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에 핀 백만 송이의 튤립
캐나다 수도에서 열리는 오타와 튤립 축제는 2017년 올해 65주년을 맞이하는 연례 축제로, 세계 최대 규모의 튤립 축제입니다. 매년 5월이 되면 오타와 곳곳에서 피어나는 백만 송이 이상의 튤립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리는 튤립 축제의 계기는 튤립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왕실과 깊은 연관이 있어요.
캐나다 정부와 네덜란드 왕실의 우정의 상징 '튤립'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네덜란드를 침공할 당시 네덜란드 왕실이 캐나다 오타와로 피신해 있는 동안 줄리아나 공주가 딸을 출산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네덜란드 법상 반드시 네덜란드 영토에서 출생해야 왕위를 계승할 수 있었는데요. 이를 안 캐나다 정부가 캐나다 오타와 시빅 병원에 있었던 줄리아나 공주의 병실을 네덜란드 영토로 선언하여 왕위 계승을 도왔습니다. 전쟁 직후 네덜란드 왕실은 캐나다 정부의 배려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하여 10만 송이의 튤립을 오타와에 보내게 되었고, 1948년에 네덜란드 여왕이 된 줄리아나 공주는 매년 1만 송이의 튤립을 오타와로 보내, 1953년에 캐나다 튤립 축제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 현재에까지 이르게 되었어요. 도시 곳곳에 심어진 백만 송이의 튤립만 따라가도 오타와의 주요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답니다. 그럼, 튤립이 어우러진 오타와의 명소들을 향해 함께 가볼까요?
오타와의 관광 명소 중 1위, 캐나다 국회의사당(Parliament of Canada)
캐나다 국회의사당의 본관 모습이에요. 건물 외부는 연중 내내 출입이 가능하며, 내부는 투어 티켓을 받아 둘러볼 수 있어요. 캐나다 국회의사당의 자세한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튤립 축제 기간이 되면 국회의사당 본관 앞 정원에는 캐나다 국가색(빨강과 하양)을 지닌 튤립이 피어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리도 운하(Rideau Canal)
캐나다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동쪽을 향해 2분 정도 걸어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리도 운하가 내려다보이는 다리가 나와요.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시작하여 킹스턴까지 연결된 리도 운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운하입니다. 본래 미국과의 전쟁을 대비해 군사 물자 수송 통로로 사용하기 위해 1826년부터 1832년 사이에 만들어졌지만, 전쟁에 사용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운하의 총 길이 202 킬로미터 사이에 45개의 수문이 있는데, 그중 8개가 운하의 시작점인 이곳에 있어요. 현재는 유람선 관광업 중심으로 쓰이며, 운하를 따라 시민들이 휴식과 조깅, 하이킹을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답니다. 겨울이 되면 운하 일부 구간이 세계 최대 규모의 아이스 스케이트 링크로 변신합니다. 리도 운하의 오른쪽에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샤토 로리에 페어몬트 호텔이 있어요. 호텔을 끼고 걸어가면, 4개의 튤립 축제 장소 중 하나가 나옵니다.
6.25전쟁 기록이 있는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National War Memorial of Canada)
리도 운하가 내려다보이는 다리의 맞은편에는 캐나다 국립전쟁기념비가 세워져 있어요. 세계 1, 2차 대전 및 6.25전쟁, 제2차 보어 전쟁(the Second Boer War)과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 전쟁 등과 관련된 캐나다인의 희생을 기리는 곳이에요. 한국전쟁 중 26,791명의 캐나다 군인이 참전했고, 그중에서 516명이 전사했습니다. 전쟁기념비 주변으로도 튤립이 심어져 있었네요. 캐나다 전쟁 기념비와 위병 교대식의 자세한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그럼, 본격적으로 튤립 축제가 열린 장소 네 곳을 함께 살펴볼까요?
튤립 축제 장소 1. 메이저스 힐 공원(Major's Hill Park)
튤립 축제 장소 중 하나인 메이저스 힐 공원은 오타와 다운타운에 있는 공원으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수도에서 열리는 주요 축제 현장으로 활용되는 장소예요. 샤또 로리에 페어먼트 호텔을 끼고 공원에 도착하자마 보이는 사진 속의 동상은 존 바이 영국 대령(Colonel John By, 1779-1836)으로 리도 운하의 건설의 총책임자로 오타와가 형성되기 위한 기틀을 최초로 마련하였는데요. 마치 운하 건설을 감독하던 모습을 재현하듯이 리도 운하가 내려다 보이는 공원의 언덕에 동상이 세워져 있어요. 매년 8월 첫째 주 월요일 Civic Holiday가 되면, 리도 운하에서 존 바이 대령의 생일(8월 7일)을 앞두고 Colonel By Day 연례 축제가 열린답니다.
영국 대령의 동상을 뒤로 튤립 꽃밭이 펼쳐져 있어요. 축제 기간에 종종 튤립을 배경으로 야외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도 본답니다.
2017년 올해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맞이해, 캐나다 국가색인 빨강과 하양이 섞인 Canada 150 튤립이 피어있어 사람들의 관심을 듬뿍 받았어요. 참고로, 캐나다 국가색은 1921년에 영국 조지 5세에 의해 빨강(영국 상징)과 하양(프랑스 상징)으로 선언되었습니다.
공원의 넓은 잔디밭에서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각자의 방법대로 봄과 축제를 즐기고 있었어요.
메이저스 힐 공원이 인기가 많은 까닭은 수도권의 주요 명소가 한눈에 다 보인다는 점인데요. 오타와 강을 기준으로 온타리오 주 오타와(Ottawa, Ontario)에 있는 캐나다 국회의사당과 세계문화유산 리도 운하뿐만 아니라 퀘벡 주 헐(Hull, Quebec)에 있는 캐나다 역사 박물관(Canadian Museum of History) 등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좋아요.
공원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커다란 튤립 밭이 나오는데요. 사진 속에 보이는 건물은 캐나다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Canada)이에요. 65,000여 점의 명성 있는 작품을 보유하고 있어, 프랑스 루브르와 미국 메트로폴리탄에 이어 세계 3위를 선전하고 있어요.
튤립 꽃밭 너머로 보이는 은빛 쌍둥이 탑을 가진 건물은 오타와 노트르담 대성당이에요.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퀘벡시티 노트르담 대성당과 북미에서 가장 화려한 몬트리올 노트르담 대성당과 함께 명성을 나란히 하는 성당입니다.
화려한 튤립 사이로 사람들이 기념촬영하느라 바쁘네요.
캐나다 국립 미술관 앞에는 9m에 달하는 거대한 청동 거미 조형물이 있는데요. 프랑스 여성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으로 작품명은 마망(Maman, 엄마)입니다. 거미 조형물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스페인 빌바오, 쿠바 하나나, 일본 도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한남동 삼성 리움 미술관에도 있어요.
튤립 축제 장소 2. 200년 전통의 상설 재래시장, 바이워드 마켓(ByWard Market)
바이워드 마켓은 오타와의 유일한 상설 재래시장으로 1826년에 설립되어 190년 전통이 스며든 곳이에요.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도보로 10분 이내, 캐나다 국립 미술관에서 3분 이내에 위치해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아요. 성수기 주말이 되면 평균 5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오타와 관광 명소 중 한 곳입니다. 튤립 축제 기간 동안 공용 주차장을 중심으로 시장 곳곳에 다양한 색깔의 튤립이 심어져 있고, 튤립과 관련된 예술품 전시 및 스토어 데커레이션이 가득해 시장 구경하는 즐거움이 업그레이드된답니다. 바이워드 마켓(ByWard Market)의 자세한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튤립 축제 장소 3. 호수와 튤립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커미셔너스 공원(Commissioners Park)
커미셔너스 공원은 튤립 축제 장소 중에서 가장 많은 튤립을 볼 수 있는 공원이에요.
공원 앞에는 다우스 호수(Dows Lake)가 흐르는 리도 운하가 넓게 펼쳐져 있어 운치가 더욱 있는 곳이지요.
호수 한쪽에는 카약, 카누, 페달보트 등을 빌려주는 파빌리온이 있으며, 카페와 음식점도 있어요. 리도 운하의 아름다움을 2배로 즐길 수 있어 좋아요. 이외에도 리도 운하에서의 해적선 체험도 가능하답니다.
튤립은 역시 알록달록해야 제멋인 것 같아요.^^
푸른 하늘 밑의 튤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그 모습 그대로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에요.
커머셔너스 공원에만 30만 송이의 튤립이 있어, 꽃밭을 따라 공원을 산책하며 둘러보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려요.
매년 튤립 축제 때마다 50종 이상의 튤립이 피어나 다양한 종류를 볼 수 있어 흥미로워요.^^
어디서 이렇게 진한 향이 날까 하고 둘러보니 무스카리와 히아신스가 튤립 사이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었어요. 생각해보니, 튤립은 색깔의 화려함에 비해 향은 그리 강하지 않는 것 같네요.
축제 장소 곳곳에 먹거리를 판매하는 푸드 트럭이 곳곳에 있었어요. 저녁을 먹은 후였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치킨 팟타이와 캐나다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중 하나인 비버 테일을 사 먹었네요.
튤립 축제 장소 4. 랜스다운 공원(Lansdowne Park)
랜스다운 공원에 있는 애버딘 박람회장(Aberdeen Pavilion)에서는 각종 공연, 튤립 전시, 공연, 먹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꽉 채우져있는데요. 올해는 13세부터 15달러를 내고 출입할 수 있었어요. 튤립 축제의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매년 튤립 축제의 피날레는 불꽃 축제인데요. 작년부터 랜스다운 공원에 있는 다목적 스타디움 TD Place에서 유료(만 10세부터 $15)로 볼 수 있어요. 캐나다 불꽃 축제의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튤립은 10~15일 동안 볼 수 있지만, 축제의 주요 행사를 보려면 주말에 가야 하는데요. 주말에 시외로 여행을 다녀와서 올해 이벤트는 둘러보지 못했네요. 세계 최대 규모의 튤립 축제를 통해 오타와 주요 명소를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며, 오늘도 몸도 마음도 활짝 핀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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