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가을 전통문화 따라 사과 농장 찾아가기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내 잘 가꿔 가을에 수확하듯이 계절마다 사람들이 하는 일이 다른데요. 캐나다에서도 가을이 되면 특별한 활동을 합니다. 그중에서 주요한 활동을 손꼽자면, 사과(또는 호박) 농장 체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핼러윈(Halloween)으로 간추릴 수 있어요. 오늘은 추수감사절과 핼러윈에 앞서 가을맞이 활동으로 가장 먼저 하는 농장 체험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럼, 빨간 사과가 가득한 농장으로 향해 볼까요?


과일 따기 체험


사과 따기 체험


도시 근교에 있는 농장에는 다양한 체험 활동과 이벤트를 가미해 시민들에게 개방된 곳이 많아요. 다운타운을 조금 벗어나 운전하다 보면, 위의 사진처럼 과일 따기 체험 활동을 홍보하는 농장이 종종 보여요. 여름에는 각종 베리(블루베리, 딸기, 산딸기 등), 가을에는 사과나 호박을 따러 찾아갑니다. 집 근처에도 여러 농장이 있지만, 가을 단풍도 구경할 겸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사과 농장으로 찾아갔어요. 농장 이름은 캠프빌(Kemptville)에서 가까운 Mountain Orchard입니다.  


농장 왜건 타기


농장에 도착해 주차한 후, 트랙터가 끄는 왜건으로 갈아타고 사과밭으로 향했어요. 1932년에 설립한 Mountain 과수원은 3만 평이 넘는 대규모 사과 농장으로 10,000그루 이상의 사과나무가 있으며, 그 중 매킨토시 사과나무가 가장 많습니다.

매킨토시 사과와 아이폰의 관계


매킨토시(Mclntosh) 사과는 1829년에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있는 어느 농장에서 존 매킨토시(John Mclntosh)가 처음 발견한 품종으로, 그의 이름을 따라 붙여지게 되었어요. 과육이 희고 부드러우며 맛이 매우 좋아, 그냥 먹기도 하지만 소스, 사이다, 파이 등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매킨토시 사과는 아이폰을 판매하는 애플사와 연관이 많은데요. 미국의 스티브 잡스(S. Jobs)와 스티브 워즈니악(S. Wozniak)이 1977년에 개인용 컴퓨터 제조 회사를 설립할 때 사과처럼 완벽한 회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회사 이름을 'Apple Computer Inc.'이라고 정했다고 해요. 또한, 당시 사과 농장에서 일하던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일하던 농장에서 생산하던 매킨토시 사과의 이름을 따서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어 개인 컴퓨터의 신화를 이뤘으며, 아이폰과 아이팟을 개발하여 판매하면서 거대 기업이 되었습니다.       


매킨토시 사과


왜건에서 내렸더니, 끝이 안 보이는 사과밭이 눈앞에 펼쳐졌네요. 


캐나다 사과 농장


가을 햇볕에 빨갛게 익어가고 있는 사과에서 달콤한 향기가 솔솔 나오고 있었어요. 


사과 따기 체험


왜건에서 내리면 사과를 담을 봉지를 줘요. 4.5kg에 $15(13,000원), 9kg에 $30(26,000원 정도 해요. 가격은 마트보다 조금 싸거나 비슷하고, 신선도는 더 말할 필요가 없지요. 따는 동안 먹을 수 있어요.^^  


추수의 기쁨

손이 닿지 않은 높은 곳의 사과는 농장에서 제공하는 막대기로 살짝 건드려주면 주머니 안으로 쏙 들어가요. 주로 매킨토시 품종이지만, 그 외에도 11가지의 품종이 더 있어요. 


가을 하늘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가을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농장 놀 거리


옥수수 미로


농장마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 거리가 있어요. 제가 갔던 곳에는 옥수수밭을 활용해 미로를 만든 옥수수 미로(corn maze)가 있었어요. 제 키보다 훨씬 큰 옥수숫대 사이로 길을 찾아 반대편 출구로 나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 입구로 들어갔다가 다시 입구로 나왔다는...^^;;


오솔길


농장 안에 자연을 관찰하며 산책할 수 있는 오솔길도 있어요. 캐나다는 최대한 자연을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성향이 강해서, 처음에는 정돈이 안 되고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갈수록 자연이 주는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농장 놀이터


농장 한쪽에는 흙과 트랙터의 헌 타이어를 쌓아 올렸을 뿐인데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무척 많았어요. 또한, 비닐하우스에도 짚더미를 쌓아놔 트램펄린처럼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었어요. 지푸라기가 날려 온몸에 달라붙어도 이런 놀이는 농장에서나 할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ㅎㅎ


농장 먹거리


바람개비


농장마다 입구에는 농장에서 직접 키우거나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있어요. 입구 앞에 트랙터 모양의 바람개비가 가을바람에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네요. 


애플 도넛


Mountain 과수원의 가장 인기 많은 먹거리는 바로 즉석 도넛입니다. 사과 주스를 넣어 반죽하여 만든 도넛으로, 달콤한 사과 향이 솔솔 나서 정말 맛있어요.  


애플 사이다


캐나다 사과 농장에서 꼭 먹어야 하는 애플 사이다(apple cider)도 두 병 샀어요. 애플 사이다는 당분을 넣지 않은 무가당 사과 음료로, 필터링을 거의 하지 않아 사과 주스보다 색이 더 탁하고 맛이 진합니다. 우리나라 매실 원액처럼 당도와 산도가 강해, 느끼한 음식을 먹거나 과식한 후에 마시면 소화가 잘되어요. 사과 딴 후 먹는 애플 도넛과 애플 사이다의 맛은 최고인 것 같아요. 


캐나다 농장


그 외에도 사과로 만든 파이, 타르트, 칩(chips), 젤리뿐만 아니라, 농장에서 직접 만든 꿀도 판매 중이었어요. 사진의 오른쪽 중앙에 비닐로 포장된 것은 사탕 사과(Candy Apple)인데요. 사과에 녹인 초콜릿, 캐러멜 시럽, 설탕물 등을 입힌 후 초콜릿, 스프링클, 마시멜로, 견과 등을 뿌려 만든 것으로, 북미의 별미 디저트 중 하나입니다. 


아래는 계절마다 색다른 농장 체험을 소개한 글입니다.


캐나다 사과 농장 모습 재미있게 보셨기를 바라며, 가을의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만끽하시는 나날이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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