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비치에서 호버크래프트와 핸드메이드 드론을 보다
오타와에 큰 비치가 4곳이 있는데요. 그중 한 곳이 저희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가끔 날씨 좋은 날 저녁을 먹고 커피 한 잔을 들고 산책하러 다니곤 해요. 얼마 전 산책하러 갔다가 우연치 않게 캐나다 정부의 호버크래프트(공기부양선)과 핸드메이드 드론을 보게 되어 새로운 경험을 오늘 나눔 하고자 합니다. 그럼, 캐나다 오타와의 비치로 함께 가볼까요?^^
캐나다 건국 기념일 Canada Day 축제
2017년 올해 캐나다는 건국 150주년을 맞이해 건국기념일 Canada Day(7월 1일)에 전국적으로 대규모 축제가 열렸는데요. 그중에서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캐나다 데이 축제에 백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어요. 오타와 전체 도시 인구(98만 명)보다 더 많은 인파가 오타와로 밀집된 날이었네요. 9년 내내 캐나다 데이 축제에 참여했지만, 너무 많은 인파에 올해 처음으로 휴양지로 피신을 갔었네요.
위 사진은 오타와에서 열린 캐나다 데이 축제 현장 중 가장 외곽진 곳에 있는 Petrie Island 비치로, 건국기념일 다음날까지 이어졌던 축제 기간 중 거의 끝날 무렵에 찾아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한쪽에 세워진 푸드 트럭도 축제 막바지와 함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콘서트 역시 마지막 무대여서 사람들이 많지 않았지만 무대 앞에 남은 여러 사람들이 춤을 추며 축제를 끝까지 즐기고 있었네요.
캐나다 주류법상 공원, 길거리, 차 안 등 공공장소에서의 음주가 허용되지 않아요. 축제에서도 울타리로 다른 곳과 경계를 둔 일정 구역 내에서만 알코올을 사고 마실 수 있어요. 몇 명 남지 않는 손님들이 맥주 한 잔씩 들고 마지막 무대 공연을 보고 있었네요.
캐나다 연방 정부의 해안 경비대, 호버크래프트(공기부양선)
무대 앞에서 노래 한 곡을 듣고 일어나 비치를 한 바퀴 걸어볼까 싶어 일어선 순간, 저 멀리서 큰 소음이 나 바라봤어요. 엄청난 소음과 물보라를 내며 빠르게 이동하는 큰 배를 보았는데 이제까지 보던 배와 사뭇 다른 포스에 저도 모르게 사진을 찍고 있었네요.
그냥 지나쳐갈 것 같은 배가 비치의 맨 끝부분으로 들어오니 비치에 있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어요. 마치 군중심리의 묘한 힘에 끌리듯 저 역시 호기심에 그곳을 향해 걷고 있었네요.ㅎ
옆에서 함께 구경하던 사람에게 무슨 배냐고 물어봤더니, 호버크래프트(Hovercraft)라는 배였는데요. 영국에서 1956년에 최초 개발한 호버크래프트는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상을 바꾼 발명품 1001 중 한 가지로, 공기부양선(ACV, Air Cushioned Vehicle)으로도 알려져 있어요.
대형 원심팬이 공기를 아래로 뿜어내어 지상으로부터 기체를 띄워 움직이는 에어쿠션선으로, 강과 바다뿐만 아니라 땅에서도 갈 수 있는 수륙 양용 운송 수단이에요. 공기쿠션 때문에 바닥과의 마찰력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빠른 속력으로 물살을 가로지를 수 있어요. 사진은 배가 정박을 준비한 상태로 하단의 고무 부분에 공기가 다 빠진 상태입니다.
제가 본 호버크래프는 캐나다 연안 경비대(Canadian Coast Guard)로, CCGS Mamilossa AP1-88/400 호버크래프트였어요. 배 이름인 Mamilossa(마미로싸)는 캐나다 원주민 아베나키 족(Abenaki)의 언어로 '해안에서 물 위로 걸어간다'라는 뜻입니다. CCGS Mamilossa가 하는 일은 일반적인 쇄빙선이 접근하기 어려운 강가의 얼음을 깨뜨려 부수는 일로, 캐나다 동부 지역의 홍수를 예방하는데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해요. 또한, 강에 있는 부표(Bouy)를 배치, 정비 및 복구하고, 해상 항로의 건설 및 유지 관리를 도우며, 수색 및 구조 작업에도 일조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에 Mamilossa AP1-88/400 호버크래프트의 특징을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CCGS Mamilossa AP1-88/400 Hovercraft
- 타입: 공기부양선(ACV, Air Cushioned Vehicle)
- 길이: 28.5m
- 너비: 12m
- 모터: 3,281kW
- 최대 속도: 92.6km/h(50 knots)
- 순항 속도: 83.34km/h(45 knots)
- 선원: 8명(캐나다 연방 공무원)
- 조선사: 영국(Hoverwork Ltd, Isle of Wight)
- 건조 연도: 2009년
23,000kg에 달하는 적재 능력으로 화물 또는 승객을 운송할 수 있으며, 선착장 또는 해변가에 정착하여 직접 적재할 수 있어요. 6,600 kg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이동식 크레인이 장착되어 있어요. 8명의 선원이 배에서 내려 배 뒤편에 놓인 작은 보트로 이동했어요.
잠시 선원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2~3일 동안 이곳에 배를 정박하고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퀘벡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보트 타고 가면서 배에 몰려든 구경꾼들을 찍고 있는 선원들의 모습이에요.ㅎㅎㅎ
핸드메이드 드론
처음 본 캐나다 해안 경비대의 호버크래프트를 둘러보고 산책을 마저 하려는데 제법 큰 드론을 조정하고 있는 사람이 보여 다가갔어요. 축제의 모습을 담으려는 담당자의 드론인가 싶어 물어보니, Petrie Island의 비치에 있는 캐나다 기러기(goose)를 바로 옆 야생 동물 보호 구역으로 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해요. 원래는 캐나다 자연을 멋지게 담고 싶어 약 6백만 원의 비용을 들여 드론을 직접 만들어 신문 기사나 TV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오타와 시에서 드론 제작자를 기러기 이동을 유인하는 역할(goose buster)로 고용했다고 해요.
오타와 동쪽에 위치한 Petrie Island는 오타와 시에서 야생 동물 및 식물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매입한 곳으로 2003년도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는데요. 12km에 달하는 비치 모래사장에 기러기떼가 몰리면 오리보다 훨씬 더 큰 기러기의 배설물과 깃털 등으로 인하여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바로 옆 동물 보호 구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드론을 사용한다고 해요. 마치 목장에서 양 떼의 이동을 돕는 양몰이 개의 모습이 연상됐어요.
드론 리모트 컨트롤을 조정하는 모습도 보여줬는데, 공중으로 2km 이상 높이까지 올라간다고 해요. 드론에 스피커를 달아 기러기를 이동케 만드는 소리를 낸다고 해요. 미국 드론 온라인 등록 및 운용 규제(외국인 방문객 포함)가 궁금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캐나다 드론 규제도 이와 거의 비슷해요.
오타와 강이 흐르는 Petrie Island 비치
아름다운 호수의 반영 사진 같지만, 실상은 홍수로 인하여 모래사장에 물이 고인 모습이에요.^^; 올해 여름 한국은 가뭄으로 한창 어려움을 겪을 때 오타와는 다른 해보다 유난히 잦은 비로 인하여 여러 지역에서 홍수가 났어요.
비치 발리볼을 하는 사람들도 보였어요.
캐나다 비치에는 편의 시설이 거의 없어요. 이곳도 탈의실과 화장실 이외에는 편의시설 및 대여용품이 전혀 없었는데요. 2~3년 전에 안전요원 사무실 및 공용 화장실 건물 옆에 작은 야외 바(bar)가 생겼어요. 종종 라이브 공연도 하고, 알코올 및 그릴 햄버거와 핫도그, 푸틴 등 간단한 요리를 사 먹을 수 있어요. 맛도 괜찮은 편이네요.
강가를 따라 쭉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산책을 이어갔네요.
Petrie Island는 오타와 강이 흐르는 비치인데요. 오타와 강은 우리나라 국토 면적(99,720Km²)의 146%(146,000km²)나 되는 큰 강이지만 캐나다에서는 13위에 달하는 그리 크지 않는 강이에요.
Petrie Island의 일몰은 굉장히 아름다워 날씨 좋은 날 일몰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도 꽤 되는데요. 일몰이 질 것 같은 느낌에 시간을 보니 오후 7시 30분, 일몰 시각을 검색해보니 오후 8시 50분이어서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어요.
갈매기도 일몰을 기다리는 눈치입니다.^^;
대신 이전에 찍은 추억의 사진으로 일몰의 분위기를 대체해봅니다.ㅎㅎㅎ
늘 익숙하게 다녔던 비치에서 캐나다 정부의 해안 경비대의 호버크래프트와 핸드메이드 드론을 볼 수 있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돼 좋았어요. 이외에 캐나다인들의 비치 활용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몸도 마음도 시원해지는 하루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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