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겨울 축제 '퀘벡 윈터 카니발'

도깨비도 모르는 퀘벡 윈터 카니발(The Quebec Winter Carnival)의 매력

퀘벡 윈터 카니발은 1894년에 처음 시작해 세계 대전과 대공황으로 인하여 잠시 중단되다가, 1955년부터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연례 축제로 다시 개최되기 시작되었는데요.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겨울 축제이자 캐나다 겨울 축제 Top 10에 속하는 대축제입니다. 춥고 긴 겨울 동안 지역 주민들과 도시 관광의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어 퀘벡 경제와 라이프 스타일을 주도하는 겨울 이벤트로 자리 잡혀 있습니다. 2017년 올해 63주년을 맞이했는데요. 이날을 고대하며 기다리다가 축제 시즌에 맞춰 퀘벡 여행을 다녀왔네요.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멋과 흥이 가득했던 퀘벡 윈터 카니발을 향해 함께 가볼까요?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볼거리

얼음 궁전(Ice Palace)는 윈터 카니발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인데요. 매년 콘테스트를 통해 조각팀을 선발하는데요. 올해 63번째의 아이스 궁전은 퀘벡 시에 소재한 라발(Laval) 대학교 건축학과 학생들이 디자인했습니다.

약 3주 동안 퀘벡 주 의사당을 중심으로 10개의 장소에서 200여 개의 액티비티가 열립니다. 유료존(7세 이상 $15)과 무료존으로 나뉩니다. 저희도 티켓을 사서 이틀 동안 다녔는데도 다 둘러보지 못했어요.

얼음 궁전 못지않게 멋있었던 눈 조각 공원이었어요. 조만간 자세히 소개할게요.

축제에 속한 것은 아니지만, 축제 장소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어요. 1~3월에만 문을 여는 북미 유일한 아이스 호텔(Hôtel de Glace)이기에 추천드리고 싶어요.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투어(유료)를 할 수 있어요.

축제로 인하여 한층 깊어진 퀘벡의 멋

tvN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한 퀘벡시티 구시가지(Old Quebec)은 프랑스 탐험가 사무엘 드 샹플랭이 1608년에 개척한 곳으로, 198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사무엘 드 샹플랭 동상이 있는 다름 광장(Place d'Armes)과 샤토 프롱트낙 호텔(Chateau Frontenac Hotel)은 올드퀘벡의 배꼽으로 퀘벡 여행의 중심지입니다. 공유와 김고은이 재회했던 호텔 앞에는 눈썰매를 타는 가족의 모습을 표현한 눈 조각품이 있었어요.

샤토 프롱트낙 호텔은 1893년에 건설된 호텔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결정한 연합군 회의가 열렸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영하 20도의 추위에 모닥불을 향해서 저절로 발이 옮겨졌어요.

호텔 측면에는 윈터 카니발의 상징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 있었는데요. 윈터 카니발의 공식 마스코트 버넘(Bonhomme)과 19세기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전통적인 복장이었던 화살표 패턴의 띠(the arrow sash)는 퀘벡 시내 곳곳뿐만 아니라, 축제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정말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겨울에만 할 수 있는 놀거리

캐나다 대표 스포츠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모습이네요.

보조 기구를 착용하고 눈이 덮인 산과 들을 걷는 스노슈잉(snowshoeing)을 2인 3각 게임처럼 활용한 단체 액티비티도 있었어요.

샤토 프롱트낙 호텔 앞에는 400m 길이의 테라스 뒤프랭(Terrasse Dufferin) 나무판자 길이 있는데요. 이곳에서 1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터보건(Toboggan) 썰매 타기($3)를 할 수 있어요.

터보곤을 가지고 언덕 위로 올라가 보니 슬라이드의 길이와 경사도가 엄청났어요. 시작점에서 바라보이는 샤토 프롱트낙 호텔과 세인트로렌스 강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70km/hr의 속도가 주는 쾌감은 축제 액티비티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세인트로렌스 강에서 열리는 카누 경기는 축제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데요. 얼음이 있는 부분은 카누를 붙잡고 뛰어야 하고, 얼음이 녹은 부분은 카누잉하며 경주합니다. 강이 얼어붙은 상태가 아닌, 얼음덩어리들이 강 위를 빠르게 이동하는 있는 상태라서 보는 것만으로도 스릴감이 최고였어요.

또 다른 얼음 슬라이드입니다. 호텔 앞 터보곤 슬라이드보다 1/2의 길이와 경사도였지만, 재미있게 탔네요.

200여 개의 축제 액티비티

축제가 1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기 때문에 액티비티존 역시 많았어요.

1996년 뉴질랜드에서 개발된 저브(Zorb)는 캐나다 축제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레포츠가 된 것 같아요. 지름 3.2m의 커다란 원형 플라스틱 공 안에 들어 있는 1.8m의 또 다른 공 안으로 사람이 들어가 언덕이나 비탈길을 구르며 내려오는 레포츠 기구입니다.

가축들을 만질 수 있는 동물원(petting zoo)는 캐나다 축제에서 종종 볼 수 있었지만, 겨울 축제에서는 처음 봤어요. 더군다나 다른 축제와 달리 우리 안에 들어갈 수 허용해서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만지며 먹이를 먹일 수 있었어요.

푸스볼(foosball)로, 골대를 가로지르는 막대에 허리를 묶고 축구하는 게임이에요. 오락실에서 막대를 움직여 막대기에 매달린 선수를 움직여 축구공을 골인시키는 탁자 풋볼 게임을 사람이 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무척 재미있었어요.

검투 시합(Gladiator Joust), 얼음성 마녀사냥, 장애물 경주, 보물 찾기 등 액티비티가 있었어요.

아이스 하키, 아이스 스케이팅, 썰매 타기 등 겨울 스포츠도 즐길 수 있었어요.

이외에도 다양한 액티비티가 많았어요.

축제의 흥을 도맡은 다양한 퍼포먼스

얼음 궁전 앞에는 콘서트와 악기 밴드의 퍼포먼스가 자주 열렸어요.

컬러풀한 의상을 입고 프랑스 전통 음악에 맞춰 탭댄스를 추는 모습입니다.

축제 곳곳에서 크고 작은 퍼포먼스가 끊임없이 이어져 눈과 귀가 즐거웠습니다.

분장과 코스튬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곳곳에서 축제의 흥을 돋우고 있었어요.

윈터 카니발의 하이라이트

제가 사는 오타와에도 퀘벡 윈터 카니발 축제 규모만큼의 겨울 대축제 윈터루드가 열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로 5시간을 달려 퀘벡 윈터 카니발을 찾아온 것은 바로 나이트 퍼레이드 때문이었는데요. 다른 축제에서 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퍼레이드이기에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퍼레이드는 퀘벡 찰스버그(Charlesbourg)와 어퍼 타운(Upper Town) 지역에서 다른 날짜에 다른 주제로 열립니다.

퀘벡 윈터 카니발을 다녀와보니, 캐나다 겨울 축제 Top 10에 들만하더라구요. 규모도 매우 컸을 뿐 아니라, 다양한 액티비티로 내실도 탄탄했으며, 무엇보다도 다른 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고유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퀘벡의 멋을 느끼셨기를 바라며, 남은 겨울도 건강하게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