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여행] 미국 국립 아프리카 미술관 관람후기

미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국립 아프리카 미술관'(National Museum of African Art)

워싱턴 D.C. 여행의 주요 명소는 백악관, 링컨 기념관, 워싱턴 타워에 이어 스미소니언 협회 소속 18개의 박물관 관람인데요. 모두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잔디광장인 내셔널 몰(National Mall)에 모여 있어 도보로 다닐 수 있어 좋아요. 오늘은 그중에서 스미소니언 협회 본부 건물과 함께 있는 미국 국립 아프리카 미술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계 최대 규모 박물관 집합체 '스미소니언 협회'

스미소니언협회입니다

스미소니언 협회(Smithsonian Institution)는 영국의 화학자이자 광물학자인 제임스 스미스슨(James Smithson)이 미국에 남긴 유산을 기금으로 하여 1846년에 설립한 학술기관인데요.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기관의 집합체로 워싱턴 D.C.(18곳)와 뉴욕시티(2곳)에 소재하는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을 무료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어요. 연간 3천만 명 이상의 방문자들이 찾아 매년 12억 달러 (1조 3,506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지출된다고 해요. 사진은 캐슬(The Castle)이라는 별명을 가진 스미소니언 본부 건물입니다. 행정사무소와 방문자 센터가 함께 있는 건물로 워싱턴 D.C. 투어 전 가볍게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파테르 (Parterre) 정원과 2개의 박물관

파테르입니다

스미소니언 협회 본부 건물(캐슬)의 정문으로 들어가 후문으로 나오면 정원이 보여요. 15세기 프랑스 르네상스의 정원에서 유래된 파테르(Parterre) 정원으로, 대칭적인 패턴으로 식물의 경계를 만들어 완성한 정원을 뜻합니다. 당시 12월 말이라 꽃은 거의 뽑혀 없었지만, 한여름에는 상당히 이쁠 듯해요. 본부 건물을 기준으로 정원 울타리 안에 국립 아프리카 미술 박물관 (National Museum of African Art)과 아시아 예술 컬렉션을 전시하는 새클러 갤러리(Arthur M. Sackler Gallery)의 메인 입구가 양쪽으로 있어 본부를 시작으로 세 곳을 한꺼번에 둘러봤어요.

미국에서 아프리카 예술의 최초 기관이자 최대 규모 컬렉션

박물관입니다

오늘 소개할 국립 아프리카 미술관(National Museum of African Art)은 앞에서 소개한 스미소니언 협회 본부 건물 바로 뒤편에 있어요. 1964년에 설립한 미국에서 아프리카 예술에 관한 최초의 기관이자 최대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미술관입니다. 아프리카 전통 및 현대 예술 작품 9천 점과 30만 장의 사진, 5만 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어요.

최소 규모이자 지하 공간을 활용한 미술관

안내 데스크입니다

현재 건물은 1987년에 완공한 새 건물이며, 스미소니언 소속 박물관 중 규모가 가장 작은 박물관 중 하나로 시간적인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어 좋아요. 스미소니언 협회 본부 건물과 녹지 등 기존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지하에 만들어져 안내 데스크가 있는 1층이 최상층입니다. 연말에 갔더니 크리스마스트리가 로비에 세워져 있었네요.

둥근 건축 양식

건축 양식입니다

붉은 화강암으로 지은 박물관의 첫인상은 '둥글다'입니다. 창문, 계단, 지붕 모두 둥근 형태를 지니고 있어요. 북미 도시 곳곳에 있는 박물관을 다녀보면, 원주민이나 아프리카인 등 자연의 위력을 중요시 여기는 민족에 관한 건물은 직선보다는 곡선이 더 많은 듯해요.

계단에서 걸음을 멈춰야 하는 이유

계단입니다

본격적인 관람을 위해서는 지하로 내려가야 합니다. 지하를 향한 계단 모양이 직선도, 정원형도 아닌 꽃 모양의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아트리움입니다

계단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10각형의 채광창이 계단의 모양과 대칭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하늘을 표현한 듯한 블루 빛깔이 쾌적한 느낌을 갖게 해줬네요.

연못입니다

반대로 계단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금빛이 반짝거리는 원형 연못이 있어 묘한 매력이 느껴졌어요.

동전입니다

두 개의 층을 내려가 가까이 다가가보니 반짝거리는 금빛의 주인공은 동전이었는데요. 이탈리아 트레비 분수와 같은 화려함은 하나 없는 연못이었지만, 3층 높이의 블루빛 돔 채광창과 직선으로 연결돼 있어 자연 채광이 주는 화사함이 있더라구요. 저희도 1개씩 동전을 던져 넣어 흔적을 남겨 봤네요ㅎㅎ

극도로 모던한 갤러리

갤러리입니다

아프리카 미술관인데다가 주요 전시관이 지하에 있어 입장 전에는 다소 어둡고 주술적인 느낌이 강한 분위기이지 않을까 예상했는데요. 예상을 깨고 대부분의 전시관은 구조, 색감, 조명, 배치 모두 단순하고 모던했어요. 그래서인지 작품의 디테일이 더 살아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 인상에 남았던 몇 가지 작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자신의 꼬리를 무는 무지개 뱀

뱀입니다

동전 연못 다음으로 압도적인 흡입력을 뿜고 있던 작품이었어요. 베냉(Benin) 출신의 Romuald Hazoumè 예술가가 만든 'Rainbow Serpent, 2007' 작품입니다. 물이나 석유를 담은 납작한 통(jerrycan)으로 자신의 꼬리를 삼키고 있는 거대한 뱀을 표현했는데요. 이는 생식력, 번영, 삶의 영원한 주기에 대한 상징으로 석유 생산의 결과, 대서양 횡단 노예 무역의 공포, 지속적인 불평등이 존재하는 세계 무역관계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었습니다.

왕을 모시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펜던트입니다

사람 얼굴만 한 금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에요. 18~19세기 가나 아칸(Akan)족의 아산테(Asante) 제국 당시 '영혼의 세탁기(soul washer)'로 알려진 왕의 수행원을 포함하여 법원의 중요한 구성원들이 착용하는 표식으로 'akrafokonmu''로 불렸어요. 당시 금 무역이 활발했던 아산테 제국의 호화로운 궁중 예술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게 몇 돈...일까나ㅎㅎ

자연의 신을 상징하는 가면

가면입니다

20세기 중반에 부르키나파소 누나 예술가가 만든 마스크 'Winged wonders'예요. 인간과 동물의 형태를 결합한 가면은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지식과 힘을 지닌 자연의 신을 나타냅니다. 누나 지역에서 나비는 비가 오는 것을 나타냈는데요. 나비의 무늬를 새겨 넣은 날개는 농업 시즌의 시작과 관련이 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성인식 의상

가나 의상입니다

캐릭터로 만들고 싶은 의상이 눈에 확 들어왔어요. 20세기 중반에 만든 콩고민주공화국의 남성 의상 'minganji'예요. 주로 성년식, 장례식 등 중요한 공개 모임에 착용했다고 해요. 머리에 쓰는 장식은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관(튜브) 모양의 눈을 특징으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럽의 통치 하의 화려한 보트 경주

보트입니다

어업과 수산 무역을 주도한 카메룬 Dualu족은 19세기 초반에 보트 경주를 시작했으며 점차 지역 리더와 부호들이 특별 이벤트를 위해 보트를 크고 화려하게 꾸미기 시작했다고 해요. 1884년 독일의 식민지 통치 이후부터는 황제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경주가 열렸고 이후 프랑스 식민지 정부가 1950년대까지 경주를 개최했다고 해요. 보트의 맨 끝에 독일 국기가 매달려 있는 이유입니다. 북미 최대 드래곤 보트축제북미 최초 아이스 드래곤 보트축제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묘한 매력이 느껴졌던 아프리카 현대 미술

현대예술입니다

아프리카 전통 예술뿐만 아니라 현대 예술 작품도 많았는데요. 아프리카의 문화를 담고 있어서 그런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묘한 매력이 느껴졌어요.

망자가 휴대폰 안으로? 가나의 독특한 장례 문화

관입니다

1950년대 중반 가나 목공이었던 Kane Kwei는 사망한 친척이 생전에 자신에게 베푼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이색적인 관을 만들어 망자를 추모한 것이 대중화되어 사망자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사망자가 생전에 바라던 것을 관으로 만든 장례 문화가 새롭게 생겼다고 해요. 2011 광주 비엔날레에 Kane Kwei의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고 해요. 위 사진은 Kane Kwei의 수제자와 함께 공부한 Samuel Narh Nartey가 만든 'Nokia cell phon coffin, 2007'으로 노키아 휴대폰 모양을 본뜬 실물 크기의 관이에요. 만약 나라면 나 자신을 위해 어떤 모양의 관을 준비할까...

기념품 가게

기념품 가게입니다

기념품 가게도 있어 마지막으로 둘러봤어요. 색깔과 패턴이 유니크한 상품들이 많이 보였네요.

이외에도 매년 2~3회의 특별 전시회와 10회의 특별 행사를 개최한다고 해요. 워싱턴 D.C.에 소재하는 스미소니언 협회 소속 18개의 박물관 중에서 규모가 가장 작은 박물관 중 하나이지만, 아프리카 예술을 전시하는 미국 최초의 기관이자 최대 규모의 컬렉션을 지닌 미술관이었어요. 모던한 갤러리 안의 유니크한 아프리카 예술 작품을 부담스럽지 않은 시간 내에 관람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늘도 소확행의 실천으로 행복하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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