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3~4월이 되면 봄꽃이 피는 우리나라와 달리 캐나다는 겨우내 쌓인 눈이 서서히 녹기 시작하는데요. 화사한 봄꽃 대신 캐나다의 긴 겨울잠을 깨우는 두 가지가 있으니, 바로 부활절 메이플 시럽 이벤트입니다. 


전 세계 생산량의 75%를 담당하고 있는 캐나다 메이플 시럽 생산 시기는 3월 초순부터 4월 초순입니다. 그 이유는 영하 5도와 영상 5도를 오고가는 날씨 속에 메이플 시럽의 원료가 되는 단풍나무(Maple tree)의 수액 속 당분이 녹고 얼기를 반복하면서 최고치에 도달하기 때문이에요. 3~4월이 되면, 캐나다 곳곳에서 메이플 시럽 축제와 이벤트가 열린답니다. 


양력의 특정한 날짜로 정해져 있지 않은 매해 날짜가 다른 부정기 축제일 중 하나인 부활절의 날짜는 매년 3월 22일에서 4월 25일 사이에 있는 보름(망) 이후 7일 이내에 있는 일요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올해 2016년 부활절은 3월 27일 일요일입니다. 캐나다 국교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기독교 배경으로 세워진 나라로, 기독교의 3개 절기인 부활절(Easter), 추수감사절(Thanksgiving), 성탄절(Christmas) 모두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종교와 상관없이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에 관한 문화가 꽤 발달되어 있으며, 온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시간을 함께 보낸답니다.     


3~4월 사이에 있는 부활절과 메이플 시럽 이벤트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곳은 바로 다름 아닌 도시 속 장(farm)입니다. 캐나다 농장 중 일부는 대중에게 상업적으로 개방되어 있어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데요. 저희가 찾아 즐거운 추억을 한 아름 안고 온 캐나다 초봄의 농장 모습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저희가 찾은 Proulx 농장은 1920년대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는데요. 

딸기, 블루베리, 로즈베리, 호박을 주요 작물로 키우고 있어 채소와 과일 따기 체험을 할 수 있고요. 또한, 부활절에는 달걀 찾기, 초봄에는 메이플 시럽 축제, 추수감사절에는 호박 축제, 할로윈에는 공포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립니다. 그뿐만 아니라, 농장은 생일, 피로연, 결혼식을 여는 주요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해요. 도시 속 농장은 시민들에게 꽤 친숙한 장소입니다.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에그헌트


남편이 표(인당 5달러)를 사는 동안, 딸은 친구에게 부활절 선물로 받은 장난감 달걀을 가지고 놀기 바쁘네요. 부활절 달걀 찾기(egg hunt)를 하기 위해서는 달걀을 담을 바구니를 가져와야 해요. 딸은 부활절의 상징인 토끼 모양의 철제 바구니를 가지고 왔어요. 그 바구니의 색깔에 드레스 코드를 맞춰야 한다며 옷을 스스로 골랐다는>.<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매표소에서 제철 과일 및 채소를 살 수 있어요. 또한, 농장에서 키운 농작물로 만든 각종 잼, 피클, 소스, 메이플 시럽 등도 살 수 있답니다.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야외 우리에는 다양한 가축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야외 우리뿐만 아니라, 가축을 직접 만질 수 있는 실내 우리(petting zoo)도 있어요.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엄마 양, 아가 양도 보이고, 토끼, 닭, 아기 돼지뿐만 아니라, 염소, 꿩, 오리, 당나귀 등도 볼 수 있었어요.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이곳은 짚으로 꾸민 헛간 놀이터예요. 짚으로 층을 만든 후, 미끄럼틀까지 장착된 모습이네요. 아이 따라 제일 위까지 올라갔더니, 어느 한적한 농장의 비밀 다락방에 온 기분이 들더라고요.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헛간 놀이터 외에도 다양한 놀이 시설이 꽤 많습니다. 이외에도 어린이 놀이터와 대형 미끄럼틀이 두 대 더 있고, 어린이 미로도 있어요. 농장마다 다르지만, 저희가 찾은 Proulx 농장은 놀이 시설이 좋은 편입니다.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아메리칸 인디언의 거주용 텐트인 원뿔형 천막인 티피(teepee)입니다. 티피는 원래 가죽이나 천으로 만드는 데, 나무로 만들어서 조금 독특하네요.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Proulx 농장에서 가장 높고 긴 미끄럼틀이에요. 포대 자루를 타고 고속으로 내려오는 재미가 제법입니다. ^^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부활절 맞이 달걀 찾기를 하기 위해 왜건을 타고 가야 했어요.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서, 20여 분을 기다려 트랙터가 끄는 왜건에 올라탔어요.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타고 가는 동안 으스스한 모형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작년 10월 31일에 했던 할로윈 공포 체험 이벤트의 흔적입니다.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조금 큰 다음에 꼭 도전!해보고 싶은 이벤트예요>.<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무덤부터 머리 잘려서 전봇대에 매달린 시체, 스켈레톤 등 꽤 살벌한 모형에 아이 몸이 움찔거리더라고요.^^;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에그헌트


드디어 부활절 맞이 달걀 찾기 이벤트 장소에 도착했어요. 입장료와 별도로 아이 한 명당 2달러를 내야 했는데요. 2달러는 이 지역 푸드뱅크(food bank: 식품제조업체나 개인으로부터 식품을 기탁받아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식품지원 복지 단체)에 기부한다고 해요. 즐거운 놀이도 즐기면서 기부도 하니, 일거양득이네요.^^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에그헌트


토끼 옷을 입은 예쁜 언니들이 아이들을 맞아 달걀 찾기 놀이(egg hunt)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어요. 북미에서 토끼와 달걀은 부활절(Easter) 상징인데요. 독일 루터교에서는 부활절 토끼를 크리스마스 산타할아버지처럼 어린이들이 착한 행동을 하는지 안 하는지 판단하는 캐릭터로 사용했다고 해요. 지난 부활절부터 새 부활절이 올 때까지 착한 행동을 한 어린이에게 색칠한 달걀, 초콜릿, 사탕을 담은 바스켓을 토기가 주고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미에서는 부활절이 있는 초봄이 되면, 토끼와 알록달록 색칠한 달걀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답니다.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부활절 에그헌트


지푸라기 곳곳에 숨은 달걀을 찾아야 해요. 북미에서는 Egg Hunt시 삶은 달걀이 아닌, 달걀 모형의 플라스틱 통안에 작은 초콜릿, 사탕, 스티커 등을 담아서 사용하는데요. 그 이유는 아이들이 미처 찾지 못해 방치되어 썩게 된 삶은 달걀을 야생 동물이 먹고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메이플시럽 축제


부활절 맞이 달걀 찾기를 끝내고, 조금 더 걸어서 메이플 시럽 제조 현장인 Sugar Shack을 찾아갔어요. 단풍나무의 수액 속의 당분을 'sugar'라고 하고, 판잣집을 'shack'이라고 하여, 단풍나무(Maple tree) 수액을 받아 오랫동안 끓여 수분을 증발시켜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판잣집을 'Sugar Shack'이라고 부른답니다.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메이플시럽


내부의 기계는 현대식으로 바뀌었지만, 외부는 예전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어요.


메이플 시럽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세요.^^

[북미 음식문화] - 메이플시럽 생산과정과 잘 고르고 잘 먹는 법


캐나다인이 3~4월이 되면 농장을 찾아가는 이유


돌아가는 길에는 트랙터가 아닌, 두 마리의 말이 끄는 왜건을 탔습니다. 



제법 쌀쌀한 기온에 언 몸을 풀기 위해 중국 음식점에 가서 점심 특선 메뉴를 선택해 먹었어요. 식후 디저트로 농장에서 산 단풍나무잎(Maple leaf) 모양의 쿠키를 먹었네요. 풍성한 추억과 함께 살도 찌는 순간이었습니다. ㅎㅎㅎ 


겨울잠에서 깨어난 캐나다 농장의 모습 재미있게 보셨나요?^^ 아직도 겨우내 쌓인 눈이 다 녹지 않아 새싹과 봄꽃을 보는 것은 아직 어림도 없지만, 마음은 새봄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가득 차 이미 봄인 것 같아요^^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밝은 봄기운을 한껏 누리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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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 peterjun 2016.03.24 17:33 신고

    아침마다 어머니와 통화를 하면서 출근하는데요.
    이번주가 부활절이라고 올해는 왜 3월이냐고 ~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ㅋ
    bliss님 블로그를 보다보면 다양한 체험을 많이 다니시는 게 참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시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희 집 아이들은 그런거 거의 없이 자랐거든요. ^^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어요.

    거기에도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네요.
    여긴 아침 저녁으론 조금 쌀쌀하지만, 낮에는 너무 따뜻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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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iss :) 2016.03.24 19:17 신고

      와...아침마다^^ 어머님께서 얼마나 좋으실까요^^
      장거리 출퇴근하시느라 힘드셔서 잠깐 눈 붙이며 쉬실 줄 알았거든요. 저희 가족은 다 어딜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자주 다니는데..재정적인 한계로 멀리 다니지는 못하고 주변만 뱅뱅 도는 것 같아요.ㅎㅎ 동생들 더할나위없이 훌륭하게 키우신 것 같아요^0^/ 오후근무 힘내셔서 잘 마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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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ulSky 2016.03.24 19:38 신고

    확실히 여기도 이런 행사가 많은데 저는 그렇게 흥미를 많이 느끼지 못하고 있어서 따로 참여를 하지 않고 있어요. 아마도 자녀가 생기면 저도 열심히 가지 않을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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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iss :) 2016.03.25 20:07 신고

      맞아요^^ 아이 낳으시면, 아이에게 맞춰지다 보니 체험의 폭이 훨씬 넓혀지는 것 같아요^^ 그전까지 신혼의 즐거움 만끽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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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오나르토드 2016.03.24 23:37 신고

    농장체험이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칠 듯 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콧물감기 덕에 당분간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하지만 곧 봄이 오니 빌딩이 가득한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함께 떠날 계획을 세워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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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iss :) 2016.03.25 20:07 신고

      오옹...환절기에 감기가 왔나 보네요. 아이들 얼른 나았음 좋겠네요. 가족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주말 되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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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ilee 2016.03.24 23:52 신고

    메이플시럽 한 번도 안 먹어봤는데, 여러 차례 다루시니까 먹어보고 싶네요. 어떤 맛일지 ㅋㅋ
    그나저나 서양은 축제나 명절 이런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게끔 되어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도 물론 설이나 추석 때 윷놀이나 제기차기를 하지만, 솔직히 한두번 하면 재미가 없죠.
    게다가 어르신들만 따로 모여서 고스톱... 말이 가족간의 화합이지, 어른들 술파티에 애들 데리고 오는거..
    하지만 할로윈이나 추수감사절, 부활절 등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저도 막 즐겁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
    덕분에 캐나다의 3월 풍경 잘 봤습니다.
    저 미끄럼틀 페퍼선니가 봤으면 환장을 하면서 달려들었을텐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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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iss :) 2016.03.25 20:19 신고

      가족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 참 좋은 것 같아요.
      페퍼선니님ㅎㅎ
      저도 모르게 제 안에서 팬심이 자라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두 분의 달콤&유쾌한 이야기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해피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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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앤치즈 2016.03.25 09:07 신고

    가족들이 놀러가기에 참 좋은 곳이 농장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몇년전에 남편이 산딸기를 좋아해서 산딸기따러 농장에 한번 갔다가 허리가 부러지는 것 같은 경험을 한 후론 안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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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iss :) 2016.03.25 20:26 신고

      흐흐...맞아요. 저도 그냥 느낌만 맛보고, 딸기 따는 것은 귀한 체험이라며 부녀에게 양도했습니다ㅋㅋㅋㅋ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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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oka00 2016.03.25 10:41 신고

    ㅋㅋㅋㅋㅋㅋㅋ체험하는거 참 좋아하는데 남편이랑 저는 체력이 저질이라 조금 걱정이되긴하네요ㅋㅋㅋ 현실감있게 사진을 올려주셔서 저도 농장에서 노는상상을 할수있었어요. 넘 즐겁게 봤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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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iss :) 2016.03.25 20:20 신고

      헤헤^^ 감사합니다! 다양한 문화가 담겨 있어 농장을 아주 가볍게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듯해요^^ 편안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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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미님 2016.03.26 00:12 신고

    여전히 운영하시는데 노하우가 대단하시군요...잘 보고 갑니다요...역시 멋진 포스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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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borah 2016.03.26 02:50 신고

    좋은곳을 다녀 오셨군요.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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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피스트 지니 2016.03.26 17:35 신고

    할로윈 놀이의 수위가 상당히 고어하네요 ㅎㅎ
    저도 놀라겠어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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