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다른 캐나다 교육

우리나라에 있지만 캐나다 교육에 없는 것들

이민생활 12년차가 되는 동안 캐나다에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요.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저에게 장점 두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깨끗한 자연과 선진화된 교육이라고 답할 것 같아요. 오늘은 이곳에서 자녀를 낳아 키우면서 겪은 우리나라와 다른 캐나다 교육의 특징에 대해 나눔 하고자 합니다.

1. 교육부가 없다

캐나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민국 학교교육을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인 교육부가 있지만, 캐나다는 국가적인 차원의 교육부가 없어요. 대신 지방 정부(Provincial Governments)가 주(Province)의 교육을 관장합니다. 그래서 학교 제도와 정책이 주마다 조금씩 다르나 전반적으로 거의 비슷해요.

2. 통합 교육청이 없다

가톨릭 학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특별시·광역시·도 등 지역 단위에 따라 교육청이 하나씩 존재하지만, 캐나다에서는 같은 지역 내에 일반공립교육청(Public School Board)과 가톨릭교육청(Catholic School Board)이 각각 있어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어요. 가톨릭 학교는 로마가톨릭 교육위원회가 운영하는 공립가톨릭교육청 소속 학교로, 일반공립학교보다 교칙이 엄격하고 공부를 많이 시키며 백인이 많이 가는 학교라는 소문에 이민자들이 선호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종교의 자유화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학교 순위에서도 일반공립학교보다 눈에 띄게 우세한 편이 아니어서 정설은 아닌듯해요. 일부 주는 공립교육청만 있고 가톨릭교육청이 없는 주도 있습니다. 캐나다 학교 순위가 궁금하다면 링크를 참고하시길요.

3. 중학교가 없다

학교입니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교육과정이 초등·중등·고등학교로 나뉘지만, 캐나다는 초등·고등학교 둘로만 나뉩니다. 초등학교 과정은 1~8학년까지이며, 고등학교 과정은 9~12학년입니다. 고등학교는 9학년부터 4년제·2~3년제·취업 세 분야로 나뉘어 필수과목과 선택과목 수강을 통해 30학점을 이수하고 능력시험평가를 통과하며 40시간 이상의 자원봉사활동을 마쳐야 졸업이 가능해요.캐나다 초등학교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4. 유치원 입학 경쟁이 없다

유치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립유치원에 들어가려면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만 4~5세 누구나 입학 경쟁 없이 공립 유치원에 들어가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 의무교육은 아니기에 부모의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나 공교육의 출발선상으로 보기 때문에 만 4세가 되는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공립유치원에 진학합니다. 공립유치원은 초등학교 건물 1층에 있으며 초등학교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유치원 과정 2년(JK, SK) 후 만 6세가 되면 이사가지 않은 한 해당 학교 1학년(G1)으로 진학해요.

5. 단일 언어가 없다

불어입니다

캐나다 공식 언어는 영어와 불어입니다. 학교 과정도 언어에 따라 불어 학교(French School)와 영어 학교(English School)로 나뉩니다. 하지만, 영어 학교 내에서도 불어 집중 과정(French Immersion)이 별도로 있어 이중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불어 구사자가 모여 사는 퀘벡 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영어가 우세한 편이지만, 캐나다 공무원 등 특정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이중 언어를 모두 구사해야 합니다. 캐나다 공용어 및 비공용어 구사 현황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6. 무료 급식이 없다

급식입니다

캐나다 공립학교에는 무료 급식이 없어 학생들은 간식과 점심 도시락을 직접 챙겨가야 합니다. 학교에 따라 우유, 피자, 도시락 세트 등을 신청자에 한해 유료로 지급하기도 합니다. 특정 식품 알레르기 환자가 많아 모든 견과류는 반입 금지이며 친구와 음식을 나눠 먹는 행위 또한 금지입니다. 한국인이 자주 먹는 참깨, 들깨, 참기름이 들어간 음식을 금지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북미 식품 알레르기 환자의 원인과 증상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7. 교복 및 두발·복장 규제가 없다

의복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학교는 교복이 있는 반면, 캐나다 공립학교는 교복이 없어요. 교복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립학교 학생들이 입어요. 우리나라 학교에서 실시하는 학생 소지품 검사 및 두발·복장 규제는 예전보다 많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존재하는데요. 캐나다에서는 두발, 액세서리, 복장 등을 규제하는 교칙은 거의 없어 자유롭습니다. 일부 학교에서 배가 드러나거나 가슴이 보일 수 있는 어깨가 드러나는 옷 등은 지양해달라는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합니다. 일부 학부모들이 복장 규제를 표현의 자유 침해 및 성차별적 규정이라고 항의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캐나다 패션 브랜드 TOP 10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8. 김영란법도, 고가의 선물도 없다

선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3년 전부터 김영란법이 실시돼 오해를 피하기 위해 허용 한도 내의 촌지 및 선물까지도 거부하는 교사들이 많은데요. 캐나다에서는 교육청 및 학교마다 선물에 대한 규정을 특별히 정해놓은 곳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암묵적으로 1년에 50~100달러 미만의 선물은 허용하는 분위기입니다. 대부분 학부모는 크리스마스 시즌과 학년 말에 감사의 뜻으로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10~50달러, 평균 2.5만 원)의 선물 및 상품권을 전합니다. 김영란법은 없지만, 고가의 선물도 없는 셈입니다. 한국 이민자 중 일부가 고가의 선물 또는 촌지를 전달해 문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을 위한 캐나다 선물 문화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9. 치열한 사교육 없다

스케이팅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여러 개의 사교육을 받으며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는데요. 캐나다 유치원 및 초중고 학생들은 오후 2시 30분~3시 30분에 하교해 대부분 집에 머물며 시간을 보냅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이 주로 하는 사교육은 '주 1회' 30분에서 1시간짜리 한 두개 정도로 수영, 하키, 스케이팅, 피아노, 축구, 발레, 태권도 등 예체능이 주를 이뤄 아이들이 사교육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고 도리어 즐겨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하는 국영수 등 주요 과목에 대한 사교육을 받는 초등학생은 한 반에 한두 명 정도로 매우 적은 편이고 고등학생은 내신을 위해 필수과목 과외를 받는 사람이 종종 있으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니에요. 한국과 비교했을 때 학교나 학부모가 학업에 대한 부담을 덜 주는 편이고 학생들도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갖는 것 같아요. 한국과 다른 캐나다 초등학교 성적표가 궁금하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시길요.

10. 입시 스트레스 없다

대학입니다

우리나라는 공교육의 목표가 결국 입시를 바라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캐나다 공교육은 건강, 인격 존중, 에티켓, 토론, 팀워크, 다양한 예체능 및 사회 활동을 더 중시하며 공부는 모든 학생이 각 교육과정의 최저 수준에 미달하지 않고 통과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어요. 한국의 수능, 미국의 SAT와 같은 대입시험이 없고 내신 및 교내외 활동에 대한 평가로 대학을 진학해 단일 시험 체계가 주는 입시 스트레스가 덜합니다. 또한, 한국, 미국과 달리 대학마다 비슷한 교육 수준을 유지해 대학교 순위를 정하기가 어려워 입학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 후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자립을 해야 하고 4년제 대학을 4년 만에 졸업한 학생이 많지 않을 정도로 대학 공부가 매우 어려우며 졸업 후 취업난도 심각해 대학 진학 후 스스로 갖는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편인 것 같아요.

실은 얼마 전 가을 여행 사진 1,000장 가량을 휴지통에 넣고 깔끔하게 비웠어요 하하핫^^;; 복원 프로그램으로도 되찾을 수 없어 지난 가을 추억은 가슴에 안기로 하고, 오늘은 무엇을 나눔 할까 고민하다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오랜만에 꺼내 보았네요. 저 역시 한국에서 초중고 및 대학과 직장 생활을 했기에 매순간을 치열하게 살아왔는데요.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듯 모든 사람이 똑같은 삶을 살 수 없는 것이 당연한데 사람마다 다르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마치 길이 하나뿐인 것처럼 열심히만 살아왔던 것 같아요. 나의 하나뿐인 딸은 주어진 곳에서 조화를 이룰 줄 아는 사람, 삶의 소중한 가치를 향해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채워가는 사람이 되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곧 한국에 있는 고3들은 수능을 앞두고 있는데요. 지금껏 쉬지 않고 달려왔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되, 대학 수능이 인생 수능은 아니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웃님들도 11월에도 웃음 짓는 일들이 많아지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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