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도깨비불이다! 잭 오 랜턴(Jack-O'-lantern)
북미에서는 9월 중순이 되면, 집 근처의 농장이나 마트에서 호박을 삽니다. 주로 큰 호박은 집 현관문 밖에 두고, 작은 호박은 집 안 데코로 사용하는데요. 10월 둘째 주 월요일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이 지나면, 10월 31일 할로윈을 위해 하나둘씩 호박을 조각(carving)을 시작한답니다. 할로윈 데이에 유령 얼굴로 조각한 호박 안에 촛불을 꽂은 등을 '잭 오 랜턴'이라고 합니다.
친구네 가족과 함께 지난달에 사과 & 호박농장에 갔는데요. 아이들이 농장의 호박을 보더니, 할로윈 펌킨을 꼭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해서 작은 호박을 두 개 사 와서 드디어 잭-오-랜턴을 만들어 보았어요. 만드는 과정을 보기 전에, 그 유래를 알아볼까요?
할로윈 펌킨, 잭 오 랜턴은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옛날 옛날에 악덕 구두쇠인 잭(Jack)이 있었데요. 잭은 악마를 골탕먹일 정도로 얄궂고 교활했어요. 그가 천수를 누리고 죽은 후에 생전에 했던 악행 때문에 천국에 가지 못하고, 자신이 골탕먹인 악마가 있는 지옥에도 가지 못하고, 현세를 돌아다니는 신세가 되었어요. 떠돌아다니다 너무 추워지자 악마에게 통사정해 숯불을 얻게 되었는데요. 그 숯불을 순무에 넣고 랜턴(전등) 겸 난로로 쓰게 되었다는 전설이 잭-오-랜턴의 유래가 되었다고 하네요. 이 전설이 미국으로 전해지면서 순무에서 호박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저와 함께 할로윈 호박을 만들러 출바~~~알!
너 찜! 했어 >.<
잭 오 랜턴을 만들려면 당연히 호박이 필요하겠지요?^^ 저희는 9월에 다녀온 호박농장에 다녀왔는데요. 추수감사절 장식도 할 겸 아이 얼굴만 한 호박을 3달러 주고 미리 사 왔답니다. 할로윈 데이가 가까워갈수록 호박 가격이 마구마구 내려가는데요, 약 2주 전인 지금은 마트에서 1달러에 팔고 있어요.
도구의 인간
호박을 조각하는 도구도 필요하겠지요? 8월 중순만 지나면, 북미 대부분 스토어에서 할로윈 관련 상품이 판매되고 있어, 조각 도구 세트를 쉽게 찾을 수 있어요. 호박 속을 긁어내는 주걱, 조각칼, 펜, 조각 도안이 들어 있는 세트를 월마트에서 약 8천 원 주고 샀어요.
뚜껑 열려?^^;;
첫 번째 단계입니다. 조각하기 전에 호박 속을 긁어 내기 위한 작업입니다. 호박 꼭지를 중심으로 오릴 모양을 펜으로 그려 주신 후, 오려 주세요. 동그랗게 오리시면 예쁘겠지만, 오각형이 제일 오리기 쉬워요. 역시 예술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님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오각형으로 오렸습니다.ㅎㅎ
너, 속보여>.<
잘랐더니, 호박 안을 가득 채운 호박씨가 인사하네요. 호박씨는 긁어서 버리지 않고, 구워 먹을 거에요. 호박씨를 구워 먹는 방법은 내일 포스팅할게요.^^
속을 박박 긁어?
두 번째 단계입니다. 호박 속을 박박 긁어 주세요. 아이들이 호박 속을 처음 봐서인지 무척 신기해하더라구요. 팔이 아프다면서 꿋꿋하게 다 파냈어요.
속을 박박 긁는 건 제가 더 잘할 수도? ㅋㅋㅋㅋㅋ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의 펌킨>.<
세 번째 단계입니다. 호박이 제대로 변신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호박에 원하는 얼굴을 그려 넣어주세요. 아이들이 막상 시작을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만능 해결사 '구글 검색'을 제안해보았어요.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알게 된 할로윈 펌킨의 놀라운 예술 세계를 보더니,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더라구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 듯합니다.^^
장인의 정신을 발휘하자!
네 번째 단계입니다. 조각칼을 사용해 호박을 오려주세요. 어른이시라면 과도칼, 공업용 칼 등을 활용해 오리셔도 되겠지만, 아이들은 위험할 수 있기에, 안전한 조각칼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날카롭지 않지만, 호박을 조각할 수 있는 도구이기에 시작 전에 주의를 해주었어요.
내가 했어!!!!!!
요즘 할로윈 데이가 가까워져서, 딸과 딸의 친구와 할로윈 만들기를 자주 하고 있는데요. 이제까지 만들기 놀이 중에서 제일 신났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의 부분을 조각하는데 성공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더라구요.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동영상을 찍지 않았던 것이 아쉬울 정도였네요. 이런 거 보면, 아이의 성취감 높여주기 참 쉽죠잉~>.<
이 정도 세러모니는 해줘야지~ㅋㅋ
다 완성하고 난 후, 자신이 만든 할로윈 펌킨처럼 똑같이 흉내 내보라고 제안했더니, 이렇게 달콤살벌할수가요.ㅎㅎㅎ 요즘 이 두 딸내미들이 제 삶의 원동력입니다. >.<
점등식 준비 완료!
다섯 번째 단계입니다. 자, 이제 다 완성했으니 점등해야겠지요? 호박 안에 초를 켜서 넣으시면 됩니다. 건전지 촛불을 사용하셔도 되고, 저처럼 tea light를 사용해도 되어요. 불을 켠 초를 넣을 때 호박 꼭지 부분을 통해 넣는다면, 화상 입을 수도 있겠지요?
불을 켠 초는 호박의 입 부분으로 통해 넣으면 훨씬 수월해요.^^
Boo!
아이들의 솜씨 어때요?^^ 아이들도 열심히 해줬고, 거기에 촛불이 주는 힘도 실렸네요.ㅎㅎㅎ 할로윈 데이가 문을 열면 시작되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에요.
할로윈까지 진득하게 참아보자 >.<
가을데코 하는 곳에 올려뒀어요. 아이들과 만든 할로윈 만들기와 잘 어울리네요. <유아미술놀이-할로윈 만들기 편>은 내주에 업데이트할 예정이니, 제 블로그를 주시해주세요. >.<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할로윈 펌킨!
아이들의 작품은 사랑스럽고, 위 사진에 있는 할로윈 펌킨은 예술적 감각이 넘쳐납니다. 캐나다 총리가 살고 근무하는 수상관저에 전시된 작품들입니다. <캐나다 수상관저에서 열린 할로윈데이 이벤트>도 역시 조만간 업데이트하겠습니다.^0^
가을에 호박 하나쯤은 양보하셔서, 즐거운 추억을 만드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호박 안에서 은은하게 때론 스산하게 비치는 촛불이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웅크리고만 있고 싶은 기분을 달콤살벌하게 달래줄지도 모르겠어요.^^
새로운 한 주도 파이팅하시구요, 하루하루 유쾌한 즐거움이 가득하길 바래봅니다!^0^/
아래는 북미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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