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립미술관-제4회 캐나다 비엔날레
캐나다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Canada)은 2010년도부터 캐나다 현대 미술 및 원주민 예술 작품을 수집하여 비엔날레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는데요. '미술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와 일맥상통하는 전시회예요. 그럼, 현대 미술의 멋진 작품들을 보러 함께 가볼까요?
캐나다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Canada)
1988년에 천억 원을 들여 완공된 캐나다 국립 미술관은 수도 오타와(Ottawa)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어요. 65,000여 점의 명성 있는 작품을 보유하고 있어, 프랑스 루브르와 미국 메트로폴리탄에 이어 세계 3위를 선전하고 있는 곳이지요.
미술관 건축물이 매우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대형 거미 조각품 마망(Maman)과 노트르담 대성당(Notre-Dame Cathedral Basilica), 캐나다 튤립축제의 장소인 공원(Major's Hill Park)이 함께 있어 오타와의 기념사진 촬영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에요. 높이 9미터에 달하는 거미 조형물 마망(Maman)은 프랑스 태생 여성 조각가인 루이스 부르주아가 창조한 작품으로, 캐나다 오타와 이외에도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스페인 빌바오, 쿠바 하나나, 일본 도쿄 등 세계 각지 유명 도시의 미술관에 설치되어 있으며 한국 한남동에 있는 삼성 리움 미술관에도 있어요.
캐나다 국립 미술관의 Scotiabank Great Hall
매표소에서 티켓을 산 후 긴 통로를 따라 올라가면 원형으로 된 Scotiabank Great Hall가 나오는데요. 비엔날레(Biennial), 모네(Monet), 마리 앙투아네트 초상화가 엘리자베스 비제 르 브랭(Elisabeth Vigée-Le Brun) 등 유명한 특별전은 원형 홀과 이어져 있어요. 특별전은 일반 입장료에 포함돼 있어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성인 15달러, 65세 이상 13달러, 12~23세 7달러, 11세 미만 무료예요. 지하 주차장이 있으며 30분당 2.75달러, 최대 14달러입니다.
바닥과 벽은 화강암, 외벽은 유리창으로 된 원형 홀에는 카페테리아와 어린이 액티비티 공간(주말)이 함께 있어 멋진 예술의 쉼터가 되어줍니다.
높은 유리 천장은 8각형 패턴으로 되어 있으며, 행글라이더 또는 돛을 연상케 하는 삼각형 패턴이 함께 있어 멋스러워요.
이곳이 매력적인 이유는 내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전경 또한 매우 좋기 때문인데요. 캐나다 국회의사당(Parliament of Canada)과 오타와 강이 한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에요.
제4회 캐나다 비엔날레
캐나다 비엔날레는 2010년도에 처음 시작하여 2년마다 열리고 있기 때문에 제4회 비엔날레는 2016년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2017년 캐나다 건국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년을 연기하였어요. '제4회 캐나다 비엔날레'의 전시 날짜는 2017년 10월 19일부터 2018년도 3월 18일까지입니다. 그럼, 주요 작품들 몇 가지를 함께 살펴볼까요?
제4회 캐나다 비엔날레, 국제 예술가들의 첫 참여
이번 제4회 비엔날레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1~3회에 없었던 국제 예술가의 작품이 전시됐다는 점인데요. 국내 현지인 및 원주민에 한했던 작품의 범위가 넓어져 풍부한 현대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위 작품은 미국 뉴욕시티 출신 Mickalene Thomas의 'Qusuquzah, Très Belle Négresse #3'(2012년)입니다. 친구 Qusuquzah의 초상화를 그린 작품으로, 흑인의 검은 피부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정면을 응시하는 시선으로 대처함으로써 역동적인 여성성을 표현했어요.
제4회 캐나다 비엔날레의 메인 작품 속 재미 교포의 역사
제4회 비엔날레의 홍보물에 등장한 메인 작품인 미국 시카고 출신 Nick Cave의 'Soundsuits'(2015년)입니다. 이 작품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을 반영하였는데요. 1992년 3월 3일 백인 경찰이 과속 질주하는 흑인 택시 드라이버 로드니 킹(Rodney King)을 집단 구타한 사건, 3월 16일 한국계 미국인 두순자가 자신의 스토어에서 캔 음료수를 절취한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Latasha Harlins)과 몸싸움 끝에 총을 쏘아 죽인 사건을 계기로 흑인 사회의 분노를 촉발시켜 약 1조 원의 재산 피해액, 53명 사망, 수 천 명의 부상 등 LA 역사상 최대 규모의 흑인 무장 폭동이 일어났었지요. 당시 언론이 흑인의 분노가 백인이 아닌 한국인에게 가도록 집중 공세하여 한국인의 피해가 상당하였어요.
미국 직물 조각가, 안무가, 퍼포먼스 아티스트 닉 케이브(Nick Cave)는 1992년 흑인 택시 드라이버 로드니 킹(Rodney King)을 집단 구타한 백인 경찰 4명이 같은 해 석방되자 집 밖을 나오기 무서워하는 흑인의 두려움을 대변하는 방어용 갑옷 'Soundsuits'를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사람이 직접 입을 수 있는 갑옷으로 방어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자유를 찾는 즐거움을 표현하기도 했어요. 'Soundsuits'(2015년) 작품은 마네킹에 수많은 구슬로 장식한 후 축음기, 금속 꽃, 세라믹 새로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었는데 화려하면서도 뭔가 서글픈 느낌이 들더라구요.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캐나다 대표 출품작
세계 최고 권위의 현대 미술 전시회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의 캐나다 관에 출품했던 BGL의 'Canadassimo'(2015년)입니다. 캐나다 퀘벡 기반의 예술가로 구성된 BGL은 몰입형 설치 미술 작품으로 컨테이너 매장을 만들었어요. 작품의 목적이 익숙한 환경에서 저렴한 재료와 건강한 유머로 사람을 불안정하게 만드는데 있다고 하더니, 실제로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생뚱맞게 서 있는 컨테이너 출입문 앞에 서서 작품에 속한 시설물인지, 안으로 들어가도 되는지 당황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ㅎㅎㅎ
1970~80년대 편의점을 재현한 작품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 내부를 살핀 후 다른 출구로 나올 수 있었어요. 외관부터 내부 인테리어, 상품 등 모든 것들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것처럼 손때가 묻어 있어 더욱 눈길이 갔어요. 편의점 안의 물품들이 워낙 많기에 경호원 한 명이 가게 안에 있더라구요. 설치 미술 작품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2016년 베니스 비엔날레를 달궜던 작품
2016년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에 출품하여 당해 작품 중에서 가장 언급이 많이 되었던 Mika Rottenberg의 ‘NoNoseKnows’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고,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작품이네요. 오래 머물렀던 이유는 처음에는 어떤 작품인지 이해하는데 한참 걸렸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된 이후에는 작가의 초현실적이고 독창적인 의도에 놀라 멍 때리며 봤던 것 같아요.
담수 진주를 생산하는 중국 여성 노동자들과 사무실의 백인 여성의 묘한 인과관계에 관한 작품인데요. 중국 노동자가 일하는 공장 위 사무실에 앉아 있는 백인 여성은 노동자 중 한 명이 지하에서 돌리는 수동 선풍기를 통해 사무실에서 꽃향기를 맡습니다. 꽃향기를 맡을수록 코가 점점 빨개지고 길어지면서 재채기를 하는데요. 재채기를 하면 중국 노동자들의 유일한 영양 공급원인 중국 음식 요리가 완성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계속 반복돼요. 현대판 블랙코미디 또는 우화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Mika Rottenberg의 ‘NoNoseKnows’ 유튜브 영상이 있어 링크를 걸어봅니다.
캐나다 예술가의 작품들
Steven Shearer의 'Sleep II'(2015년) 작품이에요. 언뜻 봐서는 사람들의 사진을 마구잡이로 붙여놓은 듯한 게시판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요.
가까이 다가가보니 잠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의 모습을 크기, 색감, 컨셉 등에 맞게 조합한 작품이었어요. 서로 다른 자세와 표정으로 잠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보니 흥미롭더라구요.
Brian Jungen의 'Isolated Depictions of a Passage of Time'(2001년)이에요. 약 1,500개의 알록달록한 카페테리아 플라스틱 쟁반이 잔뜩 쌓여 있어 호기심이 생겼는데요. 소리는 들리는데 소리의 근원지는 보이지 않아 헤매다가 쟁반 틈 중 한 곳에서 영상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했어요. 감옥에서 극적인 대화를 나누는 영화배우 제임스 얼 존스(James Earl Jones)의 영상이었는데요. 이 작품은 캐나다 감옥 곳곳에 수감된 상당수의 남성 원주민과 계속되는 차별에 관한 토론을 장려하기 위함이라고 해요.
무려 작품 길이가 22.86미터에 달하는 캐나다 토론토 출신 Shelagh Keeley의 'German notes/after Lucretius/de rerum natura'(2013년)입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묀헨글라트바흐(Mönchengladbach)에 있는 압타이베르크 미술관(Abteiberg Museum)에 전시한 작품으로 2015년에 캐나다 국립 미술관에서 구입하였으며, 이외에도 전 세계 갤러리와 박물관 곳곳에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요. 커다란 벽을 캔버스로 삼아 콜라주 기법으로 거대한 노트를 만든 셈이네요.
캐나다 원주민 예술가의 작품들
캐나다 비엔날레에서는 원주민 예술 작품도 꾸준히 수집 및 구입하고 있는데요. 위 작품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코스트 살리쉬(Coast Salish, BC) 원주민 Susan Point의 작품입니다. 작품 속에 특이한 모양의 새가 보이는데요. 날개를 펄럭거려 천둥을 일으키고 눈에서 번개를 내뿜는 거대한 초자연적인 생물체 선더버드(Thunderbird)를 의미해요. 캐나다 원주민의 토템 신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국제 예술가와 소외된 예술가를 동시에 품었던 비엔날레
이외에도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4회 캐나다 비엔날레는 종전과 달리 국제 예술가의 작품을 처음 전시하였고, 원주민, 여성 등 다소 소외된 예술가의 작품에 무게를 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전시였어요. 개인적으로 부푼 기대를 안고 갔는데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던 전시회였고 SF 영화에 등장하는 첨단 기술을 볼 때의 짜릿함마저 느껴지는 작품들이 있어 좋았습니다. 작품을 통해 상상을 실현하고 때로는 상상해보지도 못했던 비현실적인 세계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바로 현대미술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외에도 몬트리올 현대 미술관에서 열린 몬트리올 비엔날레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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