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의 기록이 있는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National War Memorial of Canada)

 

캐나다에서 6.25전쟁의 흔적을 곳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요. 대도시뿐만 아니라, 인구 2천 명 내외의 아주 작은 도시에도 6.25전쟁에 참전하였다가 전사한 캐나다 군인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기념비는 수도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인데요. 캐나다 국회의사당에서 동쪽 방향으로 3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의회 언덕(Parliament Hill)의 Confederation Square 광장에 있어요. 바로 맞은편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리도 운하(Rideau Canal)의 수문이 한눈에 보이는 다리가 있어 오타와를 찾아온 관광객들이 리도 운하와 함께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 National War Memorial of Canada

 

캐나다 국립전쟁기념비 세계 1, 2차 대전 및 한국 6.25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을 추모하는 기념비로, 버논(Vernon March)에 의해 디자인되어 1938년에 Confederation Square에 자리 잡게 되었고, 조지 6세(King George VI)에 의해 1939년 5월 21일 일요일 오전 11시에 공개되었습니다. 

캐나다 국립전쟁기념비는 세계 1, 2차 대전 및 한국전뿐만 아니라, 제2차 보어 전쟁(the Second Boer War)과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 전쟁도 포함되며, 과거에 캐나다를 위해 싸운 그리고 앞으로 캐나다를 위해 싸울 모든 캐나다인의 희생을 기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 6.25 전쟁 Korean War


사진 속에서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부터 휴전된 1953년까지의 숫자 보이시죠? 캐나다 국립전쟁기념비가 바로 한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 6.25전쟁에 참여한 국가가 무려 21개국인데요. 캐나다는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병사를 파견한 나라입니다. 한국전쟁 중 26,791명의 캐나다 군인이 참전했고, 그중에서 516명이 전사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 한국전에 참전한 캐나다 젊은이들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생면부지의 나라인 한국을 도와 싸우며, 세계의 평화,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그 생명을 바쳤습니다.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


위 사진은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가 있는 Confederation Square 전체 모습입니다. 오타와 주요 랜드마크가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오른쪽의 성처럼 보이는 건물은 1912년에 지어져 100년이 넘은 페어몬트 샤토로리에 호텔(Fairmont Chateau Laurier Hotel)입니다. 왼쪽의 나무 뒤로 보이는 녹색 청동 지붕의 건물은 국회의사당 동관(Parliament East Block)입니다. 전쟁기념비 바로 뒤쪽 길 건너편에 리도 운하의 수문(Rideau Canal Lock)이 있어요.

 

6.25전쟁 발발 50주년 기념 접시


2000년 한국전 발발 50주년 기념 접시입니다. 현재 캐나다 전쟁 박물관(Canadian War Museum)에 전시돼 있어요. 2013년한국과 캐나다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50주년이 되는 것과 동시에 한국 전쟁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로서, 캐나다 정부는 2013년을 '한국의 해'로 정하였고 캐나다 의회 역시 '한국전 참전 용사의 해'로 정하였습니다. 또한, 캐나다 정부는 2013년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를 '한국주간(Korea Week)'으로 특별히 정하여, 이 주간 동안 오타와 시청 앞 광장에는 태극기가 휘날렸으며, 캐나다에서 큰 도시인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 오타와 등을 중심으로 한국을 소개하는 한국 영화제, 태권도, 예술 공연, K-pop 등 다양한 행사 및 음악회 등이 진행되었답니다.

 

캐나다 오타와 윈터루드 한국 진주 남강 유등 축제 2013 Winterlude in Ottawa, Canada


2013년 오타와 겨울축제인 윈터루드(Winterlude)에서 열린 한국 진주 남강 유등 축제의 사진입니다. 한국 축제가 처음으로 진출하는 사례로, 이와 같이 캐나다 전역에서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되어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오타와에서 한국 축제를 보니 저희도 정말 새롭고 신기했어요. 특히, 어린 저희 딸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정말 좋았어요. 2014년 9월에는 캐나다에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캐나다 국립전쟁기념비를 방문해 6.25 참전용사들을 추모하고 헌화했습니다.  

 

평화의 탑 전쟁 기념실


이곳은 캐나다 국회의사당 본관의 평화의 탑(Peace Tower)에 있는 Memorial Chamber입니다. 여기에서도 국립 전쟁기념비와 같이 세계 대전 및 한국 6.25 전쟁 때 참전하여 전사한 군인들의 이름을 책에 기록해 두고 하루에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긴다고 합니다. 60여 년 전, 캐나다 전역 마을 곳곳에서 평화롭게 살았던 젊은이들이 머나먼 한국까지 와서 한국을 위해 싸워줬다고 생각하니, 전사 군인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이 동시에 듭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평화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너무나도 쉽게 잊고 살아가고 있네요.

 

캐나다 현충일 헌화캐나다 현충일 Remembrance Day - 11월 11일


Remembrance Day는 캐나다를 위해 싸운 참전용사들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캐나다 현충일입니다. 캐나다 국립 전쟁기념비가 있는 Confederation Square은 1940년부터 매년 현충일(11월 11일) 때마다 Remembrance Day 기념행사지가 됩니다. 11월 11일 오전 11시가 되면 캐나다 국립기념비를 포함하여 캐나다 전역에서 2분간 묵념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캐나다 현충일인 Remembrance Day는 한국과 달리 법적 공휴일은 아니에요. 공휴일로 제정하게 되면, 사람들이 휴일로만 인식하기 쉽겠죠. 대신 직장이나 학교에 Remembrance Day 기념행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하면, 법적으로 그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답니다. 매년 캐나다 국립전쟁기념비에서 하는 현충일 행사에 25,000명에서 45,000명이 참석하며, 이는 전국적으로 방송됩니다.

 

캐나다인 애국심


캐나다에 와서 가장 크게 감명받은 것 중의 하나가 캐나다인의 애국심이에요.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이 되면, 어딜 가나 대부분의 캐나다인들이 오른쪽 가슴에 빨간 꽃을 달고 다니는 것을 아주 쉽게 볼 수 있어요.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보다 더 일찍 달고 다니시는 분들도 많아요. 빨간 꽃은 Poppy(양귀비) 조화 브로치인데요. 캐나다의 각종 단체와 개인들이 캐나다 재향군인 협회에 기부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판매하는 것으로, 캐나다 국민들은 이 양귀비 브로치를 가슴에 달아 캐나다를 위해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기리며 생존하고 있는 참전 용사들과 그 가족을 돕고 있어요.

 

많은 꽃 중에서 양귀비를 달고 다닌 이유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력한 설은 양귀비가 전장과 같이 거칠고 황폐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빨간색이 전사한 군인들의 희생된 피를 상징하기 때문이에요. 작년 2014년에는 18억 개의 양귀비 조화 브로치가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전쟁이 끝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들을 잊지 않고 진심으로 전사한 군인들을 애도하며 그 군인들의 가족들을 염려하며 돕는 한결같은 모습에 큰 감동을 받곤 합니다.

 

양귀비 브로치 전사군인 기념


10월 마지막 금요일부터 착용하는 양귀비 브로치는 11월 11일까지 매일 착용하다가, Remembrance Day(11월 11일)가 되면 가까운 참전용사 기념비에 브로치를 헌화하며 묵념과 함께 애도에 동참합니다. 애도를 더 오래 기리기 위해서 11월 내내 양귀비 브로치를 달고 다니시는 분들도 있으며, 이 날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방문하여 헌화하고 가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캐나다는 2015년 올해 건국 148주년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역사가 매우 짧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애국심과 자부심이 매우 강한 나라인 것 같아요. 

 

캐나다 양귀비꽃


위 그림은 2년 전 만 4세가 된 아이에게 캐나다 현충일과 한국전에 참전하여 전사한 캐나다 군인들의 희생에 대해 설명을 해준 후, 아이가 양귀비꽃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이랍니다. 

 

캐나다 전사 군인


작년에 딸이 현충일 날 혼자서 그린 그림입니다. 학교에서 Remembrance Day 행사를 하고 온 저희 딸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저에게 캐나다 현충일에 대해 학교에서 듣고 배운 것들을 이야기 해주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평소와 같이 매일 하는 공부와 독서시간이 끝나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놀라고 했더니,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그린 그림이 바로 위 그림이었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고마운 군인 아저씨라면서 보여주는데, 전쟁을 일삼아온 이기적인 어른들의 모습이 참 부끄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이 땅에서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크고 작은 전쟁들이 하루빨리 멈춰지고, 더 이상 무고한 희생들이 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전쟁기념비가 더 이상 세워질 필요가 없는 전 세계적인 평화가 올 날이 있을까 자문해보게 되네요. 나라가 있기에, 우리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나라의 소중함을 잃지 말어야겠습니다.

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