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메뉴판에는 한국에 없는 '이것'이 있다

캐나다 정부 '건강한 메뉴 선택법' 시행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햄버거, 피자, 탄산음료, 디저트 등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싸게 살 수 있어 비만 등 각종 성인병 발생률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데요. 그래서 캐나다 정부는 국민이 보다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건강한 메뉴 선택법(Healthy Menu Choices Act) 시행 및 식품 라벨 규정 변경을 통해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어요. 2017년 1월 1일부터 시작하여 1년 정도 지났는데 다양한 장소에서 그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어 나눔 하고자 합니다.

음식 메뉴판에서의 칼로리 표기 의무화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음식(식품)을 판매하는 곳의 메뉴판 및 라벨에 해당 칼로리를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된다는 점이에요. 저희가 사는 온타리오(Ontario)는 칼로리 표기 의무화를 캐나다에서 처음 시작한 주(province)로 2017년 1월 1일부터 시작했어요. 모든 식품 또는 음료의 이름 또는 가격 바로 위/아래/옆에 눈에 띄는 크기로 표기됩니다.

레스토랑 메뉴판입니다

레스토랑 메뉴판

레스토랑 메뉴판이에요. 음식 이름 또는 가격 옆에 칼로리가 바로 적혀 있어요. 예전에 자주 주문했던 음식이 이렇게 칼로리가 높았나 싶어 흠짓하기도 합니다 -0-

영화관 메뉴판입니다

영화관 메뉴판

영화관 나들이의 즐거움 중 하나인 탄산음료와 팝콘에도 칼로리가 똬악! 적혀 있어 모른척하기 쉽지 않습니다.

커피샵 가격표입니다

커피숍 메뉴판 및 가격표

커피샵베이커리도 예외가 아니에요. 메뉴판뿐만 아니라 품목별 가격표에도 칼로리가 적혀 있어요. 가족끼리 카페 나들이를 자주 하는 편인데요. 커피와 함께 크루아상을 먹을까 싶어 다가갔는데 밥 한 공기 칼로리와 거의 비슷한 베이글과 크루아상의 칼로리를 보고 포기했어요. 평소에 칼로리에 민감한 편이 아니었는데도 실질적인 효과가 있더라구요.

칼로리 의무 기재입니다

칼로리 표기 의무화를 지켜야 하는 곳

  • 패스트푸드점
  • 레스토랑(푸드트럭, 카페테리아 포함)
  • 커피숍
  • 베이커리
  • 아이스크림 가게
  • 식료품점(마트, 편의점 등)
  • 영화관

레스토랑의 경우 20개 이상의 체인을 소유하고 있는 곳에서는 모든 메뉴 항목에 대한 칼로리 정보를 표시해야 합니다.

식품 공급 서비스 업체-1일 권장 칼로리 게시 의무화

2018년 1월 1일부터는 식품(음식)을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는 품목별 칼로리뿐만 아니라, 아래와 같은 1일 권장 칼로리에 대한 정보를 함께 게시해야 합니다.

  • 성인과 청소년(13세 이상)은 하루 평균 2,000kcal가 필요합니다.
  • 어린이(4-12세)은 하루 평균 1,500kcal가 필요합니다.
  • 성인은 하루에 평균 2,000~2,400kcal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개별적인 칼로리 요구량은 다를 수 있습니다.

식품 라벨에서의 표기 변화-칼로리, 설탕, 미네랄

식품 라벨입니다

  1. 식품 라벨에서의 칼로리 표기는 소비자가 쉽게 찾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굵고 큰 글씨체로 표기해야 하며 굵은 밑선 더하도록 변경됐습니다.
  2. 무게로만 표시했던 설탕은 1일 섭취 기준량의 함유율(%)로 함께 표기하도록 변경됐습니다.
  3. 칼륨, 칼슘, 철 등 중요 미네랄의 1일 섭취 기준량 기준의 함유율(%)뿐만 아니라 실제 양도 표기하도록 변경됐습니다.

식품 라벨에서의 표기 변화-식품 재료 및 성분

식품 영양성분표입니다

기존에는 식품의 원료 또는 성분이 무분별로 나열되었다면 2017년부터는 그룹별로 나열되며 상위 그룹에 속한 하위 그룹은 하나의 가로 안에 넣어야 합니다. 팬시 몰라세스는(Fancy Molasses)와 같이 평소에 접하지 않은 어려운 단어는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알기 어려웠는데요. 설탕의 가로 안에 들어 있어 당류의 한 종류라는 것을 쉽게 인지할 수 있게 되었어요.

식품 라벨에서의 표기 변화-1회 섭취량 기준

식품 라벨입니다

예전에는 영양성분 표기가 1회 제공량당, 100g당, 100㎖당, 1개당, 또는 포장 하나당 등 다양한 기준으로 표기하여 실제 섭취한 칼로리와 영양소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는데요. 2017년부터는 '1인 1회 기준 섭취량'을 최대한 감안하여 이해하기 쉽게 표기하도록 변경됐어요. 예를 들어 덜어먹는 요거트는 1/3컵 표기에서 3/4컵으로, 보통 2개씩 먹는 식빵은 1슬라이스에서 2슬라이스로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또한, 가정에서 흔히 측정할 때 사용하는 컵, 개, 슬라이스 등 쉬운 측정 단위를 g, ml 등과 함께 사용합니다.

식품 라벨에 관한 법은 2017년 1월 1일부터 시작했으며 5년 유예 기간이 있습니다.

식품 칼로리 정보입니다

칼로리 표기 의무화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

캐나다 정부의 대범한 결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있습니다. 칼로리가 영양 성분에 대한 정보를 대신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몸에 좋은 연어, 퀴노아(quinoa)보다 감자튀김과 스키틀즈(Skittles) 사탕의 칼로리가 더 적고 더 맛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영양 성분에 익숙지 않은 어린이들이나 섭식 장애 환자들은 높은 칼로리만 보고 영양가가 낮더라도 칼로리가 적은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또한, 음식점 소유주들의 불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메뉴를 만들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야 하며 칼로리가 다소 높은 메뉴를 제거하거나 재료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에요.

칼로리 표기 의무화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

칼로리 표기 의무화 및 식품 라벨의 변경 목적은 칼로리 및 나트륨, 설탕, 나쁜 지방이 많은 식품을 줄이는데 있습니다. 건강한 식생활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도구 중 하나로, 특히 자주 외식하는 가족이나 개인에게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고자 하는 음식과 음료에 얼마나 많은 칼로리가 있는지 알면 자기 몸에 필요한 적절한 양의 에너지를 얻는 습관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개인적으로 식품 알레르기도 없고 과식이나 야식도 자주 하지 않아 칼로리나 식품 성분을 유심히 살피지 않았는데요. 모든 메뉴판과 가격표, 식품 라벨에 굵고 큰 글씨로 칼로리가 기재되어 있다 보니 눈에 쉽게 들어와 의도치 않게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 번은 크게 쓰인 칼로리를 언뜻 보고 가격으로 혼동하여 금액을 지불하려고 한 적도 있었네요.ㅎㅎ 소비자 입장에서 내가 구입하고자 하는 식품의 정보를 더 알게 되고 또한 쉽게 알 수 있도록 표기되어 좋은 것 같아요. 캐나다의 '건강한 메뉴 선택법'의 전반적인 효용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변화라고 여겨집니다. 한국 메뉴판에는 없는 캐나다의 칼로리 표기 의무화에 대해 나눔해 보았습니다. 건강한 식단으로 건강한 삶을 이뤄 가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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