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킹스턴 교도소 및 교정 서비스 박물관
현재 캐나다 수도는 제가 사는 오타와(Ottawa)이지만, 1866년에 캐나다 수도가 오타와로 확정되기까지 17년 동안 6번의 도시 이동이 있었어요. 그중 캐나다의 첫 번째 수도였던 킹스턴(Kingston)에 지난 주말에 여행 다녀왔는데요. 킹스턴은 1841~1843년에 캐나다 수도였다가 미국과 매우 근접한 지역적인 위치로 인하여 미국과의 전쟁 시 위험 부담을 덜기 위해 국회의 이동이 불가피했어요. 킹스턴에 볼거리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교도소가 밀집된 도시로도 유명한대요. 지난 주말여행 시 4년 전에 방문했던 캐나다 교도소 박물관을 오랜만에 다시 방문해보았어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교도소 중 하나였던 캐나다 킹스턴 교도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캐나다 교도소 박물관의 모습을 오늘 소개하고자 해요. 그럼, 살짝 으스스했던 순간으로 이동해볼까요?^^
악명 높은 범죄자들의 고향, 캐나다 킹스턴 교도소
킹스턴 교도소(Kingston Penitentiary)는 교도소 박물관에서 바로 내려다 보여요. 캐나다 전역에 58개의 교도소가 있는데 그중에서 9개가 킹스턴에는 있어 캐나다에서 가장 교도소가 많은 도시입니다.
19~20세기에 캐나다 부모들은 말을 듣지 않는 자녀들에게 경고할 때 "얌전히 굴어라, 그렇지 않으면 킹스턴에 보낼 거야!(Behave or you’ll be sent to Kingston!)"라고 흔하게 말할 정도였다고 해요.^^;;
@kingstonregion.com
킹스턴에 있는 9개의 교도소 중 박물관 바로 앞에 위치한 Kingston Penitentiary이 가장 처음 지어진 교도소(1835년 6월 1일)이자 가장 큰 교도소였는데요. 몇 년 전에 제가 처음 찾아가고 나서 2달 뒤인 2013년 9월 30일에 문을 닫았더라구요. 무려 178년 동안 운영했던 곳으로, 폐쇄 당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교도소 중 하나이자 캐나다 국립 사적지(National Historic Site of Canada) 중 하나예요.
@wikipedia.org
교도소 내부의 모습이에요. 저희는 교도소 박물관에 도착해서야 교도소 내부 투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는데요. 미리 예약을 해야 투어가 가능한 데다가 박물관 문 닫기 1시간 전에 도착해서 교도소까지 둘러볼 시간도 없어 아쉬웠네요. 내부 투어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나뉘며 인당 35달러를 지불해야 합니다. 다음 번 킹스턴 여행 시 꼭 들려봐야겠어요.
@triposo.com
킹스턴 교도소는 살인범, 강간범 등 캐나다에서 가장 악명 높은 범죄자들의 집이었다고 해요.
교정 서비스의 역사 집합체, 캐나다 교도소 박물관
킹스턴 교도소 박물관(Kingston Penitentiary Museum)이에요. 언뜻 보면 캐나다 여느 가정이 사는 일반 단독 주택처럼 보이는데요. 실제로 1870-1873년 사이 킹스턴 교도소의 전 교도소장의 공식 거주지였어요. 당시 삼나무(Cedar) 산울타리(hedge)가 어우러져 있어 Cedarhedge라는 닉네임도 있어요.
전 교도소장의 주거지는 1933년에 교도소의 관리 사무소로 개조되었다가, 1985년부터 캐나다 교정 서비스 박물관(Correctional Service of Canada Museum)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내부에 총 8개의 전시실이 있으며, 대략 셀프 투어는 45분 정도 걸립니다. 사진은 1922년부터 1980년대까지 사용했던 수감자들의 현황 보고판이에요.
1800년대 중반 교도소 사무원이 실제 사용했던 책상과 수감자 징벌 기록부의 모습이에요. 교정 서비스 박물관은 킹스턴 교도소뿐만 아니라 다른 교도소의 역사적인 기록을 보관하고 있어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교도소 조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에요. 수감자와 직원 기록, 징벌 기록부, 투옥되는 동안 수감자의 행동, 범죄자에 대한 신원 확인 사진집 등을 보관하고 있어요.
1890년대에 교도소 중앙홀에서 사용했던 라디에이터로, 벨 받침대로 사용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1971년 수감자 폭동으로 인하여 라디에이터 위에 올려놓은 벨이 부서졌어요. 수감자의 신체검사에 사용했던 체중기와 신장계도 보였어요.
캐나다 수감자들에게 내려졌던 신체 형벌 및 사형 제도
판사의 선고 또는 교도소장의 권한에 따라 수감자의 신체에 직접적으로 형벌을 가할 때 사용하는 도구들이 전시 중이었어요. 왼쪽(Triangles)은 삼각대에 수감자를 매달아 채찍질할 때 사용하는 형틀이고, 가운데(Water Bath)는 1840년대 미국 뉴욕 주 Auburn State 교도소에서 시행한 방법을 받아드린 것으로 의자 틀에 수감자를 가둬두면 작은 나무 배럴에 머리가 들어가게 되어 있어 머리 위의 배럴에서 떨어지는 물로 질식의 고통을 줄 때 사용하는 형틀이에요. 오른쪽(Box)은 1847-1849년 2년 동안 800번 이상 활용되었던 형벌로, 관처럼 생긴 나무 박스 안에서 최소 15분 최대 9시간 동안 갇혀 있게 하는 형틀입니다. 물 형벌 틀에 앉거나 관 형벌 틀은 들어가 볼 수 있었어요.^^;;
태형은 1903년부터 1969년까지 행해졌는데요. 눈가리개로 눈을 가리고 나무 벤치에 묶어둔 후 발가벗긴 엉덩이에 채찍 또는 패들(노)로 때리는 형벌이었는데 조선시대에 시행했던 태형과 비슷해서 신기했어요. 형벌을 실시할 시 교도소장과 의사가 함께 있어야 하며 정해진 횟수 안에서 실시하되 교도소장의 권한에 따라 도중에 중지시킬 수 있었습니다. 보통 신체 형벌은 수감 도중 반란을 일으키거나 직원 또는 다른 수감자에게 폭력을 행사할 시 주어졌는데요. 1972년부터 캐나다 연방 교도소에서의 신체 형벌은 금지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곤장 제도가 법적(1905년) 및 실질적(1920년대)으로 사라질 시점에 캐나다에서 시행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1800년대에 수감자 족쇄로 사용했던 8kg의 공과 체인이에요. 함께 있는 그림에서 수감자가 발에 매달린 무거운 공을 어깨에 메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미국 오리건 주에서 개발하여 Oregon Boot라 부르는 족쇄로, 재판 참석 등의 이유로 수감자가 감옥 밖을 나갔을 때 신었다고 해요. 2.27~12.7kg의 무게이며, 사진 속의 족쇄는 6.35kg입니다. 재판받으러 다니는 것만으로도 살이 저절로 빠질 것 같은 무게인 것 같네요.
형벌과 관련된 전시실 천장에는 사형 제도 시행 시 사용했던 끈과 고리가 있었고, 한쪽에는 공개 수배 전단지와 사형수 머리 모형이 있어 발견한 순간 흠칫 놀랐어요. 캐나다는 1859년에 사형 제도를 명문화하여 사형 선고받은 1,481명 중 710명에게 사형이 집행(모두 교수형) 되었으며 1976년에 사형제가 폐지되었습니다.
캐나다 수감자들의 끊임없는 탈출 작전
박물관에는 2004년에서 2008년 사이 수감자들이 실제로 만들었던 흉기들을 모아 전시 중이었는데요.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해서 놀라웠어요.
흉기를 만들기에 사용된 재료는 창틀, 자, 숟가락, 포크, 칫솔, 면도날, 바늘 등 흉기 재료로 활용된 종류가 정말 상상 의외의 것들이 많았는데요. 재료도 그렇지만 도구와 시간의 제한 속에서 어떻게 날카롭게 다듬었을지 그것도 매우 신기하더라구요. 심지어 열을 내는 전기 도구(사진: 오른쪽 아래)를 몰래 만들어 알코올을 직접 만든 수감자도 많았다고 해요. 오른쪽 위의 사진은 여성 수감자들이 만든 흉기로 남성 수감자들이 만든 것보다 대체로 크기가 작았어요.
재소자가 방을 탈출하기 위해 몰래 만든 가짜 키로, 아주 가끔 문이 열리기도 했다고 해요. 교도소 내에서 어떻게 갈아 만들었는지 신기하기만 했네요.
일부 재소자들은 각종 위험한 무기와 약을 숨겨 오기도 했어요. 책이나 종이 뭉치들을 파내서 총이나 칼 등을 숨겼고, 야구공에 구멍을 뚫어 약이나 메시지를 넣어 재소자끼리 주고받았으며, 담배 개비 안에 22구경의 총알을 넣기도 했어요.
기상천외한 탈출 시도 방법 중 하나는 식판 더미에 숨기였어요. 1980년 5월 25일 킹스턴에 있는 Millhaven 교도소에서 어느 한 남성 수감자가 3번의 탈출 시도 실패 끝에 성공했던 방법이었는데요. 그 당시 더러운 식판, 냄비, 팬 등을 한데 담아 이동하는 스테인리스 스틸 왜건을 활용하기로 마음을 먹고 10kg 이상 살을 뺀 후 눈에 띄지 않도록 미리 만든 식판 더미에 몸을 숨겨 탈출하는데 성공했다고 해요. 이후 다시 잡히기는 했지만, 엄청난 두뇌 회전과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필요했던 담력과 노력은 그저 놀라울 뿐이네요.
캐나다 교도소의 감방
1층 제일 안쪽 전시실에는 실제 감방의 그대로 재현해뒀는데요. 교도소 초기(1835-1906년) 감옥방과 문 닫기 직전(1998-2013년) 감옥방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나란히 있었어요. 몇 년 전 방문 시에는 내부에 들어갈 수 없었는데 이번 방문에는 박물관 자원봉사자가 키를 가지고 열어줘서 내부도 꼼꼼하게 볼 수 있었어요.
1835년부터 1906년까지 사용했던 19세기 감방으로 겉에서 봐도 매우 좁고 답답해 보였어요. 내부를 들여다보니 싱글 침대가 딱 맞게 들어갈 정도로 협소한 공간이었고, 감방 입구에 배변과 세면 등에 사용했던 바스켓과 벽 쪽의 간단한 옷걸이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침대 뒤편으로는 창살로 된 창문이 있었어요.
1998년부터 교도소가 운영을 중단한 2013년까지 사용했던 감방으로, 초기 감방보다 2배 이상 넓어진 모습인데요. 내부는 벙커 침대와 좁은 통로를 지닌 형태로 침대 아래에는 책상이 있었어요. 안쪽으로는 사물함과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책상 위에는 라디오, TV, 코르크 보드 게시판, 식판, 매거진 등이 놓여 있었어요. 게시판에 재소자 개인 재산 목록이 적혀 있었는데요. 컬러 TV 150달러라고 적힌 것을 보니 TV는 재소자가 직접 구입해 들인 것으로 보이네요. 또한, 개인의 필요와 취미를 위해 가위, 펜치, 사슴 가죽, 레이스, 바늘 등 일부 품목도 허용됐어요.
2층 전시실
2층에 있는 3개의 전시실 중 하나로, 전 세계의 다양한 교정 대표단이 킹스턴에 방문할 시 제공한 기념품들을 모아둔 곳이었어요.
캐나다 연방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들의 예술 작품이 전시된 곳도 있었어요.
우리 나라에서 교도소를 뜻하는 영어 단어들인 'Penitentiary'과 'Gaol(또는'Jail)'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Gaol' 또는'Jail'은 2년 미만의 형량을 가진 성인과 청소년 범죄자들의 처벌에만 초점을 둔 소규모 시설로 행정 구역별로 지방 정부에서 관리했으며, 'Penitentiary'은 2년 이상의 형량을 가진 성인 범죄자들의 처벌뿐만 아니라 재활의 궁극적인 목표에 초점을 둔 다소 대규모의 시설로 연방 정부에서 관리합니다.
특히, 킹스턴 교도소는 북미에서 처음으로 재활 치료를 목적으로 설계된 교도소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지요. 이후에도 재활의 목적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재소자들이 내적 치유를 받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회복되기 위해 공동 구역의 확대, 자연환경, 가정집 형태의 감방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되고 있었어요.
1층 출입구 바로 옆 전시실에는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어요. 사진 속에 보이는 큰 돌은 석회암으로 만든 판돌로 1833년부터 1963년 사이 교도소 채석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였으며, 석공의 작업대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매우 견고하다고 해요.
킹스턴 교도소(Kingston Penitentiary)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교도소 중 하나이자 북미 최초 재활 목적 교도소입니다. 길 건너편에 있는 킹스턴 교도소 박물관(Kingston Penitentiary Museum) 역시 2003년도에 북미 전 지역에서 27개만 뽑는 "Rand McNally Best of the Road" 어워드에도 뽑힌 유명한 곳이니 킹스턴 여행 시 함께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교도소 박물관 교도소 투어는 무료이며, 교도소 투어는 유료($35)로 사전 예약제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길 바라요. 이외에 19~20세기 교도소를 숙박시설로 개조한 오타와 호스텔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캐나다 교도소와 교정 서비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오늘 하루도 활기차게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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