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핼러윈 버전 <Trick or Treat>를 위해 집집마다 찾아간다!
'핼러윈'데이에 으스스한 분장을 하는 이유는?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Celts)의 전통축제인 '사윈'(Samhain)에서 기원한 것인데요. 켈트족은 여름이 끝나고 해가 짧아지는 10월 31일을 한 해의 마지막 날로 보았다고 합니다. 마지막 날이 되면 죽은 영혼이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다고 생각했는데요. 악령이 방황하다가 자기 몸으로 들어올까 두려워한 사람들이 악령이 자신을 같은 유령으로 착각하도록 기괴한 귀신 분장을 하게 된 것이 핼러윈의 분장의 유래가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핼러윈 시즌이 다가오면, 어딜 가나 으스스한 분장, 복장, 데코들이 넘쳐납니다.
'핼러윈 데이'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Trick or Treat>
미국과 캐나다 모두 핼러윈(Halloween)이 10월 31일입니다. 10월이 되면 관공서, 학교, 시립 도서관, 시립 문화센터, 박물관, 농장, 마트, 음식점 등 거의 모든 장소들이 핼러윈 데코를 시작하며, 각종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는데요. 그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순간은 바로 핼러윈 당일 저녁에 하는 <Trick or Treat>입니다.
으스스한 분장을 한 아이들이 집집마다 찾아가서,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핼러윈 버전인 Trick or Treating을 하게 되는데요. 10월 31일 저녁, 북미 동네에서 어떤 모습이 펼쳐지는지 살짝 훔쳐볼까요?^^
10월 중순 추수감사절(Thanksgiving)이 끝나면, 집 앞마당과 현관 입구에 다양한 핼러윈 장식을 시작합니다. 집집마다 찾아가서 사탕을 받는 재미만 있을 뿐 아니라, 집집마다 다른 핼러윈 장식을 구경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해요.
대부분 <Trick or Treat>는 10월 31일 오후 4시부터 밤 9시 사이에 이뤄져요. 아이들이 코스튬(costume)을 입고, 집집마다 찾아가 벨을 누르거나 노크를 하면 됩니다.
할로윈 장식이 제법 화려하지요? ^^
핼러윈데이에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Trick or Treater들에게 초콜릿과 사탕을 주기를 원하는 집은 대부분 집 앞마당과 현관 입구에 핼러윈 데코를 해둡니다. 반대로 원하지 않는 집은 핼러윈 장식을 특별히 하지 않고, 그 시간대에 집안의 모든 불을 꺼두면, 사람들이 찾아가지 않아요.
같은 장식이 없을 정도로 할로윈 장식을 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입니다.
왼쪽은 해적선 모습이에요.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구요.
10월 31일 핼러윈을 방해하는 딱! 한가지 요소가 있는데요, 바로 추위입니다. 캐나다는 대체로 10월 31일 즈음이 되면, 첫눈이 내리고 바람이 꽤 세게 불며 온도도 영하권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멋진 핼러윈 코스튬이 겨울 점퍼에 가려진다는게 흠!>.< 그래도 아이들은 초콜릿과 사탕 등 Treat를 받는 재미에 추위에도 동네를 휩쓸고 다니는 열기로 추위 따윈 문제가 없다는 눈치입니다. 하긴 한겨울 체감온도 40도도 이겨내며 등교하는 아이들이니까요.ㅎㅎㅎㅎ
오후 6~8시는 절정을 이룹니다. 집집마다 찍고 내려오는 손님과 바통 터치를 할 만큼 집집마다 현관 입구는 북새통을 이루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행렬을 이루며 찾아오는 Trick or Treater를 맞이하기 위해서 집주인들은 이벤트가 시작하기 전에 스낵을 잔뜩 장전하고 있어야 해요.
저희는 그 시간대에 아이와 동네를 휩쓸고 다녀야 하기에, 현관문 입구에 스낵을 담은 바구니를 놓고 출발합니다. 생각보다 양심껏 하나씩 가져가는 눈치입니다.ㅎㅎㅎㅎ
저희 딸이 처음으로 Trick or Treat를 했던 모습이에요. 너무 일찍 시작하면 정서적으로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만 4세 때부터 시작을 했는데요.
북미에서는 하나의 축제처럼 핼러윈을 즐기기에, 신생아를 유모차에 태우고, 걸음마 막 시작하는 아이들은 왜건에 태워서 온 가족이 핼러윈을 즐깁니다.
제가 제일 맘에 든 할로윈 장식이네요. 쌍둥이와 함께 세 남매를 키우는 동네 이웃인데요. 성격 그대로 데코도 깔끔깔끔합니다.
이 집은 현관 입구를 다른 집보다 더 어둡게 해두고, 으스스한 장식을 많이 해둬서인지 딸이 아예 발을 떼지를 못하더라구요. 아빠 품에 안겨서 겨우 진입을 했는데요. 저 집을 벗어날 때까지 눈을 꼭 감고 아예 뜨지를 않았다는ㅋㅋㅋㅋ 넘 귀여워서 노크하기 전에 인증샷을 남겨 보았어요.
잔디밭에서 뭔가가 훅! 튀어나올 것만 같은 장식입니다.
이 집의 데코가 특이해서 찍어보았는데요. 1층 창문을 이용해 으스스한 상황극을 연출했더라구요. 아이디어가 톡톡! 튀네요.ㅎㅎ
Boo! 'Boo'는 갑자기 나타나 깜짝 놀래킬 때 내는 의성어입니다. 만약 'Boo~~~~~~~~~'라고 길게 소리를 내면,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야유를 보내는 뜻이기도 합니다. 넘 깜찍한 느낌의 유령이라 "Boo!"하고 나타나도, 깜짝 놀라기는커녕 반가울 것 같다는>.<
작년 핼러윈 때 찍은 사진인데요. 이젠 나름 컸다고, 동네를 알아서 휩쓸고 다니기에 쫓아다니느라 힘들었네요.^^;; 이웃이나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 다니는 즐거움이 제법이에요. 아이들은 스낵 받으러 뛰어다니고, 부모들은 틈새 시간을 놓치지 않고 수다 떨며 아이들의 발걸음을 쫓아 따라 다닙니다.ㅎㅎ
왼쪽 사진의 창문을 보세요~>.< 숨어있는 데코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스낵 받기 바쁜 아이들도 맘에 드는 핼러윈 장식이 나타나면, 걸음을 멈추고 인증샷을 요구합니다. 엄마가 찍사 노릇해주면, 쫓아다니는 엄마의 당 조절를 위해서라도 받은 스낵 하나쯤은 줘야 하지 않나요? - -;; 올해부터는 사진 촬영해주기 전에, 딜을 해봐야겠어요.ㅎㅎㅎ
왼쪽처럼 으스스하게 꾸민 집도 있고, 오른쪽처럼 귀엽게 꾸민 집도 있어요. 저희 집이라면 오른쪽 사진으로 장식하고, 왼쪽 장식을 하는 집을 구경하러 다닐 것 같아요. >.<
이웃집 언니는 핑크엔젤, 저희 딸은 앵그리 버드, 딸 친구는 요정 코스튬을 입었어요. 유아들에게는 동물 캐릭터 코스튬이,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디즈니 캐릭터 코스튬이, 고학년부터 성인은 으스스한 복장과 분장이 인기가 많아요.
혼자서 가족단위로 다니는 것보다 이렇게 함께 다니는 것이 훨씬 재미있답니다. 저희는 세 가족이 모여 다녔는데요. 올해는 더 커질 것 같아요.ㅎㅎ
근엄하게 생기신 이웃분이 아이들에게 퀴즈를 내고 있어요. 아이들은 사뭇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대부분 인사를 하고 스낵을 주시는 편인데, 나름 서프라이즈 이벤트 같네요. ㅋㅋㅋ
저희 동네에서 제일 화려하게 꾸민 집 중의 하나인데요. 사진 찍으려고 하는데, 딸이 불안한지 자꾸 뒤를 돌아 보더라구요.ㅋㅋㅋ
가까이에서 찍었어요. 집 앞 정원에 빈틈이 없을 정도로 핼러윈 장식을 했어요. 언제 다 사셨을까나?ㅎㅎㅎ 게다가 매년 더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 몇 년치 사진을 한데 모아서 틀린 그림찾기 놀이를 해도 될 것 같아요.ㅋㅋㅋ
집 주인과 인증샷!ㅋㅋㅋ 무서워서 아이들이 초콜릿을 받으러 다가갈 수 있을까요?ㅋㅋ 저희 딸도 숨도 안쉬고 얼음 상태였거든요.>.< 집 안에서 Trick or Treater들을 맞이하는 집주인들도 이렇게 분장을 하고 도리어 놀라게 하기도 해요. 초콜릿 받으러 갔다가 역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추위 속에도 꿋꿋하게 2시간을 돌아서 받은 스낵들이에요. 중간에 다리 아파서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는데, 친구네 가족이 끝까지 한 바퀴는 돌아야 한다고 해서 따라다녔더니, 이렇게 많은 스낵들이 모였네요. 대부분 1~2개씩 나눠주기 때문에, 저희가 얼마나 많은 집을 돌아다녔는지 느낌이 오시죠?
평소에 스낵을 즐겨하지 않는 저희 가족인지라 이 정도의 양이면 초콜릿 선물을 많이 받는 크리스마스 때까지 유용한 간식이 되어줄 것 같아요.
북미 동네에서 펼쳐지는 핼러윈 Trick or Treat 문화 어떠셨나요? 달콤살벌한 핼러윈 추억과 묵직한 간식 보따리는 말할 것도 없구요, 이런 계기로 이웃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얼굴도 익히고 한번 더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한 것 같아요. 하나의 축제처럼 핼러윈을 즐기는 문화를 통해 저희 가족의 추억도 더 풍성해져갑니다.
아래는 핼러윈 시즌에 북미의 다양한 모습에 관한 이전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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