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레스토랑 문화
미국 캐나다 레스토랑를 다니다 보면 각 나라의 문화와 국민 성향을 느낄 수 있는데요. 초대를 받아 다른 가정에서 식사를 함께 하게 되면 그 집안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듯이, 밥상 문화가 사회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오늘은 북미 레스토랑에서 하지 않는 것을 통해 북미의 식사 문화를 나눔하고자 합니다.
먼저 앉지 않는다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아주 작은 규모라 할지라도 테이블로 바로 향하지 않고, 종업원이 맞이해줄 때까지 출입문 쪽에 서 있습니다. 인원수를 묻는 종업원에게 답을 해준 후, 안내를 받아 테이블로 이동하게 됩니다. 창가, 야외 테라스 등 특별히 원하는 자리가 있는지 종업이 먼저 묻기도 하고, 또는 본인이 가능한지 물어볼 수도 있어요.
메인 메뉴를 먼저 정하지 않는다
자리에 앉으면 메뉴판을 건네주는데요. 메인 메뉴를 먼저 고르는 우리나라와 달리, 메뉴판의 drink 부분을 먼저 보고 고르시면 됩니다. 메인 메뉴가 오기 전에, 음료수가 먼저 서빙되기 때문이에요.
종업원을 부르지 않는다
음식을 주문하고 나오는 동안, 종업원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이 생기는데요. 소리 내서 종업원을 부르지 않아요. 물론 테이블에도 벨이 설치된 곳이 없고요. 종업원을 부르고 싶으면 주방과 홀을 왔다 갔다 하면서 서빙하는 종업원에게 눈빛을 보냅니다. 종업원과 눈이 마주치게 되면 다가와 필요한 게 있는지 묻습니다. 그때 필요한 것을 말하면 됩니다. 대부분 눈빛을 보내기 전에 음식 맛이 만족스러운지, 또는 필요한 것이 없는지 수시로 다가옵니다. 만약, 음료수를 엎지르는 등 급한 상황이라면 손을 살짝 올리는 것도 괜찮아요. 캐나다에 약 10년째 살고 있는데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동안 종업원을 부르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아요. 또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작은 편입니다.
테이블을 떠나지 않는다
자리 안내를 받고 식사와 계산이 끝나 자리를 뜰 때까지 자리를 떠나 이동하는 사람이 없어요. 물론, 중간에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은 제외입니다. 어린아이도 마찬가지예요. 이는 캐나다 식사 문화와 밀접한 영향이 있는데요. 식사 도중에 자리를 이탈하는 것은 테이블 매너에 어긋나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자리를 잠시 비워야 할 시 함께 하는 사람이나 주인(host)에게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도 하이 체어 등 보조 의자를 사용해 식사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앉아 있도록 지도합니다. 그래서 캐나다 레스토랑에는 놀이방이 있는 곳이 거의 없으며, 식사 도중에 돌아다니는 아이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액티비티 북이나 종이를 크레파스와 함께 주는 곳이 많아요.
디저트를 먹기 위해 이동하지 않는다
우리 나라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후, 디저트를 먹기 위해 카페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캐나다에서는 레스토랑에서 디저트까지 함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역시 캐나다 식사 문화에서 비롯되었는데요. 캐나다에서는 디저트를 식사의 일부라고 생각해 식사 후 바로 디저트를 먹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식후 디저트까지 감안해 식사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의외로 실제로 섭취하는 음식량은 적은 편인 것 같아요.
계산하러 나서지 않는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는 식사를 마친 후 종업원에게 계산서를 부탁해 테이블에서 받습니다. 대개는 무선 카드 단말기로 테이블에서 결제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종업원이 카드를 받아 카운터에서 계산해오거나 카운터로 가서 직접 결제하기도 합니다.
팁을 생략하지 않는다
레스토랑 메뉴판에 적힌 금액은 세금이 붙지 않은 금액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경우, 메뉴판 금액에 13%의 세금이 더해집니다. 거기에 평균 10~20%의 팁이 또 더해집니다. 팁 금액은 자율적이지만, 의례적으로 다 냅니다. 평범한 레스토랑의 3인 식사비 $50(약 5만 원)으로, 여기에 $6.5(약 5천 원) 세금이 붙고, 보통 $5~10(약 4천 원~1만 원)를 팁으로 더 냅니다. 세금과 팁을 더해 평균 $63를 내는 셈이지요. 참고로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캐나다 수도 오타와 물가 비교를 해보면 중산층 평균 급여는 거의 비슷하나, 캐나다 오타와가 한국 서울보다 평균 물가가 13% 정도 낮으며, 외식비, 택시, 통신요금이 매우 비쌉니다.
북미 레스토랑 이야기 즐겁게 보셨나요? 살아가는 연수가 더해질수록 캐나다가 얼마나 에티켓을 중시하는 나라인지 느끼게 됩니다. 법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매너의 수준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며 상대방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보입니다. 캐나다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매우 중요시 여기는 매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또한 제가 타지에 적응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중요한 방법 같아요. 각 나라의 밥상 문화가 다르듯이, 북미 식사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으로 오늘의 행복을 진하게 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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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국에 갔을때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는 소액지폐를 꼭 챙겨 가지고 다녔던..ㅎ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그곳에 맞는 예절과 에티켓을
잘 지켜야 되겠습니다
내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될것 같아요^^ -
테이블에서 계산을 하는 것이 편할 듯 해요.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다 보면 항상 남편과 아이들은 먼저 나와서 저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벌써 금요일이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
여기와 비슷한 문화네요. 미국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런데 차이는 좀 있긴해요, 애들이 극성 맞으면 돌아 다니고 하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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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와 예절은 다르다고 생각되는데, 캐나다의 식사예절은 대체로 매너에서 출발했다고도 보여지네요. 식당 종업원을 부르지 않는건 좀 난감할때가 있겠네요. 낯선 모습이랄까. 암튼 덕분에 캐나다 가면 실수를 줄일 수 있겠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셨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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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영국도 똑같아요. 식당에 들어가서 안내해주는 자리를 기다리고.손가락만 들고 있으면 종업원이 오기때문에 소리내어 부를필요가없고, 빌달라고 해서 빌지안에 카드나 현금 주면 결재해주는 그런 시스템.ㅎㅎㅎ 저도 그런 문화가 좋아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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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샘 (Keyssam) 2016.11.18 15:13 신고
처음 안 지식들이 많네요. 우와....
저희 가족들이 갔으면 성격급하게 자리찾아서 막 앉았을듯요.
이렇게 차분히 기다리고 눈빛을 보내는 매너가 있군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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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문화가 많이 다르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면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리겠어요. ^^
타인을 배려하는 습관이 식사예절에도 깃들어 있는 것 같아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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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와 해외(북미 등)의 가장 큰 차이는
종업원을 소리내서 부르지 않는다는 것 등이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해외는 팁문화가 정착되어 있어서
종업원이 자신의 팁을 위해서 고객에게 서비스해야만 하는 구조이고
한국은 그렇지 않기때문에 내가 필요하면 큰 소리로 불러서 요구해야만 하는 구조이기에
그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되는 글이네요. -
어느 정도의 매너의 수준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며 상대방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보인다는
이 배려가 참 보기 좋네요. 우리나라도 말하지 않아도 표현하지 않아도 동의가 되는 그런 사회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ㅎㅎㅎ 상당히 어려운 나라군요. 캐나다~
특히, 종업원을 부르지 않는 것이 저는 불편할 것 같아요. ㅎㅎ
베트남에서 살 때는 '에머이~~'하면서 종업원들을 부르는 맛에 식당가기도 했었는데 말이지요.
눈빛만으로 필요한것을 요구해야 한다니!!!
아마 저는 답답해 미칠듯 같네요. ㅎㅎ
너무나 중요하고 필요한 정보 글 감사합니다. 블리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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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국에 와서 당황했던게 저는 종업원에게 눈을 마주치는데 종업원은 쌩까는거... 지금도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제 행동이 괴상한 행동으로 취급받죠. 참고로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8세 미만의 아이들이 대중음식점을 가는게 암묵적으로 금지되어있다고 합니다. 어차피 8세 미만의 아이들이라면 어떤식으로든간에 남의 식사에 폐를 끼칠게 뻔하기 때문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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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저거 좋아요 음료 먼저 나오는 거
디저트는 저기서 먹고 또 먹는 거 아니었어요?..... 디저트 전문점에서 먹는 디저트는 사랑인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