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타와에는 매년 6월 말이 되면, <드래곤 보트 축제>가 4일 연속 열리는데요. 주말을 맞이해 가족과 함께 다녀왔어요. 드래곤 보트가 뭔지 짧게 설명해 볼까요?
드래곤 보트(Dragon boat)란?
20 여명의 선수가 용을 형상화한 긴 보트를 타고 북잡이의 북소리에 맞춰 한 동작으로 노를 젓어 수면 위를 질주하는 수상 레저 스포츠입니다.
영국에서 시작한 조정과 달리, 드래곤 보트는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성행했다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었습니다.
그럼, 축제 현장을 통해 그 매력을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드래곤 보트 시합
축제는 오타와 4개 비치 중 하나인 무니스 베이(Mooney's Bay)에서 매년 열립니다.
영상 33도의 매우 무더운 날이었어요.
출처 : ottawacitizen.com
이것이 바로 드래곤 보트(Dragon boat)입니다. 용 모양의 긴 보트로, 맨 앞에는 북잡이가 북을 쳐 노젓기의 박자를 알려주고, 맨 뒤에는 키잡이가 키를 조정해 배의 진로를 결정합니다. 그 사이에 노잡이를 중심으로 20여 명의 선수가 2줄로 앉아 노를 하나씩 갖고 노젓기를 합니다.
드래곤 보트의 앞부분입니다. 배의 앞에 용 머리가 달려 있고, 북잡이가 앉는 의자와 북이 있네요.
출처 : ottawacitizen.com
경기 중 북잡이는 구호와 함께 북을 쳐 노 젓는 타이밍을 알려주고 선수의 사기를 북돋아 줍니다.
조정에서는 키잡이(콕스, cox)만 앞을 보고, 8명의 선수는 키잡이의 지휘에 따라 등을 지고 노를 젓는데요. 드래곤 보트에서는 북잡이만 등을 지고, 키잡이와 20여명은 앞을 보고 노를 젓습니다.
캐나다에서 1994년에 25개 팀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200개 이상의 팀이 참여하는 북미 최대 드래곤 보트 축제가 되었습니다.
드래곤 보트에 담긴 중국 역사 이야기
기원전 277년 중국 초나라 회왕이 진나라에게 패한 후 제나라와 손을 잡으려고 할 때, 진나라의 소양왕이 초나라 회왕을 초청해 친선적인 맹약을 맺자고 회유합니다. 이에 초나라 대부인 굴원이 진나라의 음모라며 만류하지만, 초나라 회왕은 굴원의 말을 듣지 않고 진나라에 갔다가 감금당하다가 죽게 됩니다.
굴원이 이 소식을 듣고 진나라를 쳐들어가 원수를 갚아야 한다고 하지만, 초나라의 새 왕과 다른 신하들은 이를 거부하고 도리어 나라와 백성을 진심으로 근심하던 굴원을 유배를 보냅니다. 이에 굴원은 멱라강 기슭에서 어부를 만나, "내가 이 지경이 된 것은 모든 사람들이 더러운데 나만 깨끗했기 때문이라네."라고 말하며, 기원전 278년 5월 5일 멱라강에서 돌을 안고 자살합니다.
굴원의 죽음을 슬퍼하는 백성들은 굴원의 시신을 찾지 못한 멱라강에서 노로 수면을 때리고, 북을 쳐서 물고기가 굴원의 시신에 다가오지 않도록 하였다고 해요. 매년 5월 5월이 되면, 용 모양의 배인 새룡선(賽龍船) 시합도 하고, 참대 잎에 찰밥을 싸서 멱라강에 뿌렸다고 해요. 이 새룡선이 드래곤 보트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중국 전통 축제로 이어져 오던 것을 1976년, 홍콩에서 현대적인 스포츠 종목으로 발전시켜 홍콩 드래곤 보트 축제를 개최하였으며, 이후 중국, 일본, 대만, 영국, 호주,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등으로 급속하게 퍼져 현재 70여 개국 이상이 드래곤 보트의 세계 연맹 회원국에 가입돼 있습니다.
공원 곳곳에는 3일 동안의 시합을 위해 드래곤 보트 팀이 각각 세운 몇 백개의 텐트가 있었습니다.
시합을 앞두고 스트레칭도 하고, 사기 진작을 위해 구호도 외치고 있네요.
시합을 위해 입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시합에 참여한 팀은 대체로 기업체에 소속된 드래곤 보트 팀으로, 캐나다 내 웬만한 대기업들은 다 보이더군요.
팀이 워낙 많은지라, 경기는 쉴새없이 이뤄졌는데요. 참여하는 팀들이 경주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대형 TV를 설치해 뒀더라고요.
어린이를 위한 액티비티
캐나다에서 열리는 대부분 축제는 가족을 위한 축제로, 축제마다 어린이를 위한 액티비티가 있습니다. 캐나다 내 12,000 낙농업장을 대표하는 협회인 Dairy Farmers of Canada(DFC)에서 매년 드래곤 보트 축제에 참여해 다양한 액티비티로 우유에 관한 정보를 전하고 있어요.
한쪽에는 가짜 젖소 모형에 우유를 담아, 아이들이 소젖 짜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돼 있어요.
에어 바운스 놀이터도 있었어요. 다른 축제와 달리, 무료여서 좋았네요.
보트 타고 노 젖고 있는 드래곤 인형을 판매하고 있었네요. 저희 딸은 다른 곳에서 몬스터 인형을 이미 샀다는- -;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에어 바운스 미끄럼틀도 있었어요.
모양과 크기에 따라 5~12달러를 내는 유료 페이스 페인팅이었어요.
또 다른 즐거움, 축제 먹거리
캐나다는 주류 판매법에 의해 지정된 장소에서만 주류를 마실 수 있습니다. 길거리, 공원, 산과 바다 등에서도 술을 마실 수 없습니다. 주류 판매와 섭취가 허용된 축제일지라도, 임시 울타리나 텐트 내에서만 마실 수 있어요. 입장 티켓을 판매하기 위해 쳐둔 기다란 바리게이트 입구에 "Solve the maze, buy a beer."라고 쓴 문구에서 북미인의 위트가 느껴졌어요.
언뜻 봐도 20대가 족히 넘어 보이는 푸드 트럭에서 캐나다 전통 감자튀김 요리인 푸틴(poutine)과 전통 디저트 비버테일(BeaverTails)부터 베트남 요리, 그리스 요리, 피자, 햄버거, 핫도그 등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고기보인 저희는 Back Yard 그릴에서 바비큐 돼지 등갈비, 스테이크 샌드위치, 풀드 포크 햄버거를 46달러(약 4만 원)에 사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역시 여름철 음식은 바비큐입니다>.<b
축제에서 꼭 마시게 되는 단골 음료, 레모네이드입니다. 다양한 맛 첨가도 가능해, 블루 로즈베리 레모네이드를 선택했어요.
전시 및 판매
프랭클린(Franklin)이 이끄는 북극 탐험선(Franklin's lost expedition)이 1854년에 잉글랜드를 출발해 캐나다 북극 해협에서 항해하다가 얼음에 갇혀 배에 탔던 129명이 모두 사망한 사고가 있었는데요. 사진 속 물품은 그 탐험선에서 발견된 물품들이었습니다. 이것저것 물어보느라, 설명을 꽤 오래 들었는데요. 듣는 내내 우리나라의 세월호 사건이 생각나더라고요.
입찰식 경매(silent auction)가 진행되는 텐트였어요. 판매자가 정한 마감 시간 안에 최고의 금액을 종이에 쓴 입찰자에게 낙찰되는 경매입니다. 경매로 나온 물품은 박물관, 헬쓰 클럽, 골프 등 연간 회원권부터 고급 와인, 바디용품, 인디언 전통 물품, 기념 주화 등 종류가 매우 다양했습니다.
드래곤 보트 장식품도 있었어요.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주문 제작도 가능했습니다.
캐나다 여름이 되면, 비치에 가지 않아도 평소에 비치웨어를 즐겨 입는데요. 그래서인지 비치웨어를 파는 판매 텐트 인기가 꽤 많았어요. 가격은 40~100달러 사이였습니다.
보트의 노(paddle)와 스포츠 웨어를 판매하는 텐트입니다.
화려한 문양의 패들도 판매중이었어요.
축제에서 늘 인기가 많은 헤나입니다. 문신(Tattoo)은 바늘을 이용하여 표피 밑의 진피세포 층에 잉크를 집어 넣어서 하므로, 지우기가 힘듭니다. 반면, 헤나(Henna)는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듯이 안료로 피부에 물들이는 방법으로 일정 기한(3~6개월)동안만 유지됩니다.
래프트(raft)와 카약(kayak) 리조트의 홍보 텐트입니다.
개와 고양이의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Royal Canin 홍보 텐트입니다.
Tim Hortons, Scotiabank, Minto, Pandora 등 축제를 후원하는 여러 대기업들이 축제 곳곳에서 홍보를 하고 있었는데요. 위 사진은 축제 후원사 중 하나인 BMW의 홍보 차량입니다.
이건 저도 처음 봐서 사진을 찍어 보았는데요. 집에 와서 찾아 보니, jumping shoes로 80~300달러 사이더라고요. 이날 생각도 없이 하이힐을 신고 왔는데, 뿅뿅! 점핑하면서 다니는 모습이 무지 부러웠다는..ㅎㅎ
콘서트
축제가 열리는 4일 동안 저녁 시간대가 되면 메인 무대에서 열리는 다양한 콘서트를 무료로 볼 수 있는데요. 저는 인디 록 밴드인 Pony Girl를 들었는데, 아, 노래 선정부터 중간 멘트까지 쭉쭉 늘어져서 제 취향이 아니었다는....
콘서트가 시작되자, 축제 곳곳에서 사람들이 무대 앞으로 모여 즐기기 시작했어요. 저도 언덕 위에 앉아서 한참 보다가 집으로 돌아왔네요.
비치
오타와에 있는 4개의 비치 모두 리도 강 또는 오타와 강을 끼고 있습니다. 축제가 열렸던 Mooney's Bay 비치는 리도 강을 끼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성수기에 해적선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경주가 있기 때문에 운행하지 않았습니다.
해적선 체험에 관하여 궁금하시다면, 이전글을 참고하세요.^^
>>> [오타와 볼거리] - 캐나다 리도 운하에서의 해적선 모험 소개
Mooney's Bay 비치 모습이에요. 비치에서도 끝없이 이어지는 경기를 볼 수 있었어요.
33도의 더운 날이라, 많은 사람들이 수영하러 왔네요. 강이라서 파도가 거의 없고, 물이 짜지 않은 데다가 안전요원이 항시 배치되어 있어 아이들이 놀기에 좋아요.
어느 비치를 가나, 한쪽에는 비치볼을 하는 구역이 있습니다.
비치의 모래사장 뒷편으로는 잔디밭이 이어져 있어 가족들이 나무 그늘에 앉아 쉬고 있었네요.
파룬따파(Falun Dafa, 法輪大法)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파룬따파는 1992년 리훙쯔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전수하기 시작해, 현재 세계 110여 개국에서 1억 명 이상이 수련하고 있는 심신수련법입니다.
놀이터인데, 날이 더워 모두 물가로 갔나봐요. 현재는 평범한 모습이지만, 캐나다 150주년을 맞이해 내년에 캐나다 최대 규모의 놀이터가 이곳에 들어선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오타와 햄버거 요리대회에서 1등을 한 수제 햄버거 맛집입니다. 수제 맥주와 함께 판매하고 있었는데, 가격도 맥주 포함 13달러로 매우 저렴하더라고요.
캐나다 여름은 한국보다 습하지 않고, 열대야 현상이 거의 없는데요. 기온이 30도가 웃도는 더운 날이어도, 그늘 밑은 제법 시원해요. 비치에 자리잡고 파란 하늘 밑에 누워 기분이 상쾌해지는 바람을 맞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네요.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를 즐기다가 진한 휴식까지 취하고 나니, 알찬 하루가 그세 지나갔더라고요. ㅎㅎ
축제 이야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북미 최대 드래곤 보트 축제는 캐나다 벤쿠버, 오타와, 토론토에서 6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열립니다. 6월에 캐나다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라면, 놓치지 않기를 바래요. 몸도 마음도 시원한 하루 되세요!^0^/
'축제 및 이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돛단배의 매력을 알게 된 캐나다 요트 체험 (37) | 2016.07.18 |
---|---|
생일파티처럼 즐기는 캐나다 건국기념일 (25) | 2016.07.04 |
눈과 입이 즐거웠던 캐나다 <아시안 푸드 축제> (27) | 2016.06.24 |
[캐러비안 축제] 북미에서 즐기는 남미의 맛과 멋! (22) | 2016.06.22 |
[캐나다 축제 피날레] EDM과 함께 보는 '불꽃놀이' (11) | 2016.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