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디너 파티
캐나다에서 크리스마스는 가장 큰 명절로, 가족과 친지가 모여 함께 지내는 연휴인데요. 저희도 역시 지난 9년 동안 토론토에 계시는 이모님 댁에서 2주 정도 머물며 크리스마스와 신정 연휴를 항상 같이 보냈어요. 하지만, 올해는 휴가가 매우 짧게 배정되어 처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가족끼리 보내게 되었어요. 매년 이모님께서 지인들을 초대하셔서 항상 크리스마스 디너파티를 하는 모습을 늘 봐왔기에 저도 지인을 초대해서 크리스마스 디너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이모님 댁에서 함께 준비했던 것보다는 조촐하지만, 캐나다에서의 크리스마스 디너 상차림을 살짝 나눔 해볼까 해요.
파티 준비의 시작은 테이블 세팅으로 시작합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으며 조금 있다 내게 다가올 행복을 상상하며 세팅하는 이 순간이 가장 설렙니다.
냅킨도 준비했어요. 정사각형으로 접힌 냅킨은 부채 접기로 접은 후 다시 반으로 접어 냅킨 링에 끼워주면 됩니다. 냅킨 접기는 손님을 예우하는 마음을 표현하거나 또는 파티 분위기를 돋우는 데는 효과가 좋은 것 같아요.
북미 크리스마스 디너의 개인 접시 위에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사탕 모양의 선물이 놓이는데요. 이는 영국 크리스마스 전통문화에서 유래되어 북미 지역까지 전해진 크리스마스 크래커(Christmas Cracker)입니다. 사탕 모양의 크래커 안에 작은 서프라이즈 선물을 담아 디너를 먹기 전에 함께 나누는 이벤트입니다.
식사 이후 나눌 크리스마스 선물도 트리 밑에 준비해뒀어요. 북미에서는 12월 중에 선물을 받으면 트리 밑에 두고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모여 개봉을 한답니다. 북미에서 크리스마스트리가 갖는 의미는 장식 그 이상의 것인 것 같아요.
디너 상차림이 준비되었습니다. 테이블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뷔페 테이블을 따로 차렸어요. 메인 요리와 칵테일, 디저트를 준비했습니다.
디너 음식입니다. 초대 손님이 와인을 선물해주셔서 상에 함께 올렸습니다.
캐나다 추수감사절(Thanksgiving)과 크리스마스(Christmas)에는 칠면조(Turkey)를 먹어요. 그래서 저도 크리스마스 메인 요리로 칠면조를 구웠습니다.
제가 구웠던 칠면조는 6kg짜리로, 평균 1kg의 무게를 가진 닭보다 6배나 더 무거울 정도로 큽니다.
버터와 양념을 한 칠면조를 오븐에서 화씨 325도로 4시간 동안 구우면 됩니다. 닭구이보다 조금 더 질기고 특유의 비린내가 납니다. 그 냄새가 익숙지 않아 칠면조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요. 고기가 질기기 때문에 요리용 전동 칼로 썰어야 스테이크처럼 예쁘게 잘립니다. 자세한 레시피가 궁금하신 분은 칠면조 손질법과 요리법을 참고하세요.
칠면조 구이와 함께 먹는 스터핑(stuffing)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삼계탕을 끓일 때 닭 몸통 속에 찹쌀, 황기, 엄나무, 당귀, 대추 등 티백을 넣어 끓이는 것처럼, 북미에서도 칠면조 몸통 안에 스터핑을 넣어 함께 구워요. 하지만, 고기와 별도로 따로 만들어서 먹기도 합니다. 카레처럼 독특한 향이 있어 입안에서 자칫 비린 듯한 칠면조의 특유의 향을 잡아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칠면조 소스입니다. 오븐에서 4시간 동안 굽는 동안 나오는 칠면조 기름에 닭 육수, 밀가루, 허브, 소금, 후추 등을 넣고 조려서 그레이비(gravy) 소스를 만들었어요.
칠면조 고기와 함께 감자 요리를 먹는데요. 저는 감자 요리로 해시 브라운 캐서롤(hash brown casserole)를 준비했어요. 감자에 사워크림, 치즈, 크림수프를 넣고 반죽한 후, 위에 시리얼을 올려 오븐에서 1시간 동안 구워 완성했어요. 조만간 레시피를 나눔 하겠습니다.
제가 자주 하고 좋아하는 새우 핑거푸드입니다. 오이에 홈메이드 고추 젤리를 올린 후, 칵테일 새우와 염소 치즈를 올렸어요. 사이드로 올리브도 곁들였습니다.
양배추 샐러드 콜슬로(Cole Slaw)도 준비했어요. 네덜란드어로 'koolsla'는 'kool(양배추)+sla(샐러드)'가 합쳐 불리는 Coleslaw는 네덜란드 요리로, 네덜란드인이 북미에 정착하게 되면서 전해지게 된 양배추 샐러드입니다. 저는 색깔과 맛의 상큼함을 더하기 위해 사과와 당근을 썰어 넣었습니다.
콘 옥수수도 버터와 허브로 따뜻하게 요리하여 준비했습니다.
2주 전에 담근 배추김치와 깍두기와 고추장 소스로 무친 마늘종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홈메이드 무 피클, 비트 피클, 고추 장아찌도 준비했어요.
홈메이드 갈릭 브래드도 준비했어요. 허브 향이 가득한 빵에 갈릭 버터를 발라 구우니 빵을 씹는 내내 입안에 향이 가득해 좋더라고요.
마늘 빵을 제외하고 접시에 담으니, 그래도 부족함 없이 채워진 것 같아요. 손님이 계시기에 사진을 다 급하게 찍어서 아쉽지만, 메뉴 소개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기를 바라봅니다.
음식을 먹기 전에, 접시 위에 놓인 크리스마스 크래커를 개봉했어요. 1,840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런던 과자 가게 주인인 톰 스미스가 크리스마스 밤에 벽난로 옆에 앉아 있다가 불에 타는 통나무가 불꽃을 튀기며 균열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 선물이 소리를 내면서 뜯어지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터트려서 오픈하는 사탕 모양의 선물'을 만들기 시작한 데서 유래되었어요. 저희도 옆 사람과 사탕 한쪽 끝을 잡고 터트려 그 안에 나오는 작은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를 하나씩 가졌어요. 선물의 크기는 크지 않지만, 파티의 분위기를 즐겁게 해주는 데는 효과가 있는 듯해요.^^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마친 후, 디저트도 함께 먹으며 선물을 나눴어요. 크리스마스 디저트로는 건포도를 넣은 자두 푸딩(plum pudding)을 많이 먹는데요. 저는 개인적인 입맛에 따라 로즈 베리 치즈 케이크를 준비했네요.ㅎㅎㅎ 멜론과 켄탈로프, 파인애플, 귤도 함께 준비했어요. 치즈케이크와 함께 네스프레소에서 막 내린 에스프레소 커피를 먹으니, 파티 분위기만큼이나 입안에 행복함이 가득하더라고요.
오후 5시부터 시작한 파티는 오전 1시가 될 때까지 이어졌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고 떠들었을 뿐인데,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더라고요. 가족끼리 보냈다면 단출하게 보냈을 텐데, 지인과 함께 하니 마음 가득 메리 크리스마스의 기쁨이 가득 채워져 있었네요. 캐나다에서 차린 크리스마스 디너 상차림이었습니다. 따스한 행복과 기쁨이 가득한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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