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를 공략하는 스토어에서 캐나다 문화가 보인다
한국에서 발레타인데이는 여성이 사랑하는 남성을 위해 선물하는 날이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캐나다에서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으며 가족, 친구, 지인, 이웃 등 선물하는 대상도 대폭 늘어나요. 선물도 고급스럽거나 비싼 것보다는 1~ 20달러 사이의 선물이 대부분이에요. 선물의 대상이나 금액이 우리나라의 빼빼로데이와 유사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럼,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해 캐나다 스토어에서는 어떤 상품으로 소비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단연 인기 상품은 초콜릿
캐나다 스토어들은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시즌 상품을 계산대 또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판매대에 전시하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선물은 바로 초콜릿이에요. 1월부터 핑크 및 레드 컬러와 하트 모양을 지닌 초콜릿 상품들이 가득 전시돼 있어요.
스위스 린트 & 슈프륀글리의 린트(Lindt), 영국 네슬레의 스마티(Smarties), 이탈리아 페레로의 페레로 로쉐(Ferrero Rocher), 미국 허쉬의 키세스(Kisses)가 가장 대중적이에요. 이외에도 북미에서 인기 많은 초콜릿 Top 10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북미에서 절대 무시해서는 안되는 카드 문화
두 번째로 대표적인 선물은 카드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선물을 줄 때 정성을 더하는 의미에서 카드를 쓰지만, 북미에서는 카드 자체가 선물이 됩니다. 주제와 대상에 맞는 메시지가 적혀 있는 카드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인쇄된 메시지 밑에 친필 사인만 해서 보내도 무례하지 않아요. 셀 수 없이 많은 카드 중에서 원하는 디자인과 메시지를 고르는 정성을 기쁘게 받는 셈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주제가 분류돼있지 않은 디자인 카드가 대세라면, 북미에서는 밸런타인데이,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뿐만 아니라, 출생, 생일, 졸업, 결혼, 결혼기념일, 베이비샤워, 은혼식, 금혼식, 이사, 승진, 입원, 장례, 축하, 감사, 위로 등 주제별로 카드가 나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 삼촌, 이모, 손자, 손녀, 조카, 청소년, 친구, 이웃 등 카드를 받는 대상과 대상의 나이까지 세분화되어 있어 그 종류가 어마어마합니다.
기념일에 빠지지 않은 꽃
우리나라에서 주로 인기 있는 꽃바구니 선물보다는 꽃다발 또는 미니 화분 선물을 더 많이 해요. 하지만 캐나다에는 소매상이 운영하는 동네 꽃집이 많지 않아 대부분 마트에서 미리 포장된 꽃다발을 구입하는 편이에요. 선물 포장을 부탁하면 대부분 계산대에 있는 직원이 와서 해주기 때문에 많이 느리고 투박한 편이니 특별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아요.
학교에서 선물 공유가 가능한 날
캐나다 학교에서는 식품 알레르기 및 특정 식품 섭취를 금지하는 종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친구들과 도시락 및 간식 공유가 금지돼 있어요. 하지만, 일 년에 딱 2번, 밸런타인데이와 할로윈에는 반 친구들에게 작은 선물을 공유할 수 있어요. 음식이라면 견과류가 들어 있지 않아야 해요. 저는 딸과 함께 하트 초콜릿에 포토샵으로 만든 스티커를 붙여 선물했어요.
선물을 준비하려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가 그려진 명함 크기의 종이 카드가 묶음으로 판매되기도 하며, 종이카드와 함께 연필, 스티커, 타투 등 작은 선물이 함께 들어있는 세트 상품도 있어요. 20~30명 되는 같은 반 친구들의 선물을 모두 준비해도 보통 1만 원 전후의 부담되지 않은 수준이에요.
친구들과 함께 선물만 주고받는 게 아니에요. 아이들 대부분 핑크 또는 레드 컬러의 옷을 입고 등교하여 다양한 과목에 접목된 발렌타인데이 액티비티를 즐겨요. 캐나다 학교의 똑똑한 밸런타인데이 활용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초콜릿 못지않게 인기 많은 케이크
초콜릿 못지않게 케이크 및 컵케이크도 인기가 많은 날이에요.
집에서 혹은 쿠킹 클래스 신청해서 케이크 및 컵케이크를 만들기도 해요. 쿠킹 클래스를 하면 아이는 신나하지만 색소와 설탕이 무제한 흡입된다는 게 흠인 것 같아요@.@
저는 발렌타인데이에 라이스 크리스피를 만들어 종종 선물하기도 해요. 라이스 크리스피 시리얼 바 만드는 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식상한 듯하지만 언제나 인기 있는 인형
크고 작은 털인형 선물도 많이 해요. 2월 중순이 지나도 두 달은 더 겨울을 보내야 하는 캐나다이기에 무릎담요와 쿠션도 인기가 많아요.
어린이 몸만한 커다란 곰인형도 종종 보이지만, 손에 쥘 수 있는 크기의 작은 인형이 인기가 더 많아요.
선물만 하는 게 아냐! 집도 꾸민다
북미는 시즌에 따라 집 안팎을 꾸미는 장식 문화가 매우 발달해 시즌에 맞는 장식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밸런타인데이가 할로윈,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보다 다소 비중이 낮은 편이기에 보통 리스, 가렌더, 행거, 조화, 그릇 등 크지 않은 장식품으로 집을 꾸며요.
저는 현관문에 하트 리스 하나 걸어두고 집안은 선물 받은 카드나 인형 또는 하트 가랜더로 꾸미는 편이에요. 하트 장식 만드는 법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하트와 함께 꼼지락 거리는 즐거움
베이킹, 카드, 액세서리, 장식품 등 다양한 만들기 재료를 구입하기도 해요. 즐거움을 위해서 또는 선물하기 위해서 만들지요.
저희 딸도 2월이 시작되자마자 베스트 프렌드와 함께 하트 우정 목걸이를 함께 만들어 하나씩 나눠 가졌어요.
이외에도 신경을 더 쓴다면 화장품, 액세서리, 와인, 상품권 등 선물도 인기 있어요. 하지만 구입 가격은 5만 원 전후로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에요. 아이 학교에 보낼 룻백(loot bags)부터 남편 직장에 보낼 간식, 친구와 이웃에게 건넬 선물까지 챙기기 위해 이맘때쯤 분주해지는 것 같아요.
정말 소박한 캐나다 선물 문화
캐나다에서는 선물을 주고받을 때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서로 부담스럽지 않은 한도 내에서 준비하는 문화가 전반적이에요. 정말 소박하다고 느낄 정도의 수준이에요. 생일이나 기념일이 되면 연인끼리 명품 선물을 주고받거나 가정집 파티에 초대받거나 명절에 다른 집에 방문할 때 상자째 들고 가는 우리나라의 선물 문화와 조금 다른 면이 있지요.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의 집에 갈 때 절대 빈손으로 가지 말고 양손 가득 무겁게 가라는 부모님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이민생활하면서 가장 적응하는데 오래 걸렸던 부분이기도 했네요. 이외에 캐나다 가정에 초대받을 시 지키면 좋은 매너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우리나라와 다른 캐나다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가족과 지인들과 따스한 안부를 나누며 달콤한 발렌타인데이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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