는 북재비가 북을 쳐 노젓기의 박자를 알려주고, 맨 뒤에는 키잡이가 키를 조정해 배의 진로를 결정합니다. 그 사이에 노잡이를 중심으로 최대 20여 명의 선수가 2줄로 앉아 노를 하나씩 갖고 노젓기를 합니다. 아이스 드래곤 보트는 1명의 북재비, 1명의 키잡이, 8~10명의 노잡이로 구성되었습니다.
노를 분리해놓은 모습이에요. 얼음 위에서 경주해야 하기에 패들의 끝부분도 달랐는데요. 마치 빙판이나 눈 위를 걸을 때 사용하는 아이젠(eisen)처럼 뾰족한 발톱이 달려 얼음에 치며 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어요.
아이스 드래곤 보트 경주
캐나다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경주에 참가했더라구요.
팀마다 3회 경주하고, 1회 경주 거리는 200m입니다. 저는 여성팀과 남녀 혼합팀 결승전을 봤어요. 사진 속의 팀이 여성팀 1위를 했습니다. 북재비가 등지고 앉아 북을 치면서 구호를 외쳐야 신명 나는데, 북재비가 없어 아쉬웠어요.
주최 측에서 드론으로 촬영했어요. 블로그도 드론 시대가 열릴지도 모르겠네요.ㅎㅎㅎ
여성팀이 끝나고, 남녀 혼합팀 결승전(<-클릭 시 동영상)이 시작했어요. 사진 속의 팀이 남녀 혼합팀 1위를 했습니다.
물에서 하는 드래곤 보트 경주는 중반 이후부터는 순위가 바뀌는 경우가 흔치는 않았는데요. 아이스 드래곤 보트는 고르지 않은 얼음 사이에 걸려 꼼짝도 하지 않은 상황이 생기기도 해 복불복 상황도 연출되었어요.
출발선에서 얼마 가지 못하고 얼음에 걸려 경주를 못하는 가운데 1~2위가 결승선에 도착하자 아예 경주를 포기하고 보트를 밀고 뛰는 팀도 있었어요.
마지막 시합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팀(<-클릭 시 동영상)이었어요. 자신보다 앞선 팀이 경주를 포기하고 보트를 끌고 나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Row, Row, Row your Boat" 유아 동요를 계속 부르면서 서로를 격려하면서 끝까지 완주했어요. 결승선에 거의 가까워져가자, 주최측에서 보트를 밀어주려고 다가오니 사양을 합니다. 이 모습에 이미 시합을 끝낸 다른 팀 선수들이 다가와서 노래를 같이 불러줬고, 응원하던 시민들도 동참해 결승선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 걸었어요. 전 너무 멀어서 보기만 했는데도 가슴이 뭉클했어요.
메달은 각 부문(여성팀/남녀 혼합팀)의 결승전에서 1등 팀에게는 트로피, 1~3등 팀에게는 메달이 수여되었습니다.
축제 현장 이모저모
아이스 드래곤 보트 타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1인용 탈것도 제공되었어요.
세계 최대 규모의 스케이트 링크로, 총 7.8km의 길이에 4차선 도로 이상의 너비를 가지고 있어 스케이팅 타는데 매우 좋아요. 특히, 보트 시합이 열린 Dow's Lake는 8차선 도로 이상의 너비를 가질 만큼 링크 중에서 가장 넓은 부분으로 보트 시합 때문에 시민들이 스케이팅을 타지 못하는 일은 없었어요. Skateway는 0.2km마다 안내판이 있어, 자신이 얼마큼 탔는지 알 수 있어요. 시민들이 유모차, 썰매, 하키 스틱 등을 가지고 와서 함께 타는 모습입니다.
리도 운하 곳곳마다 휴게실이 있어요. 이곳에서 추위를 잠시 녹여도 되고, 스케이트를 갈아 신기도 합니다. 축제가 있던 날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영상 기온을 돌파해 운하의 얼음이 녹아 물웅덩이가 곳곳에 많았어요. 보트 시합도 표면의 얼음이 생각보다 많이 녹아서 잠시 지연되기도 했지만, 어쨌든 무사히 마쳤습니다.
휴게실 옆에는 캐나다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중 하나인 비버테일(BeaverTails) 푸드트럭이 함께 있습니다. 스케이팅을 타다가 먹는 비버테일의 달콤함은 황홀 그 자체이기에 저희도 꼭 사 먹는 편인데, 이날은 보트 축제로 인파가 더 몰려서 40명이 넘게 줄 서며 기다리고 있길래 포기했네요.
위 사진은 퀘벡 윈터 카니발 축제에서 봤던 카누 경주였는데요. 얼음덩어리가 빠르게 흐르는 세인트로렌스 강 위에서 얼음이 있는 부분은 카누를 잡고 뛰고, 물이 있는 부분은 노를 저어 경주하는 모습이 매우 놀라웠어요. 아이스 드래곤 보트 시합은 이 정도의 짜릿한 쾌감은 없었지만, 신선한 경험이 되었네요.
북미 최초 캐나다 아이스 드래곤 보트 축제를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며,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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