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어디로 가지? 한국과 다른 캐나다 병원 이용 절차

연말 동안 긴 여행을 하고 집에 오니, 근처에 사는 친구네 아이가 몹시 아파하고 있었어요. 열, 기침, 콧물뿐만 아니라 복통, 가슴 통증, 설사, 오한까지 온 심각한 상황이더라구요. 친구네 가족이 캐나다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디로 먼저 가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길래 함께 병원에 다녀왔네요.

 

한국은 동네마다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전문 병원이 있어 찾아가기 그리 어렵지 않은데요.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은 한국과 달라 의료 서비스를 받는 절차가 조금 다릅니다. 오늘은 캐나다 의료 서비스의 특징과 일반적인 절차를 소개해보겠습니다.

 

 

1. 캐나다 의료 서비스는 국가가 아닌, 광역자치정부의 소관

 

국가가 아닌, 각 주(Province)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사는 온타리오 주는 '오힙(OHIP : Ontario Health Insurance Plan)'이라는 주 정부 의료보험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병원 이용 절차 캐나다 온타리오 주 의료보험 오힙(OHIP) 카드

 

중산층 기준으로 일 년에 평균 300달러 정도 내면 거의 모든 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2. 가정의 제도

 

주 정부 의료보험에 가입된 가정(or 개인)은 한 가정(or 개인)을 전담하여 건강에 관한 진료나 상담을 하는 의사인 가정의(family doctor)가 있습니다. 위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어딘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가정의가 있는 클리닉으로 갑니다.

만약 사정상 자신의 가정의가 있는 클리닉에 갈 수 없거나 아직 자신의 가정의가 없다면, 예약이 필요 없는 진료소인 워크인 클리닉(walk-in clinic)으로 갑니다. 

  

3. 검사 및 전문의와의 만남에 필요한 가정의 소견서

 

한국은 자신이 아픈 곳을 진료할 수 있는 전문 병원으로 바로 갈 수 있는데요. 캐나다에서는 자신의 가정의가 있는 클리닉에 전화해 진료 가능한 날짜를 예약합니다. 가정의 일정이 바쁜 경우에는 몇 일, 혹은 몇 주가 미뤄지기도 합니다. 급한 경우에는 몇 시간을 기다리더라도 당일 진료가 가능한 워크인 클리닉(walk-in clinic: 예약이 필요 없는 진료소)에 갑니다. 

 

예약을 통해 만난 가정의가 환자에게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전문의를 만날 수 있도록 연결해줍니다. 그러면 가정의와 연결된 전문의 병원에서 예약날짜를 잡기 위해 환자에게 연락합니다. 수일 내로 진료날짜가 잡히면, 운이 좋은 거에요.

  

전문의 진료뿐만 아니라, 소변검사, 피검사, 엑스레이, 초음파 등의 전문 검사도 별도의 검사소에서 각각 따로 합니다. 예를 들어 가정의가 환자에게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피검사를 할 수 있는 소견서를 써줍니다. 소견서를 들고 검사소를 방문해 피검사를 합니다. 검사 결과에 이상이 있는 경우, 결과를 들으러 다시 가정의에게 갑니다.

      

참 번거로운 절차입니다. 의료 서비스별로 분업이 잘 되어있지만, 원스톱 서비스가 되어 있지 않아 의료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는 시간이 걸리고 수고가 따르는 절차입니다. 안 그래도 가기 싫은 병원인데, 이런 복잡한 절차 때문에 아파도 병원 가기를 미룰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무상 의료 서비스이기에 이런 수고를 감내하며 감사해야겠지요. 

 

 

4. 종합병원 응급실

 

캐나다 병원 응급실 캐나다 종합병원으로 환자를 긴급 이송 중인 구급차와 구급 헬기

 

대부분의 진료는 가정의를 찾아 받지만, 성인이 위급하거나 위중한 상황일 에는 종합병원 응급실로 갑니다.

 

 

5. 아동 전문 종합병원 응급실  

 

캐나다 어린이 전문 종합병원 캐나다 아동 전문 종합병원

만약 아이가 심하게 아프거나 크게 다치면, 소아 전문 종합병원 응급실로 갑니다. 캐나다는 16개의 소아 전문 종합병원이 있습니다. 영토 면적이 큰 나라치고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오타와에는 CHEO(Children's Hospital of Eastern Ontario) 아동 전문 종합병원이 있습니다.

 

친구네 가족은 가정의가 없어서, 예약이 필요 없는 진료소인 워크인 클리닉(walk-in Clinic)에 가야 했는데요. 아이가 심하게 아픈 날이 일요일이었고, 아이 상태가 보통 감기 증세와 조금 다른 듯해 아동 전문 종합병원 응급실에 다녀 왔어요. 

 

 

제가 임신했을 때 가정의를 통해 산부인과를 찾아갔고, 산부인과에서 주기적으로 진료를 받았습니다. 산부인과 진료 시 소변 검사, 피검사,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면 산부인과 전문의 소견서를 받아 검사소에 찾아가 검사를 따로 했습니다. 그리고 종합병원에서 분만했습니다.

한국은 산부인과에서 진료, 검사, 분만을 모두 할 수 있지만, 캐나다는 진료, 검사, 분만을 모두 다른 곳에서 해야 합니다. 

 

"캐나다에서 아프면 어디로 가지?"

 

만약 한국의 동네 병원을 찾아갈 정도의 병이 생기거나 다치면, 자신의 가정의가 있는 클리닉이나 예약이 필요 없는 워크인 클리닉을 방문하시면 됩니다.

 

전문 검사와 전문의의 만남은 클리닉에서 소견서나 연결을 받아 해당하는 곳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으시면 됩니다.

 

상태가 위중하거나 위급하면,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시면 됩니다. 아동인 경우에는 아동 전문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위급한 환자를 이송할 수 없는 경우라면 911로 전화를 해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갈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주 정부 의료보험에 가입한 개인은 거의 모든 의료 서비스를 무료를 받을 수 있지만, 원스톱 의료서비스가 아닌 경우가 더 많아 조금은 번거롭답니다.

 

조만간 아동 전문 종합병원과 치과 병원을 자세하게 소개하겠습니다.

 

Happiness lies first of all in health. 행복은 무엇보다 건강에 있습니다. 건강이 재산보다 낫다는 말이 있듯이, 건강이 행복의 가장 기본 조건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 않을까 싶네요. 올 한해 다른 그 무엇보다도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 욕심을 내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행복한 한 해를 보내셨으면 좋겠네요. 모두 모두 건강한 나날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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