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지하철역이 멀티미디어 공간으로 대변신하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Ottawa)는 인구 순으로 대도시 4위로, 오타와 대중교통(OC Transpo)으로는 크게 시내버스(OC Bus)와 디젤 동력 경전철(O'train-Trillium Line), 장애인 전용 버스(Para Transpo)가 있는데요. 시내 모든 지역은 버스가 커버하고 있지만, 경전철은 오타와 남부 지역에만 국한되어 있어요. 하지만, 2018년에 다운타운 중심부를 통과하는 전기 동력 경전철(O'train-Confederation Line) 완공을 앞두고 있는데요. 2017년 올해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이해 2018년에 완공될 경전철의 일부 역을 멀티미디어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2개월 동안 대중에게 공개한다고 하여 다녀왔어요. 그럼,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멀티미디어 쇼 현장으로 함께 가볼까요?
멀티 미디어 제작물의 이름은 '콘티누움(Kontinuum)'으로, 발음이 같은 영어 단어 'continuum(연속체)'를 빗댄 이름 같네요.
멀티 미디어 쇼는 7월 16일부터 9월 14일까지 약 10주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종일 개방됩니다. 입장은 무료이지만, ottawa2017.ca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해요. 한 번에 약 70 명의 사람들이 입장할 수 있으며, 하루에 4천 명 이상의 방문자들이 찾고 있어 매진 임박이 연이어지고 있어요.
입구에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후 티켓을 받았어요. 들어서서 안으로 살짝 들어가자마자 실내가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안개와 컬러 조명 효과로 가득한 통로와 계단을 통과했어요. 건설 중인 지하철역에서 음향 및 조명 디스플레이로 활용한 소리와 빛의 쇼(Sound and Light Show)가 열린 것은 세계 최초라고 해요. 게다가 한정된 공간이 아닌, 지상과 지하 플랫폼을 오가는 500미터의 입체적인 공간이어서 더 신선했어요.
조금 더 들어가자 12개의 스캐닝 스테이션이 둘로 나눠 양쪽 벽에 세워져 있었어요. 티켓에 있는 바코드를 스캔한 후 스테이션 원 안에 서 있으면 자신의 3D 홀로그램이 자동으로 찍히는 시스템이에요. 이때 찍힌 방문장의 3D 이미지는 지하철 플랫폼에서 상영되는 시퀀스에 무작위로 삽입되어 신기했어요.
레이저 빔이 가득 찬 통로도 있었어요. 마치 레이저 장애물 감지센서를 피해 방탈출해야 할 것 같은 느낌...ㅎㅎㅎ
빔이 떨어지는 바닥 부분에 빔에 손을 직접 대보라는 표시가 있어 손바닥을 펼쳐 보았어요. 그래서 손안에 보랏빛 하트가 가득 채워져 기분이 좋았어요.
빔을 통과하고 나니, 두 개의 방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왔어요. 방 사이에는 "인생에는 예상하지 않은 길로 인도하는 신비한 길이 있어요. 방향을 선택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스크린이 있었어요. 마치 이휘재의 'TV인생극장'에서 나온 '그래, 결심했어!'가 필요했던 순간이었지요. 이렇게 또 나이 인증을 해봅니다.--;
오른쪽 방으로 갔더니 한창 공사 중인 지하철역에 어울리지 않는 나무숲이 연상되는 공간이 나왔어요. 식물과 강렬한 조명이 만나니 묘한 매력이 느껴지더군요.
뒤로 밀려났던 왼쪽 방으로 갔더니 사람들이 스크린 앞에 모여 있었어요.
참 독특하게도 영상이 스크린 정면을 비추지 않고, 스크린의 모서리에 초점이 맞춰져 영상이 사방으로 반영되어 입체감을 더욱 살아났아요. 디지털 영역과 물리적 영역 사이의 분열을 메워 마법의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영상을 제작했다는 제작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조금 실감 나는 순간이었어요.
한창 공사 중인 새로운 경전철 노선은 도심부를 통과하는 2.5km의 시내 터널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지하철이 터널을 통과하는 듯한 모습을 스타워즈와 같은 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표현했더라구요. (KontinuumSound & Light show의 유튜브 영상 보기)
3분 30초의 영상이 끝나자 스크린이 있던 공간은 붉은 레이저 빔이 쏟아졌고, 빔이 몸에 닿으면 반딧불처럼 흩어져 신기했어요.
층계를 내려가 지하철 플랫폼에 도착했어요. 철로와 플랫폼의 높이가 한국의 지하철역과 달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눈길이 갔어요.
양방향 철로 사이에는 대형 스크린이 연달아 쭉 있었는데요. 반투명 스크린에는 제 모습이 아닌, 반대 방향의 플랫폼에 서 있는 사람이 흐릿하게 보였어요. 지하철을 완공된 이후에도 스크린을 그대로 둬 광고판 등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형 스크린에는 Knotinuum 멀티미디어 영상의 결정체가 상영되고 있었는데요. 연달아 세워진 스크린이 하나의 대형 스크린 또는 개별 스크린 되어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티켓을 받고 스캔하여 찍은 3D 홀로그램의 이미지가 무작위로 영상 속에 나왔어요. 나름 여유 있게 기다렸는데 저희 가족 얼굴 찾는 것은 실패했네요.ㅎㅎ
2달 동안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하기 위해 만든 멀티미디어 영상 Kontinuum의 제작 비용은 무려 400만 달러(35억 7,512만 원)으로 세계에서 최대 규모의 멀티미디어 제작이라고 해요. 매년 여름마다 열리는 캐나다 국회의사당의 소리와 빛의 쇼 Mosaika의 오리지널 버전을 제작했던 몬트리올 모멘트 팩토리(Moment Factory of Montreal)에서 맡아 제작하였어요.
멀티 미디어 영상은 '미래의 지하철'의 모습을 공간 기하학으로 보여주었는데요. 개개의 스크린이 마치 지하철의 객실칸이 되는 듯한 영상이 나와 미래의 지하철에 탑승해 창밖을 바라보며 시승 체험을 미리 해본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아침부터 밤까지의 시간 이동을 담기 위해 나온 일몰 장면이었어요.
자연과 들판을 지나 오타와 강의 철교를 통해 화려한 불빛으로 반짝거리는 도심부로 향해 가는 모습이에요. 사계절 및 낮밤의 변화, 자연 녹지에서 도심부로의 이동 등을 통해 연중 내내 도시 곳곳을 쉴 새 없이 오가는 지하철을 표현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KontinuumSound & Light show의 유튜브 영상 보기)
쇼가 진행되는 동안 흐르는 음악이 화려한 영상 및 컬러풀한 조명과 묘하게 잘 어울렸는데요. Kontinuum의 제작을 위해 Vincent Letellier가 작곡했으며, 조명은 Ian MacDonald가 디자인했습니다.
화려한 조명과 뽀얀 안개, 레이저 빔 등으로 휩싸인 통로를 오가며 2개의 영상을 보고 나니, 투어의 마지막 공간이 나왔는데요. 티켓의 바코드를 스캔해서 바로 자신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이 걸린 방이 나왔어요. 지하철 플랫폼의 영상 속에서 가족의 홀로그램을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 좋았어요.
2개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것으로 투어가 끝났어요. 한창 진행 중인 공사 현장을 보고서야 환상적인 영상의 세계에서 현실로 되돌아왔네요.ㅎㅎㅎ Kontinuum 투어는 300 Sparks St.의 옛 Place de Ville 영화관에서 시작하여 Queen과 Lyon의 남서쪽 모퉁이에 있는 Lyon 역 입구까지 약 500미터의 길이로 총 45분이 소요되며, 지상부터 지하까지 3번의 계단과 2번의 에스컬레이터를 사용해 층이 다른 공간을 오갔어요. 이동이 불편한 분은 사전 예약을 통해 별도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타와는 캐나다의 수도이지만, 인구 98만 명(대도시 4위)으로 그리 복잡한 도시가 아니기에 경전철 시스템이 도시 전역에 제공되지 않고 있는데요. 2018년 도심부 경전철의 완공으로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르고 편하게 다운타운을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전기 동력 경전철이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감소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더욱 반갑네요. 드론,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 자율주행차, 3D 프린팅 등 첨단 기술이 정말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데요. 투어를 하는 동안 우리의 자녀들이 앞으로 어떤 세상을 살아갈지 궁금해지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지하철 개통식의 이벤트가 아닌, 한창 건설 중인 지하철에서 열려 그런 기분이 더 들었던 것 같아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멀티미디어 사운드 및 라이트 쇼 Kontinuum를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며, 오늘도 안전하고 편안한 하루 되시길요.
'축제 및 이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 보면 후회하는 캐나다 3군 의장대 연례 공연 Fortissimo (35) | 2017.08.09 |
---|---|
캐나다 주를 대표하는 자이언트 식물 모자이크 작품들 (24) | 2017.08.05 |
북미 최초! 캐나다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드래건과 스파이더의 전쟁 (39) | 2017.08.01 |
캐나다 최대 식물 모자이크 전시회 건국 150주년을 기념하다 (25) | 2017.07.28 |
캐나다에서 열린 KBS K-POP 경연대회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36) | 2017.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