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퀘벡 총격 사건
2017년 1월 30일, 캐나다 퀘벡 주의 주도인 퀘벡 시(Quebec City)에 있는 이슬람 사원 '퀘벡 시 이슬람 문화센터'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퀘벡 시는 tVN 드라마 <도깨비>로 우리나라에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여행지이기도 하지요. 총격 사건으로 인하여 안타깝게도 6명이 사망하였고, 현재 중상을 입은 2명은 추가 수술이 이뤄질 예정이며, 그 외 16명은 퇴원했거나 퇴원할 예정인 상태입니다. 퀘벡 시 이슬람 사원 총격 용의자인 알렉상드르 비소네트(27)는 퀘벡 출신의 프랑스계 캐나다인으로, 라발 대학에서 정치학과 인류학을 전공 중이었습니다. 평소 극우 사상에 심취했으며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NF)의 마린 르펜 대표를 추종했으며, 온라인상에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27일,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 7개국(이라크, 시리아, 이란,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의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최소한 90일 동안 금지하고, 난민 입국 프로그램도 120일 동안 중단시키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여 미국 안팎으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 일어난 일이라 더욱 당혹스러웠습니다.
다문화주의 캐나다
현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루도(Justin Pierre James Trudeau)는 이전의 어느 총리보다 이민자를 환영하고 소수 민족과 난민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다양성이야말로 우리의 강점이며 종교적 포용력은 우리 캐나다인들이 추구하는 소중한 가치이기에 무슬림 캐나다인 역시 우시 사회 구조의 중요한 일부로, 분별 없는 테러 행위는 우리 공동체 안에서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며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캐나다의 종교적 포용력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는데요. 현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루도의 아버지이자 전 총리(2번 역임)인 피엘 트루도(Pierre E. Trudeau)는 1971년에 캐나다는 '다문화주의 나라'라고 공식 선언하였으며, 이후 캐나다 정부는 모든 시민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개방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장려함으로써 오늘날의 캐나다가 모자이크 사회가 원만하게 형성될 수 있었었습니다.
캐나다는 다른 어느 선진국가보다 이슬람에 대해 우호적일 뿐만 아니라, 총기 소유가 허용되지만 미국보다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 총격 사건이나 사고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 나라이기에 국민들은 더 놀랐던 것 같습니다.
캐나다 학교의 반응
저희 딸은 온타리오 주 교육청에 소속된 캐나다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는데요. 교과과정, 특별 이벤트 등 소식을 학년 초에 등록한 이메일로 옵니다. 총격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 학교로부터 메일이 왔습니다. 메일 내용은 퀘벡 시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에 대해 학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이며, 자녀에게 이 사건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부모를 위한 도움말이었어요.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지역적 또는 국가적으로 재난, 사건 및 사고가 났을 때에도 메일이 왔었습니다. 이번에 보내온 부모를 위한 도움말은 심리학 협회의 Ronald S. Palomares와 Lynn F. Bufka 심리학 박사로부터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자녀가 이번 사건으로 갖게 될 걱정과 두려움에 관하여 대화하기
- 자녀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격려하고 그에 반응하기
- 자녀의 생각을 무시하지 않되, 부모의 생각을 나누기
- 텔레비전 또는 인터넷을 통해서 뉴스를 함께 보고 나누되, 지속적인 노출로 불안과 두려움을 가중시키지 않도록 시간을 제한하기
- 자녀를 위해 안전하고 안락한 가정에 부모가 함께 하고 있음을 상기시켜주기
- 자녀가 조용한 곳이나 편안한 장소를 원한다면 만들어주기
- 모두가 함께 하는 밤을 계획하기
- 스트레스, 두려움 또는 불안 징후가 없는지 지켜보기
-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수면, 학교 공부, 식사에 어려움을 겪거나 변화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정상적인 현상으로, 몇 달 이내에 사라진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 자녀를 돌보기 위해 자신에게 휴식을 주거나 즐기는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스스로를 먼저 돌보는 것이 중요하며, 이로 인하여 충격적인 사건을 어떻게 컨트롤하는지 자녀에게 모델이 되기
- 기존의 정기적인 스케줄이나 반복되는 일상(식사, 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실행하여 안도감을 갖게 하거나 정상적인 감각을 회복하는데 노력하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집착하거나 압도당하고 있다고 여기면, 전문가의 도움받기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모든 OCDSB(오타와-칼튼 교육청) 학교와 건물의 깃발은 2017년 2월 3일 금요일까지 조기로 게양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모두를 환영하여 포용하는 나라에 살고 있음을 행운으로 여긴다며, OCDSB(오타와-칼튼 교육청)에서도 학교의 모든 공간을 안전하고 편견 없는 장소로 제공할 의무가 있으며, 폭넓은 대화에 학생들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캐나다 이민자로서 나의 생각들...
국적과 종교에 상관없는 사람에게도 매우 놀라운 소식인데, 희생당한 자의 출신 국가 또는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받는 충격은 그 이상일 것 같네요. 그 부분까지 감안한다면 학교 측에서 사회 문제에 대해서 매우 적절하게 대처하며 구체적인 팁으로 부모를 돕고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친한 친구들 중에서 이슬람 친구들도 있어 이번 사건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종교와 인종을 향한 분별없는 테러 행위는 마땅히 없어져야 하는 데에는 똑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종교와 인종 문제보다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 무조건 우선적으로 둬야 할 귀중한 가치이기 때문이지요.
캐나다에 10년 동안 살면서 인종 차별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요. 캐나다는 다문화주의를 법적으로 선포한 국가로서 한결같은 정책과 끊임없는 시행으로, 나와 다른 자를 포용하고 존중하는 정서가 매우 잘 자리 잡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도 여러 국적을 가진 사람들의 이민이 늘고 있지요. 이민을 허용하기에 앞서 정치, 경제, 종교, 문화 등 다방면으로 이민자를 포용할 수 있는 정책과 함께 국민의 정서가 준비되어 있는지 먼저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 지붕에 사는 가족도 나와 다름으로 인하여 불편한 경우가 생기는데, 인종, 국적, 종교 등이 다른 자와 조화를 이루며 산다는 것은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높은 상위의 가치에서 생각한다면 생각과 마음에 여유를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사망자의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길 바라고, 전 세계 어느 곳이든 테러 행위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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