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이 부활절을 보내는 방법
캐나다의 국경일(National holidays)은 New Year's Day(신정), Good Friday(예수님 돌아가신 날), Canada Day(캐나다 건국 기념일), Labour Day(노동절), Christmas Day(성탄절)로 5일입니다. 이중 부활절 시즌은 예수님 돌아가신 날(Good Friday, 금요일)부터 부활 주일(Easter Sunday, 일요일)과 부활 주일의 이튿날(Easter Monday, 월요일)까지 연휴 기간이에요. 부활절 연휴 기간이 되면, 종교와 상관없이 하나의 명절처럼 가족 또는 친지들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요. 특히, 자녀가 있는 가정은 달걀 찾기(Egg hunt) 액티비티를 하기 위해 가까운 농장 또는 박물관에 찾아가곤 합니다. 저희 가족도 부활절 액티비티를 하기 위해 매년 농장과 박물관을 찾다가 올해는 민속 마을로 다녀왔는데요. 그곳을 통해 캐나다인이 부활절을 보내는 방법을 함께 살펴볼까요?^^
컴벌랜드 민속 마을 박물관(Cumberland Heritage Village Museum)
컴벌랜드(Cumberland)는 오타와 동쪽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로, 2001년에는 오타와에 합병되었어요. 이곳에는 1800년대부터 1900년대 시골 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민속 마을 박물관이 있는데요. 현재까지도 몇 세대가 여전히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해요. 사진에서 보이는 건물은 당시 기차역, 역장 사무실, 대합실, 화물실, 전보 사무실 등으로 사용했던 건물로, 현재는 박물관의 매표소와 선물가게로 활용하고 있어요.
기차역이었던 건물 앞에는 철로가 있고 그 끝에는 1명의 기차 차장과 2명의 제동수가 타는 기차칸이 있어요. 1927년부터 사용했던 실제 열차로 1976년에 퀘벡 주 몬트리올(Montreal)과 온타리오 주 벨빌(Belleville) 운행을 끝으로 중단되었으며, 1980년대 지역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관 중입니다.
부활절 또는 봄을 상징하는 동물들
부활절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은 바로 토끼입니다. 이는 15~16세기 경의 독일의 풍습이 북미로 온 유럽 이주민을 통해 전해 내려온 것으로, 크리스마스의 산타 할아버지처럼 토끼가 바스켓에 색깔 달걀을 담아 착한 어린이의 집에 두고 갔다고 해요. 현재는 달걀 대신에 초콜릿, 사탕, 인형, 장난감 등으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이날 박물관에서 직접 키우는 흰색, 회색, 검은색 토끼를 볼 수 있어 좋았어요.
병아리 역시 부활절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이에요. 병아리가 스스로 알 속에서 껍데기를 깨고 부화하는 모습을 죽음에서 부활하는 예수님의 모습과 비유한 데서 유래되었어요. 사진은 6일 된 병아리로, 온도에 민감한 탓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한데 모여 있었어요. 유럽과 북미에서 토끼, 병아리, 새끼 양이 부활절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이며, 이외에도 봄에 태어나는 다른 새끼 동물들도 부활절과 봄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7일 된 새끼 오리입니다. 털이 어찌나 이쁘던지 한참을 쳐다보았네요.
부화한지 하루 된 새끼 칠면조예요. 어제 태어났다고 하는데 걷기도 하더라구요. 북미에서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에 칠면조 고기를 먹어 한국보다는 조금 더 친숙한 동물이에요. 칠면조 한 마리의 평균 무게는 9~13kg이고, 알도 달걀보다 2배나 커요.
알을 부화하는 인큐베이터예요. 무려 1800년대에 사용했던 건데요. 그 당시에는 전기가 없었기 때문에, 사진 속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에 오일을 넣고 난방을 해 어미닭의 품처럼 따뜻한 온도를 유지합니다. 알을 품는 동안 어미닭이 알을 낳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달걀을 얻기 위해 사용했다고 해요.
1900년대의 주유소와 정비소의 모습이에요. 부활절 액티비티 중 하나로 양과 염소 우리를 임시적으로 만들어뒀더라구요.
어제 태어난 새끼 양 3마리에요. 어찌나 귀엽던지>.<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엄마 다리 밑으로 들어가 젖을 먹곤 했어요. 예수님을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부르기 때문에, 새끼 양 역시 부활절을 대표하는 동물이에요.
양 옆에 있던 염소가 끊임없이 풀을 먹더라구요. 딸은 염소 수염이 무지 길다며 산타 할아버지 흉내를 냈어요.ㅎㅎ
염소에 가려 처음에는 못 봤는데, 구석에 새끼 염소 3마리가 있었어요. 태어난 지 일주일 되었다고 하는데, 추워서인지 부끄러워서인지 구석에 모여 움직이지 않더라구요.
달걀 찾기(Egg Hunt)
유럽이나 북미에서 부활절은 어린이들의 축제로, 토끼가 밤새 숨겨놓은 달걀을 찾는 에그 헌트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활절 액티비티입니다. 하지만 삶은 달걀을 숨기면 미처 발견되지 않는 달걀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해 야생 동물이 먹고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부활절 달걀 대신에 달걀 모양의 돌이나 플라스틱 등을 활용해요.
토끼 분장을 한 언니가 종종 나와서 달걀을 몰래 숨기거나 뿌려주면 아이들이 열심히 찾습니다. 달걀 모형 3개를 모아 1900년대 시절의 가게로 가져가면 달걀 모양의 초콜릿 3개로 바꿔줘요. 아이들이 초콜릿 몇 개 더 받으려고 잔디밭을 정말 열심히 뛰어다니더라구요.ㅋㅋㅋ소풍에서 하는 보물 찾기를 하기 위해 수풀을 열심히 헤치고 다녔던 기억이 났어요.
부활절 만들기 액티비티
부활절의 오랜 풍습 중 하나는 달걀 염색하기인데요. 오래전에는 색칠 도구가 없었기 때문에, 냄비에 채소 또는 과일, 물, 식초, 삶은 달걀을 넣고 조려 천연색으로 염색했다고 해요.
박물관에서 딸기(빨강), 강황가루(노랑), 시금치(녹색), 블루베리(파랑), 비트(보라), 홍차(갈색)로 진한 색깔의 물을 만들어 댤걀을 담근 후 건조해 가져가도록 했어요. 색칠 도구의 색은 껍질 안까지 스며들어 몸에 해로운 반면, 채소와 과일 등으로 만든 천연색은 몸에 이롭게 때문에 매우 좋아 보였어요.
1990년에 지어진 French Hill 초등학교(1~8학년)로, 내부에는 교실 하나만 있어요. 1936년에 운영이 중단했었으며 1977년에 박물관으로 그대로 옮겨져 왔습니다.
교실에는 봄 또는 부활절을 상징하는 토끼, 병아리, 새끼 양 색칠하기 액티비티가 있었어요. 교실이 하나뿐인 작은 학교이지만, 묵직한 학교 종은 오랜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네요.
노란 종이봉투를 활용해 병아리와 토끼를 만드는 만들기 수업도 있었어요.
봄 액티비티
한국은 봄꽃이 만개하고 있지만, 캐나다는 겨우내 눈이 이제야 녹아 잔디가 올라오고 있는 요즘이에요. 아직도 밤 최저 기온이 영하이기 때문에 부활절 무렵에 모종을 심은 후 실내에 뒀다가, 5월 초순이 되어야 밖에 옮겨 심어요. 이날 박물관에서 파프리카 씨앗 모종 만들기 액티비티를 마련했는데요. 납작하게 압축된 건조 부엽토를 물에 10분 동안 담가 불린 후, 흙에서 썩는 종이 화분에 넣고 구멍을 만든 후 씨앗을 심었어요. 매일 수분만 공급해 키우다가 5월이 되면 화분 통째로 텃밭에 심으면 된답니다.
봄과 여름을 대표하는 연날리기 액티비티도 있었어요. 연을 가져오지 않은 아이들은 두꺼운 도화지와 색깔 화선지를 활용해 직접 만들 수 있었어요. 햇빛은 없고 잔잔한 바람이 불어 잔디밭을 이리저리 오가며 연날리기에 딱 좋은 날씨였네요.
흥미로운 민속 건물을 통해 배우는 부활절 관련 상식들
1904년에 지어진 Knox 연합 교회로, 1977년에 박물관으로 옮겨졌어요. 이 당시 교회에서 하는 일요일 예배는 신앙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시골 농부들이 지역 주민과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사회적인 활동이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고 해요. 교회에서는 가톨릭교와 기독교에서 부활 주일 전 40일 동안의 금식하며 속죄하는 사순절(Lent), 부활절 일요일 전의 일주일 성 주간(Holy Week), 예수님이 돌아가신 날(Good Friday),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축일(Easter)의 의미와 함께 부활절 날짜를 계산하는 법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세워졌어요.
1920~30년대에 한 부부와 14명의 자녀가 살았던 집이에요. 부활절의 전통적인 선물은 염색한 달걀이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달걀이나 토끼 모양의 초콜릿, 인형, 장난감 등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1900년대 가정 집 안에서는 초콜릿을 어떻게 만드는지 들을 수 있었는데요. 초콜릿은 카카오나무에서 자란 카카오 콩을 따서 발효, 건조, 굽기, 분쇄 과정을 거친 후 따뜻한 온도에서 압축을 해 코코아 버터를 없애 초콜릿 원액을 만듭니다. 여기에 각종 첨가물을 더하면 초콜릿이 된다고 해요.
이곳은 원래 농부의 집이었다가 구둣방, 학교 부속 건물로 쓰이다가 1992년에 박물관으로 기부돼 1900년대 인쇄소를 재현하는 공간으로 바뀌었어요. 건물 앞에는 초콜릿을 나눠 주면서 다크·밀크·화이트 초콜릿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말해줬어요. 세 종류 모두 카카오 버터, 설탕, 레시틴, 바닐라가 들어가지만, 다크초콜릿은 코코아 매스가 주원료이고, 밀크 초콜릿은 다크초콜릿에 탈지분유를 넣어 만들며, 화이트 초콜릿은 코코아 매스 없이 카카오 버터만 더 넣은 초콜릿이라고 합니다.
에그 헌트를 하다 말고 두 남매가 텀블링 내기를 하기 시작해 귀여워서 찍어 봤어요. 이외에도 1800-1900년대 소방서, 대장간, 제재소, 옥수수 미로, 지역 커뮤니티 센터, 텃밭, 가축우리 등 다양한 장소가 많은데요. 이날은 부활절 특별 액티비티를 위한 몇 장소만 공개되었고, 매년 정식 개관은 5월에 합니다. 컴벌랜드 민속 마을 박물관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길 바라요. 저희 가족은 연간 회원권을 매년 구입해서 자주 다니는 곳이에요. 흥미로운 민속 건물도 많지만, 오늘처럼 특별 시즌마다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어 갈 때마다 즐거워요.
캐나다의 강점 중 하나는 특정 국가 및 종교의 기념일이 특정 그룹에만 속해있지 않고 하나의 문화로 형성되도록 다양한 이벤트나 축제 등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간다는 점이에요. 나와 다른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통로를 끊임없이 만들어가기에 캐나다 다문화주의가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이외에도 캐나다 부활절의 다양한 모습들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세요. 오늘도 유쾌한 하루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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