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수술 다빈치'를 도입한 오타와 심장 병원
캐나다에서는 치과를 제외한 거의 모든 병원을 주정부에서 운영하며 덴탈 서비스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수도 오타와(Ottawa)에 있는 시빅 종합병원(Civic Hospital)의 공간을 확장하여 약 2만 평의 4층 규모의 캐나다 최대 규모의 심장 센터가 새롭게 세워졌어요. 신축 기념으로 대중에게 오픈하우스를 연다고 하여 지난 금요일에 다녀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장 로봇 수술기 다빈치를 직접 볼 수 있어 신기했는데요. 캐나다에서 가장 큰 심장 전문 병원의 모습이 어떤지 함께 살펴볼까요?
오타와 의과대학 부속 심장 전문 병원
오타와 심장 병원(the University of Ottawa Heart Institute)의 외관이에요. 4월 3일 완공 예정이어서 저희가 방문했을 때에도 한창 마무리 공사 중이어서 완공 예상도를 대신 올려봅니다. 오픈하우스는 3월 23일 하루 동안 열렸어요.
심장 카테터 시술실(9개)
카테터 시술실(Catheterization Laboratory, Cath Lab)이에요. 카테터는 신체 내에 삽입 가능한 고무 또는 금속제의 가는 관을 말해요. 10개의 실험실 중 7개에 필립스(Philips)의 최신 기술인 Azurion이 도입되었는데요. Azurion은 혈관 내 초음파 및 임상 정보가 결합된 이미지 가이드형 치료 플랫폼으로 다양한 심장 중재 시술을 수행하도록 돕는 최신식 의료기기예요.
통제실
모든 시술실 및 수술실에서는 의사가 Azurion의 사전 프로그래밍된 맞춤 설정, 고품질 영상, 터치스크린 등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검사·치료·시술·수술하며, 실험실과 바로 맞붙은 통제실(control room)에서는 실험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유리창과 3대의 컴퓨터로 전반적인 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었어요.
전기생리학 시술실
전기생리학 시술실(Electrophysiology Laboratory, EP Lab)이에요. 부정맥 등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치료하고, 심실제세동기(ICD) 등을 삽입하는 곳이에요.
수술실(5개)
수술실에요. 시술실 9개과 수술실 5개 모두 공간 구조와 의료기기 배치가 거의 똑같아 처음에는 헷갈렸어요. 필립스 Azurion 기기의 각도가 방마다 달라 물어보니, 환자 침대를 중심으로 360도를 돌며 작동할 수 있다고 해요. 기기와 전선이 모두 천장에 매달려 있는 구조여서 움직이다가 발에 걸려 균형을 잃을 일이 거의 없어 보였어요.
의학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의사가 손 씻는 장소예요. 긴급할 때 눈을 씻을 수 있도록 별도의 수도꼭지가 있어 눈길이 갔네요.
수술 대기실
수술하기 전에 대기하는 공간이에요. 이동형 침대는 놓이지 않은 상태입니다. 외과의사, 간호사, 마취 전문의 등이 환자 및 환자의 가족에게 정보와 정서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공간입니다.
최첨단 로봇 수술 다빈치
드디어 첨단 로봇 수술 기구 '다빈치(da Vinci)'를 보았어요. 사진으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보니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다빈치 수술 시스템은 로봇 복강경 수술 시스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심장센터에서 20억 원!!!를 주고 구입했다고 해요.
다빈치는 크게 로봇 팔이 움직이는 로봇 카트(the robotic cart)와 의사가 로봇을 조종하는 수술 콘솔(the operating console)로 나눠져 있어요. 두 기계는 전선으로 연결돼 있어 수술실 내에서 자유롭게 거리를 조절할 수 있어요. 주수술자는 로봇과 떨어져 있는 콘솔에서 로봇을 조종하고 부수술자와 간호사가 환자와 로봇 곁에서 보조합니다.
다빈치-로봇 카트(the robotic cart)
로봇 카트의 팔은 총 4개로, 1~3번의 팔은 아래에 수술용 기구를 끼워 사용하며, 번호가 없는 가운데 팔은 환자의 몸속을 들여다보는데 사용하는 복강경 카메라가 붙어 있어요. 수술할 때에는 위생을 위해서 비닐 커버를 씌워 사용합니다. 수술의 예로 노란 스펀지에 작은 구멍을 뚫어 꿰매는 작업 및 의사가 수술 콘솔을 들여다보며 로봇을 조종하고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었어요.
다빈치 수술 과정 보기: 포도알
TV 영상으로 다빈치의 수술 과정을 보여줬는데요. 처음에는 빨간 게 화면 가득 크게 나와서 심장인 줄 알고 무서워 못 봤다는--;; 궁금해서 물어보니 포도알이라고 알려줘 로봇의 정밀한 기술에 더 놀라웠네요. 벗겨진 포도알 껍질을 제자리에 다시 덮고 꿰맨 후 묶고 실을 잘라 마무리하는 모습이었어요.
심장 수술 전문의와의 질의응답 시간
둘러보고 가려는데 심장 수술 전문의 Dr. Marc Ruel 부장이 나와 질의응답을 해주었어요. 전 세계적으로 총 500만 건의 다빈치 수술이 시행됐으며, 2017년에만 87만 5천 건의 수술이 시행되었다고 해요. 캐나다 오타와 심장 병원에서는 올 한 해 30건의 수술을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빈치에 관한 방문객들의 질문이 끝없이 쏟아졌어요.
다빈치 로봇은 미국 Intuitive Surgical사에 의해 1999년 처음 출시되어 미국 및 유럽 각지의 병원에 설치되면서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으며 아시아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도입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 로봇의 첫 성공을 거뒀고, 그 뒤로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한강성심병원, 고대병원, 부산동아대병원 등이 도입했으며 며칠 전에는 건양대병원이 도입했어요.
중환자실(27개)
심장 수술을 마친 중환자가 24시간 또는 며칠 동안 집중치료를 받는 병실이에요. 환자의 사생활 보호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서 1인 중환자실로 마련되었으며, 최대한 자연광이 많이 들어오도록 디자인했다고 해요. 이곳에서 회복한 후 바로 옆 시빅 대형병원의 환자실로 이동하게 됩니다.
복도에는 2개의 중환자실마다 모니터링 테이블이 마련돼 있었어요. 유리 창문과 개별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간호사 공간
간호사 데스크, 휴게실, 화장실, 사물함 등의 공간도 둘러볼 수 있었어요. 캐나다에서 간호사 되는 방법 및 평균 임금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 바라요.
당직의사실
당직의사의 개인 공간이에요. 작은방 안에 싱글 침대 1개, 책상 1개, 나이트 테이블 1개, 전화 1대만 놓여 있는 심플한 공간이었어요.
각종 서비스 관련 공간
오물 처리실, 수술 후 상담실, 직원 및 환자 전용 엘리베이터 등의 공간도 살펴볼 수 있었어요.
다양한 기념품 및 안내서
이동하는 곳곳에 심장과 관련된 기관, 단체 등에 관한 안내서가 있었고, 경품 응모 및 무료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었어요. 함께 간 딸은 하트 모양의 줄자와 브로치, 책갈피를 받아 신나했지요.
오픈하우스 포토존 및 간식
오픈하우스 방문객을 위해서 포토존이 마련됐어요. 사진을 촬영한 후 배경을 선택하면 이메일로 전송해줍니다. 저희 가족도 기념 사진을 찍었네요.
방문객을 위한 음료와 간식이 제공됐는데 저희는 끝 무렵에 가서 거의 없었어요. 그래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주차장으로 가면서 가장 신기했던 다빈치 로봇 이야기를 끝없이 이어갔지요.
캐나다 정부가 병원을 운영하기에 한국과 달리 전반적으로 시설이 낙후된 곳이 꽤 많은데요. 그래서인지 첨단 기기와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가장 많이 들어왔네요. 방문객들이 둘러보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최첨단 시설이 정말 놀랍다, 하지만 환자로는 절대 다시 오지 말자."였는데 저 역시 고개가 저절로 끄덕거려지더라구요. 이외에도 한국과 다른 캐나다 의료 서비스 5가지 및 캐나다 치과비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캐나다 최대 규모의 심장 병원 및 수술 로봇 다빈치를 알아보는데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가장 큰 재산인 건강을 잃지 않도록 함께 파이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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