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파티에 가져간 새우 소불고기 레시피
북미에서는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음식을 가져와 함께 나눠 먹는 팟락(potluck) 파티가 흔한데요. 호스트나 게스트나 서로 부담 없이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파티를 즐길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연말이 다가오면 남편의 회사에서 패밀리 파티와 팟락 파티를 종종 열기도 해요. 올해도 지난 주에 열린 직원 패밀리 파티에 이어 이번주 점심 시간에 부서 직원들끼리 potluck 파티를 할 예정이라며 남푠님이 음식을 부탁하더라구요. 한국 음식을 자연스럽게 소개할 겸 불고기를 하려다가 캐나다인이 즐겨 먹는 몇 가지 안되는 해산물 중 하나인 새우를 넣어 새우 소불고기를 만들어 보았어요. 그럼, 레시피를 나눔해 볼까요?
1. 재료 준비
- 주재료: 소고기 500g, 새우 400g(cooked, L 사이즈 30~40개)
- 부재료: 당근, 호박, 양파, 양송이버섯, 3색 파프리카, 대파
- 불고기 양념: 사과(배) 1/2개, 양파 1/2개, 간장 10큰술, 미림 2큰술, 설탕(물엿) 4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생강가루 조금
- 볶음 완성 후 양념: 후추, 참기름, 깨
채소는 양파 채 썰듯이 썰어도 좋으나 저는 요리 완성 후 5시간 이후에 먹을 예정이어서 채소가 뜨거운 수분에 덜 짓물려 지도록 큼지막하고 동그랗게 썰었어요. 이외에도 브로콜리, 샐러리, 새송이버섯 등을 추가하면 좋습니다.
불고기 양념의 2/3는 소고기를 재우는데 사용하고, 1/3은 채소와 새우를 볶을 때 사용할 예정이라 따로 남겨 뒀어요. 서양 배는 단맛이 없어 사과를 대신 사용했고, 깔끔한 단맛이 좋아 설탕을 사용했어요. 설탕 대신 물엿을 사용하면 설탕보다 덜 깔끔한 단맛이 나지만 윤기가 더 나 보기에 먹음직스럽게 보인다는 장점이 있어요.
2. 센불에서 재료 나눠 볶기
평소에 불고기를 할 때 한 곳에 재료를 순서대로 넣고 볶지만, 이번에는 고기와 채소를 프라이팬과 웍에 나눠 따로 볶기로 했어요. 국물이 자작한 불고기를 만든다면 한 곳에 해도 되지만, 5시간 이후에 먹을 요리를 만들어야 해서 최대한 재료에서 수분이 빠지지 않게 요리해야 해서 따로 볶았네요.
양쪽에 식용유를 넣어 가열한 후, 고기를 볶을 프라이팬에만 대파를 넣어 파기름을 만들었어요.
파기름이 완성된 프라이팬에 밤새 양념에 재워둔 소고기를 넣었고, 오른쪽 웍에는 제일 늦게 익는 당근부터 넣어 볶기 시작했어요.
고기는 센불에서 빠르게 볶아 붉은색이 사라지자마자 불을 꺼주세요. 볶으면서 나오는 거품은 불을 끄고 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요리 도중 따로 걷어 낼 필요가 없어요. 또한, 키친타올에 볶은 고기를 올려놓으면 금세 질겨지기 때문에 다른 재료와 섞을 때까지 따뜻한 팬에 그대로 두면 됩니다.
웍에 당근-호박-양파-버섯-파프리카&새우 순으로 넣어 센불에서 빠르게 볶았어요. 90% 정도만 익힌다는 생각으로 볶으면 됩니다. 나머지는 마지막 간을 보거나 그릇에 담는 동안 잔열에 익기 때문이에요. 특히, 버섯은 충분히 익힐 시 모양과 식감이 쉽게 변하고 수분이 많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겉만 익힌다는 느낌으로 살짝만 익혀 주세요. 서양에서는 양송이버섯을 익히지 않고 편썰어 샐러드처럼 먹기도 하기 때문에 괜찮아요.
새우와 파프리카를 넣자마자 남겨둔 불고기 양념을 넣어 빠르게 섞었어요. 새우와 채소를 소금이 아닌 불고기 양념으로 밑간하면, 소불고기와 맛이 겉돌지 않고 잘 어우러져 좋아요.
볶아둔 소고기를 넣고 재료가 고루 섞이도록 빠르게 저어 주세요.
3. 마지막 간하기
참기름, 후추를 넣고 섞어주면 완성입니다. 후추는 열을 가하면 발암 물질이 나올 수 있다고 해서 양념 만들 때 넣지 않고 요리 후에 뿌려 먹는 편이에요.
2L 용기에 딱 맞게 담겨졌어요. 담은 후 깨도 솔솔 뿌렸습니다. 참고로, 북미 학교에서는 견과류 알레르기 학생들을 위해 깨, 참기름이 들어간 음식은 반입 금지입니다. 팟락 파티 또는 홈파티 음식을 준비할 시 게스트의 알레르기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야 하며, 정보를 확인하지 못할 시 식품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재료, 특히 견과류는 최대한 배제하고 요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사전에 정보를 받아서 깨와 참기름을 사용했어요.
재료 모두 센불에서 빠르게 볶았기 때문에 수분이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각 재료의 색깔과 식감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는데 다행히 실패하지 않은 듯해요.
점심시간 이후 남푠님이 준비하느라 고생했다며 고맙다는 문자를 받았어요. 동료들의 반응이 염려돼 물어보니 모두 불고기를 처음 먹어봤다는데 하나도 남김없이 맛있게 다 먹었다고 하더라구요. 서양인들이 즐겨 먹는 다양한 채소와 새우를 듬뿍 넣었던 게 새로운 음식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어주지 않았을까 싶네요. 얼마 전에 한국을 처음 찾은 영국 출신의 스타 셰프 고든 램지가 한식을 은근히 디스하는 발언을 종종 해 기분이 살짝 상하기도 했는데요. 북미에서 태국 쌀국수와 일본 초밥이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힌 모습을 보면서 한식의 고유한 맛을 지키되 서양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하는 노력도 조금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맛과 멋과 영양을 모두 갖춘 한식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 됐으면 좋겠네요. 2017년을 보내고 2018년을 맞이해야 할 때가 드디어 왔네요. 2017년 한 해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글 읽으시는 모든 분들의 가정에 새로운 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Let’s say Goodbye to 2017, Welcome 2018 with bli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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헙... 건과류에 대한 주의 사항은 알고는 있긴 있었지만
참기름에서 화들짝 놀랐습니다 ㄷㄷㄷㄷ 참기름도 안되는군요! -0-!!!
불고기는 역시 진리인가 봅니다 ^0^!
그나저나 엄청나게 춥다는데... 감기조심하시길... -_ㅜ...
밴쿠버도 춥다고 하고 있었지만 여기는 겨울도 아닌거 같아서 괜히 민망스럽습니다...ㅠㅠ -
우리 아이도 새우를 좋아하는데 꼭 한번 새우 불고기를 새해에는 도전을
해봐야 겠었요^^
좋은 요리 레시피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본투더 블로거님 블리스님. 전 말이죠 올해 마지막날 저녁 이시간에 홈플러스 장난감코너에서 아이들을 놀리고 있답니다. 사람 엄청 많아요. 블리스님 덕분에 블로그 하면서 응원 많이 받고 정말이지 제 블로그 인생의 수호신 같은 분이세요. 정말 진심 감사드려요. 새해 인사는 따로 드릴께요. 진심 한해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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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의 새로운 변신 이군요. ^^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조금 변형하는건 불가피 하겠지요.
새우소불고기가 입맛을 당겨줄것 같아요. ^^ -
어머! 블리스님의 음식솜씨 너무 부러워요. 남편분과 회사동료들이 엄청 좋아했을 듯 해요. 우리의 음식을 캐나다인에 맞게 요리를 했네요. 꾹 누르고 갑니다.
2017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2018년 더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저는 2018년 긍정의 힘으로 달려보려고 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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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새우 소불고기 황금레시피
서양인들 입맛에도 맛는다니 정말 좋은데요~?
오늘은 1월 1일 입니다.
2018년 무술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새롭게 재미있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
이쁘기도 하고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역시 블리스님은 솜씨가 정말 좋으셔요. 올 한 해엔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들 가득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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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스님 센스가 대단하세요.
이런 아내님을 둔 남편 분이 갑자기 부럽다는....^^
한식의 고유한 맛을 지키되, 서양인의 입맛에 맞게 요리하시는 모습에서 지혜로움을 느낍니다.
블리스님 새해 복 듬뿍듬뿍 받으세요. =) -
엄지척입니다 역시하고 생각이 되는군요
센스와 실력 맛 모두가 훌륭한것 같습니다
새해에도 제가 감탄하는 그런 한해가 되게 해 주세요^^ -
항상 설실한 블리이스님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도 가정의 행복과 소원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늘 좋은 글, 성실한 글 감동였답니다.
치어스 -
시간까지 고려한 음식 과정.
현명한 요리사라고나 할까요? ^^
먹는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하여 잘 만드셨기에 인기만점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말씀처럼 그런 노력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초반에 그저 '자랑스런 한국음식'이라는 말만 붙여놓고 밀어부치는 탁상행정 같은 모습이 좀 안타까웠네요.
지금은 많은 노력들이 있으니 머지않아 우리 음식도 전세계에 많이 알려지지 않을까 싶네요.
2018년 잘 시작하셨나요? ^^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 되시길~~ 그리고, 여유롭게 삶의 리듬을 탈 줄 아는 현명함도 배울 수 있는 그런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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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리보다는...저기 웍이 눈에 너무 들어오는데요? Bliss님이 쓰지는 저 웍같은 제품 열심히 찾고 있는데 동네에는 없는데..이렇게 사진에 있네요!! 제품 명이랑 가격이 궁금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재작년 처럼 열심히 해서 많이 교류 할려고 노력 할려고 합니다!! 조금 여유가 생겼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