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타와 시청 스케이트 링크
캐나다 전역 곳곳에 있는 국회의사당, 주 의사당, 시청, 총독 관저 등 대부분의 주요 관공서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항시 개방되어 내부와 외부 투어가 가능합니다. 또한, 각종 축제와 이벤트 장소로도 자주 활용되는 곳이라서 시민들에게 매우 친숙한 곳입니다. 저희도 새로운 도시로 여행을 가면 그곳에 있는 관공서 투어를 꼭 하는 편인데요. 방문한 지역뿐만 아니라, 캐나다 역사와 문화를 가장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얼마 전 캐나다 수도 오타와 시청에 있는 아이스링크를 다녀왔는데요. 이를 통해 캐나다 관공서 분위기를 전해보고자 합니다. 그럼, 함께 가볼까요?
캐나다 오타와 시청(Ottawa City Hall)입니다. 실은 빌딩 외관과 규모로 보면 오타와 시청보다는 캐나다 제1위 대도시인 토론토 시청이 훨씬 더 멋져요. 나중에 소개할 기회가 있기를 바라봅니다.
캐나다는 2017년에 건국 1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매년 캐나다 전국에 있는 시청에서는 새해를 앞둔 전날 12월 31일 저녁에 New Year's Eve Event를 하는데요. 올해는 150주년을 맞이하여, 오타와 학생 250명의 성화 릴레이를 통해 캐나다 국회의사당에 있는 건국 100주년 기념 분수 Centennial Flame에 불꽃을 전달하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다국적 뷔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오타와 시청 광장에 있는 아이스 링크로 갔습니다. 오타와 시청뿐만 아니라, 토론토 등 다른 지역의 시청에도 이러한 아이스 링크가 있는 곳이 꽤 많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눈발이 굵직하게 변하더니 어마어마하게 내리기 시작했어요. 날씨 앱을 확인해보니, 폭설주의보가 똬악! '가는 날이 장날'이었네요.ㅎㅎ
아이스 링크의 이름은 Sens Rink of Dreams으로, Sens(Senators)의 꿈의 아이스 링크라는 뜻인데요. Senator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오타와를 연고지로 하는 아이스 하키 팀입니다.
캐나다에서 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는 매우 인기 많은 스포츠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위해 아주 어릴 적부터 자녀들에게 가르칩니다. 시청 광장의 아이스 링크에서도 보조 기구를 5달러에 유료 제공하고 있어 아이들이 스케이팅을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었어요.
스케이트 링크가 세워진 곳은 시청 건물 앞 광장으로, 연중 내내 각종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해요. 위 사진은 매년 열리는 캐나다 퀘벡 전통 감자요리 푸틴(Poutine) 축제의 모습이에요. 겨울이 되면 연중 축제가 열리는 광장에 울타리를 세우고 아이스 링크로 변신한답니다.
거센 눈발을 헤치며 30분 정도 타고 있는데 빙판 위에 눈이 너무 많이 쌓여 평평하고 고르는 작업을 하기 위해 빙포차(resurfacer)가 링크 안으로 들어왔어요. 강한 눈발에 사람들이 떠날 줄 알았는데 눈을 맞으면서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더라고요.
쉬는 시간 동안 링크 바로 옆에 있는 비버테일 판매점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어요. 캐나다를 상징하는 동물인 비버(beaver)의 꼬리 모양으로 튀긴 페이스트리 위에 원하는 sweets(초콜릿, 땅콩버터, 치즈, 갈릭 파우더 등)을 뿌려 먹는 디저트예요. 캐나다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중 하나입니다. 스케이팅하다가 먹는 비버테일의 맛은 그 어느 디저트와 비교할 수 없어요.
캐나다 공영 방송국 CBC에서도 나와, 스케이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어요.
링크 옆에서는 스케이트를 빌리거나 스케이트의 날을 갈아주는 곳과 난방이 되는 쉼터가 있었어요. 렌트 비용은 1.5시간에 15달러로 만 원이 넘습니다. 날을 갈아주는 비용은 1켤레에 8달러입니다. 겨울 스포츠로 스케이팅을 자주 즐기기 때문에 계획에 없던 스케이팅이 아니라면 대부분 직접 사서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편이에요.
오타와 시청 광장의 아이스 링크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무료로 시민들에게 개방됩니다. 저녁 시간대가 되면, 링크 울타리가 네온으로 바뀌어 매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지요.^^
눈발이 너무 거세져 방수가 되는 스포츠 웨어를 입어도 옷이 젖기 시작해 꿋꿋하게 더 타겠다는 아이와 남편과 인사하고 저는 시청 건물 안으로 들어왔어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가 들려 소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니 어느 소년이 홀에 놓인 피아노를 치고 있었어요. 악보도 없이 무려 30분 동안이나 치던데 솜씨가 매우 좋더라고요. 이후에도 여러 시민들이 오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자유롭게 피아노를 치거나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 구경하는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어요.
펭귄의 환영 인사를 받고 안으로 들어서니 멋진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더라고요. 캐나다에서는 12월 초순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작해 1월 초순에 거둔답니다. 아마도 이때가 마지막 장식 주간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2층 높이의 유리 창문 앞에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놓여 있었어요.
크리스마스 음식을 만들고 트리를 꾸미는 엘프(elf)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엘프(elf)는 귀가 뾰족하게 생긴 요정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산타 할아버지를 돕기도 하지요.
매년 시장이 주최하는 크리스마스 축하 파티가 시청에서 열리는데요. 크리스마스 장식에 엘프가 많이 보인 이유는 2016년에 15주년을 맞이한 크리스마스 축하 파티의 콘셉트가 엘프(elf)였기 때문이에요.
장식을 둘러보고 반대편에 나오니, 전 세계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발레 공연의 주인공인 호두까기 인형(The Nutcracker)이 보였네요.
시청 1층 전시관에서는 캐나다를 빛내는 영웅 또는 예술가들의 관한 전시를 항상 열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회는 캐나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 Barbara Ann Scott에 관한 전시였어요. Barbara Ann Scott는 1948년 올림픽 챔피언 1회, 1947~8년 월드 챔피언 2회, 1944~46, 48년 캐나다 챔피언 4회를 한 선수입니다. 전시를 둘러보는 동안 영화 같은 그녀의 인생 이야기가 참 흥미로웠고, 우리나라 김연아 선수도 떠올려졌어요. 전시에 관해서는 조만간 자세히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이나 성인이 된 이후에도 우리나라의 관공서는 어떤 용무를 위해서 방문했었지 그 외의 목적으로 찾아가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한국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의 시청에서도 다양한 축제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말이지요. 캐나다 관공서에 열린 크고 많은 축제를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한국에서도 이렇게 참여했었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시민들의 혈세로 열린 축제와 이벤트이니 참여해 즐겁게 누리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캐나다 관공서에서 열릴 이벤트와 축제 이야기를 이곳에 나누기를 기대해봅니다. 새로운 한 주 활기차게 시작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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