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쉼을 얻었던 캐나다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

캐나다 수도권에는 설악산 면적에 버금갈 정도의 매우 넓은 가티노 공원(Gatineau Park)이 있는데요. 공원 안에 캐나다 10대 수상의 소유였던 1900년 대 초반 별장뿐만 아니라, 6개의 비치, 66개의 호수, 4개의 전망대, 폭포, 수많은 산책로가 있어 사시사철 인기가 많은 곳이에요. 2주 전에 날씨가 매우 좋아서 공원에 있는 비치로 향하는 길에 친구와 통화하다가 공원 근처에 있는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에 꼭 들러보라고 해서 잠시 들렸는데요. 기대치 않았던 달콤한 쉼까지 얻게 되어 기분 좋았던 시간이 되었네요. 저희가 다녀왔던 캐나다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로 함께 출발해볼까요?^^


캐나다 퀘벡 주 아이스크림 가게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는 가티노 공원의 안내 센터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 쉬었어요. 

아이스크림 가게 이름이 La Cigale이었는데요. 불어 La Cigale는 영어로 the cicada로, 매미라는 뜻이에요. 가게가 있는 지역은 과거에 프랑스 식민지 중심지였던 퀘벡 주로, 상호와 도로 게시판 모두 불어로 적혀 있어요.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니 아이스크림을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꽤 길어서 같은 울타리 안에 있는 작은 농산물 판매소를 먼저 둘러봤어요.


퀘벡 주 농장 농산물


과일과 채소를 파는 농산물 판매소로 퀘벡 지역 농장에서 직접 키워 재배한 것들이더라고요. 참고로, 퀘벡은 밤낮 일교차가 커 과일의 당도가 높아 인기가 많아요. 신선함에 반해, 몇 가지를 샀어요.


아이스크림 가게 입구


줄이 전보다 조금 줄어든 것 같아, 아이스크림 가게 안으로 들어갔어요. 구에 가득 채워놓은 꽃들 때문인지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지게 되더라고요.


캐나다 수제 아이스크림


내부는 아주 넓지는 않았지만, 주문하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어요. 대체 맛이 얼마나 좋길래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 더 궁금해졌어요. 메뉴는 아이스크림, 셔벗, 산데, 쿠키,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이 있었네요. 


와플 콘 아이스크림


사이즈는 S(1 scoop), M(2 scoop), L(3 scoops)로 나누고, scoop 별로 맛을 고를 수 있어요. 와플 콘(waffle cone)으로 선택할 시 $1.5가 더 추가됩니다. 저희는 와플콘으로 M 사이즈 3개를 시켰더니, $24(22천 원) 나왔어요. 한 입 먹고 나서야 줄이 왜 그렇게 길었는지 알겠더라고요.ㅎㅎ 단것을 좋아하지 않아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지 않은 제 입맛까지 단숨에 사로잡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신속한 주문 시스템


아이스크림을 들고 나와서 보니 측면에 있는 유리창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주문해서 받을 수 있더라고요. 측면에도 꽃으로 가득 채워 넣어 아이스크림의 달콤함과 꽤 잘 어울리게 느껴졌어요.  


사진 콘테스트


가게 건물 벽에는 사진 콘테스트 이벤트에 뽑힌 사람들의 모습이 걸려 있었어요. 아이스크림 먹기에 열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아이스크림이 두 배로 더 달콤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시각과 미각의 절묘한 만남 같았어요. 


사다리 게임 테이블


가게 처마 밑으로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벤치와 야외 테이블이 놓여 있었는데요. 테이블 위 사다리 게임이 그려져 있었어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게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추석 연휴에 명절 음식 먹으면서 윷놀이하는 모습과 비슷하게 보였어요. ㅎㅎ


정원 의자


제가 찾은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의 매력은 하나 더 있었는데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예쁜 정원이 가게 건물 뒤편에 있었어요. 컬러풀한 정원 의자(lawn chair)가 다양한 색깔을 지닌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렸어요. 


정원 일광욕


정원이 상당히 넓어서, 의자 수가 50여 개는 족히 넘어 보였는데요. 빈자리가 생기기 무섭게 사람들로 다시 채워질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햇빛을 피해 나무 그늘에 가곤 하는데, 북미인들은 그늘을 피해 햇빛 있는 쪽으로 의자를 끌어당겨 앉는 편인 것 같아요.ㅎㅎㅎ


백야드 놀이터


정원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놀이터도 있었어요. 분필을 사용하는 칠판과 모래 놀이터가 있어서,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아이들이 열심히 놀고 있더라고요.


모래 놀이터


모래 놀이터에도 장난감 차와 모래놀이 도구가 비치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지루함을 느껴하지 않고 잘 놀았네요.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스크림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곳곳을 꾸민 모습에서 주인의 센스가 느껴졌네요.  


정원 조경


꽤 넓은 정원 울타리를 따라 빈 틈이 없을 만큼 다양한 꽃들이 심어져 있어 쉼의 질을 더욱 업그레이드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저 아이스크림 하나 먹겠다고 들어왔건만, 아이스크림만큼이나 달콤한 쉼을 얻고 있는 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네요. 


백야드 출입문


주차장과 정원을 오가는 출입문마저도 평범함을 거부하고 있었네요.


해바라기 꽃


아이스크림 가게 바로 옆에 있던 주택이었는데, 통나무집과 해바라기가 정말 잘 어울려 계속 기웃거려지더라고요. ㅎㅎ 아이스크림 먹으러 갔다가 달콤한 쉼까지 얻었네요. 비치에 놀러 가야 하는데 자꾸 더 있고 싶어서 꾸무적 거리는 저와 가족들 모습을 보면서, 굳이 먼 곳을 가지 않더라도 달콤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어요.


제가 갔던 캐나다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가 탄생하게 된 계기는 남편의 출장이었다고 해요. 1998년에 남편이 아프리카 세네갈로 6개월 출장을 가게 되어,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함께 따라갔어요. 짐을 쌀 때 집에 있던 음식 관련 잡지도 함께 넣어 아프리카에 머무는 동안 종종 보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잡지에 있는 미국 수제 아이스크림 기사를 보고 수제 아이스크림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데요. 출장 기간이 끝난 후, 펜실바니아와 위스콘신 대학의 아이스크림 관련 코스를 이수하면서 수년에 걸쳐 사업을 준비한 후, 2001년에 아주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었어요. 이후 입소문에 의해 점점 번성하여 지금과 같은 넓은 공간의 사업장으로 이사하게 되었다고 해요. 


그 당시 현재 주인이 그 음식 잡지를 캐나다에서 봤더라면, 똑같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새로운 곳에서의 예상치 않은 포착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도 함께 생기게 해주었던 것 같아요.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을 때 주어진 환경에서 잠시 벗어나 기분 전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새롭게 reflash할 수 있는 내일이 있기에 오늘도 내 안에서 조금씩 작아져가는 꿈을 다독거려 봅니다. 새롭게 파이팅! 하는 하루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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