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핼러윈 나들이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은 핼러윈(Halloween) 날이기도 하지요. 북미에서 이날이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코스튬(costume)을 입고 등교해 하루 종일 특별 이벤트를 즐기며 보내요. 학교 이외에도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나 당일에 다양한 곳에서 액티비티가 열리는데요. 관공서, 박물관, 문화센터, 쇼핑몰, 농장, 주택 등 이벤트를 하지 않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의 곳에서 특별 이벤트를 해요. 그래서 해마다 어느 곳을 갈지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핼러윈 문화가 전해지면서 노출이나 공포감의 강도가 다소 높은 편이지만, 북미에서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대부분이에요. 오늘은 그중에서 캐나다 농업 식품 박물관에서 열리는 핼러윈 특별 이벤트를 소개해봅니다.
박물관 연간 회원인 멤버는 사전 예약을 통해 조금 더 특별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는데요. 그중의 하나로 모두 핼러윈 코스튬을 입고 퍼레이드를 하는 모습이에요. 저희도 연간 회원인데,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아 일반 이벤트만 즐기기로 했어요.
어린아이들의 코스튬은 으스스 한 캐릭터보다 동물이나 슈퍼 히어로나 공주 등 디즈니(Disney) 캐릭터가 대부분이에요. 가격은 보통 1~3만 원 정도 합니다.규모가 꽤 넓은 박물관인데, 안팎으로 장식을 꼼꼼하게 해뒀더라고요. 이날 친구네 가족들과 함께 찾아갔는데, 실감 나는 장식 덕분에 핼러윈 분위기가 확 느껴지는 추억의 사진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답니다.
사진은 박물관의 주방으로,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농업에 관련된 지식과 활용을 배우는 교육장으로 활용되는 곳입니다. 이날은 농산물의 천연색으로 마녀의 주문이 담긴 약을 만드는 시간이었어요. 으스스 한 분위기와 딱 어울리는 요리였어요.ㅎㅎㅎ
주방 전자레인지 위에는 펄펄 물이 끓어 수증기가 넘쳐나는 마녀의 가마솥이 있었는데요. 자세히 다가가 보니, 하얀 솜으로 그럴듯하게 재연해 놓았더라고요. 장식마다 아이디어가 톡톡 튀어납니다.
박물관 내 교육장에 가짜 해골 대신 동물의 실제 머리 뼈를, 가짜 솜으로 만든 연기 대신 드라이아이스로 만든 진짜 연기가 나는 가마솥을 볼 수 있었어요. 딱딱한 설명이 아닌,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듯이 하나씩 다 설명을 해주어서 좋았어요.
박물관 내 교육센터로 시즌마다 농업에 관한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어린이 액티비티가 열리는 곳입니다. 온통 핼러윈 장식으로 분위기를 바꿔뒀더라고요.
어딜 보나 핼러윈의 상징인 해골 장식이 가득했어요.
해골 장식품이 가득했던 이유는 이날 만들기 주제가 해골이었기 때문인데요. 밀가루 반죽 위에 해골 모양의 틀을 찍어 굳혀 놓았더라고요. 단순하지만, 참 활용도가 높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곳곳에 놓인 해골 중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밀 수 있도록 지도해주었어요.
어딜 가나 색칠하기는 항상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세 꼬마 아가씨들이 해골을 색칠하며 서로 자랑하느라 바쁘네요.
이날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이었어요. 이동형 수영장 안에 말린 옥수수를 가득 넣어둔 후, 그 안에 각종 동물 뼈를 넣어 보물 찾기 하듯이 뼈를 찾아서 조립하는 놀이였어요. 농업 식품 박물관답게 말린 옥수수 낟알을 활용한 점이 신기했네요. 색다른 소재가 주는 촉감으로 아이들이 덩달아 신나했지요.
마치 고고학자가 된 것처럼 옥수수 사이를 샅샅이 뒤져서 뼈를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무섭다고 서로에게 넘기고 난리가 났어요.ㅎㅎ 어찌 보면 단순한 건데 핼러윈이라 그런지 더 실감 나게 즐겼던 것 같아요.
건물을 오가는 곳곳에도 장식을 빠짐없이 해둬 으스스 한 볼거리가 가득했어요.
이 건물에서는 진짜 호박을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꾸며 보는 공간이었어요. 서로 더 멋지게 만들겠다면서 초집중을 해서 제일 조용하면서도 경쟁(?)이 치열했던 순간이기도 했어요. ㅎㅎㅎ
캐나다에서는 9월 중순이 되면 마트나 농장에서 호박을 사서 현관문 입구에 둡니다. 31일 전날에 호박에 그림을 그린 후 조각칼로 조각해서 잭-오-랜턴(Jack-o'Lantern)을 만듭니다.교육 센터 한쪽 벽면에 장식을 가득해 둬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뒀더라고요. 핼러윈의 상징인 해골, 거미줄과 거미, 묘비는 역시 빠지지 않았네요. 박물관에서 직접 키운 옥수수와 호박, 밀짚을 활용한 센스도 돋보였어요.
다소곳이 찍을 아이들이 아니지요. 으스스 한 캐릭터들이 자기 등 뒤에 있게 되어 무서웠는지 처음에는 무대에 올라가기를 주춤하더니, 함께하는 친구들의 힘을 빌려 공포 캐릭터를 자처하면서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알아서 취해주었네요. 사진 찍으면서 아이들의 천덕스러움에 웃음이 자꾸 나왔던 순간이었어요.
이외에도, 유익하면서도 즐거운 액티비티가 많아 신나게 놀다 왔습니다. 캐나다 학교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한 후 학습으로 연계시키는 놀이 학습이 매우 발달되었는데요. 핼러윈을 그냥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학습으로 연계해 유익한 학습 활동으로 유도하는 점이 매우 좋았어요. 다양한 액티비티를 통해 추억도 생기면서, 새로운 것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일거양득이지요. 다른 그 어느 것보다 상업적으로 또는 퇴폐적으로 빠지기 쉬운 핼러윈을 적절한 선을 지키며 공포 영화를 함께 보듯이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가을 문화로 정착해가는 지혜가 참 보기 좋습니다. 북미 가을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몸도 마음도 따뜻한 한 주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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