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
북미에서는 12월을 앞둔 주말에 창고에 넣어둔 크리스마스 트리(Christmas tree)와 각종 장식품을 꺼내 집 안팎을 장식합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1800년대부터 상록수에 과일, 견과류 등을 각종 먹거리와 장식을 더해 트리를 만들기 시작해 현재까지 크리스마스의 전통으로 이어져오고 있어요. 오늘은 북미인들에게 크리스마스트리가 주는 의미를 살펴보기로 해요.
북미 장식 문화는 사계절을 타킷으로 하지 않고, 시즌마다 매우 다채롭게 변합니다. 국교로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기독교 배경으로 세워진 미국과 캐나다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일 년 중 가장 큰 명절이자 법정 공휴일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집 안팎의 장식이 가장 화려한 때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북미 곳곳에서는 크리스마스 라이트 콘테스트(Holiday Lights Contest)가 열리는데요. 위 사진은 캐나다 광역 토론토(GTA)의 미시사가(Mississauga)에 있는 어느 주택으로, 콘테스트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곳이에요. 친척 집이 근처에 있어서 매년 겨울마다 보게 되는데, 매년 업그레이드되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지인으로부터 크리스마스 디너파티 초대받아 다녀왔어요. 트리를 진짜 나무로 만들어 완성해뒀더라고요. 북미에서는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할 수 있는 전나무, 소나무, 가문비나무, 노송나무, 삼나무 등을 팝니다. 인공적인 트리도 좋지만 실제 나무를 사용해 트리를 만들면 자연스러운 멋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은은한 나무 향기가 집안에 가득해 좋은 것 같아요.
트리 옆으로 지인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카드도 가랜드 형태로 걸어놔 훈훈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어요. 북미는 카드 문화가 매우 발달하여 연말이 되면 가족, 친척, 지인들과 함께 크리스마스카드를 서로 주고받는답니다.
11월 넷째 주 금요일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부터 크리스마스를 위한 본격적인 쇼핑이 시작됩니다. 서로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의 선물이지만, 가족, 친척, 친구, 이웃들과 서로 주고받다 보니 꽤 많은 개수의 선물을 준비하게 됩니다. 12월 중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선물을 받으면 바로 열어보지 않고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두었다가 12월 25일 아침에 선물을 개봉해요. 또는 전날인 크리스마스이브(Christmas Eve)에 오픈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매년 토론토에 계시는 친척 집에 방문하여 크리스마스이브가 끝나는 자정에 선물을 오픈해요. 의도치 않게 크리스마스트리가 어린아이들의 인내심을 키우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ㅎㅎ 그래서 아이들을 달래주기 위해 크리스마스 카운트 달력(Advent Calendar)를 준비해 기다림의 즐거움을 알려주기도 해요.
저희 집도 12월이 되면, 화려하지 않지만 소소하게 장식을 합니다. 12월 절반은 항상 친척 집에서 보내다 보니, 전원을 시간에 따라 끄고 켜야 하는 집 외부 장식은 하지 않고 있어요. 대신, 현관문 앞에는 리스(wreath)를 걸어 둬요. 북미에서는 크리스마스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집으로 들어오는 현관 입구를 꽤 신경 써서 꾸미는 편이에요.
집안 곳곳에도 다양한 디자인과 크기의 리스를 걸어둡니다. 시즌이 끝나면 시즌 상품은 보통 50~90% 정도 세일하기 때문에, 시즌이 끝날 때마다 다음 해를 위해서 매년 조금씩 사두는 편이에요.
계절마다 때에 맞는 장식품으로 뷔페(buffet) 가구 위의 분위기를 바꿔 주고 있어요. 얼마 전에 호랑가시나무(Holly)와 캔들로 만든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더했더니 작년과 또 다른 기분이 드네요.
저희도 12월 초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완성했어요. 트리 높이가 2m가 넘다 보니, 가족이 모여 함께 완성하는 데에도 한참 걸렸어요. 그래도 트리에 오너먼트를 걸면서 행복해하는 딸의 모습을 보니, 크리스마스의 기쁨이 벌써 집안 가득 채워지는 것 같았어요. 트리 밑에도 크고 작은 선물들이 하나씩 쌓여갈 것 같네요.
크리스마스트리가 주는 의미는 단지 인테리어 장식이나 선물 보관소에 그치지 않습니다. 한 가족의 추억을 담는 저장소 역할도 합니다. 트리에 거는 오너먼트(ornament)마다 한 가족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사진에 있는 오너먼트는 친구 가족이 직접 색칠하고 구워서 만들어 준거예요. 올해 트리를 장식하자마자 사진을 찍어 보내 지난겨울에 함께 했던 추억을 다시금 함께 나눴네요.
따스한 느낌을 주는 펠트(felt)를 손 바느질 해서 만든 오너먼트예요. 직접 손을 꼼지락거리면서 만든 거라 그런지, 돈을 주고 산 것보다 더 정이 가곤 해요.
아이와 함께 아이스크림 막대기로 만든 오너먼트예요. 유아 미술놀이를 하면서 만든 오너먼트를 버리지 않고 매년 트리에 걸어두니, 딸이 뿌듯해하며 행복해합니다.
위 오너먼트도 아이와 만든 거예요. 왼쪽은 찰흙으로 트리를 만들고 물감을 칠해 만들었고, 오른쪽은 스펀지 패드를 활용해 겨울 새를 만들었어요. 자신의 작품이 트리에 걸려 있는 것이 무척 좋은지 이맘때가 되면 오너먼트 만들기를 하자고 조르곤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발레 공연의 주인공인 호두까기 인형(The Nutcracker) 오너먼트예요.
재봉질로 만든 하트 쿠션이에요. 앞면은 크리스마스(Christmas)로, 뒷면은 밸런타인데이(Valentine's Day) 콘셉트로 만들어 일 년에 2번씩 잘 활용하고 있어요.
오너먼트를 세트로 사면 조금 더 싸지만, 저희 가족은 일부러 세트로 사지 않았어요. 여행을 갈 때마다 혹은 스토어에 갈 때마다 하나씩만 삽니다. 그렇게 오너먼트를 사게 되면, 오너먼트와 함께 추억도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이에요. 펭귄 인형은 퀘벡시티 여행을 가을 때 365일 문을 여는 크리스마스 가게에서 아이가 한참을 고심한 끝에 고른 거예요. 그래서인지 다른 것보다 가장 애착을 두고 자신이 보기에 제일 좋은 위치에 걸곤 하더라고요.ㅎㅎ
이외에도 집안 곳곳을 선물 받거나 하나씩 사서 모은 장식품으로 꾸몄어요. 눈사람 장식품은 2년 전에 친척에게 선물 받은 건데요. 버튼을 누르면 신나는 캐롤이 나와, 저희 집을 방문하는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장식품이기도 해요.
화장실에도 평소에 거는 수건은 접어서 넣고,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풍기는 수건으로 대체했어요. 사소한 부분이지만, 수건 하나만으로도 연말 분위기가 나기도 합니다.
북미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담는 양말(stocking)은 대부분 트리에 걸지 않고 벽난로에 걸어요. 저희도 지하에 있는 벽난로 위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민 후, 가족 인원 수대로 양말을 걸었어요. P, E, A는 저희 가족 이름의 이니셜이고, 남은 하나는 기부할 선물을 담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어요. 산타 할아버지가 굴뚝을 타고 내려와 선물을 가득 담아주고 가면 좋겠네요.ㅎㅎㅎ
크리스마스 장식품은 거의 대부분 직접 만들거나 선물을 받거나 또는 시즌이 끝난 후 70% 이상하는 세일을 통해 매년 조금씩 모아둔 것이기에, 재정적으로 큰 부담감은 없었어요. 하지만, 크리스마스트리가 저희 가족에게 주는 의미는 그 이상입니다. 트리에 가족의 추억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얻게 되는 따스한 온기는 캐나다 오타와의 긴 겨울을 기분 좋게 시작하는데 큰 힘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아도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껴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내게 주어진 행복을 진하게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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