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다! 캐나다 초등학교의 밸런타인데이 활용법

캐나다 학교에서 밸런타인데이는 온종일 노는 날?


지난 2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딸이 다니는 학교에 자원봉사를 다녔는데요. 다니는 동안 아이가 배운 속도만큼은 아니지만, 저 역시 여러모로 배울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그중에서 제일 달콤했던 날인 밸런타인데이 때 모습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캐나다 학교

교실로 들어가기 전에 아이들끼리 놀고 있어요. 저희 딸이 다니는 학교는 8시에 일정이 시작됩니다. 등교 시작 시각은 7시 45분이며, 8시가 될 때까지 학교 울타리 안에서 친구들과 어울립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7시 45분 전에는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없으며, 8시 전에는 교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등교해서 교실 안으로 들어오면 방한복(snowsuits)을 벗고 모두 카펫에 앉습니다. 카펫에 앉은 아이들의 의상이 사랑스럽네요. 캐나다에서는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아이들 대부분이 핑크나 빨강으로 된 옷을 입고 옵니다. 캐나다는 특정한 날과 관련된 문화가 매우 발달하여 그 날의 특별함이 피부로 더 와 닿는 것 같아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담임 선생님께서 기타를 잘 치시는 분이셨는데요. 노래를 부를 때마다 기타 연주를 항상 해주셔서 아이들이 더 신나게 노래를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다 모이자 캐나다 국가를 먼저 부른 후, 일주일 전부터 배워왔던 '밸런타인데이 노래'를 부르기로 했어요. 앞에서 리드할 사람을 요청했는데, 지원자가 꽤 많네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두 명이 뽑혀서 노래를 선창한 후, 다 함께 불렀어요. 밸런타인데이 노래를 통해서 알파벳 'V' 파닉스부터 시작해 밸런타인데이에 주로 들을 수 있는 단어를 익힐 수 있도록 가르치시더라구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노래를 부른 후,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학교의 여러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해주셨어요. 설명을 듣고 모두 한 줄로 서서, 다른 곳으로 이동 중입니다. 어디로 가든지 반 전체가 이동할 시에는 상대방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한 줄로 서서 이동합니다.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옆 교실로 이동해서 밸런타인데이 만들기를 하기로 했어요. 만들기 주인공은 마못(marmot)이었는데요. 땅다람쥣과인 마못은 2월 초순에 겨울잠에서 깨어난다고 하니, 이맘때쯤 깊은 잠에서 깨어나 어디선가 꿈지럭거리고 있겠네요.ㅎㅎ 밸런타인데이 다람쥐를 하트 모양만 가지고 만드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셨어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각자 자리를 잡고, 선생님의 설명대로 열심히 마못을 만들고 있어요. 동면에서 깨어난 동물을 알아보는 자연과학 시간도 되고, 하트 도형만을 가지고 새로운 모형을 만드는 수학 시간도 되며, 종이로 동물을 만드는 미술 시간도 되는 재미있고 유익한 학습놀이 같아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학교 1층 로비에 모여서 밸런타인데이 Freeze Dance를 하기로 했어요. 'Freeze Dance'는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의 북미 버전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음악이 흐르는 동안 춤을 추다가, 음악이 멈추면 자신과 제일 가까운 하트에 손을 올려놓는 방법으로 Freeze Dance를 밸런타인데이에 맞게 살짝 바꿔 진행했어요. 흔한 게임이지만, 하트 하나로 색다른 즐거움이 되더라구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노래가 반복될 때마다 바닥에 놓인 하트 개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아이들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져 가더라구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마지막은 남은 하트 하나에 아이들이 다 모인 모습을 보니, 하나가 되게 하는 '사랑의 힘'이 팍팍 느껴지네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체육 시간이 되자 강당에 모여서 밸런타인데이 노래에 맞춰 체조를 하는 모습이에요. 이후에 꼬리 잡기 놀이도 신나게 했어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릴렉스 타임~! 다시 다른 교실로 이동해 친구와의 우정에 관한 구연동화 수업을 들었어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밸런타인데이 하트 강아지 만들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이날은 밸런타인데이 2일 전 모습이었는데요. 당일뿐만 아니라, 한 주 내내 밸런타인데이와 연관 지어서 다양한 학습을 하고 있었어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자원봉사를 하는 어여쁜 한국인은 당연히 제가 아니고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온 한국 친구예요. 캐나다에 왔으니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라고 학교까지 데리고 왔답니다.^^;; 자유시간 반납하고 저 따라와서 만들기 하는 내내 옆에서 아이들 도와주고 말동무도 해주고 열심히 봉사했어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하루에 한 번 자유 탐험 시간이 주어지는데요. 교실 안에 있는 장난감, 책, 교구, 만들기 재료 등을 활용해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유롭게 노는 시간이에요.  

이날은 밸런타인데이라고 선생님께서 테이블에 하트 장식 꾸미기 재료를 특별히 올려놓으셔서, 아이들과 만들어 보았네요. 남자아이들은 하트 만들기에 관심이 없더라구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캐나다 학교에서 반 친구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날은 발렌타인데이와 할로윈 이렇게 두 날이에요.

전날에 아이들이 밸런타인데이 선물 봉투를 미리 만들어서 걸어 두었다고 해요. 아이들이 봉투에 써진 이름을 보고 선물을 하나씩 넣어주고 있어요.   


캐나다 학교 발렌타인데이

반 친구들에게 받은 밸런타인데이 선물이에요. 지우개, 초콜릿, 캐릭터 종이 카드, 사탕, 반지, 연필 등 종류가 다양하네요. 언뜻 봐도 느껴지듯이, 캐나다인은 선물을 대부분 소박하게 합니다. 준비하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부담이 되지 않는 정도의 선물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데 의미를 더 두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한 개씩만 받아도 반 친구들이 20명 정도 되니, 제법 많습니다.  


런타인데이가 되면 캐나다 학교에서는 온종일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밸런타인데이 상징을 활용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있더라구요. 

물론 특별한 날이라서 액티비티가 더 풍부하기도 했지만, 평소에도 놀이학습이 잘 발달된 것 같아요. 일정한 규칙 안에서 정해진 학습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때까지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도 아이 따라 다시 학교에 다니고 싶어져요. ㅎㅎ

공부를 이렇게 즐겁게 한다면 아이들에게는 학습뿐만 아니라 추억도 함께 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학습법이 될 것 같네요.


A genius can't beat a hard worker, but the hard worker is defeated by a person who finds it delightful to work. 

캐나다 학교에서의 밸런타인데이는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생각나는 하루였어요.


어떤 일을 하든 최고의 효율성은 '즐거움'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즐거움을 가지고 롱런한다면, 어느새 '최고의 나'와 마주 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때까지 오늘도 힘내시고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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