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아리랑이 울려 퍼지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캐나다 전역 군인들의 손에서 울려 퍼지는 아리랑

수도 오타와(Ottawa)에 소재한 캐나다 항공 우주 박물관에서는 연간회원에게 콘서트 초청 메일을 연중 3~6회 정도 보내는데요. 캐나다 군대(Canadian Armed Forces) 및 총독 근위보병연대(Governor General's Foot Guards)의 군악대 등 평소에 흔히 들을 수 없는 연주회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요. 저희 가족은 박물관 나들이를 워낙 좋아해서 만 5년째 1년 회원권을 매년 구입하고 있어 콘서트에 종종 참여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에도 콘서트가 열린다고 해 눈발을 헤치며 다녀왔는데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 및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축하 기념으로 아리랑 변주곡이 연주되어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그럼, 어떤 콘서트였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캐나다 항공 우주 박물관(Canada Aviation and Space Museum)

캐나다 항공 우주 박물관입니다

콘서트가 열렸던 캐나다 항공 우주 박물관이에요. 캐나다 최초의 비행기부터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했던 전투기 및 여객기까지 총 65대의 항공기들이 실내에 전시 중이어서 둘러볼 만 합니다. 추가 비용을 지불할 시 비행기 시뮬레이터 체험 및 헬기 투어도 가능해요. 연주회가 열렸던 캐나다 항공 우주 박물관(Canada Aviation and Space Museum)의 소개 및 이용 팁이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박물관 콘서트 'Music At The Museum'

캐나다 군악대 밴드입니다

'Music At The Museum'의 이번 공연은 공군을 포함한 캐나다 군대의 전역 군인과 지역 음악가로 결성된 Centralaires Concert Band의 무대였어요.

한국 민요 변주곡입니다

공연 전 나눠준 안내 리플릿에 적힌 곡을 쭉 보는데 '한국 민요 변주곡'이라고 적혀 있어 놀랐어요. 어떤 곡을 할지 내심 기대도 되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살짝 떨리기도 하더라구요.

한국전쟁 배지입니다

이날 저희 바로 옆에 앉아 계신 분이 옷에 다양한 배지를 많이 착용하고 왔는데요. 저희보고 어디에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인이라고 말해줬더니 착용 중이던 한국전쟁 기념배지를 보여주며 반갑다고 인사해주더라구요.

하키 연주곡입니다

첫 곡은 프로 아이스하키 리그(National Hockey League) 시 캐나다 TV에서 자주 듣는 <Hockey Night in Canada> 연주로 시작했어요.캐나다 대표 스포츠이자 문화 아이스하키100주년 프로아이스하키 리그 경기 직관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임진 하키 클래식입니다

캐나다 군인이 6.25전쟁에 참전할 시 친목 도모와 향수를 달래기 위해 임진강에서 하키를 하였다고 하는데요. 6.25전쟁에 참전한 캐나다 용사들에 대한 감사와 한국과의 우정을 기리기 위해서 '캐나다 임진 하키 클래식'이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매년 열리고 있어요. 지난 2018년 1월 18일에 경기도 파주시에서 아이스하키 경기에 참가했던 고령의 참전용사 3명과 함께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임진 하키 클래식'이 재현되었지요. 캐나다에서 열린 임진 하키 클래식(Imjin Hockey Classic) 경기 모습이 궁금하신 분은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타자 악기입니다

공연 전부터 지휘자 바로 옆에 타자기 한 대가 놓여 있어 자꾸 눈길이 갔는데요. 공연 안내를 보니 리플릿을 보니 곡이 있더라구요.

타자기 연주입니다

는 1950년 Leroy Anderson이 쓴 기악곡으로 타자기를 악기처럼 사용하는 특이한 곡이에요. 단원이 속기사가 되어 타자기 앞에 앉아 타자기의 벨 및 키 입력과 개행 복귀(carriage return) 시 나는 소리를 다른 악기와 조화를 이루도록 연주해요. 소리가 의외로 잘 어울리고 유쾌했어요. <The Typewriter> 타자기 연주(<-클릭 시 유튜브로 이동)가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라요.

아리랑 변주곡입니다

연주가 리플릿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아 곡이 시작할 때마다 한국 민요가 언제 나올지 살짝 긴장하며 들었는데요. 거의 막바지에 도달할 무렵 아리랑이 귀에 들리기 시작하더라구요. 무려 7분 동안 아리랑 변주곡을 들을 수 있었어요. 캐나다 군악대의 아리랑 변주곡(<-클릭 시 유튜브로 이동)이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라요.

태극기입니다

아리랑 변주곡이 끝나자마자 모두 박수로 환호했는데요. 제 옆에 계신 분이 캐나다 공군(RCAF) 깃발과 태극기를 공중에 높이 들고 흔들며 "제 옆에 앉아 계신 세 분도 한국인이시래요."라고 깜짝 소개를 해주셨어요.^^;; 저희에게 반가운 눈빛을 보내는 지휘자를 향해 부끄러웠지만 감사한 마음이 커서 소심한 쌍엄지를 보내드렸습니다.

사회자입니다

아리랑 변주곡이 끝나자 사회자가 나와 6.25전쟁 캐나다 참전 용사에 대한 감사 및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한 축하를 하기 위해 준비한 곡이라고 소개해줬어요. 이때는 진지했지만, 그 외의 소개에서는 유머러스한 멘트로 곡을 소개해해서 공연이 더욱 즐거웠어요.

관악기 단독 연주입니다

연주 중간에 몇몇 악기의 단독 연주도 있어 좋았어요. 그중에서 전역하여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캐나다 공군의 테너 색소폰 연주가 인상 깊었어요.

타악기 연주입니다

현악기는 없었고 관악기가 주를 이루고 타악기가 보조하는 공연이었는데요. 북, 드럼, 심벌즈, 실로폰, 탬버린 등 다양한 타악기의 소리가 관악기와 기대 이상으로 잘 어울려 타악기의 매력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었어요.

밴드 지휘자입니다

당일 지휘를 맡은 Fran Chilton-Mackay 중령(여성)과 Peter Archibald 대령(남성)입니다. 현재는 전역하셨지만, 수 십 년 동안 캐나다 군악대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온 저명하신 분들이에요. 여성 지휘자는 지휘봉으로 전박자를 확인해가며 전체를 아우르는 조화로운 지휘를 선보였고, 남성 지휘자는 곡의 포인트를 강렬한 제스처로 짚어가며 리드하는 지휘를 선보여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캐나다 전역 군인입니다

캐나다 공군(Royal Air Force)의 공식 행진곡 <RCAF March Past>이 마지막을 장식했어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좌석에서 앉아있던 공군은 자리에 일어나서 곡이 다 끝날 때까지 예를 표했습니다.

한국전쟁을 잊지 않고 있는 캐나다

625전쟁 전사자 기념비입니다

이민 10년 동안 캐나다 국민성 중에서 가장 강하게 느꼈던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애국심'이었어요. 특히, 6.25전쟁 당시 한국으로 파견된 캐나다 참전 용사 2만 6천여 명 및 전사자 516명의 희생에 대한 감사를 70여 년이 지난 지금에까지 잊지 않는 캐나다인의 모습을 정말 많이 봐오면서 한국인으로서 감동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낀 적이 정말 많았어요. 캐나다 국립 전쟁 기념비에서는 세계 1,2차 대전뿐만 아니라 한국 전쟁의 참전 용사를 365일 기리고 있고, 캐나다 전쟁 박물관에서는 한국 전쟁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캐나다 국회의사당의 추모관(Memorial Chamber)에서는 전세계 1,2차 세계대전 및 한국 전쟁의 전사자의 이름이 적힌 책이 하루에 한 장씩 페이지가 넘겨집니다.

캐나다 위병 교대식입니다

수도 오타와에 소재한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는 매년 여름(7~8월)마다 제1,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희생한 군인의 추모비인 캐나다 전쟁 기념비를 지키는 위병(Guard)의 교대식이 열리는데요. 위병교대식은 캐나다 총독 근위보병 연대(Foot Guards)와 캐나다 근위보병 제1연대(Grenadier)가 자신의 연대 밴드와 함께하는 의식으로 오타와 볼거리로 손꼽히는 행사예요. 캐나다 위병 교대식(Changing of the Guard)의 자세한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캐나다에서 캐나다 군인들의 연주로 울려 퍼지는 아리랑을 들으니 기분이 묘하면서도 코끝이 찡했습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있는 딸에게 어릴 적부터 애국가와 아리랑을 알려주며 종종 불렀기에 딸 역시 아리랑을 듣는 내내 저를 몇 번이나 쳐다보면서 신기해하더라구요. 그동안 했던 박물관 콘서트 모두 좋았지만, 특히 이번 공연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네요.

캐나다 시각으로 오늘 새벽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떨리는 마음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라이브 중계를 시청했는데요. 소리꾼 김남기의 정선 아리랑 열창, 드론 오륜기,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의 애국가 제창 등으로 채워진 개막식을 가족과 보고 있노라니 뭉클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한가득 차오르더라구요. 캐나다 공립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저희 딸이 학교에서 선생님의 지도하에 친구들과 함께 올림픽 개막식 하이라이트를 다시 봤다며 반 친구들이 멋지다면서 축하해줬다고 자랑해 저까지 뿌듯해졌어요.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응원단과 예술단 초청,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한반도기와 함께 한 남북 공동 입장 등으로 논란이 많았는데요. 지난 역사 속의 참전 용사 및 민주주의 전사뿐만 아니라 지난 4년간 피와 땀을 흘린 선수들이 간절히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수많은 논란과 혼란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멀리 있지만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해봅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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