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캐나다 킹스턴 군사 요새 마르텔로 타워

캐나다 킹스턴에는 등대처럼 보이는 군사 요새 타워가 있다!

온타리오 주의 킹스턴은 캐나다 대도시 토론토(1위), 몬트리올(2위), 오타와(4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도시로, 1841~1843년에 캐나다 첫 번째 수도로 지정된 곳이었는데요. 미국과의 국경이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약 6번의 도시 간 이동 끝에 캐나다 수도는 오타와로 확정되었어요. 킹스턴은 세인트로렌스 강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국경이 맞붙어 있어 현재 관광 도시로 유명하지만, 19세기 미국과의 긴장 상태에 놓여 있을 당시 군사 방어 시설이 필요했던 요충지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킹스턴의 군사 방어 시설 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마르텔로 타워(Martello Tower)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해요. 그럼, 약 200여 년 전으로 함께 거슬러 올라가볼까요?

천하무적이었던 프랑스군의 마르텔로 타워

캐나다 킹스턴 마르텔로 타워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23년 전인 1794년 2월, 나폴레옹의 출생지이자 지중해의 프랑스령 섬인 코르시카(Corsica)에 있는 모르텔라(Mortella)에서 영국군과 프랑스군 간의 단 한 번의 교전이 있었는데요. 당시 영국 해군은 74문 3단 전함(HMS Fortitude)과 32문 전함(HMS Juno)를 동원하여 해안가에서 프랑스군이 숨은 돌탑을 향해 2시간 반 동안 격렬한 포격을 퍼부었으나 탑은 꼼짝도 하지 않은 데다가, 되려 탑에서 쏜 2문의 18파운드 포로 인하여 74문 3단 전함이 상당한 피해를 봤어요. 결국 영국 해군은 대포를 들고 빙 돌아서 탑의 내륙 부분에 근접하여 이틀 동안 공략한 끝에 탑을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탑 안에는 겨우 33명의 프랑스 군인과 3개의 대포만 있었으며, 영국군의 무차별한 공략에도 부상당한 군인은 딱 2명뿐이었어요.

마르텔로 타워의 파워에 반한 영국

프랑스군의 모르텔로 타워입니다

프랑스 군인이 숨은 석조 타워는 과거 지중해 항구 도시 제노바의 해안 방어 시설이었는데요. 교전을 끝낸 영국군은 코르시카의 타워에 크게 인상을 받아 나폴레옹의 상륙군에 대비하여 1804년 9월부터 영국 남부 해안 지역과 영국령 북미 군사 요충지에 짓게 되었습니다. 타워 이름은 원래 모르텔라(Mortella) 타워인데 영국군들이 이름을 잘못 들어 마르텔로(Martello) 타워라고 불러 현재에까지 이르게 됐어요.

미국 침공을 방어하기 위해 영국이 세운 캐나다 마르텔로 타워

캐나다 마르텔로 타워입니다

캐나다 마르텔로 타워는 1818년 조약으로 인하여 영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점유하고 있는 오리건 컨트리에서 발생한 오리건 위기(Oregon Crisis)로 인하여 건설되기 시작했는데요. 그 당시 캐나다를 지배하고 있던 영국은 오리건 컨트리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미국의 침공을 방어하기 위해 1846년에 미국 국경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동부 주요 지역에 마르텔로 타워를 세웠습니다. 참고로, 오리건 컨트리(Oregon Country)는 킹스턴에서 비행기로도 4~5시간 떨어진 로키산맥의 서쪽에서 태평양까지 북미 서쪽 지역을 말합니다. 타워 앞에는 1867년에 영국 지배하에서 독립한 캐나다 건국 100주년을 맞이해 1967년에 완성한 기념 조각이 있었어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캐나다 킹스턴 마르텔로 타워

캐나다 국립 사적지입니다

영국은 1796년부터 1848년에 걸쳐 캐나다 핼리팩스, 세인트존스, 퀘벡시티, 킹스턴에 16개의 마르텔로 타워가 세웠고 그중 11개는 현재까지 보존 중이에요. 그중 킹스턴에는 Murney, Shoal, Cathcart, Fort Frederick Tower 4개가 있어요.

마르텔로 타워의 구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입니다

상단은 캐나다 마르텔로 타워의 외관이며, 하단은 타워의 내부 투시도입니다. 마르텔로 타워는 일반적으로 평평한 지붕에 대포를 장착했으며,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인 둥근 타워입니다. 타워 목적은 내륙으로 접근하는 나무로 만든 배에 집중적으로 대포를 쏘아 적의 착륙을 격퇴하는 것이었어요. 1845년부터 1848년 사이에 건설된 4개의 킹스턴 타워는 미국과의 국경 긴장 상태에서 가장 늦게 지어졌으며 디자인 면에서도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Murney Tower 내부 투어 - 1층

마르텔로 타워 박물관입니다

킹스턴에 있는 4개의 마르텔로 타워 중 Murney Tower와 Fort Frederick Tower는 여름 시즌(5월 중순~9월 첫 주) 동안 박물관 형태로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어요. 저희가 찾아간 곳은 Murney Tower였어요. 요금은 $5입니다. 1층에 32파운드 대포 2대가 있었어요.

Kitchen

타워의 19세기 주방입니다

타워 중앙에는 둥근 큰 기둥이 있어 내부는 그리 크지 않았어요. 그 당시 타워 내에서 사용했던 물품 등을 박물관 형태로 보존 중이었습니다. 1층에 있는 주방의 모습이에요. 벽난로 윗부분이 주물로 되어 있어 솥과 주전자 등을 올려 요리할 수 있었어요.

19세기 주방용품입니다

벽난로 앞에는 놓인 물건들이에요. 오른쪽은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가 연상되는 무쇠 가마솥이고, 중앙에는 발로 밟아서 불씨를 일으키는 에어 펌프이며, 왼쪽은 안에 불씨가 남은 차콜을 넣고 발을 올려 체온을 높이는 난로예요.

1800년대 군복 및 의류입니다

19세기 영국군의 군복과 당시 여성 의류가 걸려 있어 직접 입어볼 수 있었어요.

킹스턴 스카우트 의상입니다

2개의 유리 진열함에 킹스턴 스카우트 스카프와 유니폼이 전시 중이었어요.

Murney Tower 내부 투어 - 2층

타워 내부 계단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에요. 석회암으로 지어진 Murney 타워의 벽은 육지 쪽은 약 3m, 호숫가 쪽은 약 5m으로 굉장히 두꺼워 상당 기간 동안 포위 공격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어요. 하지만, 실상은 타워가 완공할 즈음에 대포, 총기, 선박 등의 기술 발전으로 인하여 타워를 짧은 시간 내에 파편으로 만들 수 있게 되어 완공과 상관없이 이미 쓸데없는 것이 되어버렸지요.^^;;

대형 대포입니다

1층을 둘러본 후 2층으로 올라갔어요. 본래의 마르텔로 타워는 총과 대포 등을 모든 방향으로 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붕이 없는 형태인데요. 1848년에 미국 공격의 위협이 사라지자 캐나다 겨울의 매서운 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임시 지붕을 설치했고, 1867년에 지중해의 타워 설계에 포함되지 않은 원추형 지붕이 영구적으로 추가되었어요.

대형 대포 플랫폼입니다

2층에 있는 전장식 화포 무게는 무려 2,721kg으로 7명이 한 팀이 되어 둥근 철로를 따라 360도로 회전할 수 있었어요. 대포알은 2km까지 날아갈 수 있으며, 다시 대포알을 재장전하는데 90초가 걸립니다.

이동형 용광로입니다

1846년에 Addison 대령에 의해 소개된 이동형 용광로예요. 대팻밥, 불쏘시개, 0.5 부셸 석탄, 2.5 부셸 코크스를 사용하여 불을 피웠다고 해요.

대포알입니다

연소된 지 20분이 지나면 32파운드(14.5kg) 대포알 15개를 넣어 뜨겁게 만들었는데, 10분 만 지나면 뜨겁게 되어 바로 사용이 가능했으며, 75분이 지나면 빨갛게 달궈진 대포알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해요. 다시 32파운드 대포알 15개를 새로 넣으면 20분 안에 빨갛게 달굴 수 있었어요.

Murney Tower 내부 투어 - 지하

화약고입니다

박물관 직원이 지하도 갈 수 있다며 그곳에 매거진이 있다고 알려줬어요. '응? 지하에 특별한 잡지가 있어?'하고 내려갔더니, 영어 단어 'magazine'에 '무기고, 화약고'라는 뜻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머쓱해졌어요. 하...영어의 세계는 정말 끝이 없네요.

19세기 캐나다 화약고입니다

화약고 내부는 마찰로 인한 스파크로 인하여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가구는 나무와 나무로 만든 못을 사용해 만들어졌으며 내부에 들어갈 시 금속 제품이 없는 부드러운 재질의 신발을 신고 들어갔다고 해요.

화약고 외부 램프입니다

불 쏘시개 역할이 될 수 있는 램프 역시 화약고 내부에 있지 않고 벽과 벽 사이에 유리창이 달린 공간을 만들어 밖에서 램프를 켠 후 유리창을 통해 화약고 내부를 비출 수 있도록 설계했더라구요.

타워 임시 샤워실입니다

지하에는 간이 샤워실이 있었어요. 검은색 상자에 옷을 담은 후, 하얀 철로 만든 간이 욕조에 앉아 소량의 물로 씻을 수 있었어요. 오른쪽 테이블에 놓인 항아리 모양의 용기는 침을 뱉을 때 사용하는 것이었어요. 환기구의 나무틀이 떨어져 나가도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둔 것은 현장감을 살린 역사 보존인지 관리 부실인지 헷갈리게 하더군요.^^;;

Murney Tower 내부입니다

총포를 쏠 수 있는 구멍도 여러 개 있었어요. 자세히 보면 구멍이 일자로 뚫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아래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형태인데요. 안에서 총을 쏘거나 밖을 감시하는데 불편함이 없되, 밖에서 안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만든 구조로 아이디어가 매우 좋아 보였어요.

미국 재봉틀 제조 회사 Singer 싱어입니다

지하에는 1800년대 후반의 Singer 재봉틀이 있었어요. 싱어(Singer)는 1851년 미국 발명가이자 배우 Isaac Merritt Singer와 뉴욕 변호사 Edward Clark가 설립한 재봉틀 제조 회사로, 지금까지도 북미에서 재봉틀로 매우 유명한 브랜드예요. 재봉틀 이외에도 19세기 의류와 신발과 생산 도구들이 전시 중이었어요.

Murney Tower 전망 - 세인트로렌스 강

캐나다 세인트로렌스 호수입니다

Murney Tower 타워 앞에는 널따란 세인트로렌스 호수가 흐르고 있었어요. Murney Tower로 불린 이유는 당시 Henry James Murney(1759-1835) 가족이 소유하고 있던 Murney Point에 지어졌기 때문이에요.

킹스턴의 다른 마르텔로 타워 - Shoal Tower

캐나다 킹스턴 마르텔로 타워입니다

킹스턴 4개의 마르텔로 타워 중 하나인 Shoal Tower로 킹스턴 시청 앞에 있어요. 높이 11m, 지름 16.5m의 석회암 타워로, 킹스턴 항구(Kingston Harbour)의 접근을 방어하기 위해 1847년에 지어졌어요.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유일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포트 헨리와 리도 운하

킹스턴 포트 헨리입니다

킹스턴에 있는 4개의 마르텔로 타워는 1930년에 캐나다 국립 사적지로 지정되었습니다. 2007년에 마르텔로 타워는 킹스턴의 포트 헨리(Fort Henry)와 오타와부터 킹스턴까지 이어지는 리도 운하(Rideau Canal)와 함께 캐나다에서 14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온타리오 주에서 유일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킹스턴 군사 요새 시설의 핵심 포트 헨리(Fort Henry)와 오타와에서 킹스턴까지 이어지는 리도 운하(Rideau Canal)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캐나다 동부 킹스턴 여행의 하이라이트 - 천섬 크루즈 투어

사우전드 아일랜드 천섬 크루즈 투어입니다

킹스턴은 마르텔로 타워 이외에도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샐러드 소스인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Thousand Islands dressing)이 처음 만들어진 고향으로도 유명한대요. 1,864개의 섬이 모여 있는 천섬은 오래전부터 북미 부자들이 개인 별장을 지어 여름휴가를 보내는 휴양지로, 국내 및 세계에서 모인 관광객들이 크루즈를 타고 천섬의 부자들의 별장을 투어하기 위해 꼭 들리는 캐나다 동부 여행의 관광 명소이기도 합니다. 천섬의 백만장자의 여름 휴양지천섬의 하이라이트 볼트성(Boldt Castle)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프랑스와 영국 간의 전쟁에서 시작되어 캐나다에까지 전해진 군사 요새 마르텔로 타워 투어를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도 평온하게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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