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 원 예산을 들인 캐나다 최대 규모의 원예 전시회
2017년 올해 건국 150주년을 맞이하는 캐나다에서는 전국 곳곳에 대규모 축하 행사가 연중 내내 열리고 있는데요. 특히, 수도 오타와에서는 거의 쉴 새 없이 수많은 축하 이벤트와 축제가 열려 그 어느 해보다도 볼거리가 가장 풍성한 해로 손꼽히고 있어요. 얼마 전 건국 150주년 축하 행사 중에 90억 원의 예산으로 공을 들인 캐나다 최대 규모의 원예 전시회 '모자이캐나다 150(MosaiCanada 150)'를 소개했었는데요. 작품이 너무 많아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주옥같은 작품들을 오늘 소개하고자 합니다.
캐나다 각 주를 소개하는 식물 모자이크 작품들
다이아몬드 13개(10개 주와 3개 준주)로 만든 캐나다 건국 150주년 공식 로고예요. 모자이크와 캐나다를 합쳐 명명한 '모자이캐나다 150(MosaiCanada 150)'는 약 1km 길이의 코스를 따라 32개의 테마를 가진 식물 모자이크 전시회로, 주제는 150년 동안의 캐나다의 역사, 가치, 문화 및 예술인데요. 그중에서 캐나다를 구성하는 10개 주(Provinces)와 3개 준주(territories)의 상징을 식물 모자이크 작품으로 소개해서 눈길이 갔어요. 그럼, 캐나다 각 주와 준주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앨버타(Alberta) 주 - 야생 장미
꽃밭에 자이언트 장미꽃이 피어 있었어요. 만개한 꽃 옆에 수줍은 꽃봉오리까지 묘사한 작품이었네요. 앨버타 주의 야생 장미(Wild Rose)로 가시 나무 장미 (Prickly Rose)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앨버타 주의 문장(紋章)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이자 앨버타 주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캐나다에서 가장 널리 분포 된 토착 장미로 색과 향료 모두에서 인기가 있어요. 야생 장미의 주홍색 열매는 겨울을 지내는 새에게 매우 귀중한 음식의 근원이기도 해요.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 주 - 식인 고래
범고래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가 있는 캐나다 서부 해안의 상징이자 원주민의 신화에도 등장하는 식인 고래로, 영어로는 Killer Whale이에요. 돌고래 중에서 가장 큰 고래이며, 오르카(orca)라고도 불려요. 사진은 캐나다 서부 해안의 원주민 문화를 보존하고 재활성화하기 위해 1983-84년에 걸쳐 청동 주물로 만든 Bill Reid's의 식인 고래를 본 딴 작품입니다. Bill Reid's 범고래 작품은 현재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밴쿠버 아쿠아리움에 전시 중입니다.
서스캐처원(Saskatchewan) 주 - 기마경찰단
사회 질서의 근간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경찰인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RCMP, Royal Canadian Mounted Police)의 모습이에요. 서스캐처원의 주도 리자이나(Regina)는 1886년부터 캐나다 기마경찰단의 훈련학교의 본거지로, 새로 선발된 생도(Cadet)들은 리자이나 RCMP에서 24주간의 훈련을 받은 뒤 정식 경관으로 임관하게 됩니다. 캐나다 기마경찰단의 오픈 하우스와 RCMP 뮤지컬 라이드 쇼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매니토바(Manitoba) 주 - 북극곰
전 세계의 북극곰은 2만~2만 5천 마리이고, 전체 북극곰의 60~80%는 캐나다 북부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그중 매니토바 주의 처칠(Churchill)은 사람이 사는 주거지에서 야생 북극곰을 관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북극곰의 수도로 불려요. 북극곰 투어는 평균 5일 투어 상품은 5백만 원에서 1천만 원 사이로 매우 비싸지만, 2017년 하반기 투어가 상반기에 거의 매진될 정도로 전 세계인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아요. MBC '무한도전'에서 정준하와 박명수가 캐나다에서 북극곰을 만나 지구의 온난화에 관한 메시지를 전했지요. 북극곰 투어 이외에도 캐나다에서 꼭 해봐야 할 버킷 리스트 Top 10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퀘벡(Quebec) 주 - 캐나다 내 작은 프랑스
캐나다는 17~19세기에 프랑스와 영국의 식민지 하에 있다가 1876년에 영연방 국가로 독립하였습니다. 사진은 캐나다를 처음으로 탐험한 유럽인이자 프랑스의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Jacques Cartier)의 캐나다 항해를 위해 만든 배 3척이에요. 1534년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의 명령을 받아 시작한 3번의 항해를 통해 현재의 퀘벡 시티(당시에는 Stadacona)를 발견하여 그 일대를 '캐나다'라고 명명했어요. 식민지 건설은 실패했지만, 북아메리카에 프랑스의 영향력을 확장하여 현재까지 New France(북미 내 프랑스 식민지)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이후 프랑스 왕 앙리 4세의 의향에 따라 1608년 프랑스 탐험가 사무엘 드 샹플랭(Samuel de Champlain)이 퀘벡시티에 프랑스 식민지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성공하였어요.
하지만, 영국군과 영토 분쟁을 일으키다 전쟁에서 패해 1763년 파리조약을 끝으로 프랑스군은 북미에서 후퇴하게 되었어요. 퀘벡 주에는 현재까지 프랑스 후예들이 남아 프랑스의 역사, 문화, 언어를 지켜가 '캐나다 내 작은 프랑스'로 불리고 있어요. 프랑스 식민지의 중심지였던 퀘벡 시티는 구도시(Old Quebec)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는데요. 작년에 tvN '도깨비' 해외 로케이션 촬영지로 소개되어 한국에서 인기가 많아졌지요. 올드 퀘벡의 핵심 볼거리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노바스코샤(Nova Scotia) 주 - 바닷가재
바닷가재를 잡고 있는 어부의 모습이에요. 북극의 물로 둘러싸인 노바스코샤는 예로부터 어업이 발달했는데요. 그중에서도 랍스터가 가장 유명해 다양한 제품으로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어요. 예전부터 랍스터는 식용뿐만 아니라 액세서리와 비료로도 활용되었는데요. 오래전에는 얕은 바닷가에서 창을 사용해 바닷가재를 잡다가 19세기에 들어서서 나무 뗏목이나 소형 어선을 타고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가느다란 나무 막대기로 만든 덫을 사용해 잡았다고 해요. 바닷가재 이외에도 캐나다에서 꼭 먹어야 할 지역 특산물 12가지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뉴펀들랜드 래브라도(Newfoundland and Labrador) 주 - 바다오리
태평양 바다오리(puffin)은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주의 공식 새로, 50만 마리 바다오리가 살고 있어 흔하게 볼 수 있어요. 바다오리는 주황, 노랑, 파랑으로 둘러싸인 부리를 가지고 있고, 부리 주변의 얼굴 부분에는 노란 장미 모양의 무늬가 있으며, 눈 주변에는 파랑과 빨강으로 둘러싸여 있어요. 봄철 번식기에 가장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주에는 바다오리 이외에도 29,000km의 해안선을 따라 350 종 이상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어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천국이라 불리고 있어요.
뉴브런즈윅(New Brunswick) 주 - 캐나다 말
말 세 마리가 초원을 달리는 모습이에요. 캐나다가 건국되기 267년 전인 1609년에 현재의 노바스코샤 주(Nova Scotia)이자 프랑스의 초기 식민지 중 하나인 아카디아(Acadia)에서 말이 있었으며, 1665년에 당시 프랑스 식민지의 주요 지역인 퀘벡 주로 이동한 이후 약 1세기 동안 상당한 개체 수로 빠르게 성장하게 되었어요. 이후 18세기 후반에 초기 유럽 정착자들이 뉴 브런즈윅 주에 말의 새로운 품종을 소개하였고, 이로 인하여 19세기 초반에 경마가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Prince Edward Island) 주 - 붉은 여우
캐나다에서 여우는 4종이 발견되고 있으며, 그중에서 붉은 여우가 가장 많은데요.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주에서 야생 붉은 여우를 골프 코스, 정원, 심지어 도심부에서 밤낮으로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해요. 이는 20세기 초반에 여우 털과 가죽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급증하여 프린세스 아일랜드 주에서 여우 사육이 번성했기 때문이에요.
유콘(Yukon) 준주 - 골드러시
금을 채굴하고 있는 금 시굴자의 모습이에요. 1896년 유콘 준주의 유콘 강의 지류인 클론 다이크 강(Klondike River)에서 금이 발견되어 새로 발견된 금광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골드러시(gold rush)가 시작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채광되고 있어요. 골드러시 당시 가난한 광부들과 부유한 탐험가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 몰려들었지만, 금이 있는 지역에 외진 곳에 있어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고 매우 추운 지역이어서 야생에서 1년 동안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물품을 등에 메고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금이 들어 있는 유망한 광맥에 도달한 자는 오직 4천 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노스웨스트(Northwest) 준주 - 사향소
노스웨스트 준주를 포함한 캐나다 북부, 시베리아, 그린란드, 노르웨이, 알래스카 등에 사는 사향소(muskox)의 모습이네요. 캐나다 북극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온몸이 긴 털로 뒤덮여 있으며, 두툼한 뿔을 가지고 있어요. 사향소는 오래전부터 노스웨스트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에게 중요한 육식 공급원이었으며 사향소의 털은 캐시미어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부드러움과 보온성을 가져 북극의 추위를 이겨내는데 유용하게 사용됐어요. 9만 년 전에 베링해협을 통해 북아메리카에 건너온 사향소는 1800년대 후반에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었으나 야생 동물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본래의 수가 대부분 회복되어 오늘날 캐나다 북극 툰드라 지대에 약 10만 마리 이상의 사향소가 서식하고 있어요.
누나부트(Nunavut) 준주 - 원주민의 드럼 댄스
드럼 댄서의 모습이에요. 드럼 댄싱은 캐나다 북극 지방의 원주민 이누이트(Inuit) 족이 생일 축하연이나 결혼식 등과 같은 특별한 이벤트 시 또는 방문객을 환영할 시에 했다고 해요. 우리나라의 판소리와 매우 비슷한 형태로 한 명 또는 그룹이 원 또는 선을 이뤄 순록 가죽으로 만든 드럼의 비트에 맞춰 춤을 추거나 노래를 통해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춤과 노래에는 이누이트 족의 역사, 영성, 지식이 담겨 있어 이누이트 족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배운다고 해요. 캐나다 원주민 여름 대축제와 북미 원주민 전통춤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캐나다의 주와 준주를 대표하는 작품은 전시회가 끝나면 해당 주와 준주에 반환이 된다고 해요. 오늘 소개한 캐나다 주와 준주를 대표하는 식물 모자이크 작품 이외에도 거대한 작품들이 20개나 더 있었는데요. 캐나다 건국 150주년 기념 식물 모자이크 전시회(MosaiCanada 150)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모자이캐나다 150은 캐나다 수도권 퀘벡 주 가티노(Gatineau, Quebec)에 있는 자크-까르띠에 공원(Jacques-Cartier Park)에서 열리고 있어요. 캐나다 정부와 스폰서의 지원을 받아 1,000만 달러(약 90억 원)의 예산으로 공들였을 정도로 건국 150주년의 핵심 이벤트 중 하나입니다. 전시회는 약 1km 길이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도는 형태로 한 바퀴를 다 둘러보는데 약 90분이 걸렸어요. 2017년 6월 30일부터 10월 15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7일 진행됩니다. 입장은 무료이고, 가이드 투어는 사전 예약을 통해 10달러의 요금(13세 이상)으로 제공됩니다. 하루 평균 2~3만 명이 찾고 있다고 해요. 식물 모자이크 작품들을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며, 북상 중인 태풍 노루의 피해가 없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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