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농장으로 쇼핑 나들이
북미에서는 오래전부터 시즌별로 농장을 찾아가는 가족 전통문화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도시 근교의 많은 농장에서 과일이나 채소를 따는 체험뿐만 아니라 다른 곳과 차별화된 다양한 액티비티 및 먹거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희 가족도 초봄 메이플 시럽 수확철, 여름 베리 수확철, 가을 사과와 호박 수확철에 맞춰 일 년에 서너 번은 농장을 다녀옵니다. 오늘은 농장에서 주로 하는 액티비티를 소개하기 전에 농장의 먹거리와 판매 물품에 대해 나눔 해볼까 해요. 그럼, 캐나다 농장으로 함께 쇼핑하러 가볼까요?
과수원에 가면 무엇이 있나?
저희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에도 지역 내에서 유명한 Orleans Fruit Farm이 있지만 올해는 액티비티가 더 많은 다른 농장을 찾아 떠났어요. 가는 길이 모두 농촌 지역이어서 가끔 젖소와도 아이 컨택도 하면서 시골길을 달리니 좋더라구요.
집에서 약 40km 정도 떨어진 Cannamore Orchard이에요. 1982년에 부모가 자녀 3명과 함께 500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된 과수원으로 그 뒤로 과실나무뿐만 아니라 새로운 액티비티를 꾸준히 더해 오늘날 광역 오타와 중에서 꽤 유명한 농장으로 성장했어요.
유일하게 늦잠잘 수 있는 토요일 아침을 실컷 누리고 점심까지 챙겨 먹은 후 도착했는데 널따란 주차장이 수 십 대의 차량으로 이미 꽉 찼더라구요. 사용하지 않은 오래된 농기계를 데코로 삼아 이곳저곳에 세워둬 농장의 운치가 더해진 기분이었어요.
한쪽에는 땔감용 나무가 한가득 쌓여 있어 겨울을 미리 대비하고 있어 계절의 변화가 조금 실감 났어요.
대부분의 농장마다 입구에 사진과 같은 건물이 있어요. 액티비티 티켓부터 각종 농산물과 관련 물품을 판매하기 위해서입니다.
사과 및 관련 식품
Cannamore 과수원의 주요 농산물은 여름에는 베리, 가을에는 사과와 호박인데요. 가게 한쪽 벽면에 갓 수확한 다양한 종류의 사과가 판매 중이었어요. 작은 버킷은 9달러, 큰 버킷은 16달러로 이미 수확한 사과를 사거나 직접 밭에서 따서 kg당 3.3달러로 무게를 재어 계산해도 됩니다. 마트보다 조금 싸거나 비슷한 가격이지만, 신선한 맛과 색다른 체험은 마트의 것과 비교할 수 없겠지요.
캐나다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애플 사이다(apple cider, 2L $5)예요. 당분을 넣지 않은 무가당 사과 음료로 필터링을 거의 하지 않아 사과 주스보다 색이 더 탁하고 맛이 진합니다. 우리나라 매실 원액처럼 당도와 산도가 강해 느끼한 음식을 먹거나 과식한 후에 마시면 소화가 잘 되어요. 마트에도 판매하지만 농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훨씬 진하고 향긋해서 좋아요. 친구와 나눠 먹으려고 3병 사왔지요.
겨울에 붕어빵과 군고구마를 꼭 먹어야 하듯이 캐나다에서는 가을이 되면 애플 파이와 펌킨 파이를 꼭 먹습니다. 농장에서 수확한 농산물로 만든 홈메이드 파이가 판매 중이었어요.
농장에서 수확한 사과와 베리로 만든 잼, 시럽, 스프레드 등도 보였어요. 애플 시럽은 먹어본 적이 없어서 호기심이 생겼는데 이미 액티비티 티켓과 먹거리 비용으로 10만 원 정도 지불한 상태라 다음 기회로 미뤘네요.
북미 놀이공원이나 축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국민 사과 디저트 캔디 애플(Candy Apple)예요. 사과에 나무 스틱을 꽂고 빨간 사탕물을 전체에 코팅하는 디저트인데요. 처음에는 왜 인기 있는지 몰랐지만, 북미 사과가 한국 사과보다 신맛이 강한 편이고 북미인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당도의 디저트를 즐기는 편인 것을 보면 그나마 애플 캔디는 건강한 디저트에 속한 것 같아요.^^;
북미 인기 디저트 퍼지(fudge)
대부분 농장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제빵 제과 종류는 매우 제한적인데, 이곳은 다른 농장에서 볼 수 없었던 홈메이드 퍼지를 종류별로 판매하고 있어 놀라웠어요. 퍼지(fudge)는 버터, 설탕, 우유 등으로 만든 말랑한 캔디를 말해요. 사람들이 긴 줄 서가면서 사 먹던데 북미에서 파는 디저트는 달아도 너무 달아서 10년을 살아도 아직 적응 못하고 있는 일인... 언젠가는 그 매력을 알게 되겠지요.^^;
캐나다 특산품
캐나다에서 꼭 사야 할 기념품 중 하나인 메이플 시럽(Maple syrup)도 보였어요. 메이플시럽 생산과정과 잘 고르고 잘 먹는 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과수원 한 쪽에 큰 규모는 아니지만 양봉도 하고 있었는데요. 갓 채취한 신선한 꿀들도 보였어요. 메이플 시럽만큼이나 캐나다 꿀도 매우 유명해서 교민들이 한국에 방문 또는 귀국할 시 꼭 사가지고 나가는 기념품이에요.
시즌 상품 및 빈티지 장식품
빈티지 장식품과 할로윈 장식품들도 판매 중이었어요. 캐나다 핼러윈 전문점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과수원 카페
스토어에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놀라웠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스토어 바로 측면에 비닐하우스 형태의 건물 안에 실내 카페가 또 있더라구요.
커피, 주스, 아이스크림, 사탕, 과자뿐만 아니라 소시지, 핫도그까지 판매하고 있었어요. 농장에서 실컷 놀다 보면 배가 고파지는데 힘들게 음식을 들고 다니거나 차를 타고 다시 번화가로 나가지 않아도 돼 좋았어요.
고소한 냄새를 따라 시선을 옮기니 홈메이드 도넛을 즉석에서 만들고 있었어요. 작년에 갔던 Mountain Orchard 사과 과수원에서는 도넛에 사과즙을 넣어 만들던데 이곳은 그렇지는 않았지만 어릴 적에 엄마가 만들어주던 추억의 맛이라 무척 반가웠네요.
페이스 페인팅
카페 앞에는 페이스페인팅 및 기념촬영 건물이 별도로 있었어요. 딸은 과수원 방문 기념으로 큰 호박을, 함께 간 베스트 프렌드는 다가오는 할로윈을 미리 자축하는 기념으로 해골을 얼굴에 그려 넣었어요. 주변에 할로윈 장식이 매우 화려하게 되어 있어 페이스페인팅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기에 딱 좋더라구요.
할로윈 공포체험
Cannamore Orchard가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가 바로 25년 전부터 내려온 할로윈 이벤트 'Acres of Terror' 때문이더라구요. 농장 전체를 유령의 집처럼 꾸며 왜건을 타고 돌면서 공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벤트로 할로윈 공포 체험을 시행하는 다른 농장보다 규모가 월등해 그때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훅! 들었어요.
길거리 장식도 이 정도인데 본격적인 할러윈 시즌에 오픈하는 핵심 건물인 테러 하우스(House of Terror)과 어두운 미로(Dark Maze)은 어떨지 기대되더라구요. 이외에 캐나다 학교의 핼러윈 이벤트 및 캐나다 주택가의 Trick or Treat 문화가 궁금하신 분은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스토어와 카페는 빙산의 일각이었어요. 그 뒤로 끝도 없이 이어지는 수많은 액티비티로 뒤늦은 폭염에 땀을 뻘뻘 흘리며 신나게 놀다 왔지요. Cannamore Orchard의 다양한 액티비티는 조만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오타와 수도권인 퀘벡 가티노에 있는 Potager Eardley Farm의 농산물 판매장과 카페 먹거리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가족 단위로 농장을 방문해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다수이지만, 잠시 들려 필요한 농산품만 사 가거나 카페에 들려 간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은근히 많았어요. 갓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과 홈메이드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기에 대형 마트에서 즐길 수 없는 또 다른 쇼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캐나다 농장 마켓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꼈기를 바라며 이외에도 수도 오타와 다운타운에 있는 200년 역사의 유일한 재래시장 바이워드 마켓(ByWard Market)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제철 음식으로 맛과 건강 모두 챙기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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