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퇴직자 아파트에서 열린 핸드메이드 마켓

퇴직자 전용 아파트에서 열리는 핸드메이드 마켓

8년 전에 알게 되어 한결같은 사랑으로 저희 부부를 친 자식처럼 돌봐주시는 어르신이 계신데요. 타지에서 가족과 친척 없이 외롭다며, 자주 집으로 초대해주시고 세심하게 늘 챙겨주시는 따스한 분들이에요. 그런데 몇 년 전에 집 안의 계단에서 연달아 넘어져 다치게 되면서 단독 주택을 팔고 퇴직하신 노인분들이 모여 사는 retirement home으로 거처를 옮기셨어요. 지난 주말에 거주하고 계신 retirement home에서 핸드메이드 마켓이 열린다고 초대해주셔서 찾아갔어요. 어르신들의 솜씨를 보러 함께 가볼까요?

캐나다 퇴직자 아파트 Retirement home

Retirement home은 퇴직자들이 모이는 전용 아파트(콘도)로, Senior hom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회 복지 시설인 양로원과 다르고, 아픈 사람들이 거하는 요양원과 다른 퇴직자(노인) 공동생활구역입니다. 주로 나이가 들어서 체력 또는 건강 문제로 주택을 관리하기 힘드신 분들이 모여 거주하는 캐나다 주택 유형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아파트 형태에 각 호실마다 주거지가 있고, 어르신들의 건강과 문화를 위한 부대시설 등이 더 있습니다. 제가 찾아간 곳은 간호사가 상시 대기하고, 의사 진료 서비스도 제공하는 곳이었어요.

핸드메이드 시장

일 년에 한 번 열린다는 핸드메이드 마켓(Craft Show)의 모습이에요.

카드 홀더

일 년에 적어도 5번 이상은 핸드메이드 마켓을 찾아다닐 정도로 관심이 많은데요. 게임 카드를 손에 들지 않고 끼워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 홀더는 이곳에서 처음 본 것 같아요.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카드 게임을 즐겨 하시기에, 꽤 실용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머무는 동안에 두 분이나 사 가시더라고요.

핸드메이드 가방

재봉틀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도 꽤 보였어요. 예쁜 천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가방이 4~6천 원 밖에 안 하더라고요. 다른 핸드메이드 마켓에서는 주로 1만 원대가 훌쩍 넘어서는데, 어르신들의 인심이 후하게 느껴졌어요. 딸에게 마켓에서 사고 싶은 것 한 가지만 고르라고 했더니, 가방을 고르더라고요.

핸드메이드 그릇

직접 손으로 그리고 색칠한 그릇들이에요. 저희를 초대하신 분이 주로 만드신 작품입니다. 다방면에 솜씨가 좋으신 분이셔서, 매년 여는 마켓에 내놓으시는 제품이 항상 다르네요.

네덜란드 그림 접시

그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접시였어요. 네덜란드(Holland)의 모습을 접시 위에 그려서 코팅하셨더라고요. 미술을 전공하신 것도 아닌데, 섬세한 솜씨가 놀랍습니다. 네덜란드와 캐나다의 우정은 무척 깊은데요. 캐나다에서 매년 5월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오타와 튤립축제의 기원이 네덜란드 왕실과 깊은 상관이 있습니다.

홈메이드 베이킹

마켓에 동참하시는 어르신들이 각자 디저트 한 가지씩 홈메이드 베이킹을 하셔서 판매하시더라고요. 홈메이드 디저트는 마트나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것과 맛이 다르기에 항상 반갑습니다.

핸드메이드 아기 턱받이

재봉틀로 만든 유아 앞치마와 턱받이도 보였네요. 베이비샤워(Baby shower) 파티 선물로 핸드메이드 턱받이 선물도 많이 합니다.

유아 가방

1~3살 유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아기 인형을 넣고 다닐 수 있는 가방이에요. 가방을 눕히면, 인형의 이불 세트로 변신할 수 있어 좋아 보였어요. 캐나다에서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가방에 좋아하는 인형과 색칠 도구 등을 직접 담아서 들고 다니도록 연습을 하기에 어린아이들에게 무척 유용해 보이더라고요.

신생아 뜨개질 신발

손으로 직접 뜨개질하여 만든 아기 신발은 보기만 해도 너무 사랑스럽더라고요. 딱딱하게 만들어진 신발보다 편하면서도 따스하게 아이 발을 보호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 신발뿐만 아니라, 실내화도 보였어요. 캐나다는 우리나라와 달리 온풍으로 난방을 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바닥이 무척 차가운데요. 겨울철에 추위를 이기는 방법 중 하나로 따스한 슬리퍼를 신거나 두꺼운 카디건을 입음으로써 체온을 유지합니다.

감자 요리 주머니

이것 역시 이곳에서 처음 본 제품이었는데요. 어르신들이 다 모여 있길래 저도 넌지시 다가가 보았어요.ㅎㅎㅎ 감자나 고구마 1~4개를 키친타월에 싸서 사진에서 보이는 주머니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약 8분 정도 돌리면 겉과 속이 부드럽게 익는다고 해요. 캐나다에서는 감자가 우리나라 밥처럼 자주 먹는 식단 메뉴이다 보니, 이런 아이디어 제품도 나오네요.

설거지 수세미

우리 나라에서 설거지할 때 많이 사용하는 수세미도 판매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면으로 된 천으로 설거지를 합니다. 뜨개질로 만든 홈메이드 수세미도 인기가 많아요.

뜨개질 수세미

마켓에 오신 어르신들에게 인기 많은 제품이었는데요. 저는 처음 봐서 어떻게 사용하냐고 여쭤보니, 여러 개 사가시는 분께서 냄비나 프라이팬 등 잘 닦이지 않는 곳에 세제 없이 잘 닦인다며 정말 마음에 든다고 하시더라고요. ㅎㅎㅎ 이 제품 역시 뜨개질로 만든 수세미였는데, 질감이 면보다 거칠어서 잘 닦이나 봅니다. 저는 집에 일반 수세미가 많아 사 오지는 않았네요.

액세서리

구슬, 리본, 실로 만든 다양한 액세서리도 판매 중이었어요. 어르신들이 즐겨 하는 원석으로 만든 액세서리도 따로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품

스토어마다 크리스마스 상품이 진열되기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핸드메이드 마켓에서도 크리스마스 장식품도 여럿 보였어요. 올해 크리스마스도 이제 두어 달도 채 남지 않았네요.

현관 입구에는 경품 뽑기(raffle) 게임도 있었어요. 1회에 약 2천 원, 3회에 약 5천 원에 하는 게임으로, 다양한 경품이 걸려 있더라고요. 저희 있을 때 어느 분께서 뜨개질로 직접 만든 무릎 담요를 뽑으셔서 무척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Tea Room

마켓은 2층 파티룸에서 열렸고, 1층 다목적 휴게실에는 방문자를 위한 Tea-room으로 마련돼 있었어요. 입장료는 3천 원으로 매우 저렴했는데, 수익금 전액 기부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다과 홈메이드 디저트

어르신께서 직접 커피와 홈메이드 디저트를 갖다 주셔서 황송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저희를 초대해주신 부부도 이벤트 막바지라서 괜찮다며 내려오셔서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과실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이 주최하고 주위 친구분들을 초대하셔서 어르신들이 가장 많았어요. 함께 모여서 맛있는 것을 나누고, 중간중간 기념사진도 찍으며, 즐겁게 추억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까지도 따스한 행복이 느껴지더라고요.

캐나다 퇴직자 아파트 정원

tea-room 창밖으로는 정원이 보였는데요. 정원 뒤편으로는 개인 텃밭도 있어, 여름부터 가을까지 소소한 즐거움이 되는 곳이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야생 다람쥐가 너무 많이 먹어서 한 번 혼내주고 싶은데 어떤 다람쥐인지 헷갈려서 못하고 있다며 농담하셨네요. 도시 농사의 방해꾼은 다람쥐였군요.ㅎㅎ

캐나다 핸드메이드 제품

마켓에서 사온 것들이에요. 가방은 딸이 선택했고, 남편은 시리얼 바를 선택했어요. 저는 뜨개질로 만든 가디건과 모자를 선택해 얼마 전에 아기 낳은 친구 맘에게 선물했어요. 어느 다른 선물보다도 이 세상에 하나뿐인 핸드메이드 제품이라서 주는 기쁨이 몇 배나 더하는 것 같아요. 다행히 친구도 정말 마음에 든다며 땡큐 카드를 보냈더라고요.

캐나다 퇴직자 아파트에서 열린 핸드메이드 마켓 재미있게 보셨나요? 다른 일반 핸드메이드 마켓보다 가격이 무척 저렴해서 처음에는 중고 제품을 주로 파는 벼룩시장인 줄 알았습니다. 그만큼 넉넉한 인심으로 손수 만드신 물건을 싸게 내놓으셨는데요. 그로 인한 수익금 전액은 좋은 일에 쓰이도록 기부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싸게 얻은 물건 그 이상으로 어르신들의 따스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시간이었어요. 누군가를 돕는 삶은 아주 어려운 일이 아니었네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로 내가 즐거워하는 만큼 나눌 때, 진정한 나눔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동안 잠시 놓치고 있었던 나의 작은 꼬마들에게 안부 인사부터 전해봐야겠네요. 오늘 하루도 몸도 마음도 따스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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