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캐나다 참전용사 기념 하키 리그 참관

캐나다 임진 하키 클래식(Imjin Hockey Classic)

캐나다의 No.1 스포츠는 두말할 나위 없이 아이스하키(Ice Hockey)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캐나다에서의 1년은 4계절이 아니라 겨울 하키 시즌과 여름 도로 공사 시즌 2계절로 나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예요. 6.25전쟁 중 캐나다는 2만 6천 명의 군인을 한국에 파병시켰으며 그중 516명이 전사했는데요. 한국의 혹독한 겨울 동안 임진강 근처에 주둔한 캐나다 병사들은 전선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임시 하키 스케이트장을 세울 정도로 전쟁 중에도 하키에 대한 열정을 놓치지 않았어요. 캐나다 임진 하키 클래식(Imjin Hockey Classic)은 6.25전쟁에 참전한 캐나다 용사들에 대한 깊은 감사와 캐나다와 한국과의 오랜 우정을 기리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열리는 연례 행사로, 지난 주말에 한국 대사관에서 2017 '임진 하키 클래식'의 5주년 하키 경기를 주최하여 다녀왔어요.

오타와 TD Place 경기장

오타와 스타디움입니다

하키 경기는 캐나다 수도 오타와(Ottawa)에 있는 TD Place 스타디움에서 열렸어요. 오타와 주니어 하키팀 Ottawa 67의 홈구장이기도 합니다.

'임진 하키 클래식' 5주년 기념행사

임진 하키 클래식 이벤트입니다

지정된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니 캐나다 군인들의 모습이 보였어요. 군인 너머로는 6.25전쟁 참전 군인분들도 계셔서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는데 오랜만의 회포를 푸시는지 낄 틈이 없어 보여 아쉬웠습니다.

평창 올림픽대회 홍보입니다

한국 대사관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대회를 홍보하기 위해 입간판, 브로슈어, 하키 공(puck), VR(가상현실) 등을 준비했어요.

임진강 하키 스케이트장입니다

로비에는 임진강 하키에 관한 사진들이 전시 중이었어요. 전쟁 중 임진강에 세운 임시 하키 스케이트장 '임진 정원(Imjin Gardens)'에서 하키를 즐기는 참전 용사들의 모습과 매년 열리는 '임진 하키 클래식'에 참여하여 하키 경기를 펼치는 캐나다 육군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었어요.

하키 퍽입니다

주 캐나다 한국 대사관캐나다 한국 문화원에서 제공하는 하키 퍽(puck)도 받았어요. 퍽에는 2017 '임진 하키 클래식' 참여 연대의 휘장과 캐나다와 한국 국기,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등 상징적인 것들이 그려져 있어 좋았어요.

우승 트로피입니다

2017 '임진 하키 클래식'의 우승 트로피도 볼 수 있었어요. 트로피를 보니 어떤 연대가 받을지 궁금해지더라구요.

2017 '임진 하키 클래식' 경기 직전 이벤트

경기 참여 선수입니다

아이스링크에서 각 연대의 선수들이 경기 전에 몸 풀고 있는 모습이에요. 스크린에 캐나다와 한국 국기가 나란히 있어 묘하면서도 찡한 기분이 들었어요. 약 1만 명 수용이 가능한 실내 경기장에 군인 가족들과 한인들이 경기장 한쪽 면을 가득 채웠어요.

캐나다 보병 연대입니다

양쪽 선수들이 경기를 위해 일렬로 섰습니다. 임진강에서 열린 하키 경기 중 가장 유명한 경기는 1952년 3월 11일 PPCLI의 1대대와 R22eR의 2대대 간의 챔피언십 경기였습니다. 2017 '임진 하키 클래식'에서 PPCLI(Canadian Light Infantry)와 R22eR(Royal 22e Régiment)의 하키 경기를 주최했습니다. 국기 위에 검은 하키 퍽(puck)에 그려진 2개의 마크가 2연대의 휘장입니다.

임진강 캐나다 군인입니다

'임진 하키 클래식'이 형성된 유래를 비디오 영상을 볼 수 있었어요. 타지에서 이전에 몰랐던 한국의 70여 년 전의 역사를 알게 되다니....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캐나다 연방 상원 의원 연아 마틴입니다

2017 '임진 하키 클래식'을 빛내기 위해 한인 최초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 연아 마틴(Yonah Martin), 주캐나다 대사관 박인규 공사, 육군 전략 참모장 켈시(Kelsey) 준장, PPCLI 대표 에어(Eyre) 소장, 22연대(R22eR) 대표 에브레(Evraire) 중장, 한국전 참전용사회 빌 블랙(Black) 오타와 지회장 등 다수의 VIP뿐만 아니라, 6.25전쟁 당시 임진강에서 실제 선수로 뛰었던 22연대 출신 샤랜드씨(Claude Chaland)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도 함께 해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 냈지요.

군악대 연주입니다

관중 모두 기립하여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한국과 캐나다 국가를 연달아 제창했습니다. 원래 하키 경기 때마다 관중들이 기립하여 캐나다 국가를 부르는데 이날은 애국가가 먼저 흘러나와 마음이 찡했지요.

2017 '임진 하키 클래식' 경기

기념 행사입니다

심판이 센터라인 중앙에서 양 팀의 센터가 마주 선 가운데 공으로 사용하는 고무 원반(puck)을 떨어뜨림으로써 게임이 시작합니다. 이날은 한인 최초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 연아 마틴(Yonah Martin)과 캐나다 대사관 부대사가 하키 퍽을 함께 떨어트림으로써 경기는 시작됐어요.

하키 경기입니다

북미 4대 스포츠 중 하나인 내셔널 하키 리그(NHL, National Hockey League)와 주니어 하키 리그 경기를 일 년에 몇 번씩 참관하고 있는데요. 전문 선수들의 놀라운 속도감과 과격함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워낙 속도감이 있는 스포츠인지라 흥미롭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어요.

태극기입니다

저희는 혹시 몰라서 응원하기 위해 캐나다와 한국 국기를 챙겨갔는데 경기 직전과 도중에 나눠주더라구요. 양 국가의 국기를 사이좋게 흔들며 응원하는 모습이에요.

캐나다 군대 마스코트입니다

캐나다 군대의 마스코트 북극곰이 관중들과 기념촬영에 기꺼이 응해줘 인기 만점이었지요. 캐나다 건국 150주년 깃발도 함께 나눠줬어요.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를 본 딸이 기념사진을 꼭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봤어요. 경기 티켓을 예매하기 전에 딸에게 이전에 봤던 유명한 팀의 경기는 아니지만 한국에 관한 의미 있는 경기라면서 '임진 하키 클래식'의 유래에 대해 알려줬는데요. 당일이 되니 하키 티셔츠도 알아서 챙겨 입고 집에 있던 태극기와 캐나다 국기, 응원도구까지 챙겨오며 흔쾌히 따라나서더라구요.ㅎㅎ

하키 규칙입니다

하키는 5명의 선수(공격수 3명과 수비수 2명)와 골키퍼 1명이 한 팀이 되어 20분씩 총 3차전으로 치러지며 득점이 많은 팀이 승리합니다. 무승부일 시 5분 연장전 및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립니다.

경기 결과입니다

캐나다 육군 보병연대 PPCLI(Canadian Light Infantry)와 R22eR(Royal 22e Régiment)의 경기에서 0:2로 R22eR이 이겼습니다. 경기 내내 슛 시도율이 2배 가까이 높았던 팀인지라 승리가 예측되긴 했지요.

2017 '임진 하키 클래식' 경기 시상식

캐나다 군인입니다

경기 직후 3차전 60분 동안 열심히 뛰었던 양 연대의 선수들끼리의 인사가 이어졌어요.

우승 트로피입니다

승리한 R22eR 연대에게 '2017 임진 하키 클래식' 우승 트로피가 수여됐습니다.

기념 촬영입니다

승리팀과 관계자들의 기념사진 촬영이 있었는데요. 촬영 직후 승리한 팀에서 상대팀에게 함께 사진 찍자고 제안해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지요. 이날 경기 내용은 캐나다 육군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로 방영되었습니다.캐나다 아이스하키 문화100주년 북미 내셔널 하키 리그(NHL) 경기 직관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6.25전쟁 당시 한국으로 파견된 캐나다 참전 용사 2만 6천여 명 및 전사자 516명의 희생에 대한 감사를 70여 년이 지난 지금에까지 잊지 않는 캐나다인의 모습을 정말 많이 봐오면서 한국인으로서 감동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낀 적이 정말 많았어요. 실제로 수도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 국립전쟁기념비뿐만 아니라, 인구 수천 명의 작은 시골마을까지 6.25전쟁 전사자 기념비가 전국 곳곳에서 수도 없이 많으며 우리나라 현충일에 해당하는 Remembrance Day(11월 11일)에도 6.25전쟁의 캐나다 군인의 희생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습니다. 또한, 매년 캐나다-한국 간의 우정을 기리는 다양한 이벤트가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또다시 일어날지 모르는 전쟁의 두려움이 늘 서려 있는 휴전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전쟁의 비극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국내 및 해외 참전 유공자들을 예우하는 현 정부의 노력이 앞으로도 쭉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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