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어버이날 중의 하나인 Mother's Day
캐나다는 어버이날을 아버지의 날인 Father' Day와 어머니의 날인 Mother's Day로 나뉘어 지냅니다. 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Mother's Day, 6월 셋째 주 일요일이 Father' Day로 지냅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어느 일요일 아침과 마찬가지로 교회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희 딸이 새벽부터 고열로 감기약을 먹여 재워 열은 서서히 떨어졌는데, 아침부터는 코피를 줄줄 흘리더라구요. 요즘 대개 피곤해하더니, 휴식이 필요한 듯 해보여 오늘은 저와 딸은 교회를 못가고 남편만 갔네요. 남편에게 감기약이 떨어졌으니 돌아오는 길에 사다 달라고 부탁했더니, 교회 예배후 집에 들어오는 남편의 양손에 짐이 한가득 있더라구요.
뭐냐구 물으니, "오늘 Mother's Day 잖아, 축하해!"하고 선물을 건네더라구요. 흐흐~ 아이가 아파서 순간 잊고 있던 나만의 특별한 날이 퍼뜩 떠올려졌습니다. 전날 이미 옷을 선물받아서, 그걸로 땡! 인줄 알았는데ㅋ 남편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함께 해도 되지만, 모른 척 해봅니다ㅋ이럴 때 누리지 언제 누려보겠습니까? >.< 튤립의 긴 줄기를 알맞은 길이로 잘라 꽃병에 꽂고, 딸 아이는 나 몰래 만든 카드를 꺼내놓고는, 드레스로 바꿔 입어야 한다며, 방으로 쪼르르 달려갑니다.
흐흐, 심플하지만, 남편과 아이의 마음이 가득 담긴 상차림이네요^^
캐네디언들은 Mother's Day를 어떻게 보낼까요?
캐나다 Mother's Day는 배우자와 아이들이 함께 축하를 해준답니다. 대부분 Mother's Day 축하 카드와 꽃 선물은 꼭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늘 가족에게 요리를 해주는 엄마를 위해, Mother's Day만큼은 Breakfast를 차려서 아침에 눈 뜬 엄마의 침대로 가져다 주기도 하구요, 혹은 가족과 함께 점심이나 저녁에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하기도 하여, 이 날 만큼은 요리를 해야하는 엄마의 짐을 덜어주는 모습입니다. 선물은 개인차가 다소 있지만, 한국처럼 현금을 전해주기 보다는, 보통 20~50달러 선의 선물을 건네줍니다. 스타벅스, 팀홀튼의 커피점 상품권, 서점 및 의류 상품권, 스카프, 머그컵, 주방관련 소품 등이 강세이구요. 그 이상의 금액의 선물로는 지갑, 가방, 귀금속이나 스파이용권 선물을 하기도 합니다만, 흔치 않습니다. 대체로 가족끼리 축하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하며 지내는 것에 더 의미를 둡니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Mother's Day에 각 가정이 쓰는 하루 총비용은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100~120달러라고 합니다. 미국 Mother's Day의 하루 총비용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저희 딸이 학교에서 만들어온 Mother's Day 카드에요^^ 불어로 써왔길래, 뜻을 물어보니, 영어로 답해주네요. -- ;; My love for you grows, grows, and grows! Happy Mother's Day!! 어쨌든 Mother's Day의 느낌이 충만한 카드입니다ㅎㅎ
매년 남편이 Mother's Day 때 케이크 사오더니, 이번에는 빅 컵케이크를 사왔네요. 한 개에 3달러짜리 - -;; 달콤한 것을 좋아하지 않고, 고기보인 저는 머릿속으로 삼겹살 근 수를 따지고 있었다능ㅋㅋㅋㅋ 그래도 분위기내는데에는 이만큼 스윗한 건 없겠죠? >.<
저희 딸이 저 몰래 만들어 완성한 3D 카드입니다ㅎㅎㅎ 카드 맨 밑에 문구를 보니, Mother's Day 축하카드에다가 퀴즈까지 친절히 내줬습니다. -- ;; 카드 속에 10개의 꽃을 찾아보래요ㅋㅋ 10개의 꽃을 찾으면, 뽀뽀 3번 해준대요. ㅎㅎ비상금을 기대했던 저는 속물 엄마인가 봅니다.
남편로부터 축하 카드를 받았네요. 오글거리지만 귀여운 카드 멘트입니다ㅋㅋㅋ 이 세상에서 최고의 아내는 누구일까요?라고 써진 카드를 열어보면, 거울이 있답니다^^;;; 저 작은 거울에 내 얼굴을 들이밀면서, 자족하는 세러모니를 보여줘야하는 압박이 있었습니다만 -- ;; 그래도 기분은 좋았어용!
딸이 아파서 오늘은 밖에 못 나가서 외식을 못하나 보다 했는데, 회 한접시를 테이크아웃 해와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녁에 교회에 있는데, 캐네디언 친구에게 문자가 옵니다. "너 어디니?" 그래서 교회라고 했더니, 그냥 너 보고 싶어 그런다며 갑자기 그러더라구요^^ 교회가 끝나고 집에 도착해보니, 현관문 입구 의자위에 카네이션 한다발을 두고 갔더라구요ㅠ 자기 아이들이 주는 선물이래요. 남편은 복도 많다면서 질투하네요ㅎㅎ 꽃병에 담아서 사이드 테이블에 올려두었습니다.
아이 낳은지 벌써 만6년...그래도 아직 '엄마'라는 단어가 제게 어색하기만 합니다. 생일날 생일축하 받을 때 쑥스럽고 어색하듯이, 엄마의 날 역시 같은 기분이 듭니다. '엄마'가 되기전에는, '엄마'가 되면 뭔가 확 달라지는 줄 알았거든요. '엄마'가 되어보니, 모든 것이 다 새롭고 어색하더라구요. 아이 안기, 모유 먹이기, 기저귀 채우기, 이유식 만들기, 배변훈련하기, 말 가르치기, 문자 가르치기, 예의 가르치기, 아이와 신경전과 협상전에서 지지 않기ㅋㅋ 등등 처음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 정말 많아, 아이를 키우면서 새롭게 부딪치고 경험하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는 아이와 함께, 더디지만 저도 엄마로서 조금씩 자라왔던 것 같네요.
그래도 저희 엄마가 제게 보여준 모습의 백분의 일도 채우지 못한 것 같네요. 아직도 한없이 부족한 엄마입니다. 아이와 남편 사이에서 좋은 엄마, 좋은 아내로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매번 다짐하며 살아왔지만, 뒤를 돌아보면 실수 투성이에, 모성애보다는 자기애가 강한 내 모습이 더 많이 투영되어집니다^^;;; 또 한편으로는 '에라~뭐 만점짜리 엄마가 아니면 어때? - -;; 오늘은 그냥 파티날이야'ㅋㅋ라고 쿨모드로 금새 돌아가긴 했지만요ㅋㅋㅋㅋ
캐나다 어버이날이 이렇게 Father's Day와 Mother's Day로 나누어져서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저 혼자서 이렇게 남편과 아이의 대우를 독식할 수 있어 좋구요. 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캐나다는 이혼율이 높다보니, 싱글맘과 싱글대디와 사는 아이들이 많은데, 어버이날에 편부나 편모의 부재를 덜 느낄 수 있게 하니, 좋은 것 같네요. Mother's Day의 우리 가족의 소소한 이벤트로, 소소한 오늘의 행복을 또 느끼며,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살아보자는 결심이 생기게 하는 하루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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