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지내는 한국 명절] 우리들의 신정 이야기

[ 딸에게 전해주고 싶은 한국의 전통문화 ]

 

결혼하고 시댁에서 3개월동안 시부모님과 살고 난 후, 캐나다로 왔어요. 그때는 이민 생각이 전혀 없던 때라, 1년 후면 한국으로 돌아갈 거라 생각하고 수저만 들고 왔던 이 곳에서 어찌어찌 하다 만 8년차 살고 있네요.^^;;

시댁에서 지낸 그 시간들이 이민 와 지내는 해가 더해질수록 더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3개월이란 시간 동안 한 집안의 가풍을 다 익히기란 쉽지 않지요. 감사하게도 캐나다에는 시어머님의 막내 동생이 시이모님 가족이 계셔서 시댁의 가풍을 간접적으로 익히며, 많은 추억을 쌓아가고 있답니다. 

 

시이모부님과 시이모님께서는 친부모님처럼 저희를 항상 그리워해주시고 때마다 초대해주셔서, 매년 주요 명절마다 시간을 함께 하고 있네요. 매년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토론토에 사시는 시이모님 가족을 방문해 신정까지 지낸답니다. 외로운 타지에서 누군가를 의지하고 따를 수 있는 어른이 계시다는 사실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오늘은 시이모님 댁에서 함께 보내는 저희 가족의 신정 이야기를 살짝 공개할까 합니다. 캐나다는 한국보다 13시간이 늦다 보니 2016년 새해 신정을 앞두고 있어요. 그래서 작년 사진으로 나눔 합니다.^^  

 

캐나다 한국 명절 신정 한복

저희가 사는 오타와와 시이모님께서 사시는 토론토는 서울과 부산 간의 거리보다 더 멀다 보니, 한국 명절과 캐나다 명절때마다 찾아뵙지는 못합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와서 구정 대신에 신정을 함께 지내고 간답니다. 

타지에 살지만, 한국의 명절을 최대한 지키시는 시이모님 덕분에 저희도 한국에서 보내는 명절처럼 신정을 맞이한답니다.

 

캐나다 한국 명절 신정 세배

한복을 갖춰 입고 어른들께 세배도 드립니다.^^ 전에는 세배하자고 하면, 일자로 엎드리던 아이도 매년 하다 보니 제법 자세가 나오네요. 

 

캐나다 한국 명절 신정 세뱃돈

이모부님과 이모님께서 명절의 큰 기쁨인 세뱃돈도 챙겨 주시네요. 저희 부부도 받습니다.^^ 후한 사랑 덕분에 명절의 풍요로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ㅎㅎㅎㅎ

 

캐나다 한국 명절 신정 새해 덕담

이모님의 든든한 두 아들도 한복 대신 정장을 갖춰 입고 세배를 드립니다. 시이모부님께서 새해 덕담을 해주시는 중입니다.

 

캐나다 한국 명절 신정 세배

저희 부부의 순서입니다. 매년 하는데도 어설프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드려 봅니다.^^;; 

 

캐나다 한국 명절 상차림

세배드린 후, 명절 음식도 먹어요.^^ 동서양의 매력을 조화롭게 잘 담아 실내장식하시는 이모님 덕분에 이렇게 예쁜 곳에서 명절 음식을 먹는답니다.  

 

캐나다 한국 명절 상차림

이모님과 함께 밑반찬을 준비했어요. 두부 조림, 호박구이 나물, 취나물, 청포묵 무침, 배추김치까지...신정이 되면, 예쁜 한국 자기 그릇을 꺼내서 정갈하게 음식을 담아냅니다.

이모님 댁에 오가며 이런 예쁜 상차림도 많이 배운답니다. 물론 다 익히려면 멀었지만요.^^

 

캐나다 한국 명절 신정 떡국

떡국도 꼭 끓여 먹어요.^^ 한 살은 안 먹고 싶지만, 떡국은 또 먹고 싶기에...쿨하게 한 살 먹어줍니다.

 

캐나다에서 지내는 한국 명절 떡국

다 함께 모여 냠냠~ 맛있게 먹습니다. 먹는 순간에도 이모님께서는 저희 챙기시느라 바쁘시네요. 

 

캐나다에서 지내는 한국 명절 신정

떡국을 먹고 나면, 또 후식이 기다립니다. 한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후식 상차림이네요. 쌀강정, 약밥, 쥐포, 오징어, 유기농 칩을 곱게 담아두셨어요. 음료는 시원한 수정과입니다. 먹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그동안 쌓인 향수병에 특효약을 처방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캐나다에서 지내는 한국 명절 윷놀이

매년 신정 때마다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윷놀이'입니다. 윷놀이 안 하고 가면, 화장실에 갔다가 그냥 나온 것처럼 뭔가 찜찜합니다. ㅎㅎㅎ 한복을 벗고 편안한 옷차림으로 갈아입은 후, 집합! 

 

캐나다에서 지내는 한국 명절 신정 윷놀이

홈메이드 윷판입니다. 매년 쓰기에 나름 코팅 비닐까지 덮어 만든 윷판이에요.ㅎㅎ

 

캐나다에서 지내는 한국 명절 신정 윷놀이

팀을 나눈 후 윷놀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어요. 꼬맹이 우리 딸은 윷이나 모가 나오라고 행운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네요! ㅋㅋ 캐나다에서 태어난 딸이 이런 계기를 통해 한국의 명절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 감사가 됩니다. 이런 순간이 딸에게 귀한 추억이 되길 바라봅니다. 

 

캐나다에서 지내는 한국 명절 신정

다 모이면 가족사진을 찍어 한국에 계시는 친지들에게 보냅니다.

 

외로운 타지에서 시이모부님과 시이모님 댁은 시댁의 가풍을 배울 수 있는 작은 시댁이자, 제가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친정 같은 곳이에요. 아무래도 시어른인지라 저 스스로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저희 단점보다 장점을 더 크게 봐주시는 아량 덕분에 올 때마다 편하고 즐거운 추억만 안고 갑니다.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친정엄마가 챙겨주는 것처럼 항상 먹거리를 한가득 실어주시는 이모님의 사랑 덕분에 타지에서 또 살아갈 힘을 얻는 것 같아요.

 

한국의 전통문화를 최대한 지켜 가시려고 노력하시는 두 분을 통해 타지에서도 한국 명절을 명절답게 지낼 수 있어 감사가 됩니다. 저 역시 저희 딸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야겠지요.

 

새해가 되면 복을 비는데요. 문득 나 자신과 주위를 둘러 보면 이미 많은 복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리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Bliss의 좋은 기운을 다 모아 여러분께 축복을 보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또 그 복의 기운을 다 누리시는 한 해가 되세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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