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윈터 카니발(The Quebec Winter Carnival)
퀘벡 윈터 카니발 축제는 1894년에 처음 시작해 세계 대전과 대공황으로 인하여 중단되다가, 1955년부터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퀘벡 연례 축제로 개최되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 올해로 63주년을 맞이했네요.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퍼레이드인데요. 2017년 1월 27일부터 2월 12일까지 열리는 축제 기간 동안 2월 4일 '찰스버그(Charlesbourg) 나이트 퍼레이드'와 2월 11일 '어퍼 타운(Upper Town) 나이트 퍼레이드'가 퀘벡 시내 두 지역에서 다른 주제로 열립니다. 저희는 퀘벡 여행 동안 열린 찰스버그 나이트 퍼레이드를 볼 수 있었어요. 이제껏 봤던 캐나다 축제의 여러 퍼레이드 중에서 가장 이색적이었던 퀘벡 겨울 축제 퍼레이드를 함께 보러 가볼까요?
저희가 참여했던 퍼레이드는 카니발 축제 현장에서 북쪽으로 차를 타고 가야 하는 퀘벡 시 찰스버그(Charlesbourg) 지역에서 열렸어요. 퍼레이드는 오후 7시에 시작했지만, 8km 거리를 행진해오기 때문에 제가 있던 지점에는 8시 20분에 도착했는데요. 체감 온도 영하 20도에서 1시간 20분을 기다리려니 정말 힘들어서 포기하고 호텔로 직행하고 싶었는데 딸이 간절히 원해서 꾹 참았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맥도널드에서 무료 커피와 코코아를 제공해줘서 좋았어요.
윈터 카니발의 상징 중 하나인 화살표 패턴의 띠(the arrow sash)(<-클릭 시 동영상)를 두른 10미터 길이의 트럭 모습입니다. 카니발 축제 기간에 퀘벡에 오니 오가는 사람들마다 컬러풀한 띠를 허리에 두르고 있었는데요. 이는 19세기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전통적인 복장 중 하나로, 코트 위에 띠를 둘러 옷을 고정해줌으로써 차가운 공기가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고 등을 보호했다고 합니다.
끝이 뾰족한 화살촉 모양의 패턴은 언뜻 보기에는 보편적인 패턴이지만, 캐나다 원주민과 프랑스계 캐나다인(퀘벡 시민의 대부분)의 조화를 상징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숲속에 사는 겨울 요정을 연상케 하는 트럭도 지나갔어요.
북미산 순록 카리부(caribou) 또한 윈터 카니발의 상징 중 하나입니다. 여러 마리의 카리부의 행진이 있었습니다.
상상의 세계에서 있을 법한 늑대의 모습도 보였어요. 늑대탈을 쓰고 뒤따라오던 초등학생들이 몽환적인 퍼포먼스(<-클릭 시 동영상)를 벌여 분위기가 더 고조되었습니다.
북극 지방의 에스키모 이누이트족(Inuit)의 악기와 춤을 표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축제의 주요 이벤트 중의 하나인 카누 경주(canoe race)를 묘사한 모습입니다. 세인트로렌스 강의 얼은 부분에서는 카누를 잡고 얼음 위를 달리고, 얼지 않은 부분에서는 단체 카누잉을 하는 이색적인 겨울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사진 속의 카누 밑에 얼음조각들이 달라붙어 있네요.
늑대뿐만 아니라, 부엉이도 퍼레이드에서 자주 보이는 동물이었어요. 토템을 상징하는 듯한 문양과 제스처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드럼과 드럼 스틱이 잔뜩 그려진 컬러풀한 밴드 트럭이었어요.
밴드 연주자들이 파란 작업복을 입고, 헬멧을 쓰고 있어 더 인상적이었어요. 음악 역시 독특한 선율을 가지고 있었어요. 밴드 뒤로는 빨간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댄스를 선보였어요.
얼음 벽돌을 연결해 만든 고리 형태의 조각상을 싣고 가는 자전거 여러 대가 지나갔어요. 얼음 무게가 상당해 보였는데, 5개의 바퀴가 무게 중심을 잘 잡아주는 것 같았어요.
지중해 연안의 컬러풀한 물고기가 연상되는 퍼포먼스도 진행됐어요. 퍼레이드는 퀘벡 역사뿐만 아니라, '이야기 속의 낙원 아틀란티스(Atlantis)로의 여행'을 묘사한 부분이 많았는데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묘사하여 전해 내려온 아틀란티스 전설은 그리스의 일곱 현인 중 하나였던 솔론이 그리스의 늙은 사제에게 들은 것을 기록한 것으로, 지금부터 1만 2천 년 전에 그리스인이 지브롤터 해협(대서양과 지중해의 접점) 근처에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섬 이야기입니다. 풍부한 천연 자원과 활발한 교역으로 번영으로 이루다가 갑작스러운 대지진과 대홍수로 인해 하루 사이에 사람들과 토지가 모두 바닷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는 초문명 국가입니다.
자이언트 곰 형상도 보였어요. 동양의 사자춤이 연상되기도 했네요.
윈터 카니발의 대표색은 빨강입니다. 빨간 제복을 입은 밴드가 행진하는 모습입니다.
트럼펫과 실로폰으로 꾸며진 밴드 트럭입니다.
컬러풀한 트럭 위에서 연주하는 밴드 연주자의 모습이 마치 장난감 병정 같아 보였어요. 독특한 선율의 실로폰 소리가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잘 표현해줬어요.
테너 드럼, 드럼, 트럼펫, 심벌즈 등 악기를 연주하는 밴드도 지나갔습니다. 퀘벡 퍼레이드는 다른 축제의 퍼레이드보다 참여하는 밴드 수가 두 배 정도 많았어요. 스피커를 통한 음악이 아닌, 밴드 팀이 직접 연주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더 좋았어요.
북극해에서 서식하는 일각고래(Narwhal)와 빙하를 연상케 하는 행진도 볼 수 있었어요. 뿔과 같은 긴 엄니가 특징입니다. 캐나다 북부와 그린란드 주변에 약 4만 마리가 살고 있는데요. 죽기 전에 봐야 하는 동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부엉이 탈을 쓴 초등학생의 퍼포먼스가 이어졌어요. 카니발 퍼레이드 참여자 중에 학생들이 꽤 많이 보인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매우 추운 날씨에 8km 거리의 도로에서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댄스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글루가 연상되는 돔에서 북극 지방의 고래, 순록, 원주민의 물품 등이 그림자 형태로 보여 매우 신비로웠어요. 그림자 중의 하나인 'inukshuk'은 캐나다 북부, 그린란드, 알래스카 지역에 사는 이누이트족(Inuit)이 자신의 지역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했던 돌입니다.
판타지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눈의 여왕의 모습도 보였어요.
트럭이 끄는 무대가 아닌, 리무진이 끄는 무대가 나타나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어요. 캐나다 퍼레이드 중 차량을 이용한 행진에는 반드시 차량 좌우에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합니다.
거의 막바지에 선보인 리무진 팀이 제일 신명 나게 춤을 춰서 분위기가 최고점으로 도달했던 것 같아요. 겨울 퍼레이드의 화려한 마무리를 지원하듯이, 이때부터 눈이 펄펄 내리기 시작했네요.
갑자기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져서 뭔가 했습니다. 유리로 표현한 빙하 사이에 윈터 카니발의 공식 마스코트인 Bonhomme가 퍼레이드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었어요. 적어도 퀘벡에서만큼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더군요. 연례 축제로 자리 잡기 시작한 1955년에 처음 등장하여 공식 마스코트가 된 Bonhomme는 새하얀 눈사람의 외형에 끝이 뾰족한 빨간 털 모자를 쓰고 퀘벡 영웅들이 허리에 맸던 화살표 패턴의 띠를 두르고 있었어요.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퀘벡 민족성과 추운 겨울을 상징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네요.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서 2시간 동안 서 있었던 고생을 달래줄 만큼 굉장히 인상적인 퍼레이드였어요. 몽환적인 느낌의 캐릭터, 퍼포먼스, 음악 등으로 인하여 한 편의 판타지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캐나다 겨울 축제 Top 10에 드는 퀘벡 카니발 축제 중 하이라이트로 손꼽힐만했습니다. 퀘벡 윈터 카니발은 약 2주 동안 여러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약 200여 개의 액티비티가 열리는 대축제로 규모가 매우 컸습니다. 축제의 다양한 매력은 조만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도깨비>의 도시, 퀘벡의 매력을 느끼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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