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생일파티 문화 소개] 6살 딸 생일 파티 했어요!

미국과 캐나다 생일파티는 어떤 모습일까?

 

일년에 한 번씩 꼬박꼬박 돌아오는 생일에 받게 되는 축하를 몇십 년째 적응하지 못해 매번 머쓱해지는 건 저 뿐인가 봐요. 하지만 저희 딸 아이는 거꾸로 숫자 세는 법을 생일 D-day 카운팅으로 배웠다고 할 정도로 생일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그 기대감이 살짝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아이가 나중에 커서 기억에 남을만한 생일파티의 추억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 아이의 생일파티를 열어보았어요.

 

6살 꼬마 아가씨의 생일파티를 통해서 북미 생일파티 문화를 살짝 엿보기로 해요. 시끌벅적했던 딸의 생파 현장으로 함께 떠나 보실래요?^^

 

1. 생일파티의 주제 정하기

 

제 캐네디언 친구맘들이 각각 자신의 자녀를 위해 준비한 생일파티 모습이에요. 넘 예쁘지요? 위와 같이 북미에서는 생일파티에 특정한 주제가 있어요. 주제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계절 등을 고려해 캐릭터와 색깔을 고릅니다. 10월생인 저희 딸 생일파티의 컨셉은 북미에서 가을을 대표하는 동물인 '부엉이'와 아이가 좋아하는 핑크색과 보라색으로 정했네요.  

 

2. 초대장 쓰기

 

같은 반 여자친구들에게 보낼 초대장을 준비했어요. 대부분 주제와 어울리는 초대장을 최소 2주 전에 보냅니다. 이전에 부모와 친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전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학교 선생님을 통해 전달해요. 그러면 선생님께서 초대받지 않는 아이들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가방에 개별적으로 넣어 줍니다. 저는 월마트에서 산 부엉이 초대카드와 IKEA에서 산 부엉이 스티커로 파티의 주제를 미리 알 수 있게 했어요. 새 학년이 된 지 한 달밖에 안 된 시점에 보내는 초대장인지라, 포토샵으로 사진 메시지를 별도로 만들어 함께 동봉했네요. 

 

북미에서 파는 초대카드에는 대부분 기본 형식이 있어서, 그 형식에 따라 내용을 써넣으시면 됩니다. 형식이 없는 카드라면, 판매하는 초대장 형식을 참고하시면 되겠네요. 파티 시간은 시작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끝나는 시간도 반드시 써넣어주셔야 해요. 대부분 시간을 매우 철저하게 지키기 때문이에요. 

 

초대장에서 'RSVP'는 프랑스어로 'please reply(회답)'이란 뜻을 가진 문장의 줄임말입니다. 언제까지 어디로 회답을 받으면 되는지 써넣으시면 됩니다. 파티 손님의 인원은 파티를 계획하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하므로, 초대장을 받았다면 정해진 날짜 안에 최대한 참석 여부를 빨리 알려주시면 좋아요.

본격적인 파티 준비 무엇부터?

초대장을 보내신 이후 파티 준비는 크게 파티 장소, 파티 장식, 액티비티, 파티요리, 답례품 이렇게 다섯 가지로 나뉩니다. 북미 어린이 생일파티의 핵심은 주제(컨셉), 액티비티, 답례품입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에 신경을 쓰시면 되겠지요? 그럼, 저희 딸 생일파티의 모습을 통해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 설명해볼게요.^^

 

 

3. 파티 장소 꾸미기

 

현관 입구(밖)

파티 장소는 집 이외에 영화관, 맥도널드, 실내놀이터, 미술학원, 박물관, 농장, 요리학원 등에서도 하실 수 있어요. 파티 장소를 대여(이벤트 포함)하는데 파티 손님 인당 10~2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저희는 집에서 했는데요. 손님들이 찾기 쉽도록 정원에 있는 나무나 현관 입구에 풍선 몇 개를 달아둡니다. 저두 집 밖에 풍선을 여기저기 달고, 생일 주제에 맞게 현관 입구를 부엉이 배너와 부엉이 장식 걸이로 꾸며보았어요. 

 

현관 입구(안)

현관 입구의 내부 모습이에요. 손님을 환영하는 인사를 칠판에 적어 보았어요. 삼각형 배너, 부엉이 입체 모빌도 도안을 찾아 출력해 만들어 보았어요.

 

손님을 맞이할 때 부모로부터 비상 연락처와 알르레기 여부를 미리 체크해 두시면 좋아요. 현관문 입구 쪽에 종이와 펜을 미리 준비해두면 좋겠지요?^^

 

현관 입구쪽 벤치에도 부엉이 쿠션>.< 벤치 방석은 허접한 재봉 실력으로 만들어봤네요. 현관 입구 쪽에 걸어둔 부엉이 모빌은 식탁 위에도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요.  

 

생일상 

딸 생일상입니다. 대부분 직접 만들어 차린 엄마표 생일상입니다.

 

벽에 건 핑크 베어 배너와 파티상에 건 부엉이 배너와 리본도 손수 만들었어요. 집에 이미 있던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서 만들었네요. 짠돌이 남편 덕분에 이전에 전혀 없던 꼼지락 실력이 생기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ㅋㅋ

 

부엉이 컵케이크도 만들었어요. 레시피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데, 파티의 컨셉을 확실하게 보여줘 성공적인 베이킹이었던 것 같아요.

 

팝케이크(popcake)와 마시멜로 스틱도 직접 만들었어요. 집에 쓰지 않는 새 화기를 이용해 꽃꽂이하듯이 장식했더니, 나름 예쁘더라구요. 차차 레시피 올릴게요. 

 

생일상에 오른 부엉이 인형도 펠트로 도안을 떠 재봉질해서 만들었어요. 엄마 부엉이는 가려서 잘 안 보이네요.^^;;

 

결혼식 때 신랑 신부에게 뿌리는 색종이 조각 같은 것을 Confetti라고 하는데요. 북미에서는 파티상 위에도 Confetti를 뿌립니다. 저는 Confetti  대신에 딸과 함께 공원에서 주운 리얼 단풍잎과 도토리로 공간을 채워줬더니 잘 어울리더라구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 초콜릿, 젤리빈도 준비했어요. 호박 농장에서 사 온 호박과 말린 옥수수로 장식해보았네요.

 

부엉이 케이크입니다. 생일케이크도 만들까 했는데, 친구가 생일선물로 해주고 싶다고 해서 주문한 케이크예요. 보기에는 소박해 보이나, 5만 원짜리 큰 케이크이네요.^^;; 참고로 북미에서는 특별주문제작이 아닌 이상, 케이크 디자인이 한국의 80년대 스타일이네요.^^;;  

 

 

4. 파티 액티비티 준비하기

 

파티 요리보다 더 중요한 파티 액티비티를 살펴볼까요?

 

색칠놀이(coloring)

파티 손님의 90% 이상 초대장에 적힌 시각에 정확히 맞춰 부모들이 아이를 내려주고 또 데리러 와요. 대부분 정시에 오지만, 늦은 친구도 있을 수 있기에 시작은 가볍게 색칠놀이로 준비했어요. 어린 친구들은 새로운 장소에서 낯을 가릴 수 있기에 분위기를 풀어줄 수 있어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답례품 담는 가방 직접 만들기(decorating a paper bag)

북미에서는 생일파티에 온 손님에게 답례품을 꼭 준답니다. 파티 답례품을 캐나다에서는 룻백(loot bag), 미국에서는 구디백(goodie bag)이라고 불러요. 인당 5~10달러 정도의 초콜릿, 사탕, 미니 장난감, 문구류 등을 넣어준답니다. 파티 인원수가 많아지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지요.^^;;

 

자신의 답례품을 담을 종이가방 꾸미기 액티비티를 했어요. 민무늬 종이가방에 부엉이 감사택을 만들어 달아두고, 헷갈리지 않게 이름표를 붙여두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스티커와 색칠도구를 활용해 직접 꾸밀 수 있도록 했네요. 주로 파티 전에 미리 포장해서 집에 돌아갈 때 나눠 주는 답례품도 저는 게임에 이길 때마다 상품으로 획득하게 했어요. 답례품을 활용해 액티비티와 연계시키니 몰입도가 좋더라구요.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Freeze Dance)

어린이 생일파티 액티비티로 음악 놀이가 제일 인기 있어요. 종이 위에서 춤을 추다가 음악이 멈추면 동작도 멈추게 하는 놀이를 했어요. 미션에 성공한 아이들에게 룻백에 담을 답례품을 하나씩 주었답니다. 다음 단계를 넘어갈 때마다 종이를 반으로 접게 합니다. 준비한 액티비티 중 아이들 반응이 제일 좋았어요.

 

슛! 골~~~인!!!(throwing a ball)

줄지어서 공 던지는 게임입니다. 룻백에 넣어줄 초콜릿과 사탕을 주기 위해 만든 일종의 보너스 게임이에요. 아이들이 아직 어린 데다가 친구와 함께해서 그런지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퀴즈 타임(quiz)

부엉이 먹이에 관한 퀴즈 타임입니다. 부엉이 먹이 주기 액티비티를 하기 전에 부엉이가 무엇을 먹는지 퀴즈를 통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이들이 지루해할까 싶었는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하는 모습이 넘 귀여웠답니다.>.<

 

부엉이 먹이 퀴즈와 먹이 먹이기 게임을 위해 파티 주제색인 핑크색과 보라색 종이로 큰 부엉이를 직접 만들어 보았어요. 먹이도 아이들이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클립아트를 출력해 만들었답니다.

 

눈 가리고 부엉이 먹이주기(Pin the tail on the donkey 게임 변형)

북미에서 전통적인 생일파티 액티비티로 'Pin the tail on the donkey'가 있는데요. 눈을 가린 채 벽에 붙어 있는 당나귀에게 꼬리를 붙이는 건데요. 정확한 위치에 붙이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입니다. 

   

저는 부엉이 가면을 써서 눈을 가린 채, 부엉이 먹이를 주는 게임으로 변형했어요. 코끼리 코를 하고 3바퀴 돌게 한 후, 친구들의 소리를 듣고 부엉이 배 안에 먹이를 붙이면 성공입니다.

 

하~ 이렇게 여섯 가지의 액티비티가 끝났습니다. 보통 3~8개의 액티비티를 준비합니다.

 

 

5. 파티 요리 준비하기

 

생일파티에 케이크가 빠지면 안 되겠지요?^^ 생일케이크 대신에 컵케이크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먹기 직전, 혹은 다 먹은 후  생일 축하 노래를 함께 불러줍니다. 노래가 끝나면, 생일 주인공이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고 촛불을 끈 후 케이크를 절단합니다. 생일케이크는 식사 후 디저트로 나눠 먹어요. 

 

북미에서는 파티장식뿐만 아니라 일회용 접시, 종이컵, 포크, 냅킨, 테이블 커버, 생일 케이크도 주제에 맞게 준비합니다. 온통 부엉이이네요.ㅎㅎ 마트나 파티전문점에 가시면 캐릭터별, 색깔별로 판매합니다.

 

파티 요리는 생각보다 아주 단순해요. 기본적으로 피자(혹은 핫도그), 생일 케이크(혹은 컵케이크), 음료수만 준비하셔도 됩니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교, 알레르기, 편식 등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로 치즈 피자와 페퍼로니 피자를 준비합니다. 거기에 사이드 메뉴로 과자, 베이킹, 채소 모둠, 과일 모둠, 샐러드 등을 더 두기도 합니다.

 

저는 치즈 피자, 페퍼로니 피자, 콤비네이션 피자, 프렌치 프라이드를 주문했고, 팝콘, 감자칩, 과일모둠, 음료수, 컵케이크, 팝케이크, 초코 마시멜로, 초콜릿, 젤리, 생일케이크를 준비했네요. 아이 생일파티음식치곤 가짓수를 조금 많게 했습니다. 

 

 

6. 선물 개봉하기

 

북미에서는 선물 개봉을 선물을 준 사람 앞에서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선물을 하나씩 개봉했어요. 아이들도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좋아할지 기대하는 마음과 다른 친구들이 가져온 선물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마음이 있어 관심이 무척 많아요.

 

선물을 개봉할 때 항상 생일 카드를 먼저 열어 읽게 한 후, 선물을 확인하고, 선물을 준 사람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미리 일러주시면 좋아요.  

 

 

7. 감사 카드 보내기

 

초상권에 대해 무척 민감해 예쁜 아이들의 얼굴에 블러 처리한 점 양해 부탁드려요. 제가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생일파티 주인공을 제일 구석으로 모셨네요.^^;; 한 장은 예쁨 가득, 다른 한 장은 장난 가득 컨셉으로 찍어 보았어요.

 

생일파티 후 감사카드나 메시지(문자, 메일, SNS 등)를 보내시면 됩니다. 저는 학교를 통해서 초대장을 받았기에 초대한 아이들의 주소를 다 알 수 없어서, 문자 메시지와 메일로 포토샵으로 꾸민 단체 사진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네요. 생일 사진은 단체 사진이나 초대받은 아이와 주인공이 함께 찍은 사진 1~2장만 전달하시면 충분합니다. 

 

생일파티 구경 즐거우셨나요?^^ 

이제 곧 저희 딸 7번째 생일이 다가옵니다. 심장이 두근두근거리던 중- - ;; 딸이 올해 생일파티는 제일 친한 친구네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고 해서, 두 가족이 모여 소박하게 하기로 했어요.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ㅋㅋㅋㅋ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생일에 세상의 태어남을 축하받으며 함께 즐거워하는 것은 똑같은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주신 첫 번째 선물, 생일. 세상에 태어나 매일을 선물로 받습니다. 선물 같은 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기보다는 나의 흔적을 남기며 특별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네요. 오늘 여러분의 하루도 여러분의 삶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길 바래봅니다.^^ 

 

아래는 저희집에서 했던 여러 파티에 관한 글입니다.

2015/05/11 - [Blis 이야기] - 남편과 딸의 축하를 독식했던 캐나다 Mother's Day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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