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하다! 캐나다 스시 레스토랑 문화

제가 사는 오타와는 토론토, 몬트리올, 캘거리에 이어 캐나다에서 4번째로 큰 대도시입니다. 오타와에는 스시 레스토랑이 80여 개가 있는데요. 대도시일수록 훨씬 많이 있으며, 규모도 더 큽니다. 소도시가 아닌 이상, 스시 레스토랑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캐나다 정착에 성공한 스시 레스토랑은 우리나라와 다른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요. 오늘은 캐나다 스시 레스토랑의 특이한 문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주인이 일본인이 아니다?



일식의 대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초밥과 생선회를 파는 레스토랑이기에 당연히 일본인이 경영하는 곳이 많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요. 캐나다에 있는 스시 레스토랑 대다수는 중국인이 운영하고, 중국 요리사가 일식 요리를 만듭니다. 제가 갔던 20여 개 스시 레스토랑 중 두 곳을 제외하고, 모두 중국인이 운영했습니다. 물론 일본인이 운영하는 곳도 있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또는 캐나다인이 아시아인을 고용해 운영하기도 합니다만,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인테리어가 생소하다?



스시 레스토랑 들어갔는데, 우리나라 일식 레스토랑과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일식 음식점이기에 일본풍으로 장식한 곳도 있지만, 주인이 중국인이다 보니 중국풍으로 꾸민 곳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인이라서 구별할 수 있지만, 캐나다인이 보기에는 그 차이를 잘 구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위 사진은 제가 갔던 곳 중 가장 일본답게 꾸민 곳입니다. 일본을 상징하는 기모노 인형 액자와 일본에서 시작해 유명해진 종이접기(おりがみ, origami)로 만든 학과 별로 곳곳을 장식했더라고요. 그런데 주인과 종업원 모두 중국인이었습니다.^^ 

일식뿐만 아니라 중식, 한식도!



스시 레스토랑에서 런치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에그롤부터 시작해 주요리 3가지와 소스, 마지막으로 포츈 쿠키까지 모두 중국 음식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인이 운영하다 보니 스시와 사시미가 주가 되더라도 중국 음식도 함께 파는 곳이 꽤 많습니다. 소수이지만, 한식도 메뉴에 포함된 곳이 있습니다. 손님으로서는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어 좋습니다만, 일식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맛과 특징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시 레스토랑 중 몇 곳은 우리나라 LA갈비도 있습니다. ^0^/ 초밥보다 고기를 좋아하는 저는 당연히 LA갈비가 있는 스시 뷔페로 가서 스시 대신 LA 갈비를 실컷 먹고 옵니다.ㅋㅋ



어떤 사람이 많이 찾지?



캐나다인은 해산물을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주로 연어, 참치, 새우를 먹고, 대부분 훈제 연어, 캔 참치, 익힌 냉동 새우를 주로 많이 먹습니다. 특히, 초밥과 롤에 주로 사용하는 '김'은 먹지 않으며, 밥을 종종 먹더라도 우리가 먹는 쌀이 아닌, 장립종으로 된 날림 쌀을 먹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시가 캐나다 정착에 성공한 것은 놀라운 일인 것 같아요. 게다가 부가 효과로 마트에 '김'을 아이 간식으로 사는 캐나다인이 생길 정도입니다.


주인과 종업원 대부분이 중국인이라면, 스시 뷔페에 찾아온 손님도 중국인이 더 많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스시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의 대부분은 캐나다인입니다. 물론 이민자보다 현지인 인구수가 많아서 이기도 하고요. 자신들이 이전에 먹지 않은 재료로 만들어졌지만, 동양 음식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캐나다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캐나다에는 특이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상당히 많고, 알레르기 반응 시 생명이 위급해질 만큼 위험한데요. 스시 레스토랑에서도 서양 음식점에서 하는 것처럼 들어가는 재료부터 손질 방법까지 디테일하게 주문할 수 있으므로 부담 없이 즐겨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알레르기가 있다고 밝히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재료를 빼줄 뿐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던 도마, 칼, 장갑 모두를 다른 것으로 새로 교체하고 요리합니다.        

 


스시 뷔페가 많다?



스시 레스토랑 중 스시 뷔페가 꽤 많습니다. 캐나다 물가가 서울 물가와 비슷하지만, 외식비는 서울보다 무척 비싼 편인데요. 음식점에 따라 다르지만, 샐러드, 애피타이저, 메인 메뉴, 디저트, 음료, 심지어 소스까지 각각 주문해서 먹어야 하므로 지출 부담이 꽤 큽니다. 하지만 뷔페에서는 같은 비용으로 모든 메뉴를 마음껏 먹을 수 있기에 캐나다인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뷔페는 점심과 저녁 메뉴가 다른데요. 점심은 주로 초밥과 그 외 음식을 무제한 먹을 수 있으며, 저녁은 거기에 사시미와 특정 고기 요리가 더해집니다. 



뷔페인데 음식이 안 보인다?



뷔페 하면, 다양한 음식이 차려져 있고 자기가 원하는 음식을 갖다 먹는 개념인데요. 캐나다 스시 뷔페 대부분은 특이하게도 주문형 뷔페입니다. 테이블에 앉아서 종이에 원하는 음식의 번호와 개수를 적어서 종업원에게 주면, 즉석에서 만들어 줍니다. 저희가 주로 가는 곳은 테이블에 앉으면, 아이패드를 줍니다. 아이패드로 원하는 대로 주문하고 기다리면 주문한 음식이 옵니다. 정말 편해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신선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매우 좋은 것 같아요. 



스시 뷔페 가격은 얼마?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스시 뷔페 가격이 궁금해지지요?^^ 일단, 캐나다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외식 비용을 비교해볼까요? 아래는 제가 전에 우리나라 수도 서울과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외식 비용을 비교한 표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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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는 저렴한 레스토랑에서 외식할 시 우리나라보다 2배인 인당 15달러가 듭니다. 다른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유독 외식비가 비싼 나라입니다.  

스시 뷔페 점심 가격은 캐나다에서 저렴한 레스토랑 평균 가격에 해당하는 인당 15달러이며, 저녁 가격은 중급 레스토랑 평균 가격인 인당 32.5달러 정도 합니다. 


친구네 가족과 함께 총 6명이 점심시간에 찾은 스시 뷔페 영수증입니다. 성인 인당 $14.95, 초등학생 인당 $8.95입니다. 13% 세금까지 더했더니 99.67달러가 나왔으며, 팁은 전체 금액의 15~20% 정도를 내므로, 총 6명 점심 뷔페 가격으로 120달러(11만 원)를 냈습니다. 뷔페인데, 인원수에 비해 비싸지 않습니다.   



스시 뷔페 퀄리티?


스시 뷔페 중 가격이 조금 높은 곳이자 요리를 잘하는 곳의 음식입니다. 대부분의 스시 뷔페의 퀄리티는 우리나라 일식 전문점이나 뷔페(애슐리, 빕스, 보노보노 등)와 비교하면, 수준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래도 뷔페치고는 가격이 싸기 때문에, 딱 그 가격에 맞는 맛과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사는 해가 더해질수록 저희 가족은 서양 레스토랑보다 스시 뷔페를 더 찾습니다. 느끼한 서양 음식보다는 그나마 동양 음식이 입맛에 맞기 때문입니다. 종종 뷔페 중에서 한국 음식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고요.

초창기 이민자에 비하면, 매우 좋은 조건에서 이민 생활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타와에 딱 하나 남은 한인 식품 마트였던 아름 슈퍼가 오늘 날짜로 문을 닫아 조금 슬프지만 말이에요.


이렇게 우리나라와 다른 캐나다 스시 레스토랑의 특징을 소개해보았습니다. 수 십 가지 넘치는 다양한 메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며 배가 터지도록 먹고 나와도 가끔 허전함을 느끼는 것은 엄마가 해주신 소소한 밑반찬이 그리워서인가 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먹는 엄마의 밥상 같아요.^^ 오늘도 저는 엄마의 손맛을 또 어설프게 흉내내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으로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해지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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